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팅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무리 없이 구입할 수 있는 타이틀

「식신의 성」 시리즈 신작
이런저런 이유는 많겠지만, 꽤 오래 전부터 슈팅이라는 장르는 사양세를 타고 있다. 높은 완성도를 지닌 슈팅 게임도 많이 발매가 되었지만 대부분 아케이드에서 수익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었는데, 재작년 초에 아케이드에서 발매된 「식신의 성 2」라는 게임은 작년 초에 슈퍼 플레이 공략 DVD가 나올 정도로 다양한 유저층에게 인기를 구가했다. 사실 전작인 「식신의 성」은 그다지 성공했다고 볼 수 없는데, 이번 후속작은 어떻게 그렇게 큰 인기를 끌 수 있었을까?

미려한 그래픽
「식신의 성 2」가 처음 공개되었을 때 가장 화제가 되었던 것은 그래픽이다. 전작인 「식신의 성」은 "대체 왜 만든 배경이냐"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초라했던 배경이 나오미2 기판을 사용함으로 인해 깨끗하고 아름다워졌고(전작의 배경에도 3D를 사용하여 자세히 보면 그렇게 못 봐줄 정도는 아니었지만, 스크롤이 너무 빠르게 지나가서 대체 배경으로 뭘 사용했는지 알아볼 수도 없었다), 초반 스테이지들의 분위기도 매우 밝고 화사하게 변화하여 지나가는 사람들의 눈길을 끌기에 충분하다. 이 그래픽에 대해서는 몇몇 사람들이 "이카루가와 거의 동급이 아닌가" 하는 말도 했는데 소위 「이카루가 빠돌이」인 필자는 그 소리만 듣고 괜히 욱해서 「식신의 성 2」를 접해보지도 않은 상태에서 약간의 적대감을 가지기도 했다. 물론 지금은 필자의 매우 좋아하는 슈팅 리스트에 「식신의 성 2」가 당당히 올라있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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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아진 분위기와 방대한 설정
전작이 성공하지 못했던 이유 중의 하나는 굉장히 오컬트틱하고 어두운 분위기, 일본의 전통 요괴들을 모티프로 삼은 기괴한 디자인의 적들 때문이었다. 「식신의 성」이라는 이름을 보아도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듯이 플레이어들은 각 캐릭터들의 식신을 사용하며 게임을 진행하는데, 사건의 발단이 되는 것은 엽기적인 오컬트 살인 사건, 적으로는 목 없는 인형, 거미 나방, 괴물들이 등장했다. 이름만 들어도 상당히 암울하지 않은가. 제작사 측에서도 아예 이런 분위기를 컨셉으로 잡았는지 배경도 모두 암울하고 어두우며, 배경음악도 상당히 침침했다(개인적으로는 이런 분위기의 음악도 마음에 들긴 하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어필 할 수 있을지는…).
「식신의 성2」는 스토리와 캐릭터가 그대로 이어지는 후속작이라 기본적인 주제 자체는 변하지 않았지만, 그래픽을 훨씬 깔끔하고 화사하게 바꾸고 배경음악으로도 밝은 분위기의 곡들을 채용하여 전작의 그런 암울한 이미지는 완전히 날려버렸다(사실 3스테이지 이후로는 다시 좀 어두워지지만 일반인들에게 게임의 인상을 결정짓는 것은 초반 스테이지이다). 특히 1스테이지와 2스테이지는 꼭 한 번쯤은 들어봐야 할 명곡!!
또한 제작사인 Alfa System에서는 자사에서 만든 대부분의 게임을 하나의 세계관으로 통일하여 만들고 있는데, 이번 「식신의 성」 시리즈도 마찬가지이다. Alfa System의 세계에서는 7개의 각기 다른 세계가 존재하며, 이 「식신의 성」 시리즈는 그 중의 제6세계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사용되는 용어로는 아라다, 신들의 무구 미츠루기, 셉텐트리온, 월드 오더, 오마 검프, 청색의 청 등등 유저가 직접 알아보지 않는다면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하고 매니악 한 것들을 사용하고 있으며, Alfa System의 다른 게임들의 배경으로 사용된 다른 세계들과도 연동되어 있기 때문에 굉장히 복합하면서도 치밀한 스토리 설정을 지니고 있다. 방대한 설정을 보고 즐기며 게임 외적으로 빠져드는 스타일의 유저들에게는 그야말로 더할 나위 없는 게임인 것이다.
