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보다는 여럿이서 하길 권한다...

'사이폰 필터 오메가 바이러스'가 첩보 잠입 액션이라고?
직설적으로 말하지만, 사이폰 필터 오메가 바이러스( Syphon Filter, 이하 SFOV )는 '첩보 잠입 액션'이 아니다. '슈팅'에 가까운 '첩보 액션' 장르의 게임이다. 필자와 같은 '잠입 액션' 장르의 매니아가 SFOV를 하고 나면 시작하자마자 크나큰 상처를 받아 한동안 정신적인 고통에 시달릴 것이라 장담한다. 필자는 패키지 겉에 보이는 '첩보 잠입 액션/Action'을 보고 상당한 기대를 했지만, 첫 미션에서 쇼크를 받아 지금도 그 후유증이 남아있다.

미션을 실패해도 다음 임무를 받는다.
이 게임의 가장 큰 장점이자 단점인 부분이다. 기존의 게임은 여러 임무 가운데 하나라도 실패하는 경우엔 다음으로 진행하지 못하고, 처음부터 다시 해야만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SFOV는 임무를 실패하더라도 미션이 종료되며 다음 미션을 진행할 수가 있다. 현실적인 표현인 것인지 게이머를 우롱하는 것인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필자에겐 황당한 설정이었다. 반대로 얘기하자면, 대충 대충해도 다음 미션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말이 되니 말이다. 단, 최종적인 임무에 대해서는 꼭 완료해야만 넘어가는 경우도 있다. 결론은, 게임의 엔딩을 보기 위한 난이도가 존재하지 않으며, 쉽게 할 수도 어렵게 할 수도 있는 게임이 SFOV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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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는 100% 완료할 수 없는 임무들
게이머는 미션을 시작하면 여러 임무를 부여 받는다. 이 임무를 제한 시간 안에 완수해야 하는데,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 미션 맵의 크기도 결코 작지 않다. 그러나 문제는 제한 시간 안에 모든 임무를 완수해야 다음 미션으로 넘어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대충 대충해도 괜찮다는 것이다. 이것은 게이머의 긴장감을 떨어뜨린다. 캐릭터가 적들을 자동 조준하는 시스템 역시 긴장감을 떨어뜨리는 요소 중 하나로 자칫 식상함을 전해주기 쉽다. 게이머의 정성이 들어가는 게임일 수록 게이머들이 아끼고 사랑하기 마련인데, 이런 부분이 상당히 결여되어 있는 것이 SFOV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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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멀티 플레이가 가능
제한 시간 내에 100% 완료할 수 없는 임무를 왜 그렇게도 많이 주었는지 필자는 의아해할 수 밖에 없었다. 실패한 임무를 다시 플레이하면서 플레이 시간을 늘이기 위한 것인지는 모른다. 하지만, 실패한 임무를 다시 반복한다 하더라도 제한 시간안에 완료하려면 포기하는 임무와 완료하려는 임무를 구분해서 게임을 전개해 나가야 한다. 그렇다면 도저히 깰 방법이 없단 말인가? 아니다 있다. 정말 완벽하게 제한 시간 안에 임무를 모두 완료하려면 온라인으로 협력 플레이를 하면 된다. 여러 게이머들이 임무를 나누어서 하다보면 플레이 시간이 줄어드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다. 이 게임이 강조하는 온라인 플레이는 바로 이런 임무 분담 방식의 플레이를 말한다. 하지만, 필자는 플레이스테이션2 네트워크 어댑터가 없기 때문에 온라인 멀티 플레이는 해보지 못했다. 마음에 맞는 사람들끼리 호흡을 맞추며 임무를 완수해 나간다면 혼자서 하는 것 보다는 배로 재미있을 것 같은데, 문제는 함께 할 사람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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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디 넓은 광할한 맵
SFOV 중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은 것은 바로 미션을 진행하는 맵이다. 현실적인 부분을 상당히 잘 표현해 놓았고, 일방통행이 아닌 다양한 루트로 미션을 진행해 나갈 수 있다. 또, 특이한 루트로 접근을 위한 환풍기 등의 개구멍(?) 같은 것이 많이 있어 현실적인 부분을 더 강조했다고 보여진다. 시작 지점에서부터 최종 완료 지점까지 최단 루트는 존재하지만, 게이머들의 다양한 루트 접근을 열어둔 것으로도 진행의 다양성을 추구했다고 생각된다. 'Select' 버튼을 누르면 지도를 볼 수가 있는데 3차원 지도로 표시해 놓았기 때문에 플레이어의 위치를 확실하게 보여준다. 맵은 전체적으로 한 번 돌아다녀 보면 대충 파악이 되지만 완벽하게 기억할 수가 없을 정도로 크고 넓다. 게다가, 개구멍까지 있기 때문에 맵을 전체적으로 외우기란 쉽지가 않을 것이다. 거기에, 3차원으로 맵을 보여주기 때문에 눈에 확 들어오지도 않는다. 맵이 크고 넓은 만큼 한 번에 보여주지 않고, 층별로 선택해 볼 수 있는 메뉴가 추가 되었으면 훨씬 보기 좋을 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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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OV의 시스템
