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을 깨는 주인공이 매력적인 게임

브라이언 파고의 신작 게임
폴아웃, 발더스 게이트 등을 개발한 롤플레잉 게임계의 거장 브라이언 파고가 만든 신작 액션 롤플레잉 게임 바즈테일이 드디어 국내에 출시됐다. 원래는 작년 겨울이나 올해 초에 발매될 예정이었지만 개발사와 유통사간의 여러 가지 문제로 국내 발매가 취소될 위기까지 갔다가 상당히 늦게 발매되었는데 나와준 것만으로도 고마울 판국에 황송하게도 한글화까지 되어 출시되었다. 그냥 아무생각없이 지른 다음에 즐길 일만 남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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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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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방식은 액션 롤플레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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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을 깨는 주인공이 매력적인 게임
필자가 프리뷰를 통해서 밝혔듯이 이 게임의 최대 매력은 바로 주인공이다. 다른 롤플레잉 게임에는 단역이나 조연으로만 등장하는 직업이기 때문에 조금 실망스럽다고 느끼는 사람들도 있을테지만 브라이언 파고는 롤플레잉에서는 이 직업이 최고라고 느끼게 만들 정도로 캐릭터를 매력적으로 만들어놓았다. 사실 판타지 소설이나 롤플레잉 게임을 즐기다 보면 너무나도 정직하고 착하게만 행동하는 주인공에 짜증을 느낄 때가 있을 것이다. 사실 길에서 처음 만난 사람이 부탁한다고 목숨을 걸고 싸우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물론 여자, 그것도 미녀가 애처로운 눈으로 바라보며 부탁한다면 고려해볼 필요성은 있지만... ㅡ.ㅡ; 아무튼 브라이언 파고는 게임의 주인공 바드에게 기존 롤플레잉 게임의 주인공에게서는 볼 수 없었던 인간적인 요소를 강조했다. 게임 속에서의 바드는 쥐를 소환해서 여관에 들여보낸 다음에 자신이 그 쥐를 퇴치해서 보답을 받는 등 사기도 치고 공주가 구해 달라고 해도 처음에는 시큰둥하다가 공주가 자신의 육체적인 매력과 보상을 강조하자 바로 달려드는 등 너무나도 현실(?)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시나리오, 전투 시스템 등등 모든 것을 다 집어치우고 주인공의 행동만 봐도 재미를 느낄 정도. 필자는 요즘 유행하는 신세대 판타지를 보면서 게임에서도 장대한 스토리보다는 톡톡 튀는 개성의 주인공이 등장하면 좋겠다라고 생각했었는데 그런 필자의 바람을 100% 만족시켜준 것이 바로 바즈테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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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상이 없으면 공주도 구하기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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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난 척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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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을 깨는 스토리와 대사
상식을 깨는 주인공의 성격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것은 바로 이 게임의 스토리와 주인공의 대사다. 게임의 전반적인 내용은 탑에 갇혀 있는 공주를 구해내는 지극히 진부한 스토리다. 물론 마지막에 가면 엄청난 반전이 일어나고 그 때문에 결단을 내려야 하는 상황이 오기는 하지만 그 마지막 순간이 되기 전까지는 상당히 평범하게 진행되는 편. 하지만 스토리 진행중에 나오는 대사들은 결코 이 게임을 평범한 게임이라고 생각할 수 없게 만든다. 예를 들어보자. 게임이 시작된 후 처음 등장하는 상자를 부수면 나레이션 성우가 주인공에게 그걸 함부로 부수고 또 내용물을 슬쩍하면 안되지 않느냐고 물어본다. 나레이션 성우? 그렇다. 이 게임에서는 나레이션 성우와 주인공이 항상 대화를 나눈다. 나레이션 성우는 주인공이 하는 행동에 끊임없이 딴지를 걸고 비꼬기도 한다. 물론 그 때마다 주인공도 그에 못지 않게 삐뚤어진 말투로 대꾸를 한다. 또 다른 예를 들어보자. 게임이 시작될 때 동영상을 보면 주인공이 이상한 탑에서 적들과 대치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 때 성우가 이 상황이 어떻게 나온 것인지를 알려면 다른 장소에서부터 얘기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하면서 게임이 시작된다. 나중에 마지막 보스가 있는 탑에 가면 이 장면이 다시 나오는데 일반적인 롤플레잉 게임에서는 상당히 엄숙하고 감동적인 장면이겠지만 이 게임에서는 나레이션 성우는 처음 동영상에서 했던 대사를 그대로 반복하고 주인공은 "게임 다시 진행해야 돼? 그냥 진도 나가면 안될까?"라고 불평을 해서 감동적인 상황을 웃기는 상황으로 바꿔버린다. 브라이언 파고는 이 둘의 대화를 통해 게이머들뿐만 아니라 게임 개발자들이 롤플레잉 게임은 반드시 이래야 한다는 일종의 편견에 빠져있다는 사실을 비꼬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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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올리는 나레이션 성우에게 발끈하는 주인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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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자마자 싸우면 되지 왜
꼭대기 층까지 올라가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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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한 물건을 얻으려면 왜 여러명의
부탁을 다 들어줘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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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을 처음부터 다시 하라고? 오 마이 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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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에 재미를 더하는 대화 시스템
스토리와 대사의 재미는 독특한 대화 시스템에 의해 더욱 강조된다. 보통 대화 시스템하면 발더스 게이트, 스타워즈 구공화국의 기사단 등을 생각할텐데 이 게임의 대화 시스템에서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달랑 2개, 그것도 대화문을 보면서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선한 태도와 악한 태도 중 하나만을 고를 수 있을 뿐이다. 때문에 실제로 클릭하기 전까지는 어떤 대사가 나올지 알 수가 없으며 또 어떤 태도를 선택하는가에 따라 보상이 달라지고 퀘스트를 받거나 받지 못하는 상황이 연출되기 때문에 대화하는 시간이 상당히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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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한 태도와 악한 태도 중 하나를 골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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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에 따라 퀘스트를 못받을 수도 있고 보상도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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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의 재미는?
