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크래프트 3’ 한국 선수들, 세계 강호로 ‘우뚝’

"Moon, 싸인 해주세요. 실제로 보게 되니 꿈만 같아요"

프로게이머에게 싸인을 해달라고 줄을 서는 것은 이제 흔한 일이지만, 지난 해 취재차 갔던 중국의 분위기는 한국과 확연히 달랐다. 한국이 '스타크래프트(이하 '스타크')'가 인기를 끄는 반면 중국은 '워크래프트3(이하 '워크3')'가 훨씬 인기가 많았던 것. 이 날도 경기장을 찾은 대부분의 팬들이 장재호(ID: MOON) 선수 등 '워크3' 프로게이머에게 몰려들어 '스타크' 게이머들을 멋쩍게 만들었다.


이런 현상은 비단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유럽, 중국 등에서는 '스타크'보다 '워3' 대회가 더욱 활발하게 개최되고 있으며, 팬들의 관심도 더 높은 편이다. 국내에서는 '스타크'가 빠지면 e스포츠 자체가 사라질 정도로 '스타크'가 아직까지도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세계적인 흐름으로 보면 '스타크'는 이미 사양세에 접어든 e스포츠 종목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스타크' 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각종 '워크3' 리그에서도 한국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어 e스포츠 종주국으로써의 위상을 확고히 하는데 일조하고 있다.

지난 12일 중국 북경에서 열린 IEST(인터네셔널 e스포츠 토너먼트) '워크3' 부문에서, 장재호는 중국의 강호 리샤오 펑을 3:1로 누르며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11월10일 일산에서 개최된 2회 슈퍼파이트에서 현 세계 챔피언이라 할 수 있는 유럽의 마누엘 쉔카이젠(ID: Grubby)을 3:0으로 압도한 후 만들어낸 두 번째 쾌거다. 또 이번 IEST에서는 장재호에게 패배해 3-4위전으로 밀려난 노재욱(ID: Lucifer)이 불가리아의 즈드라브코 조르기예프(ID: Insomnia)를 물리치고 3위에 올라 한국의 강세를 더욱 실감케 했다.

또 국내의 MBC게임에서 '워크3' 세계 랭킹전을 표방하고 나선 '워크3' 리그 'W3' 에서도 지난 11월22일 장재호 선수가 현 랭킹 5위인 유안 메를로(ID: ToD) 선수를 격파하면서 유럽 정상급 선수를 연파한 바 있으며, 지난 12일 미국 뉴욕에서 펼쳐진 WSVG(월드 시리즈 오브 비디오 게임) '워크3' 부문에서도 한국의 천정희(ID: Sweet)와 조대희(ID: FoV)가 마누엘 쉔카이젠에게 우승을 내줬을 뿐 나란히 2, 3위를 기록해 명실공히 한국이 '워크3' 강국임을 과시했다.

이렇게 한국 선수들이 전세계에 실력을 과시하고 있다보니 '워크3'에 관심을 가지는 국내 e스포츠 팬 층도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장재호의 극적인 역전승으로 이슈가 됐던 W3 유안 메를로 선수 전에는 '스타크'에 못지 않은 수의 관람객들이 경기가 펼쳐진 삼성역 MBC게임 히어로센터에 모여 환호했다. 또 W3 공식 홈페이지(w3league.natoo.net) 또한 갈수록 방문자가 늘며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추세다.


'워크3' 해설을 담당하는 서광록 해설위원은 "'워크3'는 게임을 알면 알수록 점점 '보는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게임인 만큼 '워크3' 게이머들이 주위의 사람들에게 조금씩 알려주는 게 중요하다. 조금이라도 주위 게이머들에게 '워크3'를 알려 재미를 느끼게 하면 향 후 국내에서도 '스타크' 수준의 e스포츠 종목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위원은 또 "최근 팬들의 관심사는 장재호 선수와 마누엘 쉔 카이젠 선수의 리벤지 매치다. 중국과 미국에서 각각 우승해 돌아온 두 선수가 W3에서 만날 날을 손꼽아 기다리는 팬들이 많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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