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FPS 게이머들을 위한 '사이텍 다기능 키보드'

게임 산업이 발전하면서 덩달아 발전하는 산업이 바로 하드웨어 산업이다. 이중에서 주변기기 산업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신규 사업이기도 하며 게임 시장에서는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콘텐츠로 자리 잡고 있다. 그러나 이런 주변기기들은 대부분 한 개의 게임에 최적화 되어 있거나 단순한 기능만 가지고 있는 형태가 많아서 활용면을 생각하는 게이머들에게는 무시당하기 십상이다. 간단하게 이야기하면 조이패드를 가지고 그래픽 작업이나 3D 모델링 작업에는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에 등장한 사이텍 다기능 키보드는 이러한 단점을 최소화 시킨 복합기기다. 게임도 한 개의 형태에만 맞춰진 것이 아니라 액션, FPS, RTS, 롤플레잉, 온라인 게임 등 다양한 장르에 맞춰서 사용할 수 있으며 키보드의 1/3 크기로 필요시에는 휴대도 가능하다. 이런 장점을 가진 사이텍 'Pro Gammer Command Unit'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보자.

* 'Pro Gammer Command Unit'는 어떻게 생겼고 사용하는 것일까?

먼저 내용물을 알아보자. 먼저 키보드 형태의 본체와 다국어로 제작된 매뉴얼, 프로그램 및 드라이버 설치 CD 등으로 되어 있다. 먼저 본체에 대해서 알아본다면 총 21개의 버튼과 왼손 엄지로 조절할 수 있는 아날로그 스틱, 손을 올릴 수 있는 받침부분 등과 'Pro Gammer Command Unit'의 기능을 변경하는 모드 스위치로 구성되어 있다. 이 중 모드 스위치는 색상에 따라서 키보드의 기능을 세가지 색으로 구분해 변하게 된다. 파란색 모드는 완전 조이스틱 모드이며, 녹색 모드는 RTS 모드, 빨간색 모드는 FPS 게임 모드다. 기본적인 구성에 대해서 알았다면 'Pro Gammer Command Unit'를 본체와 직접 연결해보자. 'Pro Gammer Command Unit'는 USB로 컴퓨터 본체와 연결하도록 되어 있는데 처음 컴퓨터와 'Pro Gammer Command Unit'를 연결하면 자동으로 조이스틱으로 설정 된다.(Windows 98이나 2000을 사용하는 사람에게는 장담하기 어렵다) 연결이 끝난 후 동봉된 디스크를 설치하면 'Pro Gammer Command Unit' 사용에 필요한 모든 과정을 완수한 것이다. 설치가 끝난 후에 바탕화면에 생긴 프로파일 런처를 실행해서 자신의 프로파일을 작성하자. 프로파일을 작성하는 이유는 각각의 사람과 게임 맞춰 키 설정을 저장하기 위한 것이니 제대로 사이텍 키보드를 사용하 위해서는 꼭 작성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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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이스틱 + 키보드 = 'Pro Gammer Command Unit'

먼저 'Pro Gammer Command Unit'의 가장 큰 장점을 꼽는다면 키보드 형태이면서도 조이스틱의 모든 기능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스틱 부분은 디지털 스틱이 아닌 아날로그 입력 형태로 되어 있어 요즘 출시되는 다양한 게임에 적용할 수 있다. 간단하게 몇 가지게임을 예로 든다면 EA에서 출시한 FPS 게임 배틀 필드2나 다양한 키를 사용하는 전투기 시뮬레이션 게임 팰콘 4.0 등을 들 수 있다. 먼저 배틀필드2는 일반적인 병사 모드에서는 크게 필요 없지만 전투기나 헬기를 몰 때는 굉장히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게임을 실행한 후 메뉴에서 옵션을 선택해 전투기와 헬기에 대한 키설정을 조이스틱으로 변경한 후에 사용하는 키를 최적화 시킨다.(임의적으로 자신에게 맞게) 이후 게임 내에 있는 전투기와 헬기에 탑승한 후 자신의 엄지 쪽에 있는 아날로그 스틱을 이용해 전투기를 몰아보자. 무리하게 키보드를 쓰지 않아도 충분히 전투기를 띄울 수 있으며, 키보드를 사용하면서도 전혀 무리가 없다는 걸 느낄 수 있다. 물론 헬기에 탑승해도 키보드 못지않게 쉽게 사용할 수 있다. 이걸 사용했을 때의 장점으로는 전투기와 헬기의 평행 유지에 상당히 좋고, 많은 키를 누르지 않아도 쉽게 조절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전투기 시뮬레이션 팰콘 4.0에서는 비행 중 전투에 필요한 요소만 조이스틱으로 설정해 사용해봤는데 의외로 편하게 쓸 수 있었다. 다만 이착륙 시에는 키보드의 도움이 어느 정도 필요해서 완벽하게 조종하는데 무리가 있었다. 그래도 키보드로 어렵게 적을 추적하는 것보다는 상당히 쉽게 전투를 즐길 수 있다. 이 외에도 콜 오브 듀티 2, 고스트리콘 어드벤스드 워파이터 등은 조작 키 설정에 따라서 상당히 쾌적하게 즐길 수 있었다.(이 두 개의 게임은 오히려 아날로그 조작에 맞춘 후에 조이스틱으로 이동하고 단축키를 모두 키패드 쪽으로 옮겨서 사용할 경우 이외로 편했다.)

