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편 추가로 '포스 온라인'으로 거듭난, 실크로드

  • 동양과 서양의 만남, '실크로드 온라인'

롤플레잉 온라인 게임 '실크로드'가 서비스 된지 벌써 3년여 정도 지났다. '실크로드'는 판타지 세계의 세계관을 가지고 있던 다른 롤플레잉 온라인 게임과는 달리 과거 동서양을 하나로 잇는 비단길을 배경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많은 관심을 받았던 게임이다. '실크로드'의 배경이 되고 있는 비단길은 동아시아인 중국에서부터 중앙아시아의 이란 고원을 지나 지중해 동쪽과 북쪽과 맞닿는 총 길이 6천4백 킬로미터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무역로다. 먼 옛날 아시아와 유럽은 이 긴 비단길을 통해 각종 문화의 교류를 이뤄왔다. 이런 비단길을 배경으로 만든 '실크로드'는 3년동안 게이머들에게 반쪽자리 게임이라는 얘기를 듣고 지내왔다. 아쉽게도 유럽지역을 게임 속에 담지 못하고 중국 지역만을 서비스해왔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이번에 유럽지역을 업데이트하고 이름도 새롭게 '판타지 오딧세이 실크로드'(이하 포스 온라인')으로 거듭났다. 단순히 몬스터가 등장하는 유럽 맵을 업데이트한 것이 아니라 서양인의 세계관을 추가하면서 게이머들이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두 배로 늘어난 것이다. 그럼 지금부터 '실크로드'에서 거듭난 '포스 온라인'에 대해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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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제는 비단길을 따라 유럽에서 아시아로

이번 유럽 편 업데이트를 통해 기존의 중국 즉 동양의 세계관과 다른 서양의 세계관이 추가됐다. 그리고 캐릭터도 유럽인이 추가돼 게이머는 중국인과 유럽인 둘 중 하나를 선택해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됐다. 유럽인은 남녀 각 13명씩 총 26명의 캐릭터가 준비돼 있으며, 유럽인들이 활동하게 될 새로운 지역도 함께 추가됐다. 동로마제국의 수도였던 콘스탄티노플이 있는 동유럽, 비단길 최대 무역도시 사마르칸트가 있는 중앙아시아, 동유럽과 중앙아시아의 통로 소아시아 등 매우 다양하다. 게이머가 유럽인을 선택하면 동유럽의 콘스탄티노플에서부터 게임을 진행하게 되며 동유럽과 소아시아 그리고 중앙아시아를 지나 동아시아인 중국을 향해 게임을 진행해야 한다. 이렇게 새로운 캐릭터로 새로운 지역에서 새로운 몬스터를 사냥하며 게임을 즐기는 것은 마치 같은 게임이 아닌 다른 게임을 즐기는 듯한 느낌까지 들게 한다. 이제는 서쪽으로 진행하는 비단길이 아닌 동서 양 방향 모두 진행할 수 있는 비단길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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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로의 장단점을 살려 파티를 지향하는 유럽인

유럽인은 분명 중국인과는 다른 세계관을 가지고 있어, 이들을 육성하는 과정도 매우 다르다. 먼저 무기와 스킬 선택의 과정이 다르다. 중국인은 검, 도, 창, 대도, 활 등 다섯 가지로 나눠져 있어 무기를 먼저 선택한 뒤 그 무기의 특성에 맞는 캐릭터를 육성하도록 스킬이 구성돼 있다. 반면, 유럽인은 원핸드소드, 투핸드소드, 듀얼액스, 대거, 크로스보우, 스태프, 워락로드, 하프, 클래릭로드 등 아홉 가지로 폭넓게 나눠져 있으나 직업별 특성에 따라 제한된 무기를 사용하도록 스킬이 구성돼 있다. 무기 선택과 연관된 스킬이 두 번째 차이점이다. 중국인은 물리적 강화인 무기술과 마법 강화인 기공술로 스킬이 나눠져 있어 하나의 캐릭터가 다양한 마법 속성을 익혀 솔로잉 플레이에 적합하게 돼있다. 반면 유럽인은 직업별 특성에 따라 밀리(워리어와 로그), 캐스터(위자드와 워락), 버퍼(바드와 클레릭), 세 가지 스킬로 나눠져 있어 하나의 캐릭터가 강해지기 보다는 서로 다른 특징을 가진 캐릭터와 파티를 맺어 상호보완 할 수 있는 스킬로 구성돼 있다. 세 번째로 유럽인의 물약 딜레이는 중국인 보다 길다. 즉, 중국인은 물약 딜레이가 유럽인에 비해 짧기 때문에 포션을 마셔가며 강한 몬스터를 상대할 수 있으나, 유럽인의 경우 포션 딜레이가 커 혼자서는 강한 몬스터를 상대할 수 없다. (동양인은 회복 속도가 빠르고, 서양인은 회복속도가 느리다는 얘기? 아니면, 동양인은 밥을 빨리 먹고, 서양인은 밥을 천천히 먹는 단 얘기? -_-a;) 이렇듯 유럽인은 기존의 중국인과 달리 게이머들간의 파티 위주 플레이를 권장한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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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연스런 커뮤니티 형성은 유럽인의 장점

