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션게임의 역사, '게임의 기초를 완성하다'

액션 게임 장르. 흔히 액션 게임 장르라고 하면 횡스크롤 아케이드 게임이라고 정의를 한다. 또 간단하게 이 장르를 정의하자면 플레이어가 자신의 캐릭터를 가지고 다양한 액션(격투, 슈팅, 점프)을 사용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외계인과의 전투'를 다룬 슈팅 장르로 게임이 탄생한 이후 시간이 지날수록 게이머들은 보다 현실적이고 활동성을 갖춘 게임을 요구하기 시작했고, 점점 캐릭터가 사람의 모습으로 바뀌고 현실을 소재로 한 게임이 등장하면서 게임은 액션 게임으로 진화했다. 이렇게 탄생한 액션 게임의 방식은 게이지, 횡이동, 공격 등이며 이 게임 방식들은 지금까지도 액션 게임의 기초가 되고 있다.

초창기의 액션 게임들은 대부분 사람이 사람을 공격하는 형태였고 맨손 격투나 간단한 무기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현재 이 장르는 계속적으로 발달해 어드벤처, 롤플레잉, 슈팅 등과 혼합되어 새로운 장르로 변해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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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액션 게임의 시초?

먼저 염두에 둘 것은 액션이라는 장르가 매우 포괄적이라는 점이다. 현재에 이르러서는 장르가 어느 정도는 명확하게 구분되어 있다고 할 수 있지만 1980년대에는 슈팅이라는 장르를 제외하면 딱히 장르라고 구분하기 어려웠으며, 액션이라는 장르를 타격을 주로 하는 게임보다는 다양한 행동을 하는 게임으로 생각했었다. 그러다보니 액션이라는 장르의 시초를 말하기는 매우 어렵고, 전 세계 게임업계와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한 상태다. 그래서 여기에서는 시초가 아니라 초창기에 등장한 액션 게임부터 다루기 시작하겠다.

1983년 출시된 '엘리베이터 액션'과 1984년 Taiyo System이 개발한 '중화영웅'과 UPL이 만든 '닌자군 어드벤처', Irem이 제작한 '쿵푸 마스터' 등은 초창기에 등장한 대표적인 액션 게임이다. (그 전에 등장한 82년도 게임 '크롤'이나 82년 '동키콩' 등의 몇 개의 게임들이 더 있지만 액션이라고 이야기하기에는 약간 무리가 있어 일단 제외했다) 이들 3개의 게임들은 몇 가지 공통적인 부분을 가지고 있는데, 첫 째는 전부 특정 공간에서 전투를 하는 방식이며, 총이나 슈팅 무기 외에도 밟기, 아이템 찾기, 웅크리기 등의 다양한 액션을 할 수 있었다는 점, 그리고 적을 격파하는 것 외에도 여러 목적이 게임을 클리어 하는데 변수로 작용했다는 점 등이다(슈팅은 단순히 적을 격파하는 것에 목적이 맞춰져 있다).

이들 게임이 출시된 이후인 1985년에는 액션이라는 장르를 좀 더 명확하게 만든 게임이 출시됐다. 바로 닌텐도의 중심에 서 있는 '마리오'가 바로 그것. '마리오'는 점프나 획득한 아이템에 따라 다양한 행동을 할 수 있었으며, 버튼에 따라 달리기, 멀리뛰기, 블록 격파 등 액션이 가능했다. 또 이 게임이 등장한 85년도는 캡콤의 '마계촌', 세가의 '닌자공주' '청춘 스캔달' '테디보이 브루스' 타이토의 '영의 전설' 테크모의 '아르고스의 전사' 등이 출시되어 본격적인 액션 장르의 틀이 잡히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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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횡스크롤 액션으로 진화

