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 게임과 PC온라인 게임이 융합하고 있다'

전세계 게임계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각자 다른 길을 걷고 있던 비디오 게임과 온라인 게임이 서로를 벤치마킹하며 발전 방향을 변화시키고 있는 것.

비디오 게임계는 그동안 '개발사가 만들어놓은 세계관에서 혼자 헤엄치기'를 주저하지 않았던 비디오 게이머들이 점점 '타인과 함께' 즐기는 온라인쪽으로 관심을 옮김에 따라 비디오 게임들이 네트워크 기능을 강화해 여러 명이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온라인 게임 같은 구조로 변해가고 있으며, 반면에 온라인 게임은 단순히 커뮤니케이션에 중점을 두는 것 뿐만 아니라 보다 액션성이나 임팩트를 강화하고 게임 시나리오를 촘촘히 설정해 다양한 퀘스트를 설정하는 등 비디오 게임처럼 변해 가고 있다.

먼저 비디오 게임계의 온라인화 움직임은 기존의 PS2나 Xbox에서도 간헐적으로 이루어져왔다. 그런 움직임이 이번 E3에서는 차세대 게임기 쪽으로 넘어오면서 보다 노골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MS가 선보인 Xbox360의 '라이브 애니웨어' 서비스가 그 대표적인 예로, 기존의 'Xbox 라이브'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킨 이 서비스는 서로 함께 접속해서 겨루거나 협동하며 음성언어를 주고받는 것에 더해 PC와 모바일까지 연동하면서 전혀 새로운 비디오 게임 문화 창출을 예고하고 있다. 또 PS3는 구체적인 계획은 발표되지 않았으나 '온라인'을 주요 사항으로 꼽고 소프트 발매 계획을 세우고 있다.

NDS와 PSP 또한 자체의 WIFI 기능을 통해 단순히 길에서 즐길 수 있는 휴대용 기기로서의 역할 뿐만 아니라 PC 랜카드 환경 등 특정 조건이 구비되면 '온라인'으로 전세계 게이머들이 접속해 함께 게임을 즐길 수 있어 다양한 온라인 게임이 준비되고 있다. 특히 몇몇 온라인을 지원하는 게임들이 '타인과의 경쟁'에 초점을 맞추어 개발해 기존 싱글전용 게임들 보다 월등히 많은 판매량을 보이자 많은 휴대용 게임 개발사들이 '온라인'으로 방향을 선회하고 있다.

PC 온라인 게임들 또한 비디오 게임들이 겪고 있는 변화 못지않게 새로운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리니지' 주도의 레벨과 아이템 획득 위주의 시스템에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퀘스트 형식이 성공을 이룬 후 최근에는 비디오 게임 못지 않은 퀘스트들이 활발하게 온라인 게임 속에 삽입되고 있으며, 아예 비디오 게임 형식으로 한 편 한 편 미션 형식으로 제작되는 온라인 게임도 생겨났다. 또한 비디오 게임과 비슷한 형식의 캐주얼 게임들이 득세하고 있는 것도 이런 시류에 무관하지 않은 상황. 이외에도 기존에는 비디오 게임의 전유물이었던 3D 격투 게임 같은 다양한 장르가 개발되면서 점점 비디오 게임과의 차이를 좁히고 있는 형국이다. 급기야 '게이머가 게임 속에서 역사를 만드는 방식' 등 기존의 게임과 다른 진화된 모습의 게임도 생겨나고 있다.

하지만 비디오 게임과 PC용 온라인 게임이 서로의 장점을 흡수해 진화하고 있다고 해도 각각 서로의 특성에 맞게 진화할 뿐 완전히 같은 방향으로 접근하고 있지는 않다.

우선 비디오 게임기는 전용 컨트롤러를 갖추고 있어 게임을 즐기기에 용이하지만, 키보드, 마우스 등의 입력기기가 없어 PC용 롤플레잉 온라인 게임과 똑같은 형식의 온라인 게임은 등장하기가 어려운 특징이 있다. 그리고 대규모 인원이 동시에 즐기게 만들기 위해서는 전송되는 데이터량을 줄여야 하는데 이미 높은 그래픽 수준에 익숙해진 게이머들의 입맛에 맞추려다 보니 그래픽 수준을 떨어뜨릴 수도 없다. 때문에 다수의 인원이 동시에 즐기는 롤플레잉 온라인 게임보다는 '타인과의 승부'에 초점을 맞춘 레이싱이나 격투 게임 등 소규모 인원이 즐기는 온라인 게임에 주력하고 있다.

PC 또한 키보드가 중복으로 눌러지지 않는다거나, 그래픽카드나 CPU 등 성능에 의해 게임의 질이 좌우되는 경우가 많다는 특징이 있어, 비디오 게임기처럼 모두가 같은 환경을 갖춰 게임을 즐기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약점을 가지고 있다. 때문에 비디오 게임쪽보다 발전된 네트워크 기술을 바탕으로 대규모 인원이 함께 즐기면서도 일정 수준 이상의 그래픽을 선보이는데 주력하고 있으며 또한 비디오 게임의 장점인 인상적인 스토리를 추구하기 위해 세계관과 퀘스트 설정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런 게임들의 변화된 모습에 "모두가 다 '온라인'으로 통합되고 있지만 각각 다른 방식으로 진화되고 있다."라며, "세계적으로 차지하는 비중의 차이는 있게 되겠지만 비디오와 PC 게임이 계속적으로 각자의 영역에 맞게 공존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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