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공황기, 게임포털 '시장을 잡아라'

드디어 여름방학이 다가오고 있다. 여름방학은 학교를 다니는 학생들에게도 무척 즐거운 시즌이지만 게임업계 또한 지난 1년간 기다리고 기다린 시즌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여름방학은 소위 가장 게임이 잘 팔리는 시즌이며 이때 잡은 게이머들이 향후 1년간 그 게임의 주요 고객이 되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여름방학은 게임업계에서 그 의미가 지대하다. 한창 인기를 몰아 각종 이벤트는 물론 새로운 게임을 선보여야했던 업체들이 월드컵 때문에 5, 6월 두 달 동안 조용히 보냈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오는 6월말부터 7월까지는 그동안 런칭을 미루거나 혹은 이벤트를 미뤘던 업체들 간의 치열한 마케팅 전쟁이 예상된다. 무엇보다도 지난 해에 이어 올해에도 각 게임포털들이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강렬한 의지를 보이고 있어 올해에도 게임포털간의 전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게다가 지난 해와 다르게 다양한 변수로 인해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오고 있다는 것도 이번 여름방학 시즌을 재미있게 만들어주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월드컵이 심야에 개최되기 때문에 2002년에 비해 피해가 적거나 오히려 이득을 볼 것으로 예상했으나 실제적으로는 네오위즈의 '피파 온라인'을 제외하고는 거의 파리만 날리는 상황이 연출됐다. 뿐만 아니라 올해를 가장 뜨겁게 만들어줄 것이라 예상되던 빅3의 부진도 예상 밖에 결과다. 이 게임들은 100억 이상의 비용을 쏟아 부은 그야말로 대작 중에 대작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은 냉혹한 반응을 보였다. 더불어 게임시장의 주요 고객이 기존의 마니아 위주에서 일반인까지 확대되는 현상이 올해 들어 더욱 가속화됨에 따라 이번 여름 방학 시즌 전쟁은 지금까지의 모습과는 상당히 다른 모습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이번 여름방학 시즌을 노리고 움직이고 있는 게임포털들의 움직임은 화려하다. NHN은 물론 파란, 엔씨, 네오위즈, 넷마블, 한빛 등 쟁쟁한 퍼블리싱사들이 그동안 참아왔던 자사들의 기대작들의 마케팅을 대대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며, 각각 하반기에 주력으로 밀 게임들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NHN은 'R2'라는 대형 롤플레잉 게임을, 파란은 '씽온라인'과 하반기 기대작인 '풍류공작소'를, 네오위즈는 '포키포키'와 '피파온라인'을, 넷마블은 현재 가장 잘 나가고 있다는 '서든어택'을 무기로 이번 여름방학을 준비하고 있다.

주목할만한 점은 올해 이 게임포털들이 예상한 게임 라인업이 아직 30%도 시장에 공개 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NHN을 비롯 네오위즈나 넷마블 등 대부분의 게임포털과 퍼블리싱사들의 올 한해 게임 라인업의 목표는 약 3~10개정도다. 예상대로라면 올해 새롭게 선보이는 게임들의 개수는 약 50여개가 넘는다고 할 수 있는데 아직 시장에 선보인 게임들은 20여 개 정도 밖에 없다. 즉, 여름방학을 기점으로 다양한 게임들을 선보여 대대적인 게이머 몰이에 힘쓰겠다는 전략이다.

이들 게임포털들의 전략은 여기에서 멈추지 않고 있다. 각각 새로운 장르의 개척은 물론 각 게임포털들이 가지고 있는 특색을 더욱 강조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지난 1년동안 게임포털들은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는 가운데 각각 특색들을 갖추어 버렸다. NHN의 한게임은 여전히 '포커'와 '고스톱'으로 20대 후반에서 40대 이상까지 주로 성인층의 인기를 끌고 있으며 네오위즈는 한창 인기몰이 중이 '스페셜포스'와 '피망'으로 역시 20대 중반 이상의 성인층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그리고 넥슨은 '카트라이더', '메이플스토리' 등으로 10대 초반의 초등학생들에게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으며 엠게임 또한 '귀혼', '열혈강호 온라인' 등으로 10대 초중반에게 지지를 얻고 있다.

어느새 각 게임포털들이 자신들도 모르는 새에 특화되어 버린 셈이다. 각 게임포털들은 이런 특성을 더욱 확고하게 가져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뿐만 아니라 이에 더 나아가 이런 특화성의 영역을 더욱 넓히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NHN의 경우는 좀더 다양한 층의 게이머들을 유치하기 위해 네오플의 지분을 인수 하는 등 다양한 형태의 게임을 서비스 하기 위해 왕성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네오위즈의 경우 좀더 10대를 끌어 오기 위해 '포키포키' 등 쉽게 즐길 수 있는 캐주얼 게임을 전면 배치했다. 또한 넥슨은 10대만 즐기는 곳이라는 이미지를 타파하기 위해 '제라' '워록' 등 다양한 형태의 게임들을 지속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다.

재미있는 건 게임포털들이 올 초에 게임업계의 이슈였던 '빅3'의 상황을 답보하지 않기 위해 조심스럽게 게임을 런칭 하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아직 엔씨의 '아이온'이나 NHN의 'R2', 예당의 '프리스톤테일2'등이 하반기 주요 대작으로 관심을 얻고는 있지만 현재로써는 대부분의 퍼블리싱사들이 각 층에 맞는 게임을 준비하고 그에 맞는 마케팅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다. 즉, 다양한 게임을 준비해 다양한 게이머층을 만족 시키겠지만 하나의 게임으로 모든 게이머의 구색을 맞추려고는 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이로 인해 현재 각 퍼블리싱사들은 자사가 라인업중인 게임의 특색에 맞는 타겟 마케팅을 준비 중에 있으며 이런 변화는 2006년 하반기 게임시장에 새로운 변화를 줄 것으로 보여지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 각 게임포털들은 물론 퍼블리싱 업체들도 하반기에 자신들의 주요 패가 어떤 것인지를 명확하게 한곳은 얼마 없다"며 "아무래도 시장 상황상 명확한 대작 보다는 다양한 게임들로 각 타겟들을 공략하지 않을까 라고 예상할뿐" 이라고 분석했다.

아직 폭풍전야처럼 조용한 게임업계 하지만 곧 이어 각 게임업체들이 본격적으로 포문을 열며 게이머들을 공략하기 위한 다양한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며 이로 인해 올 여름방학은 게이머들로써는 어떤 게임을 즐겨야 할지 혹은 어떤 이벤트를 참가해야 할지 등으로 행복한 고민을 할 것으로 보여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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