전작에서도 숨겨진 캐릭터로 ???가 등장했고, 이번 작에도 「건 퍼레이드 마치」에 등장하는 니기 고져스 블루를 등장시켜 다른 세계와의 연관성을 더욱 부각시킨다. 물론 이런 매니악한 설정을 가지고 스토리를 진행한다면 일반 유저들이 쉽게 다가가지 못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번 작에서는 게임 진행 도중에 등장하는 캐릭터들과의 컷 인 신 곳곳에 개그를 집어넣었으며, 전작에서는 대체 이 녀석들이 무슨 소리를 지껄이고 있는 건지 전혀 이해를 할 수 없었던 스토리나 용어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알기 쉽게 구성을 해놓아 이쁘장한 캐릭터들과 만담을 보기만 해도 즐겁게 플레이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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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들 간의 대화가 등장하는 컷 인 신은 게임 시작 시와 보스를 만났을 때 나오는데, 한 캐릭터로 플레이 했을 시 총 11번의 컷 인 신이 나온다. 플레이 할 수 있는 캐릭터는 숨겨진 캐릭터까지 포함하여 총 8명인데, 압권인 것은 2인 플레이 시에는 각 컷 인 신이 모두 새롭게 바뀌며, 같은 2인 플레이라도 어떤 캐릭터들로 조합하여 플레이 했는 가에 따라 또 내용이 모두 바뀐다는 것이다(예를 들어 코타로, 사요로 플레이 했을 때와 코타로, 니기로 플레이 했을 때 컷 인 신의 내용이 모두 바뀐다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했을 때 볼 수 있는 총 컷 인 수는 무려 35 × 11 = 385(숨겨진 캐릭터와 후미코로는 2인 플레이 불가), 슈팅게임에서 이렇게나 방대한 스토리 대사를 볼 수 있다는 것은 그야말로 전대미문이다. 처음 보는 사람이 접해도 생각 없이 웃을 수 있을 정도로 재미있는 대사가 많이 있으니 모든 캐릭터의 조합으로 모든 대사를 보는 것도 꼭 한 번 노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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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워진 난이도
전작인 「식신의 성」 난이도는 최근의 여타 슈팅게임들과 비교해서 결코 어렵다고 할 수준은 아니었지만, 기괴한 분위기와 적들에게 근접해야 하는 하이텐션 보너스 시스템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어려워하기도 했다(실제로 슈팅을 좋아해서 전문적으로 파는 사람이 아니라면 원코인으로 클리어 하기는 좀 어렵다). 하지만 이번 「식신의 성 2」는 다르다. 일단 밝고 깔끔한 그래픽과 음악의 1, 2스테이지로 지나가는 사람들의 눈길을 끌고, 실제로 게임을 플레이 해봐도 그리 어렵지 않은 난이도이다. 특히 코타로를 골라 플레이 한다면 그냥 식신만 사용해두고 플레이어는 적탄을 피하는 데에만 신경을 써도 되기 때문에 훨씬 쉽게 플레이가 가능하며(물론 후반으로 갈수록 식신의 약한 위력 때문에 고전을 면치 못하게 되지만), 친절하게도 초보자 용 이지 버전까지 준비해놓았다. 이 이지 버전을 선택하면 3스테이지까지만 즐길 수 있지만, 적 패턴의 난이도가 훨씬 쉬워지며 실수로 적탄에 맞았을 경우에도 자동으로 봄이 나가기 때문에 봄을 소지하고 있는 한 절대 죽을 염려가 없다. 물론 이런 쉬운 난이도가 싫다는 사람들을 위해서 커맨드 입력으로 숨겨진 난이도인 익스트림 게임을 선택할 수도 있다. 보통 노멀 모드에서의 하이 스코어 어택을 재미로 삼는 게임이라 게임 자체의 난이도가 엽기적으로 높아지는 익스트림 게임을 고르는 사람들은 별로 없지만 이 모드에서는 적들을 죽일 때마다 적탄이 계속 등장하고 난이도도 훨씬 올라가기 때문에 아슬아슬하게 피하는 재미를 추구하는 분들이라면 이 모드를 골라보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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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묘한 재미의 하이 스코어 시스템
