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DONGA

공포가 아닌 재미를 추구한다면 추천

최우진

정말 기대하던 호러게임!
평소에 날아오는 타이틀을 아무거나 덥석덥석 받아 플레이하고 리뷰 쓰던 필자였지만, 무턱대고 "이거 하고 싶어요!!"라고 요청했던 타이틀이 바로 「사이렌」이었다. 문득 내가 대체 왜 그렇게 「사이렌」을 플레이 해보고 싶었던 걸까 생각을 해봤는데 그건 아무래도 이 게임의 장르가 호러 어드벤처였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필자가 언제부터 이렇게 호러 게임을 좋아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작년 초에 즐겼던 「클락타워3」와 연말에 즐겼던 「사일런트 힐3」…그리고 공포 영화를 너무나도 좋아해서 필자를 항상 끌고 극장을 갔던 친구들의 영향이 컸던 것 같은데, 솔직히 필자는 호러게임을 플레이하면 항상 심장에 무리가 간다. 「클락타워3」의 경우는 모 잡지에서 공략을 맡은 적이 있었는데 1스테이지를 진행하다가 너무 무서워서 친구를 불러 함께 밤새서 클리어를 하기도 했고, 「사일런트 힐3」는 거의 30분 단위로 플레이를 하다가 무서워서 끄고, 다시 며칠 후에 플레이를 했다가 끄고를 반복하여 첫 클리어를 하는 데 약 1주일이 넘게 걸리기도 했다. 이렇게 무서워하는데도 재미있게 플레이 하게 만드는 호러게임만의 매력이 대체 무엇일까? 호러게임이 호러영화와 가장 다른 점이라면 역시나 플레이어의 개입에 있을 것이다. 아무리 무서운 영화라고 해도 무서운 장면에서는 눈을 감으면 그만이고 어떻게 하든 상영시간은 지나 결국 끝을 보게 되지만 호러게임은 플레이어 자신이 직접 진행을 해나가지 않으면 평생 가도 끝을 볼 수 없는 것이다. "이 문을 열면 안에는 대체 뭐가 있을까?" 궁금하기도 하고 무섭기도 하지만 어쨌든 문을 열지 않으면 게임은 진행되지 않는다. 필자는 호러게임에서 느껴지는 그런 순간순간의 스릴과 압박감을 나름대로 즐기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사이렌」 역시 그런 재미를 기대하고 받아온 것이고, 특히나 일본에서 이 게임의 CF가 처음 나갔을 때 너무 무섭다고 CF중지 처분을 받았다는 것 역시 흥미를 끌었다. 이렇게 기대를 하며 받았던 게임…과연 필자는 어떻게 즐겼을까?

공포를 느끼지 못하는 이유는 독특한 시스템 때문?
대부분의 사람들이 호러가 아니라 개그게임이라고 했던 「클락타워3」조차도 필자는 무서워서 친구를 데리고 함께 클리어 했다는 것을 앞서 설명했을 것이다. 「사일런트 힐3」는 물론이요, 꽤나 오래된 호러게임인 「Alone in the dark」를 비롯하여 호러게임이라는 명칭이 붙었던 게임은 예외 없이 두근두근 거리며 플레이를 했던 필자였다(참고로 필자가 처음으로 공포라는 것을 느꼈던 게임은 무려 「팩맨」과 「랠리-X」였다…). 그런 필자였지만 이 「사이렌」을 플레이 하면서는 공포를 거의 느끼지 못했는데, 그 원인은 아무래도 지금까지의 여타 호러 어드벤처 게임들과는 상당히 다르고 독특한 구성과 반복 플레이를 요구하는 이 게임의 난이도 때문인 듯싶다. 우선 이 게임은 스토리가 처음부터 끝까지 쭉 이어지는 구성이 아니다. 보통 이런 종류의 게임들은 도중에 어떤 방식으로든 세이브를 하며 시작부터 끝까지 한 캐릭터를 선택해 진행하고 결국 엔딩을 보는 형식인데, 이 게임은 여러 개로 구성된 미션을 하나하나 클리어 해나가는 형식이다(「스플린터 셀」이나 「히트맨2」의 그것을 생각하면 쉬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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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좌측에 시간이 표시되고,
우측에서 미션을 선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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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처음으로 조종하게 되는
스다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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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로 조종하게 되는
타케우치 타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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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외에도 수많은 캐릭터들을
조종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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낫을 든 좀비 아주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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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을 쏘는 좀비는 기본이다.

