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컴투 리얼월드, '게임도 모션 캡처 시대'

* 모션 캡처란 무엇인가?

요즘 국내 극장가는 '슈퍼맨 리턴즈'와 '엑스맨 최후의 전쟁'을 보기 위한 인파로 북적거리고 있다. 두 영화는 모두 국내 박스 오피스 5위안에 들을 정도로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또한 지난 6일 개봉한 '캐리비안의 해적 망자의 함'의 경우는 예매율 1위를 달릴 정도로 영화팬들의 지대한 관심을 얻고 있다. 이 세 영화의 공통점은 모두 현실적으로 실현 불가능한 가상현실을 컴퓨터 그래픽(Computer Graphic, 이하 CG)을 통해 더욱 현실감 있는 영상으로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는 것이다.

이렇게 CG를 사용하며 가상현실을 영상에 담기 시작한 것은 이미 수십 년 전 이야기다. 그 동안 많은 양의 데이터를 더욱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컴퓨터 하드웨어가 발전하게 되었고, 이와 동시에 CG 영상도 2D에서 3D로 넘어오게 되었다. CG로 제작된 영상을 보다 현실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노력 끝에 물체의 움직임을 데이터화 시켜 CG로 작업을 하는 '모션 캡처' 기법까지 사용하게 되었다.

'모션 캡처'란 실제 물체의 움직임을 컴퓨터에 입력해 수치적 데이터로 컴퓨터에 저장하는 것을 말한다. 간단히 과정을 살펴보면 움직임을 감지할 수 있는 센서를 물체에 부착하고, 물체가 이동할 때의 수치 데이터를 일정 간격을 두고 저장하는 것이다. 이렇게 '모션 캡처'를 활용해 CG 처리된 영상은 부드러운 곡선을 그리며 보다 현실적인 움직임으로 퀄리티 높은 영상을 보여주는 장점이 있다. 때문에 모션 캡처 장비가 몇 억이 드는 고가의 장비임에도 불구하고, 보다 멋진 영상을 담기 위해 사용하는 것이다.

* 모션 캡처의 활용이 시작되다

모션 캡처는 CG와 더불어 영화 기법 중 하나로 활용되면서 사람들에게 폭 넓게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불과 십여년 전에 불과하다. 검은 망토를 두르고 빌딩 옥상에서 수도 없이 뛰어내리는 '배트맨'(89년)과 액체 금속으로 이루어진 로보트를 표현한 '터미네이터2'(91년) 등 모션 캡처를 이용해 CG로 작업한 영화는 무수히 많다. 이 중 영화 '배트맨'에는 검은 망토를 휘날리며 빌딩에서 하강하는 장면이 많이 등장하는데, 이는 직접 뛰어내리는 스턴트맨의 안전을 위해 모션 캡처를 사용한 것이며, 망토 없이 뛰어내리는 장면을 모션 캡처를 통해 데이터화 시킨 다음 망토가 펄럭거리는 것을 CG로 처리해 멋진 영상을 만들어 낸 것이다.

영화에서는 실제 촬영 중 일부를 모션 캡처를 활용해 영상을 담아내지만, 3D 애니메이션 영화인 경우 등장하는 캐릭터를 사람과 흡사한 움직임과 얼굴 표정 등을 담아내기 위해 대부분의 움직이는 작업을 모션 캡처에 의존한다. 대중적으로 인기를 끈 3D 애니메이션 영화로 95년 개봉된 '토이 스토리'는 모션 캡처를 이용한 3D 애니메이션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이후 모션 캡처를 이용한 3D 애니메이션 영화가 해마다 등장했으며, 이와 비슷한 과정으로 제작하는 게임까지 그 영역은 확대되기 이르렀다.


* 영화 - 애니메이션에서 게임으로

최초의 3D 대전 격투 게임은 '버추어 파이터'로 이 게임의 등장으로 '철권'과 '데드 오어 얼라이브'(Dead or Alive, 이하 'DOA')역시 3D 게임으로 제작 되면서 90년 후반에는 완전히 3D 게임 시대로 접어들었다. 더 나아가 '버추어 파이터2'의 경우에는 2차원적인 공간에서 펼치는 것 보다 더 많은 데이터양을 필요로 하는 3D 그래픽으로 게임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모션 캡처를 사용했다. 이때 당시 모션 캡처를 활용한 오프닝 영상에서 보여주는 각 캐릭터의 부드러운 무술 동작은 보는 이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내기 충분했다. 또한 '철권'도 모션 캡처를 사용한 게임으로 유명한데, '철권3'에서는 재일동포 3세인 '황수일' 관장이 태권도를 사용하는 화랑 캐릭터의 모델로 참여해 태권도의 멋진 동작이 표현되기도 했다.


모션 캡처를 사용한 게임 들 중 남성 게이머들을 가장 설레게 한 게임은 당연 'DOA'다. 당시 아케이드 시장을 주름잡았던 '버추어 파이터'나 '철권'에 비해 큰 인기를 얻진 못했지만, 게임 외적으로 게이머들의 시선을 확 사로잡은 요소가 있었다. 그것은 바로 모션 캡처를 통해 '바스트 모핑' 기법을 사용했다는 점이다. 모핑 기법은 유동적으로 움직이는 머리카락과 가슴 등의 신체적인 부위의 움직임을 캡처해 표현하는 것으로, '바스트 모핑'은 캐릭터의 움직임에 따라 여성 캐릭터의 가슴 부위가 움직이는 것을 말한다.


'모션 캡처'의 멋진 영상을 전 세계적으로 알린 게임은 바로 PS2용 게임으로 출시한 '귀무자'다. 게임 속 주인공인 사마노스케의 모델로 홍콩의 유명 영화배우 '금성무'가 열연했으며, 같은 시리즈인 3편에서는 영화 '레옹'으로 유명한 '장 르노'가 모델로 열연했다. TV나 영화에서 보았을 듯한 배우들을 실제 게임 속의 모델로 기용한 첫 케이스가 된 것이다. 이 '귀무자' 시리즈는 당시 타 게임에서 볼 수 없었던 전국 시대의 전쟁 신을 리얼하게 표현해 세계 최대 규모의 CG 대전인 '씨그라프2000'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렇게 모션 캡처를 활용한 게임이 게이머들로 많은 인기를 얻자 이제는 게임에는 당연히 모셥 캡처가 적용되어야 한다는 공식이 만들어 졌고, 이런 공식은 국내 온라인 게임에도 적용되기 시작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로는 세계적인 프리스타일러 '우희용'을 모델로 한 축구 게임 '익스트림 사커', 힙후퍼 '안희욱'을 모델로 한 농구 게임 '프리스타일' 그리고 여러 비보이 댄스 팀을 모델로 한 '그루브 파티' 등이 게이머들의 시선을 사로잡고자 모션 캡처를 사용한 게임들이다.

이제는 리얼액션이라면 일반적으로 '모션캡처'가 사용되고 있는데, 이 기술은 앞으로도 더욱 화려하게 발전 될 것으로 보여 진다. 우선 CG 기술이 더더욱 진보 할 것이며, 그와 더불어 CG 기술에 필요한 컴퓨터 하드웨어의 수치처리 능력이 더욱 향상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진보된 모습은 현재 차세대 비디오 게임인 Xbox360의 게임들과 플레이스테이션3의 게임들이 너무나 잘 보여주고 있다. '좀 더 리얼하게 좀 더 화려하게'라는 게임회사들의 노력과 이런 게임들을 선호하는 게이머들의 욕구로 어쩌면 멀지 않은 미래에는 실사와 거의 똑같은 액션게임이나 스포츠 게임이 등장할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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