위의 단락을 통해서 스토리가 재미가 있다는 것은 충분히 강조했으니 이제 게임의 시스템적인 재미로 들어가보자. 이 게임의 시스템에서 가장 독특한 요소를 꼽자면 바로 소환수 시스템을 들 수 있다. 이 게임의 주인공의 직업은 바드다. 보통 롤플레잉 게임에 등장하는 바드들을 보면 악기로 음악을 연주해 파티원에게 도움을 주는 보조마법을 걸어준다. 하지만 이 게임에서는 동료가 없고(강아지 한 마리가 있기는 하지만...)주인공 혼자서 돌아다니기 때문에 보조마법을 걸어줄 파티원이 없는데 대신 음악을 연주해 모험에 도움이 되는 동료들을 소환하게 된다. 초반에는 자동으로 얻게 되는 악기와 소환수 한명만을 소환할 수 있지만 나중에 새로운 노래(소환수를 소환할 때 필요한 일종의 주문)와 더 강력한 악기를 얻게 되면 한번에 4명까지 소환할 수도 있다. 때문에 주인공의 스타일에 따라 소환해야 하는 소환수가 달라지는 전략적인 재미를 얻을 수 있으며 또 퍼즐 중에는 특정 소환수를 사용해야만 풀리는 퍼즐도 있어 바드라는 직업의 특성을 게임 중에 자연스럽게 표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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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한 동료 강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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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를 부르면 전투에 도움을
주는 소환수를 소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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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소환수를 소환해야만 풀리는 퍼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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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기가 가장 중요한 무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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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션 게임으로는?
아무래도 이 게임의 장르가 액션 롤플레잉이다보니 전투에 관한 얘기를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이 게임의 전투는 소환수 시스템만 제외하면 보통의 액션 롤플레잉 게임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단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누가 북미 게임 아니랄까봐 타격음이 부실해서 타격감이 좀 떨어지는 것인데 그나마 다행이라면 전투 장면에서 보여지는 동작이 상당히 부드럽고 중량급 무기를 사용할 때도 무게감이 확실히 느껴지기 때문에 보여지는 타격감은 그나마 괜찮다. 그리고 여러 가지 무기를 한꺼번에 사용할 수 있다는 점도 액션의 재미를 더한다. 무기에는 양손검부터 이도류, 도끼류, 철퇴류, 활 등 손으로 사용하는 모든 무기가 다 등장하는데 후반부에 가면 상황에 맞게 바로바로 무기를 변경해가며 싸울 수 있기 때문에 소환수 시스템과 맞물려 전략적인 재미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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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격 동작은 괜찮지만 타격음은 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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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환수와 무기의 조화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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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과 사운드
필자가 프리뷰에서도 썼듯이 이 게임은 XBOX용 발더스 게이트2:다크 얼라이언스의 그래픽 엔진을 개량해서 만들었다. 그 엔진의 성능도 괜찮은 편이고 제작진도 PS2의 성능을 극한으로 끌어올렸다고 해서 상당히 기대를 했었는데 실제로 보니 그 정도의 수준은 아닌 것 같다. 광원효과나 표현 등이 상당히 좋고 주인공의 동작, 풀 등 주위 사물이 주인공의 움직임에 따라 움직이는 모습을 보면 상당히 높은 수준의 그래픽인 것은 틀림없지만 약간 지저분한 느낌 때문에 점수가 깎이는 편. 물론 필자가 선이 깔끔한 그래픽을 선호하기 때문에 나쁘게 보는 것도 있지만 첫인상에 사람을 끌어들일만한 그래픽은 아닌 것 같다.