1985년까지가 액션이라는 게임의 틀을 잡는 시기였다면 1985년 이후부터는 1990년대까지는 액션 장르의 다양성을 추구한 시기였다고 볼 수 있다. 이때부터 액션 게임들은 적들을 맨손이나 특정 기술을 사용해 격파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고 있었으며, 체력 게이지가 등장해 적에게 대미지를 받게 되면 죽는 식과 체력을 회복할 수 있는 아이템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액션 게임들로는 86년 테크노에서 개발한 '열혈경파 쿠니오'를 시작으로 87년 타이토의 '라스트사가' 코나미의 '캐슬베니아', 코나미의 '소림사 가는 길' 등의 게임들이 등장했으며, 3명 이상이 즐길 수 있었던 미드웨이의 '램페이지'가 등장해 게이머들의 큰 인기를 끌었다. 특히 이 시기는 유난히 횡스크롤 아케이드 게임들이 많이 등장했던 시기였다. 또한 2인 이상의 다인 게임들도 다수 등장해 아케이드의 부흥기를 이끌어갔다. 이 시기를 대표하는 게임으로는 데이터 이스트의 '배드 듀드'와 늘어나는 고무팔을 사용하던 남코의 '브라보맨' 우리나라 게이머들에게는 '쌍용'으로 알려진 '더블드래곤'(87년 테크노), 다양한 무기와 롤플레잉 못지않은 다양성을 보여준 캡콤의 '블랙 드래곤' 등이 게이머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다인 게임들도 속속 출시되어 아케이드 센터의 붐을 이끌기도 했다. 89년 코나미의 '크라임 파이터'(4인 동시)와 삼국지를 배경으로 한 캡콤의 '천지를 먹다'(3인 동시) 테크노가 제작한 '컴벳 트라이브즈' 등이 대표적인 사례이며, 이후에는 최초 3인이 기본이 되는 많은 게이머들이 아케이드 센터에 등장해 장르의 확립 및 경쟁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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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의 발전과 다양한 공격 방식 등장

90년대 이후로 들어오면서 액션이라는 장르는 스크롤을 기본 게임성으로 정의하고 어떤 시대관과 배경, 어떤 캐릭터와 공격 방식을 사용하는지에 따라 많은 차이를 보이기도 했다. 이 시기 때부터는 네오지오, 캡콤, 테크노, 코나미들의 강세가 두드러지면서 일본 아케이드 게임들이 성행하기 시작했다. 국내 아케이드 시장에서 선전한 게임들도 대부분 위에서 언급한 회사들이 제작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그들은 많은 게임을 출시했으며, 게임의 형태도 상당히 다양했다. 먼저 90년대부터 갑작스럽게 성장한 네오지오의 경우는 대전, 슈팅, 스포츠 장르에서 선전한 능력을 바탕으로 '닌자 컴뱃'(90년) '전국전승'(91년) '로보아미'(91년) '닌자 코만도'(92년) '스핀마스터'(93년) '전국전승 2'(93년) 등을 잇달아 히트 시키는데 성공한다. 액션 게임의 명가 캡콤도 아케이드 센터에 일대 파란을 불러일으킨 게임인 '파이널 파이트'(89년)를 시작으로 90년 '매직로드' 91년 '캡틴 코만도' '원탁의 기사' '킹 오브 드래곤' 93년 '캐딜락 사우르스' '퍼니셔', 94년 '에일리언 대 프레데터' '아머드 워리어' '던전 앤 드래곤' 등을 출시하면서 전성기를 맞이한다. 캡콤이 2D 액션 게임의 명가 소리를 듣게 된 것은 바로 이 작품들 때문이다. 이 때 등장한 게임들은 대부분 다인 플레이를 지원했으며, 단순한 버튼 연타만으로도 다양한 기술을 맞볼 수 있게 하거나, 커맨드 입력 방식을 도입해 기술을 사용하는 재미를 부각시키는 등 새로운 시스템을 많이 도입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그래픽 역시 비약적으로 발전해서 조금 유치해 보이는 단순 그래픽 대신 화려하게 포장된 섬세한 도트 그래픽을 선보여 이 시기를 2D 액션 게임의 황금기로 만들었다. 하지만 이후부터는 대전 게임 장르가 아케이드 센터의 주력 장르로 떠오르면서 횡스크롤 액션 장르는 점점 약해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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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횡스크롤 아케이드의 하락세와 플랫폼의 변경