유럽에서의 게임 진행은 중국인과는 달리 직업별 역할 분담에 중점을 둔 파티 플레이를 지향한다. 공식 홈페이지에서 밝힌 업데이트 내용에 따르면 파티 구성원 한 명이 증가할 때마다 20% 추가 경험치를 얻을 수 있으며, 고 레벨 몬스터를 사냥하는 경우 레벨 차이에 따라 최저 30%에서 최대 90%까지 추가 경험치를 획득할 수 있다. 경험치를 더 준다는데 파티를 싫어하는 게이머가 어디 있겠는가! 실제로 게임 내에서도 여러 게이머들이 뭉쳐 다니며 몬스터를 사냥하는 광경을 자주 목격할 수 있었다. 포스 온라인에서 최대 파티 구성원은 8명인데 이 때문에 구성원보다 레벨이 높은 사람이 오면 이전에 있던 사람들이 쫓겨나는 아주 안좋은 모습이 보이기도 했지만 특정 직업을 가진 파티원을 구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등 게이머들이 시스템에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파티 플레이를 하는 것은 단순히 보다 많은 경험치나 수월한 사냥만을 위함이 아니다. 파티 설정 시 경험치를 공동 분배하는 공동 파티로 진행하면, 일반 몬스터에 비해 HP나 공격력이 더 높은 파티 형 몬스터가 능장해 색다른 재미를 맛볼 수 있다. 유럽인을 선택해 솔로잉으로 특정 지역에서 사냥을 하다 보면 파티 가입 권유를 받는다거나, 파티를 만들어 같이 하자는 일이 흔하다. 이렇게 자연스런 커뮤니티 형성이 게이머들간의 관계를 돈독히 해주는 '포스 온라인'의 매력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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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럽인은 아직 체계적이지 못하다.

아직 '포스 온라인'이 2차 클로즈 베타 테스트 기간이기 때문인지 새로운 캐릭터로 새로운 지역에서 새로운 몬스터를 파티를 맺어 사냥하는 것 외엔 없다. 다른 게임도 아닌 중국인으로 즐길 수 있는 실크로드만을 보더라도 '포스 온라인'은 아직 미구현 되었다는 것을 한 눈에 알 수 있다. 첫 번째로 유럽에는 퀘스트가 없다. 인벤토리 확장 퀘스트가 있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 퀘스트가 있다고 말하겠는가? 두 번째로 게이머들을 안내하는 다양한 도움말 기능이 제공되지 않는다. 게임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알고 싶으면 공식 홈페이지나 팬사이트 또는 게임 내 도움말 기능을 통해 스스로 터득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파티 중심의 유럽임에도 불구하고 몬스터가 주는 경험치나 돈의 양이 턱없이 부족하다. 파티가 아니면 안될 것 같이 시스템적으로 구현을 해놨음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파티를 맺으면 조금 더 강한 조금 더 멀리 영역을 넓혀 몬스터 사냥을 할 뿐 생활고는 점점 바닥을 드러내는 형국이 된다. 때문에 파티에서 자동적으로 떨어져 나가는 게이머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 유럽과 아시아를 어떻게 연결할 것인가?

기자는 이번 2차 테스트에서 유럽인으로 플레이하면서 다른 게이머들과 함께 파티를 맺으며 새로운 몬스터를 사냥하니 마치 다른 게임을 즐기고 있는 느낌까지 들었다. 특히, 게임 초반부터 자연스럽게 파티가 형성되는 분위기는 중국인으로 플레이 했을 때 느낄 수 없는 부분이었다. 새로운 이미지를 주기 위해 이름까지 바꾼 것이 오버가 아니었다는 느낌이랄까? 하지만 양쪽이 너무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다보니 동서양의 밸런스에 대한 걱정이 들기도 한다. 동양과 서양을 하나로 연결해주던 실크로드를 배경으로 하면서 동양과 서양이 따로 논다면 그것처럼 황당한 일이 또 어디 있을까! 앞으로 테스트를 거듭하며 동서양이 하나가 되어 하나의 게임에서 두 배의 재미를 느낄 수 있는 '포스 온라인'이 되길 빌며 리뷰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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