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부터가 기분 좋은 게임, 마스터 오브 판타지

메신저로 유명한 버디버디의 온라인 게임, 마스터 오브 판타지

올해 초 메신저로 유명한 버디버디에서 신규 사업의 일환으로 '온라인 게임 네트워크 구축'을 발표함과 동시에 버디버디의 첫 번째 작품 '마스터 오브 판타지(이하 마판)'를 공개했다. 아무래도 새롭게 게임사업에 뛰어든 회사들은 노하우 부족으로 인해 초반에 상당히 고생을 하기 마련이다. 때문에 기자 역시 마판을 플레이 하기도 전에 상당한 고생을 예상했었는데, 의외로 마판은 오픈 베타 테스트 초기부터 안정적인 서버 운영을 보여줘 기자를 놀라게 했다. 뿐만 아니라 버디버디에 로그인 하면 별도의 로그인 과정 없이 손쉬운 접근을 통해 마판을 즐길 수 있게 하는 등 게임 외적인 측면에도 대단히 신경을 쓴 모습을 보여줘 버디버디가 아무런 생각 없이 게임사업에 뛰어든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시작부터가 기분 좋은 게임

아무래도 게임을 처음 접속하게 되면 제일 먼저 눈에 띄는 것은 그래픽과 사운드다. 마판의 그래픽은 2D 그래픽으로 제작된 횡 스크롤 게임으로써 만화 같은 분위기를 풍기고 있다. 밝은 배경과 함께 2등신 또는 3등신 캐릭터에다가 다양한 표정으로 보는 이로 하여금 거부감 보다는 귀여운 느낌을 준다. 몬스터가 괴상망측하게 생기지 않아 (간혹 못생기거나 무표정의 몬스터가 등장하기는 하지만) 몬스터라기 보다는 끌어 안고 싶을 정도의 귀여운 인형같이 생겼다고 하는 게 더 어울릴 듯 하다. 이렇게 귀여운 캐릭터가 등장하는 만화 같은 분위기에 즐거운 음악이 빠진다면 말이 안될 듯. 마판의 배경 음악은 정말 경쾌하고 즐겁고, 필드를 이동할 때마다 바뀌는 배경 화면과 잘 어우러져 있어 플레이 하는 게이머의 기분까지 좋게 한다. 당연히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게임이기 때문에 이런 분위기라는 것을 미리 예상은 했지만, 생각 이상의 퀄리티이기 때문에 "이거 괜찮은데!"라는 생각이 들 정도라는 얘기. 한마디로 첫인상이 좋아 시작부터 기분 좋은 게임이라고 말하고 싶다.

퀘스트만 따라 해 봐. 그러면, 이미 전직이야

마판의 가장 큰 장점은 게임을 손쉽게 적응할 수 있도록 퀘스트 구성이 잘돼 있다는 것이다. 게임 시작부터 퀘스트 도우미 '로라'의 안내를 따라 하나씩 따라서 진행하다 보면 게임 진행에 필요한 간단한 조작에서부터 수업 받기 등의 생소한 시스템까지 손쉽게 익힐 수 있다. 각 레벨마다 준비된 퀘스트는 사냥 퀘스트와 재료 수집 퀘스트가 대부분인데 사냥할 대상이 거의 일치하기 때문에 필드 이곳 저곳을 번거롭게 헤맬 필요가 없다. 또한 퀘스트는 모두 받아 놓고 한꺼번에 처리할 수 있게 만들어져 게이머들이 보상을 받기 위해 필드와 마을을 오가는 번거로움이 덜한 편이며, 캐릭터를 따라다니는 정령이 퀘스트 진행 상태를 실시간으로 알려주기 때문에 퀘스트 진행 과정이 대단히 편하다.