그리고 각 미션들을 플레이하게 되는 순서는 이 게임에서의 시간순이 아니며, 각 미션마다 플레이어가 조종하게 되는 캐릭터들도 항상 다르다(모든 미션을 통틀어 플레이어가 조종하게 되는 캐릭터는 무려 9명이다). 이것은 이 게임의 특징 중 하나인 시나리오 셀렉트와 연동되는 부분이기도 한데, 어쨌든 지금까지의 호러 어드벤처에서는 볼 수 없었던 독특한 시스템임에는 틀림없다. 또한 적으로 등장하는 좀비들은 한 번 쓰러뜨려도 시간이 흐르면 다시 부활하고(하지만 플레이어도 시간이 흐르면 체력이 조금씩 회복된다), 권총을 쏘는 좀비도 모자라서 아예 높은 곳에 올라가 플레이어를 저격하는 스나이퍼 좀비들까지 있다. 스나이퍼 좀비라…여기서 뭔가 떠오르는 것이 없는가? 그렇다…스나이퍼에게 발각되지 않도록 주변 상황을 살피고 계획을 세워 스나이퍼를 처리하든가 몰래 지나가는…이것은 완전한 잠입액션게임의 스타일이 아닌가!?

호러게임이 아니라 잠입액션 게임?
「사이렌」의 각 미션은 클리어 하는 데 길어봐야 10분이 넘어가지 않는데(2분 안에 끝나는 간단한 미션도 많다), 그도 그럴 것이 한 미션에서 사용되는 맵은 달랑 하나뿐이라 그리 시간을 오래 잡아먹을 여지가 없다(게다가 맵의 크기도 별로 큰 편이 아니다). 제작진들이 이 게임을 만들며 공포감을 우선적으로 추구했는지, 이런 독특한 시도를 우선적으로 추구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이렇게 짤막짤막한 미션들로 나눠진다면 그 미션마다의 특징을 살려 클리어를 '공략'하는 스타일 쪽으로 게임이 기울어질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런 짤막한 미션별로 그 특징에 맞는 공략법을 찾아 여러 번 반복 플레이를 하다보면 정말로 공포감을 느낄 여유가 없다. 그야 처음에는 죽여도 죽여도 계속 살아나는 좀비들이 무서울 수도 있겠지만 이 게임은 그 특성상 정해진 클리어 방법을 발견해서 그대로 따라가지 않으면 거의 100% 죽게 되므로 맵을 보고 좀비들의 위치를 파악하고 숨겨진 아이템이나 이벤트 등을 여러 번의 플레이로 파악해서 계획을 세워 그대로 따라야 한다. 한두 번이면 몰라도 계속해서 같은 장소에서 같은 타이밍에 같은 방식으로 적들이 나타난다면 그게 무서울까? 솔직히 필자도 두 번째 미션까지는 나름대로 공포를 느꼈으나 15번 이상 게임오버 당한 후 겨우 클리어를 한 세 번째 미션부터는 면역이 생겨서 낫을 들고 걸어오는 좀비 아주머니, 아저씨들이 친숙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그렇다고 딱히 게임에서 심장을 벌컥 내려 앉히는 특별한 깜짝 이벤트 같은 것이 준비된 것도 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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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간단한 맵
(딱 한 번 사용되는 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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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로 복잡한 맵도 있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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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를 쓰러뜨리면 이렇게
움츠러들며 가만히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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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흐르면 다시 일어나서
괴성을 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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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무가내로 다리를 건너가려고 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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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나이퍼 좀비의 총에 맞아
여지없이 게임오버

