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의학을 소재로 한 색다른 게임

법의학을 다룬 게임
리메디 엔터테인먼트에서 제작, 국내에서도 많은 인기를 끌었던 맥스페인 시리즈와 오늘 리뷰하게될 컨뎀드:크리미널 오리진(이하 컨뎀드)는 분명 닮은 부분이 있다. 바로 두 주인공이 '전직'형사라는 점과, 게임의 전반적인 진행에 마약이라는 요소가 뒷받침하고 있다는 것이다.(아내의 복수를 위해 형사를 그만둔 맥스와 동료경찰 살해혐의를 받고있는 토마스. 액션게임 주인공이라는 직업도 참 험난하다-_-;;)그런데 컨뎀드의 주인공인 토마스는 분명 경찰인데도 불구하고 총이나 칼 같은 무기만 들고 다니는 것이 아니라 사진기와 이상한 장비들을 들고 다니면서 사진을 찍거나 조사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게임에서는 상당히 보기 드문 장면인데 컨뎀드가 특이하게도 '법의학'이라는 학문분야를 게임의 전반적인 소재로 다루고 있기 때문으로 토마스가 들고다니는 이상한 장비들은 바로 DNA추출기라든지 기타 시체의 사망경위를 조사할 수 있는 장비들이다. 분명 게임 쪽에서는 상당히 낯선 분야이지만 CSI 과학수사대 등 법의학을 소재로 한 드라마들이 많은 인기를 끌고 있으니 상당히 매력있는 소재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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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demned : Criminal Orig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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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거 포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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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근전의 묘미
컨뎀드의 전반적인 특징이라고 하면, 법의학 관련 장비들을 사용해볼 수 있다는 점도 있지만(물론 이게 실제로 검증된 장비인지는 불투명하다만...)무엇보다 FPS의 장르임에도 불구하고 '총'이 그다지 위협적인 무기가 되지 못하다는 점이다. XBOX360에서 대부분 장전키로 사용되는 X키를 누르면 토마스는 탄창을 빼서 확인하는 행동을 하며, 인터페이스에는 원래 표시되지 않는 탄창의 개수가 표시된다. 다시 말해 장전이 아니라 탄창에 남아있는 총알 수를 확인하는 것. 이것은 게임 중에 총을 얻을 수는 있지만 총알을 얻을 수는 없기 때문으로 미리 장전되어 있는 총알을 다 사용해버리면 그 총은 무용지물이 된다. 그러면 어떤 무기를 사용하냐고? 게임진행 중에 쉽게 얻을 수 있는 무기들이 있다. 바로 탁자의 다리나 파이프, 삽, 소방용 도끼 등 필드에 떨어져있는 둔기들이다. 전투의 대부분은 이런 무기들을 사용해서 진행하게 된다. 따라서 총이 그다지 효과적이지 않는 컨뎀드의 전투는 거의 근접전으로 이루어지며, 자연스레 총알의 관리나 점프를 이용한 회피동작보다는 둔기를 이용한 가드와 둔기의 특성(스피드, 가드범위, 공격력)을 잘 파악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대부분의 전투가 근접전인 것과 컨뎀드의 시점이 1인칭이라는 점이 결합되면서 컨뎀드의 전투는 상당히 박력있게 진행된다. 일단 토마스가 사용하는 둔기가 정말 여러 종류가 있고, 그 둔기들마다 각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둔기를 이것저것 바꿔가면서 사용하는 재미가 있다. 또한 둔기들마다 묵직하게 휘두르는 느낌이 있어서 특히 슬래지 해머나 소방용 도끼와 같이 파워가 우수하고 속도가 느린 둔기들은 휘두르는데 묵직함이 느껴질 정도다.(거기에 맞으면 나가 떨어져버리는 적들을 발견할 수 있다)하지만 단지 무기를 사용해서 막고 휘두르기만 한다면 당연히 지루해질 수 밖에 없는 일. 컨뎀드에서는 둔기를 이용한 근접전에 마무리 공격과 현실적인 설정을 더해 전투의 박력과 재미를 높였다. 먼저 마무리 공격이란 일종의 스페셜 공격이다. 둔기로 적을 가격하다보면 적이 정신을 잃고 무릎을 꿇을 때가 있는데 가까이 다가가면 컨트롤패드의 십자키가 화면에 표시된다. 이 때 십자키를 누르면 십자키의 방향에 따라 박치기나 목꺾기, 후두부 강타 등 마무리 공격을 가해서 적들을 끝장낼 수 있다.(엄연히 컨뎀드는 18세 이용가이다. --;;)또한 적들에게 타격을 입을 때마다 토마스의 시야가 매우 어두워지면서 반격을 가하기 힘들어져 전투를 더욱 실감나게 만들어준다.(게임 배경은 항상 어둡지만--;;)다만 조금 아쉬운 것이라면, 근접무기가 주로 이용되고 적들도 마약에 찌들어 거의 미쳐가고 있는 남자 혹은 여자들이기 때문에 전투에 있어서 전략이라는 것이 무의미하다는 것이다. 컨뎀드의 전투에서 전략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한 대 맞고 두 대 친다" 이정도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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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총은 장식품이 아니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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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가 어떻게 된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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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러게임?
컨뎀드를 플레이하다보면, 마치 좀비가 튀어나오는 호러게임을 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전체적인 배경이 둠3는 우습다 싶을 정도로 항상 어두운데다가 온갖 미쳐버린 사람들이 파이프나 총을 들고 플레이어에게 달려든다고 생각해보라. 이 얼마나 무섭고도 처절한 주인공의 생존게임인가.. 분명 컨뎀드는 호러라는 장르보다는 DNA추출기나 자외선 라이트와 같은 장비를 이용한 증거채집과 근접무기를 이용한 박력있는 근접전투가 핵심인 독특한 소재의 FPS 게임이지만 어두운 배경과 색다른(?) 적들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면서 호러 게임이라는 착각이 들 정도로 무서운 느낌을 준다. 하지만 주인공에게 일어나는 일련의 사건들과 알 수 없는 주인공의 이상능력(마치 과거를 알고 있는 듯한 흐릿한 잔상), 게임을 진행해가면서 점점 알게 되는 진실 등은 이 게임을 단순한 무섭기만 한 게임이 아니게 만들어줘 게이머들이 게임 속에 점점 빠져들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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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섭다 무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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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지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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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과 사운드
컨뎀드의 그래픽은 전체적으로 어둡기 때문에 체감상 큰 화려함은 느낄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무기의 질감표현이라든지, 혈흔효과와 광원효과는 게이머들이 컨뎀드의 플레이에 빠져들게 만들기 충분하다. 다만 아쉬운 점은 인물의 그래픽 표현이 다소 투박하다는 점이다. 주인공 토마스의 얼굴을 보면 정말 거의 시골의 순박한 중년아저씨(?)정도로 밖에 생각이 안들고, 적들의 얼굴 또한 거의 어둠에 가려져서 인물그래픽을 평할 틈도 없이 때려잡기 바빴다. (-_-;;) 게임의 배경설정이라는 점은 이해하지만, 그래도 끝날 때까지 계속 어두운 곳만 돌아다니는 것은 정말 너무하는 것 같다.
이에 반해 사운드는 상당히 수준급이다. 게임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BGM보다는 효과음에 더 신경을 쓴 모습을 보여주는데 둔기의 휘두르는 소리(마치 바람을 가르듯)는 타격감과 맞물려 가장 좋은 인상을 주며, 주인공의 기합, 적들의 비명소리들 또한 플레이어의 청각을 자극하는데 있어서 모자람이 없다. 거기에 성우들의 뛰어난 연기력 또한 높게 평가할 수 있겠다. 항상 무언가의 압박과 어두운 배경에서 홀로 시련을 헤쳐나가는 눈물겨운 주인공의 상황에 맞게 아주 허스키하고 불안한 듯한 목소리가 흘러나오며, 그런 토마스와 함께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로사의 믿음직한 목소리(무기 하나에 몸을 의지하며 어두운 배경을 헤쳐나가다가 로사의 호출이 들어오면 로사의 목소리가 마치 천사의 목소리가 같다. 하하), 흉악범 X와 Match Maker의 악에 찬 목소리를 들어보기라도 하면 컨뎀드의 이벤트를 당장이라도 감상하고 싶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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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침침..


