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되지 못한 비운의 한국형 SRPG

천랑열전
천랑열전


올 상반기 최고의 국산 기대작으로 평가받던 천랑열전. 심각한 버그와 미완성 출시 문제로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패키지만큼은 지금까지 나온 어떤 게임과도 비교를 불허한다.
천랑열전의 패키지는 독특하게도 앨범형식으로 되어있다. (일부러 빼지 않는다면 절대 분실할 위험이 없다.) 일단 패키지의 겉면 (앨범 박스에 해당하는...)을 보면 박성우 화백의 멋진 일러스트가 게이머를 반긴다. 뒷면에 게임을 설명하는 내용은 없고 달랑 스크린샷 5장만 있어서 겉면만 보고서는 도대체 어떤 게임인지 알 수가 없다는 점이 거슬리기는 하지만 전체적인 디자인이 굉장히 멋있어서 대단히 만족스럽다. (필자의 생각으로는 이미 매체를 통해서 많은 홍보가 되어 있기 때문에 굳이 패키지 겉면에서까지 게임 내용을 설명할 필요를 느끼지 못한 것 같다.)
앨범을 꺼내어 보면 검은색 바탕에 천랑열전 로고가 새겨져 있다. 겉에서 볼 때는 그다지 인상 깊은 로고라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이렇게 다를 수가... 따로 보면 대단히 촌스러운 느낌을 줄 것 같은 빨간색, 검은색, 은색이 잘 조화를 이루면서 대단히 고급스러운 느낌을 준다. (앨범의 재질이 고급스러운 느낌의 천으로 되어 있기 때문인 것 같기도 하다.)
앨범 안쪽을 살펴보면 그야말로 호화찬란하다. 전체적인 구성을 보면 게임시디와 매뉴얼, 화보집으로 되어 있는데 먼저 게임시디를 보면 인스톨 시디 두 장과 플레이 시디 한 장, 그리고 OST로 구성되어 있는데 시디 라벨이 모두 각기 다른 일러스트로 되어 있어 정품 사는 보람을 느끼게 한다. 그리고 매뉴얼은 대단히 충실한 편이다. (게임내용과 다른 것은 그냥 넘어가도록 하자. 게임의 잘못이지 매뉴얼의 잘못이 아니지 않은가.) 패키지 사이즈가 커서인지 매뉴얼도 큼지막한 사진과 글씨로 되어 있기 때문에 대단히 읽기 편하고 내용도 충실하다. 마지막으로 화보집을 보면 등장인물 소개와 일러스트, 그리고 박성우 화백의 원화가 수록되어 있는데 박성우 화백의 팬으로서 정말 만족스러운 편이지만 일반판이라 박성우 화백의 싸인이 없다는 점이 조금 아쉽고, 캐릭터별로 가람과 바람이 자랑하는 카툰 렌더링된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박성우 화백의 싸인은 예약판에만 들어있다.)
천랑열전은 기대가 너무 컸기 때문인지 많은 실망감을 주었지만 패키지 자체만으로 볼 때는 국내에서 발매된 게임 중 최고의 수준을 자랑한다. 앨범 형식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일부러 빼지 않는 한 절대 분실할 위험이 없고 정말 듣기 좋은 OST, 박성우 화백의 팬이라면 절대 놓칠 수 없는 화보집까지... 가격이 그리 싼 편은 아니지만 내용물이 워낙 좋기 때문에 가격이 비싸다라는 느낌이 들지 않을 정도이니 당분간 이보다 소장가치가 높은 패키지는 나오기 힘들지 않을까 생각된다.

게임동아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Creative commons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의견은 IT동아(게임동아) 페이스북에서 덧글 또는 메신저로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