특히나 스나이퍼 좀비의 존재는 이 게임의 공포감을 200% 떨어뜨린다. 이 게임의 또 다른 독특한 시스템 중 하나가 뷰 재킹 시스템인데, 이는 현재 맵에 있는 인물들이나 적들의 시선을 훔쳐보는 것으로, 스나이퍼 좀비를 처리하려면 이 뷰 재킹 시스템이 거의 필수적이다. 스나이퍼 좀비는 반경 몇십 미터 내에서 자기 눈에 띈 플레이어를 무조건 쏘는데 이 공격을 2방만 맞으면 게임오버다. 따라서 뷰 재킹을 이용해서 현재 스나이퍼 좀비의 위치가 어딘지 파악하고(물론 이것도 단번에 알 수는 없다. 뷰 재킹은 말 그대로 상대의 시선만 훔쳐주는 것이기 때문에 상대의 시계에 들어온 지형을 보고 좀비의 위치가 어디쯤인지 파악하려면 맵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지형까지 외워야 한다)좀비의 시선이 어디를 향하는지 관찰한 후에 자신이 이동하고 싶은 곳을 좀비가 보지 않는 타이밍에 맞춰 재빨리 통과를 해야 하는 것이다. 이건 아무리 생각해도 공포라기보다는 잠입 액션에서나 볼 수 있는 전략적 플레이다(소형 카메라를 멀리 설치해두고 적 병사의 동태를 파악한 후 슬그머니 잠입하는 장면을 생각해보라). 게다가 이런 플레이를 같은 미션에서 몇 번이나 죽어가며 반복하고, 골머리를 썩이며 클리어 루트를 알아내려고 고생하다보면 이미 공포는 저 너머로…. 이런 전략적 플레이를 위한 이성과 공포감을 불러일으키는 감성은 반대되?것인데 게임이 전체적으로 머리회전을 통한 이성을 요하는 구조로 되어 있으니 결국 제작진들은 이런 독특한 플레이 스타일을 위해 공포감을 희생했다고 말해도 좋을 것이다. 또한 여타 다른 호러 어드벤처 게임들은 보통 2 ~ 3시간 분량의 하나의 긴 미션으로 이루어졌지만 「사이렌」은 5분 분량의 짤막한 미션들이 수십 개 모인 게임이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아무리 도중에 세이브를 한다고 해도 2 ~ 3시간 동안 끊임없이 스토리를 따라 계속 플레이를 해나간다는 것은 그 시간 동안 플레이어가 캐릭터와 하나가 되어 게임을 진행해나간다는 것을 뜻한다. 앞으로 어떤 전개가 펼쳐질지 알 수도 없고 끊임없이 이어지는 방대한 필드를 돌아다니며 어떤 적이 언제 나와 공격받을지 모르는 압박감과 불안감에 떨 수도 있다. 그리고 오랜 시간을 지나 게임을 클리어 하면 비로소 플레이어는 게임 속 캐릭터와 떨어져 나와 안도의 숨을 쉴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5분짜리 미션들로 이루어진 구성이라면? 미션이 한 번 끝날 때마다 플레이어는 클리어 결과 화면을 보며 게임 속 캐릭터와 떨어져 나와 게임의 긴장감이 뚝 끊겨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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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장면만 보고 적이 어디에
있는지 파악이 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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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를 뷰 재킹하면 자기 모습을
볼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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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둥. 종료조건이 미션 전에 표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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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플레이를 하다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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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션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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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시나리오를 골라 게임의
세계로 빠져야…

더구나 「사이렌」은 미션 마다 플레이어가 조종하는 캐릭터들이 다 달라지며, 미션의 플레이 순서도 게임 내에서의 시간순이 아니기 때문에 게임의 세계에 플레이어가 몰입하는 것이 상당히 힘들다. 특히나 미션 도중에는 스토리가 거의 없고, 대부분의 스토리의 흐름은 중간 중간에 동영상으로 가끔씩 보여주기 때문에 플레이어가 게임 내의 스토리를 만들어 나간다는 느낌은 거의 들지 않는다. 이래서야 지속적인 압박감과 공포감을 느낄 수가 있을까?

