더 나아진 모습으로 돌아왔다. RAW2!

골드버그 멋지군...

최신 로스터로 무장.
RAW1에서 필자를 분노하게 만든 것은 구형 로스터였다. 유명스타들을 내손으로 조종한다는 것에서 큰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스포츠 게임의 특성상 최신 로스터는 기본 중에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데 RAW1의 로스터를 보면 정말 한숨만 푹푹.... 선수가 많이 등장하는 것도 아닌데 이름도 못 들어본 녀석들만 잔뜩 있고 그렇다고 과거 유명했던 선수들이 나오는 것이 아니니 게임의 재미를 떠나서 기본조차 안되는 게임이었다.(XBOX 용 RAW1이 발매된 것이 2002년 11월이고 필자가 RAW1을 처음 접한 것이 PC버전이 발매된 2003년 7월이니 늦게 플레이했기 때문에 생긴 불만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기 쉽지만 WWE를 완벽하게 구현한 게임이라 극찬을 받았던 스맥다운4의 출시일이 2002년 11월이니 - 이것은 북미 기준으로 우리나라에는 2003년 3월에 출시되었다. - 더 이상 말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번에 출시된 RAW2는 다르다. 표지부터 요즘 가장 강하다고 평가받고 있는 골드버그가 떡 하니 박혀 있어 기대감을 높여주더니 실제 게임에 들어가보면 더락, 랍반담, 헐그호건, 부커 T 등등 예전부터 유명했던 선수는 기본이고 전작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이 늘어난 디바들과 이번 한국 투어에도 왔던 레이 미스테리오, 존 시나 등 요즘 각광받고 있는 신세대 스타들까지 거의 다 등장하고 있어 적어도 이번작품에서 로스터에 대한 불만을 얘기하는 사람은 없을 듯 하다.(무려 64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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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모드 추가
로스터만 강화된 것은 아니다. 스맥다운4와 비교했을 때 가장 치명적인 약점이라고 지적되던 시즌 모드가 드디어 추가된 것이다. 다른 스포츠와는 다르게 스토리가 있기 때문에 시즌 모드가 굉장히 중요한 편이고(사실 WWE는 스포츠라기 보다는 엔터테인먼트의 일종이라고 판단하는 것이 더 정확하다.)전작에는 챔피언 밸트를 따는 싱글 모드와 킹 오브 더 링 이라는 PPV밖에 없어 많은 유저들이 아쉬움을 토로했었으니 이제 드디어 WWE 다운 게임이 되었구나 하고 생각이 들지만 아쉽게도 스맥다운4의 시즌 모드를 기대했던 사람에게는 조금 실망감을 안겨주게 될 듯 하다.
스맥다운4의 시즌 모드와 RAW2의 시즌 모드의 가장 큰 차이점은 스토리의 유무이다.
스맥다운4의 경우 WWE 세계를 그대로 재현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었기 때문에 미리 이벤트가 정해져 있고 조건을 만족시키면 그 이벤트가 발생하는 스타일로 시즌이 진행되지만 RAW2에서는 정해진 이벤트라는 것이 없고 게이머가 직접 스토리를 만들어가는 방식으로 시즌이 운영된다. 때문에 WWE에 대해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는 게이머나 여러 친구들과 같이 시즌을 운영할 생각이 있다면 RAW2쪽이 훨씬 많은 재미를 주나(RAW2에서는 최대 4명까지 동시에 시즌모드를 진행할 수 있다.)그냥 일반적인 게이머라면 스맥다운쪽이 훨씬 재미있는 편. 게다가 스맥다운4의 경우 경기장을 완벽하게 구현했기 때문에 실제 WWE 세계를 다니는 듯한 느낌을 주지만 RAW2의 경우 세계가 구현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월초에 미리 정해져 있는 여러 가지 행동 중에 하나를 선택해서 스케쥴에 입력을 한 뒤 진행시키면 자동으로 그 장소로 이동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편리하긴 하지만 WWE를 재현했다는 느낌에서는 조금 떨어지는 편이다.(시즌모드에서 여자 선수들도 하나의 선수로 동일하게 인식된다는 점도 사실감을 떨어뜨리는 요소이다. 남자와 여자의 매치가 왜 이렇게 많이 발생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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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필자만의 생각일 수도 있지만 동영상을 입수하는 방법도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는다. 스맥다운4의 경우 PPV를 통해서 동영상을 입수하기 때문에 시합하는 재미가 있고 성취감도 높지만 RAW2에서는 스틸 명령을 입력해서 상대방 선수의 가방을 뒤져야 하는데 더락이 트리쉬의 가방을 뒤지고 있는 모습을 보면 이게 뭐하는 짓인지 한숨만 나올 뿐이다.(시즌 모드에서 할 수 있는 명령은 이상하게 비열한 짓이 더 많은 것 같다. 위에서 말한 스틸이 가장 압권이지만 그 외에도 개인 연습하고 있는 선수를 습격하거나 함정을 설치하는 등 비열함을 넘어서 비굴하게까지 보이는 행동들만 잔뜩 있으니 아마 시즌 모드 1년만 진행해도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에 대한 환상이 완벽하게 깨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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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LC, LADDER, TABLE 등 여러 가지 경기 모드 추가.
