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뷰] 길티기어 저지먼트, '격투와 횡스크롤 액션의 만남'

고해상도 그래픽을 채택한 깔끔한 화면, 스타일리시 하면서도 괴기스러운 분위기, 속을 시원하게 만드는 각종 체인 콤보들.. 정통 2D 격투 게임으로 유명한 '길티기어'의 새 작품이 나왔다. 워낙 여러 작품이 나왔었기 때문에 '뭐야, 또 나왔냐? 또 캐릭터 한 두개 대충 추가된 거겠지'라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이번엔 다르다.

일본 아케이드 센터에서 최근 가동 중인 '길티기어 이그젝스 슬래시' 버전은 물론이요, 아예 장르 자체를 바꿔 격투 게임을 횡스크롤 액션게임인 '저지먼트' 버전을 따로 수록해 발표했기 때문에 이전의 추가 버전들보다 훨씬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길티기어'의 새 시리즈이면서, 화려한 대전 게임의 기술들을 그대로 횡 스크롤 액션 게임에 대입시킨 '길티기어 저지먼트', 오는 28일 PSP로 무삭제 일본판이 그대로 출시되는 이 게임을 살펴보도록 하자.


< 전형적인 캡콤 류 횡스크롤 게임진행>

횡스크롤 액션 게임 하면 떠오르는 제작사가 있는가? 필자는 단연 캡콤을 떠올린다. 캡콤은 '스트리트 파이터' 시리즈 때문에 '격투게임의 명가'라고 인식되어 있지만, 필자는 캡콤의 횡스크롤 액션 게임들에게 더욱 비중을 주고 있다. '파이널 파이트'부터 시작해 '마계촌' '에일리언 VS 프레데터' '천지를 먹다' '던전 앤 드래곤즈' 등 양손이 모자랄만큼 많은 횡스크롤 액션 게임들이 캡콤에 의해서 나왔고, 그만큼 많은 게이머들이 눈물을 흘리며 게임으로 밤을 새웠다.

사실 캡콤의 횡스크롤 액션 게임이 번번히 성공하는 이유는 캡콤 특유의 진행형 액션 장르에 최적화된 '빌드' (일종의 고정틀 같은) 때문이라고 할 수 있는데, 캡콤의 횡스크롤 액션 게임을 주욱 나열해 보면 공통점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대미지 창이 상단에 배치되어 직관적이고, 진행하다 중간에 무언가 장애물을 부수면 아이템이나 체력 회복 아이템이 나온다거나, 보스들의 퍼포먼스, 그리고 스테이지를 마치고 다음 스테이지로 넘어가는 방식, 버튼을 두 개 이상 같이 눌러서 위기를 탈출하게 하는 필살기 등이 그것이다.

사설이 길었는데, 이번에 출시될 '길티기어 저지먼트' 또한 아주 충실하게 캡콤류 횡스크롤 액션 게임을 따라가고 있는 게임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물론 '길티기어'가 가지고 있는 특유의 그래픽 컨셉이나 많은 요소들이 다르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저지먼트'는 부록형식으로 대전 게임에 횡스크롤을 추가한 것 뿐이기 때문에 횡스크롤 액션 게임으로는 별다른 추가요소 없이 가장 기본적인 구성을 그대로 따라가는 형태를 보인다.

< 저지먼트가 가진 재미>

횡스크롤 액션 게임의 재미는 무엇일까. 단순히 앞으로 진행하면서 상대를 때려눕히는 것? 대부분의 횡스크롤 액션 게임들은 우선 초반에 나오는 상대를 일방적으로 공격할 수 있게 하면서 손맛(?)을 느끼게 하고(사람을 달아오르게 하고), 게임 시스템을 이해하도록 도와준다. 그 후 중반쯤 와서는 제법 신경을 쓰지 않으면 한 순간에 주인공 캐릭터의 체력 게이지가 닳도록 조정하고, 후반부에 들어와서는 아주 잘해야 간신히 목숨을 부지하는 형태로 밸런스를 조절한다. 또 중간 중간에 특별히 어려운 상황을 배치해놓고, 그 즈음에 아슬아슬하게 체력 회복 시스템을 놓아 긴장과 카타르시스를 동시에 느끼게 하는 식이다.

'길티기어 저지먼트'도 이런 방식에 충실하다. 하지만 단순히 '길티기어'라는 격투게임의 캐릭터들을 옆으로 진행되는 필드에 적당히 내다 붙인 것은 아니다.


