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속 영웅들 이제는 쉬고 싶다.

세계 유명 게임 업체들이 대거 참여하는 '동경게임쇼 2006'의 코나미 부스. 올해도 어김없이 탄력있는 몸매와 타이즈, 담배를 물고 있는 사내가 보인다. 바로 '메탈기어 솔리드' 시리즈의 간판스타인 '솔리드 스네이크'다. 하지만 그는 이미 예전 같은 얼굴은 하고 있지 않다. 제법 나이도 들었고 흰머리에 주름도 많이 생겼다. 이런 그를 본 열성팬은 '스네이크를 위해 전쟁을 그만둬야한다'라는 피켓까지 제작해 들고 서있는 웃지 못 할 모습까지 보였다. 정말 언제까지 스네이크는 세상을 구하고 전쟁을 막아야할까? 하지만 비단 이런 이야기는 '솔리드 스네이크'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니다.


어떤 작품이 큰 인기를 끌면 개발사에서는 자연스럽게 그를 주인공으로 게임을 시리즈화하기 마련이다. 가끔 너무 많은 시리즈를 배출해 게임 마니아들에게 '우려먹기'라며 좋지 않은 이야기도 듣게 되지만 성공한 작품의 시리즈물은 게이머들에게 신작 게임을 판매하는 것보다 훨씬 안정된 수익을 보장한다. 대표적으로 캡콤의 '스트리트 파이터' 시리즈나 SNK플레이모어의 '킹 오브 파이터즈' 시리즈 등을 비롯해 '스플린터 셀' 시리즈나 항상 공주 구하기 바쁜 아더의 슬픈 인생을 그린 '마계촌' 시리즈 등 주인공을 계속 써먹는 게임은 가지각색이다.

* 노년은 전쟁터에서.. 최후의 병기 '메탈기어'를 파괴하라, 솔리드 스네이크

90년도 '메탈기어2 : 솔리드 스네이크'에서부터 98년 '메탈기어 솔리드' 2001년 '메탈기어 솔리드 2 선즈 오브 리버티' 2004년 '메탈기어 솔리드 3'까지 출연하고 있는 인기 잠입남 솔리드 스네이크. 그러나 최근 공개된 '메탈기어 솔리드 4'에서는 흰머리에 주름까지 생겨 그간 전쟁으로 고생한 흔적을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다. 코지마 사단은 그가 놀고 있는 걸 보고 싶은 맘이 없는지 심심하면 전쟁을 일으켰으며, 4편에서는 전쟁의 목적도 없이 용병과 메탈기어의 싸움으로 정리해버리는 등 그를 위한 전쟁을 계속적으로 제공해주고 있다. 물론 2편에서 새로운 젊은 용병 라이덴을 등장 시켜 전쟁에 지친 그를 대신에 뛰어다니게 만들었지만 아슬한 부분(?)만 가리고 다니는 그의 모습에서 사람들은 충격을 받고 스네이크의 귀환을 요청하기도 했다. 그리고 최근 코지마 사단은 '메탈기어' 시리즈는 앞으로도 계속 될 것이라고 발표해 흰머리 노인 솔리드 스네이크의 전쟁은 끝나지 않음을 예고했다. (등장 시리즈 6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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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쟁지역 지킴이 '스플린터 셀' 시리즈 샘 피셔

위에서 언급한 솔리드 스네이크와 가장 비슷하게 고생하고 있는 인물 샘 피셔. 구소련부터 유명 분쟁지역마다 돌아다니며 소리 소문 없이 적들을 제압하는 그는 곧 출시할 Xbox360용 신작 '스플린터셀 더블 에이전트'에서 감옥에까지 갇히는 등 많은 우여곡절을 겪고 있다. 실제 게임을 플레이할 때도 경비병 눈치보고 명암 체크까지 하며, 어색한 반 무릎 꿇은 자세로 온 동네를 돌아다니다 보면 아마 일어나지도 못할 정도로 아프거나 신경 쇠약 같은 질병에 걸릴 것 같다. 분쟁이 계속 발생하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그가 가도 해결 안되는 분쟁은 어떻게 하라는 걸까? 곧 그가 고생할 4번째 작품이 출시될 예정이다.(등장 시리즈 4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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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질병 사망 임박 '버추어 파이터' 시리즈 라우