보통 사람들은 어떻게든 아슬아슬하게 적탄을 피하며 게임을 클리어 하는 것을 목표로 하지만 일명 전문 슈터들은 보다 높은 스코어를 노리는 것을 목표로 게임을 한다. 기본적인 게임의 난이도가 낮아져서 일반인들도 쉽게 플레이 할 수 있게 되었다지만 이런 스코어 어택 시스템이 엉망이라면 슈팅 코어 유저들을 잡을 수 없는데, 「식신의 성 2」는 절묘한 하이 스코어 시스템을 가지고 있어서 라이트, 코어 유저들을 모두 아우를 수 있었다. 이 게임의 하이 스코어 기본은 적탄에 가까이 붙어서 높은 배율을 얻는 TBS(텐션 보너스 시스템)이다. 가령 100의 점수를 주는 적이 있다고 할 경우, 주변에 있는 적탄이나 적에 플레이어가 가까이 붙을수록 그 파괴점수에 배율이 걸리는데 기본은 1배, 최대한 적탄에 달라붙은 상태에서 파괴했을 때는 최대 8배의 배율이 걸려 800점의 점수를 얻을 수 있다. 또한 모든 적들은 파괴되었을 시에 동전을 내뱉는데, 식신 사용으로 배율을 걸어 파괴하면 파괴점수에만 배율이 걸리는 것이 아니라 적들이 내뱉는 동전의 수에도 배율이 걸리게 된다. 일반 공격으로 100점에 동전 1개를 뱉는 적을 파괴했을 때는(동전 점수가 최대치인 10000점 상태에서)100점 + 10000 = 10100점을 얻게 되지만 식신을 사용해서 ×8로 파괴하면 800 + 10000 × 8 × 8(동전을 획득할 때에도 계속 적탄에 달라붙어 배율을 올리면 동전점수인 10000점에도 배율이 걸린다)= 640800점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플레이 하는 방법에 따라서는 이런 엄청난 차이가 나기 때문에 겨우겨우 클리어 한 사람이 보통 20억 정도가 나온다 치면, 최고로 잘 플레이 한 사람은 클리어 시 70억이 넘게 된다. 이런 기본적인 TBS 시스템을 제외하고도 여러 부분에서 시스템 적으로 연구할 측면이 많이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꾸준히 이 게임에 동전을 집어넣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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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용으로서의 「식신의 성2」는?
「식신의 성2」는 본래 아케이드 용 슈팅게임이고, PS2로 이식이 된 것이다. 필자 개인적으로는 "아케이드 용 슈팅이 가정용으로 이식되는 것에 대해 일반 콘솔 유저들이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가" 하는 것에 대해 약간 부정적이다. 아케이드에서 즐기던 플레이어들이 집에서도 연습하기 위해 즐기는 용도로서는 좋지만, 원체 플레이 타임이 짧아 연속적이고 반복적인 플레이로 긴장감을 유지해야 하는 아케이드 슈팅은 가정용 게임을 즐기기 위한 유저들에게는 조금 맞지 않는다는 생각 때문이다. 이런 게임을 가정용으로 오래 즐기기 위해서는 가정용만의 특전이나 수집적 요소 등이 있어야 하는데, 「식신의 성 2」에는 숨겨진 요소로 적탄의 크기, 속도, 텐션 범위 등을 조절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있기에 그걸 조절해서 자기에게 맞는 재미있는 플레이를 할 수도 있다. 물론 이런 것만으로는 그리 오래 즐기지 못하겠지만, 「식신의 성 2」라는 게임이 워낙 스토리가 방대하고 컷 인 신의 종류가 다양하기에 친구를 불러 2인 플레이를 하는 재미는 상당할 것 같다. 요는 접대용으로 상당히 쓸 만하다는 것(당연히 슈팅게임을 좋아하는 플레이어들은 마음놓고 구입해도 된다. 어디까지나 슈팅게임에 큰 흥미가 없는 유저들을 대상으로 한 멘트이니).
한글화도 전작인 「식신의 성」에 비하면 훨씬 잘 되어있는 편이라 내용을 이해하는 데에도 무리가 없다. 매뉴얼에는 친절하게도 생소한 용어들에 대해 설명까지 나와있고, 유통사 홈에 가면 전작의 사이드 스토리도 설명을 해주어서 이번 작을 처음으로 접하는 사람들에게도 내용을 쉽게 이해시키려고 한 노력이 보인다. 슈팅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무리 없이 구입할 수 있는 타이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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