* 단점으로 보이는 것들

그럼 다른 장르에는 어떤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까? 애석하게도 타 장르에서는 에이스알파의 선전 광고처럼 쓸모 있게 사용할 수 없었다. 매뉴얼에 나온 내용처럼 키의 조합 등으로 단축키 모두를 소화할 수 있다고 했지만 실제로 플레이할 때는 매우 불편해서 진행을 제대로 할 수 없었다. 대표적으로 블리자드의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3과 스타크래프트는 단축키가 없어서 거의 즐길 수가 없었으며, 그나마 키를 적게 쓰는 풀 스펙트럼 워리어에서도 상황에 따라서 일부 기능을 사용할 수 없어서 불편했다. 특히 조작 부분에서 마우스로 위치를 설정하는 것과 조이스틱으로 설정하는 부분, 아군의 공격을 지시하는 부분들을 변경할 때 매우 불편했다. 결과적으로 이야기하지면 'Pro Gammer Command Unit'를 통해서 FPS 외 장르의 게임을 즐기기 위해서는 약 30분에서 1시간 정도를 소요해 설정을 일일이 설정해야한다는 점과 게임 내에 사용하는 많은 단축키를 일일이 적용할 수 없어서 키보드에 익숙한 게이머들에게는 매우 불편하다는 점이다. (물론 사이텍 런처를 통해서 프로파일을 저장하고 단축키 설정 등을 모두 할 수 있지만 게임이 한두 개도 아니고 어떻게 그 많은 조합을 다 외울 수 있겠는가?) 이 외에도 부드럽지 못한 키보드 감도 문제다. 키보드를 입력할 때 일반 키보드나 기계식 키보드를 사용하는 것처럼 살짝 눌러서 되는 느낌보다는 조이스틱 버튼처럼 꾹 눌러야 한다는 느낌이 들어서 키보드를 가볍게 치는 필자에게는 상당히 불편했다. 그리고 매뉴얼 자체에 한글 설명이 없는 점과 매뉴얼의 'Pro Gammer Command Unit'와 상자에 있는 물건이 다르다는 점은 혼동을 주기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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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용하기에 따라서..

여기까지 'Pro Gammer Command Unit'에 대해서 알아봤다. 단점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지만 키의 조합에 익숙하거나 단순한 형태의 게임, 턴 방식의 게임 등에서는 무리 없이 사용할 수 있으며, 때에 따라서는 그래픽 툴의 단축키를 저장 시켜놨다고 쓸 수도 있다. 간단하게 예를 들면 포토샵에서 자신이 필요로 하는 기능을 정리해서 프로파일을 만든다면 매우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프로 게이머처럼 게임을 즐길 수 있게 해준다는 발상은 좋지만 정작 제대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프로 게이머 못지않게 노력해야하는 점 등이 키보드에 익숙한 사람들에게 얼마나 어필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다만 FPS 게임을 좀 더 편하게 즐기고 싶거나 조이스틱과 단축 키보드가 동시에 필요한 사람, 그리고 왠지 남들보다 눈에 띄고 싶어 하는 분들이라면 한번 구매를 해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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