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게임산업의 新 엘도라도, '日本을 잡아라'

게임산업에 있어 일본은 한국보다 크게 진보된 나라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일본이 더 진보를 이루고 있다고 단언하는 이유는 단순히 게임을 잘 만들고 기획력이 탄탄해서라기보다는 게임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인식이 다르기 때문. 일본인들은 만화나 판타지 소설 등 콘텐츠 문화가 오랜 기간 정착되어 왔으며, 한국인들보다 높은 평가를 해준다. 예를 들어 일본인들은 장르가 만화든 게임이든 퓨전소설이든 한 분야에서 열정적으로 일가를 이룬 작가나 기획자에게 이들은 장인 혹은 마스터라는 칭호를 주는데 주저함이 없다. 특히 게임 쪽은 독보적이어서, 세계 최고의 '게임왕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하지만 이런 일본이 콘솔 중심의 게임에서 벗어나 점점 온라인 게임시장으로 눈을 돌리면서 국내 온라인 게임 업체의 진출이 쉬워졌다. 즉, 국내 온라인 게임사들에게 일본은 새로운 '황금의 땅'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국내 게임정보의 총아라 불리는 게임백서를 보면 현재 일본 게임 시장의 규모는 132억불. 전세계 게임시장이 638억불이니 무려 전세계 게임시장의 20.7%를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물론 이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아케이드 게임과 비디오 게임이다. 아케이드 게임이 약 77.5억불, 비디오 게임이 45억불에 달한다. 그에 비해 PC게임은 약 2억불, 온라인 게임은 약 2.9억불로 아케이드와 비디오 게임 시장에 비하면 약소하기 그지없다.

이 수치대로라면 온라인 게임이 강세인 국내에서 봤을 때 일본시장은 그다지 매력적인 곳은 될 수 없다. 고작 2.9억불 정도 밖에 되지 않는 시장에 국내 게임 업체들이 일본으로 진출하기엔 비효율적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왜 일본이 기회의 땅이라고 불리고 있는 것일까?

이유는 간단하다. 일본 온라인 게임 시장이 향후 엄청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되기 때문이다. 현재 일본 현지에서 뛰고 있는 국내 각종 IT계열 지사장들은 지금의 일본을 마치 2000년대 초반의 한국 IT상황과 너무나 흡사하다고 말하고 있다.

2000년대초 한국 게임산업, 특히 PC방을 중심으로 한 게임산업의 성장속도는 매년 두자리수 이상의 성장률을 자랑했다. 2002년에 국내 온라인 게임 시장의 규모는 4000여억원에 불과했지만 2005년 지금의 국내 온라인 게임 시장규모는 무려 1조8천억원에 달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일본의 온라인 게임 시장은 2억9천만불, 그렇다면 향후 4년 뒤의 일본 온라인 게임시장 규모는 얼마나 될 것인가? 물론 국내 IT 전문가들이 예측하는 것처럼 국내와 무조건 같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국내 게임백서에서 2008년도 일본 온라인 게임시장의 규모를 5억4천만불정도로 집계하고 있으며 일본 통계청의 경우 이보다 훨씬 많은 10억불정도를 예상하고 있으니 향후 5년 안에 한국 온라인 게임시장과 비슷한 규모의 시장이 바로 가까운 일본이란 나라에 등장하는 셈이다.

물론 향후 5년 뒤에 일본 온라인 게임 시장이 5억불 이상이 된다고 할지라도 일본 전체 게임시장에 비해서는 무척 작은 수치를 차지하게 된다. 5억불이라 할지라도 일본 전체 게임시장의 6%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덕분에 아직까지 일본의 유수한 게임업체들이 온라인 게임 시장에 대해 본격적인 관심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아직까지는 그들이 중요시 하는 아케이드와 비디오 게임 시장에 비해서는 턱없이 작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일본 기업들의 정책이 한국 게임 업체들에게는 최고의 기회가 되고 있다. 일본 기업들의 무관심으로 일본에서는 틈새시장이라 불리는 온라인 게임 시장에 별 견제 없이 쉽게 뿌리를 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미 이런 일본 시장에 진출해 가시적인 성과를 보인 회사들도 있다 '붉은보석'을 수출한 엘엔케이코리아, 이미 '마비노기', '메이플 스토리'로 일본 게이머들을 사로잡은 넥슨, 그리고 게임포털 시장의 1,2위를 다투고 있는 넷마블재팬과 한게임 재팬이 바로 대표적인 회사들이다.

2006년 게임백서에 따르면 이미 국내 온라인 게임 수출 대상국 1위가 일본이 됐을 정도로 많은 게임 업체들이 일본으로 향하고 있다. 2004년도 일본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일본내 온라인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잠재적 인원은 약 2천만 정도로 단기 숫자로만 따지면 국내 보다 훨씬 많은 수치를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그만큼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가진 일본이기에 지금도 수많은 게임 개발사들이 일본에 맞는 온라인 게임을 개발하고 있다.

국내 온라인 게임 개발사에 근무하는 한 관계자는 "캐주얼 게임뿐만 아니라 다양한 국내 온라인 게임들이 일본 게임 개발사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는 실정"이라며, "일본의 기라성 같은 개발사들이 온라인 쪽으로 완전히 눈을 돌리기 전에 일본 시장을 선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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