호러라는 이름을 벗기고 보면 상당한 재미가…
다른 많은 유저들이 어떻게 느낄지는 알 수 없지만 「사이렌」은 개인적으로 공포를 느끼지 못한 유일한 공포게임이 되어버렸다. 그 이유는 앞서 설명했고, 지금까지는 공포게임이라는 장르의 범주 내에서 「사이렌」을 평가했지만 지금부터는 장르를 탈피해서 이 게임 자체에 대해 논해보고자 한다. 일단 필자가 이 게임을 플레이하며 느꼈던 것은…"재미있다"라는 것이다. 공포를 느낀 것은 아니지만 상황을 파악하고 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점이나 여러 등장인물들을 번갈아가며 조종하여 스토리를 이어 나간다는 것도 마음에 들었다. 또한 이 게임에서는 일본의 민간에서 내려오는 오래된 전승, 설화와 함께 일본만의 독특한 크리스트교와 민간신앙의 혼합 등 우리에게 낯설고 기이하기까지 한 이야기가 펼쳐지는데, 필자는 단순히 적 크리쳐를 보고 느끼는 공포, 끔찍한 것을 보고 느끼는 공포보다는 약간은 동양적이고, 스산하고 기괴한 분위기 자체에서 느껴지는 공포를 더 좋아하기 때문에 이 점에 있어서는 상당히 필자의 취향과 맞는다고 할 수 있겠다(물론 공포까지 느낀 것은 아니지만 나름대로의 그런 분위기가 좋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게임이 지극히 일본적인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하고 있어, 일본문화에 어느 정도 관심을 갖고 있지 않은 사람이라면 이해하기 난해한 내용도 중간 중간 섞여 나온다(아니 섞인 정도를 넘어서서 넘쳐난다). 다음으로 중간중간의 이벤트에서는 전반적으로 안개가 낀 듯한 노이즈 효과가 들어있고, 등장인물들의 얼굴이 최대한 실사와 가깝게 묘사가 되어 있어서 독특한 느낌이 나며, 성우들의 목소리 역시 이런 종류의 게임의 분위기에 적당히 잘 맞춰 더빙이 된 듯하다(한 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주변 효과음에 가려서 목소리가 잘 들리지 않을 때가 많다는 것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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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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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사를 연상케 하는 얼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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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 아저씨 얼굴이 참 리얼하다
(목소리도 리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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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나타난 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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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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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러~하면 생각나는 대표적인 곳
…병원