등장 캐릭터에게는 체력과 방탄복 에너지가 있다. 헤드 샷을 제외하면 방탄복 에너지가 먼저 닳게 되고, 방탄복의 기능을 상실하면 체력이 떨어진다. 체력이 0이 되면 캐릭터는 사망하게 되고, 세이브 된 체크 포인트에서부터 다시 플레이를 할 수가 있다. 미션 진행을 처음부터 다시 하는 것이 아니라 죽은 캐릭터가 체크포인트에서 다시 살아나는 것이다. 이 부분도 미션을 대충 대충 진행하게 만드는 요소이다. 죽거나 말거나 그냥 하면 된다. 정성을 쏟을만한 동기부여를 상실하게 만든다. 캐릭터가 죽게 되어 미션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한다면, 죽지 않기 위해서라도 정성을 쏟아 열심히 할 텐데 말이다. 게다가 임무 중에서는 적을 사살해야 하는 것도 있고 구출하라는 것도 있다. 그런데, 이를 완료하지 않더라도 다음 미션으로 넘어가는데 지장이 없기 때문에 역시 대충 대충 해도 된다. SFOV는 처음부터 끝까지 꼭 완수해야 하는 임무만 제외하면 엔딩 보는데 큰 지장이 없다. 배드 엔딩이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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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밀 사항
SFOV의 메뉴에 보면 기밀 사항이라고 되어 열지 못하는 메뉴들이 있다. 이 메뉴들은 이전 미션에서의 결과에 따라 오픈 된다. 대충 대충 해도 플레이는 되지만 SFOV의 모든 것을 다 볼 수는 없는 것이다. 즉, 잘~ 해야 다~ 본다.( 비디오 게임의 공식이 되어버린 숨겨진 항목들 )또, 미션 결과에 따른 등급이 매겨지는데 이 등급이 높을수록 다양한 종류의 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탄수의 제한이 있어 현지 조달해서 사용했던 필자에게는 별로 필요 없는 무기들이었다. 게이머의 능력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SFOV의 시스템은 필자가 생각하더라도 장점인지 단점인지 명확히 언급을 하지 못하겠다. 판단은 게이머에게 맡겨야 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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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한글화
SFOV는 음성, 메뉴, 자막, 메뉴얼 드을 모두 한글화했다. 때문에, 게임을 진행하는데 있어 그 어떠한 문제도 발생하지 않는다. 단지, 너무 많은 정보들이 무전 교신을 통해 들리기 때문에 모두 들을 수 없다는 것이 아쉬운 정도.( 화면을 정지시키고 다시 무전 교신을 반복하여 들을 수 있는 메뉴는 있기에 게임의 흐름이 끊기기긴 하지만, 내용의 이해를 위해서라면 한 번 쯤 들어볼만 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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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캐릭터 만들기 ( 속칭, 인형놀이 )
비디오 게임을 즐기는 게이머들 중에서는 캐릭터를 치장하는 재미로 게임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라 생각한다. 필자는 이것을 인형놀이라고 하는데 SFOV에도 이 기능이 있다. 성별, 얼굴, 체형, 상의, 하의, 신발 등 다양한 설정으로 캐릭터를 만들어 저장할 수 있다. 하지만, 무언가가 조금 부족하다. 그 어설픈 무언가를 확정할만한 것은 없지만, 부족한 느낌을 지울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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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치유되지 않은 '첩보 잠입 액션'에 대한 상처
SFOV의 모든 미션이 총격전만으로 진행하는 것은 아니다. 미션 진행의 일부분에서는 적들과의 총격전을 피하고 임무를 완수하는 부분도 있다. 비록 일부분이지만 필자와 같은 '잠입 액션' 매니아들을 위한 부분이라 하겠다. 하지만 이 부분 역시, '잠입 액션' 임무를 실패하면 바로 총격전 모드로 바꾸어 진행해야 한다는 점이 상당히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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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영화와 같은 스토리와 영상 그리고 상황에 걸맞는 BGM과 SFX 모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또, 넓디 넓은 광활한 맵을 통한 다양한 루트의 진행도 게이머의 선택의 폭을 넓혀주는 면에서 좋은 게임이다. 단지, 제한 시간안에 모든 임무를 완료하지 못하고, 멀티를 통해야지 완벽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은 아쉽다. 게임의 모든 것을 완벽하게 즐기기 위해선 온라인 멀티 플레이를 해야하지만, 이 게임이 네트워크 어댑터를 구입할만한 동기 부여를 할 수 있는지는 의심스럽다. 결론적으로, 네트워크 어댑터가 있는 게이머라면 SFOV는 선택해볼만한 가치가 있는 게임이고, 네트워크 어댑터가 없는 게이머라면 한 번쯤은 생각해 봐야 한다. 특히, 과도한 기대로 인해 필자와 같이 '첩보 잠입 액션'이라는 말에 크나큰 상처를 받지 않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