93년 처음 등장한 3D 대전 게임 '버추어 파이터'에서 등장해 우승 경력까지 가지고 있는 대단한 남자 라우. 그러나 이분이 초기 설정부터 불치병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시리즈가 등장할 때마다 늘어나는 주름과 기술. (아마 기술의 증가는 주름의 증가 횟수와 비슷할 듯) 이번에 아케이드로 본격 가동에 들어간 '버추어 파이터 5'에서는 피까지 토하는 절정의 모습을 보여준다. 모습만 본다면 곧 죽어도 놀라지 않을 정도로 노쇠한 그의 모습에 비해 강력한 공격을 마구 사용하는 딸 파이의 모습은 여유 그 자체. 그러나 이분 말고 더 빨리 돌아가실 '슌'이라는 분이 있기에 그가 피 좀 토하는 건 놀라운 장면도 아닌 것처럼 보인다. 곧 PS3에서도 만나볼 수 있겠지만 다음 시리즈에서도 '사망'하지 않고 살아 있는 놀라운 연출을 보여줄지 궁금하다.(등장 시리즈 6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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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폐암 사망 임박 '탐정 진구지 사부로' 시리즈의 진구지

1987년 패밀리 디스크로 출시 된 후 12주년을 맞이한 '탐정 진구지 사부로' 시리즈.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서 핀 담배 개수만 계산해도 왠만한 골초 저리가라고 할 정도이다. 어디만 들어가면 담배를 피우는 그의 얼굴이 어둡고 계속 상해가는 건 당연할 듯. 시리즈가 진행되면 될 수록 그의 주름은 더욱 깊게 파이고 눈 밑 다크서클은 어두워져만 간다. 시리즈에 등장하는 여주인공 격 요코는 진구지 옆에서 간접 흡연을 오랜 시간 한 결과 피부 노화로 우울해져 갔으며 결국 자신의 얼굴에 충격 받은 요코는 '탐정 진구지 사부로 : 카인드 오브 블루'에서 성형 수술을 하고 등장하는 충격적인 장면을 보여줬다.(등장 시리즈 13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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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주는 맨날 잡혀가는가, 산전수전 다 겪으며 오늘도 구하러 가는 아더

첫 등장했을 때 부터 '원 코인 클리어'가 가능하다 불가능하다로 논쟁이 있었을 정도로 어려웠던 '마계촌' 시리즈, 이 시리즈의 주인공 아더는 오늘도 갑옷을 걸치고 하염없이 뛰어 간다. 때론 붉은 악마도 덤벼들고, 불을 뿜는 용도 만난다. 별도의 이동 수단이 없기 때문에 그야말로 맨 발과 창 무한(?) 자루로 모든 걸 때우면서 걸어가는 아더는 최근 또 PSP로 출시되면서 한층 세련된 그래픽과 '고난'을 뽐내고 있다. (등장 시리즈 4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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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리즈물의 인기, 신 캐릭터는 만나기 어렵다?

요즘 출시되는 많은 게임들은 신 캐릭터와 획기적인 게임성보다는 기존의 캐릭터들을 이용한 시리즈물이나 자사에서 나온 게임들의 캐릭터를 모은 올스타 형태의 게임을 많이 내놓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개발사들은 게임 개발 비용이 영화 못지않게 커지면서 확실한 게임이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에 시리즈물에 매진하게 되고 관련 게임에 개발비와 마케팅 비용을 쏟아 붓고 있다. 게이머들도 막상 시리즈가 출시되면 '우려먹기' 또는 '재탕'이라는 이야기로 비난하기도 하지만 신 캐릭터가 등장하는 게임보다 시리즈 게임에 손이 먼저가는 것이 사실이다. 카리스마가 넘치는 올드스타도 충분히 매력적이지만 올드스타에 못지 않은 참신한 캐릭터들을 자주 선보여 반복적인 시리즈에 편중되는 개발보다는 신선한 신작을 만날 수 있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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