스킬을 배우기 위해서는 공부를 해야 해

롤플레잉 게임이라면 당연히 등장하는 것처럼 되어버린 스킬 시스템은 마판에서도 당연히 등장한다. 마판에서 스킬을 배우기 위해서는 수업을 받아 일정 포인트 이상이 되어야 한다. 좀 쉬려고 게임을 하는데 게임에서까지 수업을 배정하고 공부를 하라고 하니 상당한 거부감이 들 텐데, 실제로 수업을 받아보면 거부감이 싹 사라질 것이다. 마판에서의 수업이란 과거 올드 게이머에게 사랑 받았던 고전 게임을 리메이크 한 미니 게임들이다. 이 미니 게임들은 총 8가지로 화살표가 나타났을 때 해당 버튼을 누르는 방식의 '목인 대련'과 과녁 판이 이동하는 도중 타이밍에 맞춰 활을 쏘는 '과녁 맞추기' 그리고 좌우 표적에 몬스터가 지나갈 때 타이밍에 맞춰 총을 쏘듯 맞추는 '표적 격추' 등 모든 게임이 조작이 간단해서 누구나 쉽게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때문에 단순히 스킬을 배우기 위한 기본 과정의 역할 뿐만 아니라 필드에 나가 몬스터를 사냥하면서 느낀 지루함까지 해소해 주는 장점도 가지고 있다. 실제로 리뷰를 위해 이 게임을 플레이 한 기자 조차 스킬을 배운 다음에 사냥을 나갈 때 "또 잡아야 해?"가 아니라 "한번 나가볼까?"라는 생각이 들었으니 사냥의 지루함을 해소해주는 효과는 확실한 것 같다.

공부뿐만이 아니라 시험도 봐야 한다

일반적인 롤플레잉 게임에서는 캐릭터의 성장 정도를 레벨로 표시하는데 마판에서는 레벨 외에도 학년이라는 개념이 있다. 여기서 학년이란 레벨보다 상위 개념의 성장 단위로 학년이 오르면 전공 포인트를 얻어 일반 스킬과는 다른 전공 스킬이라는 것을 배울 수 있으며, 캐릭터의 애니메이션도 변화한다. 전공 스킬은 일반적인 스킬보다 상위 개념의 스킬로 자기 자신 뿐만 아니라 파티 원들을 강화시키는 스킬도 있으며, 아이템을 제조하거나 위급한 상황에서 탈출할 수 있는 변신 스킬도 포함되어 있다. 그럼 학년을 올리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할까? 눈치가 빠른 사람이라면 벌써 예상을 했을 텐데, 그것은 바로 시험을 보는 것이다. 여기서 시험이라는 말 그대로 객관식 시험이다. 시험 문제는 총 다섯 문제로 게임에 등장하는 NPC 또는 몬스터를 맞춰야 한다. 뭐 별거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몬스터의 정보는 100마리 이상 잡은 것만 표시되기 때문에 결국 시험을 잘 보기 위해서는 그 레벨 대의 모든 몬스터를 100마리 이상 잡아야 한다. 뭔가 색다른 것 같으면서도 노가다스럽기도 한 시스템이다.

하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는 마판

기자는 게임 내내 짜증 한 번 내지 않고 즐겁게 플레이할 수 있었다는 것을 마판의 최고 장점으로 꼽고 싶다. 만화 같은 그래픽에 어울리는 즐거운 배경 음악, 초보 게이머들을 이끌어 주는 편리한 퀘스트, 퀘스트 진행 과정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는 정령, 사냥의 단조로움을 줄여주는 미니 게임 등 대부분의 시스템이 게이머를 배려하고 있어 플레이 내내 쾌적한 게임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물론 초반 레벨까지만 플레이 해보고 마판의 모든 것을 얘기할 수는 없다. 게임을 플레이 하는 게이머들이 늘어나고 레벨도 높아지면 캐릭터 밸런스나 운영 등 예상치 못한 다양한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자는 누구나 쉽고 즐겁게 게임에 적응할 수 있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첫 출발이 좋은 만큼 앞으로도 계속 좋은 게임을 서비스하는 회사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