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box360 발매 두 달, ‘이제부터 시작이다’

Xbox360이 국내에 정식 발매된 지 두 달이 지났다. 출시 전부터 'CJ조이큐브'의 힘있는 런칭 발표로 많은 게이머들의 기대와 예약이 빗발치던 Xbox360은 두 달만에 '발매 특수'의 거품이 빠지며 사뭇 분위기가 가라앉은 상황. 하드웨어의 보급량은 이제 막 1만7천대를 갓 넘어가는 수준일 뿐이며 '게임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의견과 함께 Xbox360의 구매를 미루거나 라이벌 차세대 게임기인 PS3를 기다리겠다는 게이머들까지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과연 무엇이 문제일까? 게임동아에서는 Xbox360을 출시한 MS社가 두 달이라는 시간 동안 잘한 점과 부족했던 점을 살펴보고 지금까지 출시된 게임 타이틀을 통해 Xbox360의 미래를 진단해보도록 하겠다.

* 대작들의 러시로 초기 시장 확보

Xbox360은 눈에 띄는 대작들을 대부분 한글화한 후 동시 발매하면서 야심차게 차세대 게임기 시장의 포문을 열었다. 이 시장의 중심에는 대형 개발-유통회사인 일렉트로닉아츠(이하 EA)와 THQ, UBI 등 여러 북미 회사를 비롯, 코에이, 테크모, 남코 등 일본 개발사가 참여해 다양한 장르의 게임을 출시했다. 특히 EA는 혁신적인 그래픽 기술로 많은 게이머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는데 성공했는데, 'NBA 라이브 06'와 '파이트 나이트 라운드 3', '니드포 스피드 모스트 원티드'에서 보여준 뛰어난 그래픽은 Xbox360의 압도적인 성능을 보여준 대표적인 예가 되고 있다. 그리고 많은 게이머들이 관심을 보인 UBI의 '고스트리콘 어드밴스 워파이터'의 경우에도 뛰어나고 사실적인 그래픽과 게임성을 바탕으로 Xbox360 이미지를 올려주는 결과는 보여줬으며, 테크모의 '데드 오어 얼라이브 4'와 소프트웍스社의 '엘더스크롤4 오블리비언' 같은 대작들의 추가적인 러시로 인해 Xbox360는 게임기 시장의 초기 진입에 무사히 안착할 수 있었다.


*하지만 완벽한 시장 확보는 아니었다?

안정적인 타이틀 보급과 다양한 장르의 등장 등 겉으로만 본다면 Xbox360의 초기 국내 시장 진입은 성공적이라고도 할만하다. 그러나 Xbox360 타이틀에는 몇 가지 단점이 있다.

가장 시급한 문제는 Xbox360 하드웨어를 구입하게 할 오리지널 타이틀이 부족하다는 점. 일본 쪽 개발사들이 많이 참여하고, 북미의 다양한 기대 신작들이 틈틈이 등장하면서 어느 정도 여유를 찾은 것으로 보일지도 모르지만 일본 쪽의 많은 개발사는 리메이크 작품이나 멀티 플랫폼으로 Xbox360 게임을 출시하는 실정이며, 북미 쪽에서도 THQ의 '아웃핏'이나 MS의 '카메오' 등을 제외한다면 크게 사정이 다르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PC버전으로도 동일한 게임들이 나오고 있다보니 게이머들은 40만원이라는 거금을 투자하느니 그냥 PC로 게임을 즐기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으며, 1인칭 슈팅게임(FPS)처럼 마우스 조작이 더 편한 경우에는 그런 경향이 더욱 심해 이제 걸음마 단계에 들어간 Xbox360 의 판매량에 안 좋은 영향을 주고 있다.

다음 문제는 장르의 편식화가 점점 심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초반에 출시된 타이틀은 어느 정도는 다양한 장르를 가지고 나왔다고 할 수 있지만 이 중 대 부분은 FPS와 스포츠가 차지하고 있으며, 나머진 레이싱과 액션으로 한 두 개정도의 타이틀 밖에는 나와 있지 않다. 이후에 등장할 타이틀 중에 판타그램의 '나인티 나인 나이츠'와 캡콤의 '데드 라이징' 처럼 독특한 느낌의 게임들이 다수 존재하지만 출시 리스트엔 아직도 FPS와 스포츠의 강세가 두드려져 있다. 이런 장르의 편식화는 일본식 어드벤처나 액션, 롤플레잉 등에 익숙한 국내 게이머들에게 아직 구매를 해야 할 큰 이유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마지막으론 한국MS에서 발표한 한글화에 대한 문제이다. MS에서는 80% 이상의 타이틀이 한글화가 될 것이라고 발표했지만 실제로는 이 수치에 미치지 못하고 있으며, 앞으로 나올 게임들에 대해서도 명확한 답변이 나오지 않고 있다는 점 등이 국내 게이머의 Xbox360 구매에 영향을 주고 있다. 특히 국내에 발매가 확정된 많은 게임들도 아직 한글화 여부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고, 차후에 나올 대작들에 대해서도 발매나 한글화 여부가 불투명해 이런 현상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생각 된다.



* 아직 진단은 이르다

구매욕에 큰 도움을 주지 못하는 타이틀들이 다수 있거나 장르에 편식되었다고 해도 그건 지금 순간의 문제일 수도 있다. 아직 Xbox360 에는 아직 보여주지 못한 대작들이 긴 행렬처럼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의 자랑스러운 기술로 제작된 판타그램의 '나인티 나인 나이츠'를 시작으로 캡콤의 '데드 라이징', 코나미의 '럼블로즈 더블 크로스', 세가의 '크롬 하운즈' 같은 일본 개발사의 작품부터, 기어박스의 '브라더 인 암즈 3', UBI의 '스플린터 셀 더블 에이전트', 에픽게임즈의 '기어 오브 워', THQ의 '스맥다운 Vs 로우 2007' 같은 유럽과 북미의 신작들이 하나 같이 Xbox360의 출시를 기다리고 있다. 이 타이틀은 경쟁 차세대 게임기인 PS3 가 나오는 11월과 12월 전에 모두 출시되는 작품이며, 많은 타이틀들이 여름 휴가 시즌인 8월 ~ 10월 사이에 몰려 있어서 현재의 부진함은 단순한 푸념일 수도 있다.


*시작이 반이라는 옛말

Xbox360이 출시된 지 이제 두 달 밖에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아직 완전한 진단은 어렵다. 앞에서 언급한 문제들을 얼마나 빠른 시간에 해결하는지에 따라서 국내에서 Xbox360을 보는 시각은 달라질 것이며, 출시를 기다리는 많은 대작들이 게이머들이 만족할 만한 수준의 한글화로 정식 발매된다면 SCEK의 PS2가 국내에 자리 잡았던 시간보다 더 짧은 시간에 안정적인 시장 확보가 가능할 수도 있다. 각종 대작 러시 후 Xbox360이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여줄 것인지 천천히 기다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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