사운드 역시 마찬가지다. 주인공의 직업이 바드이기 때문에 음악에 대해 상당히 기대를 했었는데 BGM은 밋밋하다. 또 주인공이 바드이기 때문에 연주하는 음악이 멋지지 않을까 예상했었지만 사이비 음악가였다.(특히 동료를 소환할 때 부르는 노래는 게임할 때 옆에서 자는 사람이 짜증나서 깰 정도로 위력적이다.)게임의 시스템적으로는 음악이 강조되어 있지만 실제 음악에서는 게임의 코믹성을 위해서 아름다운 측면을 완전히 희생한 듯... 대신 성우들의 목소리 연기는 정말 멋지다. 나레이션 성우의 중후한 목소리 연기도 멋지고 주인공 바드의 속물근성이 잘 드러나는 목소리도 예술적이다. 특히 이 둘이 대화를 할 때는 잘나가는 만담콤비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 필자가 생각하기에는 이 둘의 목소리가 없었다면 게임의 재미가 절반으로 줄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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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의 움직임에 따라 풀도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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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광원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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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다.
참신한 스토리 등 칭찬할 요소가 많은 게임이지만 그에 못지 않게 아쉬운 점도 많다. 가장 아쉬운 점은 게임의 길이가 짧다는 것. 퀘스트도 있고 능력치를 올려주는 토큰 등 콜렉션 적인 요소도 있지만 이것저것 다해도 20시간 정도면 모두 깰 수 있는 정도이니 엔딩을 봐도 상당한 아쉬움이 남는 편이다. 물론 액션 롤플레잉 게임치고는 그리 짧은 편은 아니지만 게임에 등장하는 배경이 많지 않고 스토리 진행이 일방적이라는 것이 문제. 서브 퀘스트와 멀티 엔딩이 있지만 그리 많지 않고 '1번 지역 - 2번 지역 - 3번 지역' 이런 식으로 게임진행이 거의 강제적이기 때문에 자유도가 거의 없으며 자유도를 위해 집어 넣은 대화 시스템도 보상 등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스토리에는 전혀 영향이 없기 때문에 롤플레잉 게임이 갖춰야 하는 볼륨감은 전혀 없다시피 하다. 게다가 이 게임의 재미가 농담으로 가득한 스토리와 대화이기 때문에 반복해서 플레이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그리고 게임이 너무 단순하다는 것도 문제다. 브라이언 파고는 이 게임을 통해 롤플레잉의 상식을 깨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한 것 같은데 스토리적으로는 성공했다고 생각하지만 시스템적인 부분은 그리 만족스럽지 못한 편이다. 우선 이 게임에는 인벤토리라는 개념이 아예 없기 때문에 아이템을 먹으면 모두 돈으로 변하고 무기 역시 성능이 나쁜 쪽이 자동으로 돈으로 변한다. 또 캐릭터도 모든 무기를 다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물론 스킬을 올려야 하긴 하지만...)상황에 따라 무기를 바꾸는 전략적인 재미가 있는 반면 반대로 상당히 잡스러운 느낌도 많이 드는 편이다. 롤플레잉의 편견을 없애려고 노력하다가 너무 오버해서 롤플레잉 게임이라는 생각이 별로 들지 않는다는 것이 정확한 표현일 듯. 솔직히 액션 롤플레잉이라는 말보다는 롤플레잉적인 요소가 조금 가미된 액션 게임이 이 게임의 정확한 장르라고 생각될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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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할 수 있는 곳이 그리 많지 않다.
(때문에 진행이 거의 일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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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에 멀티 엔딩이 나오기는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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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킬만 배우면 만능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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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렉션 요소가 있기는 하지만 만족스럽지는 못한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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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를 먹으면 기존 무기는 자동으로 돈으로 바뀐다.


간만에 유쾌한 게임
필자가 근래 즐긴 롤플레잉 게임 중에 가장 유쾌한 게임이었다. 보통 미국에서 만든 롤플레잉 게임은 양키 센스라고 해서 국내 정서에는 잘 맞지 않는 것이 대부분인데 이 게임은 생각보다 재미있었다. 물론 롤플레잉 게임 특유의 볼륨감과 진득한 재미를 원하는 사람에게는 가볍다 못해 조금 경박한 느낌이 드는 게임이겠지만 롤플레잉이라는 단어를 빼고 액션 게임이라고 생각하고 게임을 즐기면 괜찮은 게임이 될 듯... 주인공 바드와 나레이션 성우의 대화만으로도 이 게임을 플레이할 이유는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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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 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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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복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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