'저지먼트'에는 우선 굉장히 많은 캐릭터를 고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처음엔 주인공 급 다섯 캐릭터 밖에 선택할 수 없지만, 계속 플레이 하다보면 '길티기어 슬래시'에 나오는 모든 캐릭터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기술들을 잘 모른다면 잠시 '슬래시' 버전에 가서 공부하고 오면 된다. 각각의 캐릭터들이 내뿜는 기술들은 하나같이 화려하고 연계가 되는 기술들이기 때문에 상당한 쾌감을 맛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각 캐릭터들은 다른 적들에게 둘러 쌓였더라도 대시로 이를 빠져나갈 수 있는데, 대시는 화면 끝에서 끝까지 앞으로 대시하는 앞대시와 적에게 공격을 받았을 때 뒤로 눌러서 한걸음 뒤로 물러나는 후대시가 있다. 둘 다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으며, 앞대시의 경우 언제 어디서든 캔슬해서 바로 기술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한참 달리다가 바로 상대가 몰려있는 곳이 나오면 기술을 써서 '와장창창' 적들을 쓸어버리는 쾌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또 '저지먼트'에서는 주인공 캐릭터가 상대방의 근처로 다가가 자동적으로 상대방을 잡을 수 있는데(이 때 무적 시간이 있다), 상대방을 잡은 후 반대편으로 던지고 이쪽 저쪽으로 바로 공격을 할 수도 있다. 아쉽게도 약-중-강으로 이어지는 체인콤보 시스템은 적용되어 있지 않지만, 마구 상대방을 때릴 수 있기 때문에 정신없이 곤충 등의 적을 학살하다 보면 어느 순간 스테이지 클리어란 문구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일반적인 공격이 성에 차지 않는다면 기를 모아 1.5배 빠르게 활동하는 모드로 전환하거나, 화면 상의 적들을 쓸어버리는 필살기를 쓰는 등 다채로운 기술을 활용해도 좋다.

< 괴기함과 멋의 조화, 하지만 단조로움이 아쉽다>

'길티기어'의 새 시리즈 답게, 이 게임은 주인공 캐릭터들도, 적들도, 보스들도 하나같이 괴기스럽거나 스타일리시한 모습을 하고 있다. 특히 보스는 머리가 셋 달린 석상이라든지, 요정 등 다채로운 형태로 등장한다. 특이한 점은 보스의 공격이 이쪽이 미리 공격함으로써 무력화 시킬 수 있는 요소가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보스가 땅에 진동을 일으켜서 석상을 세운다고 하면, 석상이 막 자라기 전에 미리 하단 공격을 해서 석상을 미리 무너뜨릴 수 있는 것이다. 독을 뿜어내는 식물이 나온다고 하면 식물이 독을 뿜기 전에 미리 공격해서 없애버리는 식, 이런 식으로 '저지먼트'는 적 보스의 패턴에 맞게 싸우는 것이 중요 포인트가 될 것이다.

또 적들도 대부분 곤충형이라든지, 조류 형을 띄고 있긴 하지만, 때때로 'X맨'의 '쟈가노트' 처럼 맞으면서 반격하는 맷집형 캐릭터나 입으로 염산을 뿐는 녀석 등 다양한 패턴의 적이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뭐, 전체적으로 횡스크롤 액션이라고 해도 밸런스를 잘 맞추어 놓았기 때문에 즐겁게 즐길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게임도 약간의 아쉬움은 있다. 바로 PSP의 조작감 문제. '길티기어'의 많은 기술들이 장풍계열 기술인데, PSP에서는 아무래도 100% 그것을 마음먹은 대로 조작하기가 힘든 느낌이다. 또 계속적으로 반복되는 스테이지는 오랜 플레이 후라면 단조롭다고 느낄 수도 있다. 이외에도 '저지먼트'는 공중에 떠있는 조류형 캐릭터나 바닥을 기어다니는 벌레형 캐릭터에 대해 판정이 다소 모호한 경우가 있어 직접 플레이를 하면서 감을 잡아야 할 것이다.

< 격투게임의 새로운 시도, 재미를 위한 투자는 가치가 있다>

'길티기어 저지먼트'에 대해 간단히 알아보았다. 완전히 클리어한 후 게재하는 리뷰가 아니라 미리보기형식의 프리뷰이기 때문에 아주 자세히 다룰 수는 없었지만, '저지먼트'를 처음 접한 느낌은 신선함과 아기자기함이 짙게 풍긴다는 것이다. '길티기어' 시리즈의 원래 마니아라면 동봉되어 있는 '슬래시'를 즐기면 될 것이고, '길티기어' 시리즈를 잘 모르는 게이머라면 '저지먼트'를 플레이 하면서 또다시 '길티기어'의 세계로 빠져들 수 있지 않을까 싶다('슬래시' 자체가 어떤 게임인지 알고 싶다면 기존의 '길티기어' 시리즈의 리뷰를 찾아보자, '슬래시'는 기존의 게임에 캐릭터 2개가 더 추가되고 몇 가지 시스템이 바뀌었을 뿐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에 이번 프리뷰에서는 큰 비중을 두지 않았다).

화려한 기술과 다채로움이 함께 하고 있는 '길티기어 저지먼트', 28일 출시될 이 게임을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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