기대했던 시즌 모드는 엄청난 실망감을 안겨주고 있지만 나머지 모드는 그런대로 만족할 만한 수준이다. 시즌 모드 때문에 타이틀 매치가 없어지긴 했지만 있으나마나 한 것이었으니 그다지 불만이 없고 대신 TLC, LADDER, TABLE, 로얄럼블 등 다양한 경기모드가 추가되었기 때문에 팬티 & 브라 매치까지 지원하기 시작한 스맥다운 5에는 비교할 수 없지만 스맥다운 4와는 비슷한 수준까지 근접한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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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과 사운드 향상
3대 게임기중에서 가장 나중에 나왔고 가장 좋은 성능을 자랑하는 XBOX용으로 제작된 게임이니 당연히 그래픽과 사운드에 있어서 다른 게임을 압도해야 하지만 전작의 경우 가장 떨어지는 모습을 보여 XBOX 유저들을 분노하게 만들었었다. 그럼 RAW2는 어떠할까. 전작과 비교한다면 하늘과 땅 차이라고 할 정도로 많은 향상이 있었다. 선수들의 모습과 입장신같은 기본적인 요소들은 당연히 높은 퀄리티를 자랑하고 있고(풀타임 등장신은 RAW2 최대의 장점이다.)상당히 어색하던 선수들의 움직임과 타격이나 잡기 기술 성공할 때 나오는 효과음도 굉장히 발전된 수준. 적어도 링이 아니라 맨 바닥에서 싸우는 느낌은 더 이상 들지 않으며 전작과 마찬가지로 TV 중계와 거의 흡사한 카메라 시점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전작보다 게임의 재미가 2배 이상 늘어난 느낌이다.(스맥다운과 비교하면 피니쉬 무브의 박력이 덜하긴 하지만 이것 때문에 RAW2가 더 사실적이라고 느껴지는 사람도 있다고 하니 좋고 나쁨을 얘기할 수는 없을 듯 하다.)
그리고 메뉴 화면에서도 계속 경기 영상을 틀어준다는 것도 인상적인 부분이다. 게임 경기 장면이 아니라 실제 경기에서 인상적인 장면을 편집한 동영상을 말이다. 물론 동영상이 그리 길지 않고 하나가 계속 반복되는 것이기 때문에 몇 번 보면 지겨워진다는 단점이 있기는 하지만 메뉴 선택하는 짧은 시간도 유저가 지겨워하지 않도록 배려했다는 점은 분명히 칭찬할 만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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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의 변화
전작에서 필자가 가장 괜찮다고 느낀 관중 호응도를 이용한 피니쉬 무브는 이번작에도 건재하다. 하지만 시스템은 조금 바뀌었는데 전작에 있었던 체력 게이지가 없어지고 대신 선수 한명당 하나의 볼티지 게이지를 가지며 볼티지 게이지에서 체력까지 표현해주기 때문에 전작에 비해 정보를 보는 것이 훨씬 편한 편.(공격을 많이 받으면 볼티지 게이지에 DANGER라는 문구가 뜬다.)또한 볼티지 게이지를 따로 가지게 되었기 때문에 전작처럼 분위기에 따라 일방적으로 공격당하는 일은 없을 듯 하다.(한국투어에서 릭플레어와 A-TRAIN의 경기처럼 위기 상황에서 피니쉬 무브로 극적인 역전을 하는 경우가 가끔 있다. 스맥다운4의 경우 피니쉬 무브에 스맥 게이지라는 것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이것을 표현할 수 있는데 RAW1에서는 볼티지 게이지가 하나밖에 없기 때문에 지고 있는 쪽에서는 열심히 맞다가 동정여론이 형성되기 전까지는 피니쉬 무브를 사용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단점이 있었다. 하지만 RAW2에서는 볼티지 게이지를 선수마다 하나씩 가지도록 만들었기 때문에 양쪽 선수 모두 감성치가 올라가 있는 상황이 가끔 연출되며 스맥다운처럼 갑자기는 아니지만 전작보다 쉽게 상황을 역전시킬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전작보다 기술이 많아진 것도 RAW2의 장점이다. 필자가 전작에서 가장 황당하게 느꼈던 상대방이 로프에 기대있을 때 잡을 수 없었던 버그가 해결되어 로프를 이용한 다양한 기술이 추가되었으며 추가 입력이 필요해서 완벽하게 사용하는 것이 힘들었던 몇가지 피니쉬 무브도 자동화가 되었기 때문에 전작보다 기술을 사용하는 재미가 배로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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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상된 선수 생성 모드
