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사 '무소불위' 권력에 모바일 게임 CP들 '벌벌'

이동통신사의 압도적인 힘 앞에 모바일 게임 CP들이 몸을 움츠리고 있다. 모바일 게임 업계에서는 이동통신사가 게임의 서비스 일정, 채택 유무 등 모든 것을 관리하기 때문에 흔히들 이동통신사가 '슈퍼 갑'으로 표현되고, CP들이 '을'로 표현되고 있는 것이 현실.

게임 CP 입장에서는 이동통신사 측에서 제재를 가하면 아예 게임을 판매할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에 이동통신사의 눈밖에 나지 않으려고 필사적으로 노력하고 있으며, 이러한 불균형적인 모습 때문에 갖가지 부작용이 나오고 있다.

A사는 모바일 게임을 출시했는데도 이통사의 과금 정책 오차로 출시 후 한 달간의 게임 다운로드 과금 비용 삼백여 만원을 받을 수 없는 처지에 놓였지만 이에 대해 항의를 할 수가 없었다. 항의라도 크게 했다가 다음부터 게임을 서비스 하지 못하게 되지 않을까 두려웠기 때문이다. 이통사 또한 '미안하다'고 말할 뿐 별도의 조치는 없었으며, A사 또한 '다음엔 좀 잘 봐주세요' 하고 씁쓸하게 넘어가야 했다.

B사의경우 최근 모바일 게임을 출시하면서 특정 휴대전화에서 예기치 못한 버그가 발생해 대량으로 자사의 모바일 게임을 환불해줄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B사는 자사의 모바일 게임 비용 2천원을 환불해주는 것이 아니라, 5천원을 환불하는 것으로 방향을 잡았다. 이는 2천원만 환불해주는 경우 게이머들이 '분명히 통장에서 5천원이 나갔다'며 반발하기 때문. B사는 이 때문에 이통사가 가져간 패킷비 3천원도 같이 부담해야 했으며, 이제는 모바일 게임을 환불하는 경우 CP들이 이통사의 패킷비용까지도 부담하는 것이 관례화되고 있을 정도다.

과금 체계에 대해서도 얘기가 많다. C사는 최근 활성화되고 있는 모바일 게임의 웹투폰 서비스에 게임을 출시했지만 자사 게임이 2000원의 가격에 판매되어도 이리저리 다 떼이고 50%도 못되는 900원 정도만 수익으로 받게 돼 심통이 났다. 웹에서 모바일 게임을 직접 다운로드 받는 웹투폰 서비스의 특성상 패킷료가 발생하지 않는데, 이통사가 억지로 CP 수익 2000원 중 일부를 가로채가는데다 포탈 등에서 이리저리 수익을 나누어 가기 때문에 그런 것이었다. 그야말로 '재주는 개발사가 넘고 돈은 이통사가 가져가는 형국'이었지만 불만을 제시할 순 없었다.

GXG나 GPANG 등의 특화된 모바일 게임 서비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이통사가 패킷료를 거둬들이지 못하자 갖가지 장치로 CP들로부터 자사의 수익을 뜯어내는 장치를 마련해두었지만 정작 CP들은 입을 다물고 있는 형편이다.

뿐만 아니라 출시 일정에도 문제점은 발견되고 있다. D사는 6개월도 넘게 심혈을 기울여 만든 자사의 모바일 게임이 출시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에서 갑자기 다른 게임이 예정도 없이 자사 게임보다 먼저 출시되는 것을 보고 놀랐다. 이통사 담당자가 그 다른 게임 담당자와 상의 후 갑작스럽게 그 게임을 먼저 출시토록 해 준 것. 때문에 C사 담당자는 '출시 프로세스가 공정치 못하다'며 분을 삼켜야 했다.

이러한 여러 문제로 곳곳에서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지만 이통사의 힘이 워낙 세기 때문에 정작 이통사에게 항의할 수 있는 업체는 없다. 이통사에게 불만을 전달하고 모바일 게임 CP들의 발전을 함께 도모하기 위한 모바일 게임 협회가 있긴 하지만 이 또한 이통사의 강력함 앞에 아무 힘도 쓰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이러한 모바일 게임업계의 문제에 대해 업계의 한 관계자는 "모바일 게임 시장이 2천억이 안 되는 작은 시장이어서 인지 정부의 누구도 관심을 갖지 않아 이러한 문제는 개선되지 않을 것"이라고 절망스럽게 내다봤다. 이 관계자는 또 "해외의 경우 모바일 게임 시장을 육성시켜 비디오 게임이나 온라인 게임 못지 수준의 시장이 형성되어 있지만, 국내의 경우는 이런 무관심 속에 점점 도태되어 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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