90년대 후반에 접어든 액션 게임들은 대전 게임이라는 거대한 벽에 막혀 점차 쇠퇴하기 시작했다. 상대적으로 아케이드 센터를 운영하는 사람들이 코인의 사용이 높은 대전 게임을 횡스크롤 아케이드 게임보다 선호했고, 게이머들도 대전 게임의 매력에 푹 빠져들어 대형 메이저 개발사들이 횡스크롤 액션 게임보다 대전 게임에 주력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래도 캡콤 등 몇몇 회사들은 간간히 횡스크롤 액션 게임을 출시했는데 이때 당시에 등장한 게임들은 발전된 그래픽과 대전 게임과 흡사한 커맨드 방식을 사용했던 특징이 있었다. 대표적인 게임으로 캡콤에서 제작한 '던전&드래곤 섀도우 미스타라'(96년)와 반프레스토의 '가디언즈'(95년) Mitchell에서 만든 '캐논댄서'(96년) Metro가 개발한 '건 마스터'(94년) 등이 있다. 하지만 아케이드 센터에서 큰 인기를 끌지 못하게 되면서 갈 곳을 잃은 개발사들은 콘솔이나 PC 게임 등으로 눈을 돌렸고 이때 당시에 존재하던 수퍼패미콤이나 세가세턴, 플레이스테이션 등으로 여러 게임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아케이드에서 제작되는 것에 비해 하드웨어 성능은 부족하다보니 만족스러운 수준의 게임들은 좀처럼 만나보기 어려웠다. '다이너마이트 형사'(98년)나 '가디언 히어로즈' '버닝레인저' 등의 게임들이 출시되어 선전했지만 폭넓은 판매량을 자랑하진 못했다. 다만 콘솔기기로 이식되면서 친구들을 불러 게임을 시켜주는 접대용 게임이라는 별칭을 얻으면서 플랫폼 변경은 어느 정도 성공한 것으로 보였다. 이후 2000년을 넘어서는 액션 게임은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이나 세가의 드림캐스트, MS의 Xbox 등 하드웨어 성능을 상승 시킨 차세대 게임기들이 등장하면서 콘솔 쪽 개발 환경이 좋아지고 게임의 퀼리티도 높아져 선호하는 게이머들이 늘기 시작했다. 특히 멀티탭, 온라인 등의 기능이 지원되면서 다인 플레이가 가능해졌으며, 다양한 모드가 지원되며 단순한 액션 형태를 넘어 대전 게임이나 슈팅 게임들을 혼합 시켜 발전되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게임으로는 코에이의 '진 삼국무쌍' '전국무쌍' 캡콤의 '데빌 메이 크라이' '카오스 레기온' 반다이의 '원피스 그랜드 배틀' 등이 있다.

* 국내 환경에 맞는 온라인으로의 진화.. 폭넓은 환경을 제공

국내의 빠른 네트워크 서비스로 인해 이러한 액션 게임은 최근에 와서 온라인으로 진화되는 모습을 보이게 된다. 넷마블에서 서비스되는 '그랜드 체이스', 윈디소프트의 '겟엠프드' 네오플의 '던전앤파이터' 등은 공개가 되자마자 게이머들에게 큰 인기를 끈 게임들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아케이드 센터에서 즐길 수 있던 액션 게임을 온라인으로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게임에 접속하면 항상 새로운 사람들과 게임을 즐길 수 있고 대전 게임이 아닌 협동 모드 위주라는 점도 예전 아케이드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요소로 작용했다. 덕분에 게이머들은 더 많은 사람들과 PC만 있다면 언제든지 액션 게임을 같이 즐길 수 있게 되었으며, 교환, 커뮤니티 등 아케이드에서 할 수 없던 많은 행동을 통해 새로운 재미를 느낄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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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로운 장르와 통합돼 자신만의 색을 잃어가는 장르

지금까지 액션 게임의 역사와 지나온 길을 간단하게 알아봤다. 아케이드에서 콘솔, 콘솔에서 PC 온라인으로 플랫폼을 옮기면서 액션 게임은 한가지의 색을 가진 단순한 형태에서 다양한 색을 보여줄 수 있는 형태로 변해갔다. 단순히 자신의 캐릭터가 가진 기술 몇 개로 수많은 적을 물리치고 보스를 격파하는 형태에서 RPG에서 볼 수 있는 성장 시스템과 스킬 증가, 대전 게임 못지않은 다양한 커맨드 입력 등 다른 게임에서 볼 수 있던 게임성을 합치면서 더욱 더 발전됐다. 하지만 올드 액션 게임의 팬인 필자에게는 조금은 안타까운 진화이기도 하다. 앞으로 어떤 게임이 등장할지 모르지만 가볍게 액션만을 즐길 수 있는 게임이 많이 등장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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