RAW2의 선수 생성 모드는 전작과는 차원이 다르다. 여전히 간단하긴 하지만 여러 가지 많은 요소가 추가되었기 때문에 보다 다양한 선수를 만들 수 있게 되었으며(많이 늘어나긴 했지만 선수 생성 파츠는 아직 스맥다운쪽이 훨씬 다양한 것 같다.)오디오 시디를 이용해서 선수 테마 음악도 변경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에 어떤 면에서는 스맥다운의 선수 생성 모드보다 훨씬 나은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XBOX의 성능이 유감없이 발휘된 부분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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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가지 아쉬운 점.
전작에 비해 많이 향상된 RAW2지만 아직도 어설프게 보이는 점이 많이 있다. 많이 개선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선수들의 동작이 자연스럽지 못한 부분이 있으며 전작보다 많이 빨라지긴 했지만 아직까지도 조금은 느리다는 느낌이 없지 않다.(무엇보다 동작과 동작 사이에 잠깐 멈칫거리는 모습이 자주 보이기 때문에 느리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 것 같다.)그리고 몇 가지 버그가 보이는 것도 게임의 질을 떨어뜨린다. A.I가 멍청하기 때문인지 아니면 버그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무한 핀폴을 반복하는 경우가 많고(카운터 2에서 일어나면 게이머보다 컴퓨터쪽이 먼저 일어나기 때문에 계속 핀폴, 벗어나기, 핀폴, 벗어나기를 반복하는 현상이 자주 보인다.)스파이크 더들리 같은 경량급 선수와 빅쇼 같은 중량급 선수가 잡기 다툼을 할 때는 경량급 선수의 발이 공중에 뜨는 황당한 모습도 볼 수 있다.(이 외에도 골드버그 등 몇몇 선수의 모습이 실제 모습과 많은 차이가 있다고 하는데 필자가 WWE를 그리 많이 보는 편이 아니기 때문에 그것까지는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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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향상. 그러나 아직은...
RAW2가 전작에 비해 많은 점에서 향상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XBOX의 강력한 성능을 바탕으로 한 깔끔한 그래픽과 선수 생성 모드, 그리고 TV 카메라와 가장 비슷한 시점 등 그래픽에 있어서는 다른 게임보다 훨씬 멋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며 경기 시스템의 향상과 자유도가 높은 시즌 모드의 추가로 인해 게임을 오래 진행할수록 더 큰 재미를 느낄 수 있으니 할만한 WWE 게임이 없었던 XBOX 유저들의 한을 풀어줄 만한 타이틀이다. 하지만 다른 게임과 비교를 한다면 아직까지 많은 부분에 있어서 미흡한 모습을 보여준다. 가장 많이 비교하는 스맥다운 시리즈와 비교를 하면 RAW2가 이제 겨우 스맥다운 4 수준에 도달한데 반해 스맥다운 5에서는 최신 로스터에서 만족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 유명스타까지 등장시키고 있으며, 경량급선수는 중량급 선수를 들지 못하는 것과 경기중에 상처를 입는 것까지 표현하는 등 경기의 재미를 넘어서 이제는 더욱 사실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노력하는 수준까지 올라섰으니 여전히 한수 위. RAW2를 제작하느라 ANCHOR에서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스맥다운 시리즈를 따라잡을려면 아직도 많은 시간이 필요할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