한글화
이렇게 멋진 게임을 영어로만 즐겨야 하는 현실이 참으로 슬프다. 주인공에게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들과 알 수 없는 과거의 진상, Match Maker와 흉악범 X(이게 왜 Match Maker인지 모르겠다.-_-;; 직역하자면 성냥제조인 또는 결혼중매인이라는 뜻인데, 게임 내에서는 항상 Match Maker라고 말한다. 번역이 되었다면 적절한 이름이 그에게 만들어지지 않았을까)와의 알 수 없는 대화들을 계속 듣다보면 게임 속의 토마스도 의아해하지만, 그것을 영어로만 듣고 있는 플레이어들 또한 의아해할 수 밖에 없다. 어서 국내 비디오 게임시장이 불황을 극복해서 한글로 편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됐으면 좋겠다.

마무리
세가와 모노리스, 워너브라더스의 게임 컨뎀드는 필자에게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비단 필자만은 아니라고 본다)DNA추출기와 같은 특수한 장비를 이용하여 단서를 잡아내고, 진실을 추적하는 게임 방식은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것이라 색다른 느낌을 선사했으며, 박력있는 전투 또한 매력적이었다 .하지만 한글화가 되지 않았다는 점과 너무 어둡기만 한 그래픽은 조금 아쉬운 점이라 할 수 있겠다. 끝으로 많은 사람들이 컨뎀드를 재미있게 즐기길 바라며 이 리뷰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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