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과 결혼’ ‘외계로 납치’ 게임 내 이색 엔딩

가끔 영화를 보면 절대 생각지 못했던 반전으로 관람객을 놀라게 하는 경우가 있다. 영화 '식스센스'의 마지막 반전이나, '지구를 지켜라'에서 보여준 코믹 엔딩은 그야말로 관람객을 당황하게 할 정도로 제작자의 재치가 돋보이는 부분이었다.

하지만 그러한 반전은 이제 영화만의 소유물이 아니다. 게임이 점점 전문화되고 멀티화 되어감에 따라 '게이머가 플레이 하는 대로 결과가 바뀌는' 게임이 늘어났고, 따라서 이색적인 엔딩을 가지는 게임들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육성시뮬레이션 게임의 대명사로 불리우는 '프린세스 메이커' 시리즈는 딸을 어떻게 키우느냐로 엔딩이 바뀌는 대표적인 다중 분기 게임으로, 딸을 잘못 키우면 키울수록 딸의 장래가 망쳐지는 모습을 띄고 있다. 계속적인 애정을 보이며 잘해주면 엔딩에서 아버지에게 프로포즈해서 결혼하자고 하고, 무사수행을 계속해서 몬스터를 없애 업보를 쌓으면 마왕이 되기도 하는 등 일반적이지 않은 엔딩이 가득하다.


전쟁을 소재로 액션을 강조한 '메탈슬러그2' 또한 독특한 엔딩으로 게이머들에게 웃음을 준 좋은 예다. 이 게임은 적군을 물리치며 끝까지 클리어하면 외계인이 나타나 그동안 서로 싸우던 캐릭터들이 힘을 합쳐 외계인을 물리치게 되며, 이 때 사로잡힌 적의 대장이 마지막에 구출되어 기뻐하지만 묶여있던 철판이 앞으로 쓰러지는 등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연출하며 끝난다.


시골의 정원 풍경을 아름답게 묘사한 '시라츄 탐험부' 또한 다양한 분기의 엔딩 중 이색 엔딩이 있는 게임으로, 게임을 진행하는 중에 '너 외계인이지?'란 질문에 잘못 대답을 하게 되면 주인공이 외계인에게 납치당하는 베드 엔딩이 나오는 등 다채로운 엔딩으로 게이머들을 사로잡았다.


이외에도 '용호의 권' '데드 오어 얼라이브' '철권' 등 격투 게임의 엔딩은 전통적으로 코믹하고 이색적으로 나와 게이머들을 자극하고 있다. '용호의 권2'에서는 히로인인 '유리'가 노래를 부르는데 너무 못 불러서 모두가 귀를 막는다든지, '철권'에서 아들이 아버지를 없애려 음모를 꾸미는 식의 엔딩이 그렇다. 또한 진행형 액션 게임 '다이너마이트 형사'에서는 마지막에 대통령의 딸이 굉장한 추녀로 나와서 '뭐야~'하며 게이머들을 좌절시킨 적이 있다.

이러한 이색 엔딩 외에도, 영화 뺨치는 반전이나 자신을 돌아보게 만드는 엔딩을 가진 게임도 많다.

담배를 물고, 일반 형사로서 살인사건을 해결해나가는 '폴리스 너츠'의 경우, 나중에 범인이 알고보니 자신이 아끼는 사람이었다든지, 모바일 게임 '놈'의 경우에도 기껏 역경을 해쳐갔더니 '네가 싸워온 것은 너 자신이다'라며 자신의 정신세계를 돌아보게 만들기도 한다.

또 '완다와 거상'에서는 게임 전체적으로 흐르던 몽환적, 신화적 분위기를 바탕으로 엔딩에서 명확한 결말을 내지 않는다. 이것은 신비스러운 분위기와 수수께끼를 남겨두어 게이머들이 엔딩을 본 이후에도 게임을 다시 할 수 있게 함과 동시에 엔딩 자체를 가지고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하는 효과를 내기도 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게임의 엔딩은 그야말로 게임을 클리어 한 후 맛볼 수 있는 쾌감 같은 요소"라며, "게임이 발전할수록 게임의 엔딩도 점점 기발하고 재치 있어지는 추세이긴 하지만, 최근에 와서는 온라인 게임이 발전하면서 점차적으로 이러한 엔딩을 볼 수 없게 되는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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