그리고 앞서 언급했던 뷰 재킹 시스템. 처음에는 조금 이해하기 힘들었지만 익숙해지면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게 되는 나름대로 재미있는 시스템이다. L2버튼을 누르면 뷰 재킹 모드로 들어가는데 보통은 지지직 거리는 화면이 나오지만 좌측 아날로그 스틱을 빙빙 돌리다보면 어떤 뚜렷한 화면이 잡힌다. 이것은 플레이어가 원의 정중앙에 위치했다고 가정하는 것인데, 스틱을 2시 방향으로 고정하면 게임 내에서 플레이어를 중심으로 2시 방향에 위치한 생명체(거리가 어느 정도인지는 알 수 없지만)의 시계를 훔칠 수 있다. 생전 처음 보는 맵에서는 상대의 시선을 훔쳐봐야 상대가 어디 있는지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도통 알 길이 없지만 죽고 죽어 백골이 진토되게 반복 플레이를 하다보면 주변 지형만 봐도 어디에 있는지 순식간에 파악이 되기 때문에 중간중간 뷰 재킹을 통해 적들의 동향을 파악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게다가 이 게임에서 사용되는 맵은 달랑 10개뿐이지만 실제 미션은 60에 육박하기 때문에 맵을 공유하는 미션들은 초반에만 고생하면 나중에는 일사천리로 뷰 재킹을 할 수 있다(그런데 더 통달을 해버리면 아예 뷰 재킹이 필요 없게 되기도…). 게다가 시선을 훔쳐 좀비가 보고 있는 숫자를 보고 암호를 푸는 상당히 기발한 장면도 준비되어 있다. 아쉬운 것이라면 나중에는 하도 반복해서 암기를 하다보니 뷰 재킹이 쓸모없게 된다는 것?(물론 꼭 필요한 부분도 있지만). 그리고 또 다른 시스템인 시나리오 셀렉트. 일정 이상 게임을 진행하고 나면 각각의 시나리오를 골라서 플레이하는 "시나리오 셀렉트 모드"를 진행할 수 있다. 이 시나리오 셀렉트 모드에서는 첫 플레이와는 조금씩 다른 상황과 다른 종료 조건이 제시되며, 이를 종료하면 지금까지 밝혀지지 않은 새로운 시나리오를 플레이할 수 있다. 하지만,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시나리오 간의 인과관계에 따라, 앞선 시나리오에서 특정 조건을 만족시키지 않으면 종료 조건이 새로 생겨나지 않거나 생겨나도 시나리오를 완수할 수 없게 되어 상당한 주의를 필요로 한다. 만약 도저히 시나리오를 진행해 나갈 수 없을 때에는 앞서 종료했던 시나리오를 다시 진행하면 첫 플레이 때는 나오지 않았던 힌트가 시나리오 초반에 공개되는 경우가 있으니 그것을 참고로 삼아 점차 시나리오를 확장해 나갈 수도 있다. 시나리오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플레이어는 마을의 진실에 한층 더 다가가고 나아가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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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아오 히사코가 뷰 재킹에 대해 가르쳐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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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기 전인 1스테이지에서는 뷰 재킹 사용 불가

게다가 각 등장인물과 시나리오 간의 인과관계를 치밀하게 짜 놓았기 때문에 등장인물들의 대사 하나하나나 각 시나리오마다 하나 둘씩 얻을 수 있는 각종 기록문서들을 통해 시나리오에 더욱더 몰입할 수 있다. 막연한 좀비 퇴치가 아닌, 원인을 통해 사건이 흘러나간다는 점에서도 상당히 매력 포인트 상승. 물론 몰입도 높은 시나리오임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등장인물 속에서 시간과 등장인물 사이를 오가는 시나리오 구성은 초반에 플레이하는 유저들에게 '이거 도대체 뭐야'라는 의구심을 자아낼 수도 있으리라 여겨진다. 필자 역시 시나리오 셀렉트 모드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영문도 모른 채 시나리오에 끌려 다닌 느낌이 들 정도였으니 말이다.

공포가 아닌 재미를 추구한다면 추천
지금까지 늘어놓은 필자의 말을 종합해보자면 "호러게임이지만 공포가 느껴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호러라는 이름을 벗기고 순수하게 게임 자체로만 보자면 흥미로운 시나리오와 전략적인 계획을 짜는 재미 등이 어우러진 수작"이다. 다른 사람들이 모두 전혀 무섭지 않았다고 했던 「클락타워3」조차 무서워서 벌벌 떨던 특이한 스타일의 필자이기 때문에 "공포가 느껴지지 않는다"라는 점에서는 신빙성이 조금 떨어질 지도 모르겠지만(정말 「사이렌」이 무섭다 무섭다하는 분들이 많을 지도…), 공포를 떠나 어쨌든 잠입액션 계열의 게임을 좋아하시는 분, 일본 전통의 괴기 스타일을 좋아하시는 분에게는 추천할 만한 게임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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