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기름 드리프트의 강렬한 유혹

조충현

과거로의 회귀! 본래의 게임성에 집중하라!
1995년 최초로 아케이드센터에 세가랠리라는 타이틀이 선보였을 때 그 특유의 조작감과 속도감에 수 많은 게이머들이 열광을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요즘은 흔하디 흔해 집에서도 만져볼 수 있는 핸들을 사용한 드라이빙이 꽤나 신선하게 보였을 그 때 당시 더욱 강화된 그래픽으로 집에서 편히 누워 세가랠리의 차세대 버전을 플레이할 날이 올 거라고는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본 게임의 제목에서 알 수 있다시피 세가랠리 레보는 세가랠리 시리즈의 혁명이라는 기치 아래 만들어진 원작과 유사한 형태의 랠리 레이싱 게임이다. 최초 아케이드에 출시된 '세가랠리챔피온십' 이후 그란투리스모 시리즈나 콜린맥랠리 시리즈 등 유사 장르의 게임과의 경쟁에서 큰 인정을 받지 못했던 세가랠리가 마침내 XBOX360 차세대 게임기종으로 원작과 가장 유사한 게임성을 가지고 우리 앞에 다시 나타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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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케이드의 그 느낌으로 돌아온 세가랠리 레보


쭉쭉쭉! 미끄러져 봅시다!
세가랠리를 처음 접해보는 대다수의 게이머들은 XBOX360 마켓플레이스에 올라온 세가랠리 레보 데모를 접해본 뒤 경악을 금치 못했다. 진흙이던 빙판이던 아스팔트 도로건 간에 쭉쭉 미끄러지는 차체를 어떻게 컨트롤을 해야 할지 당혹스럽기 그지 없었던 것이다. 여러 편의 세가랠리 시리즈를 접해본 필자도 오래간만에 다시 세가랠리의 핸들을 잡아보니 조작이 처음에는 참으로 어려웠다. 하지만 그것은 트랙을 몇 바퀴 돌아보면 해결이 된다. 일명 참기름 드리프트라고도 불리우는 세가랠리만의 차량 조작법에 익숙해 질 즈음이면 너무나도 손쉽고도 짜릿한 세가랠리 레보만의 매력에 빠지게 된다. 이점 정말 중요하다. 세가랠리 레보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미끄러지는 듯한 참기름 드리프트를 있는 그대로 받아드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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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것 자체는 어렵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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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코너링은 녹녹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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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들어간 카운터 스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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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릿한 드리프트는 세가랠리 레보의 참맛

그란투리스모 시리즈를 경험한 게이머들은 실제 도로 환경과 유사한 드라이빙 시뮬레이터에서 소위 드리프트' 라는 기술을 구사하는 것이 얼마나 정교하고도 어려운 조작인지를 잘 알 것이다. 하지만 세가랠리 레보의 조작은 드리프트의 연속이다. 그것도 단지 스틱을 꺾는 것만으로도 화려하고도 감탄이 절로 나올만한 드리프트가 자동으로(?) 구사가 된다.

간단함에 숨겨진 익숙한 매력!
세가랠리 레보의 콘텐츠는 크게 챔피언십과 타임어택 그리고 XBXO 라이브로 구성이 되어 있다. 대개의 레이싱게임들이 다양한 대회 구성과 게임모드를 지니고 있는 것에 비하면 세가랠리 레보의 구성은 그야말로 단촐하기 그지 없다. 게임의 메인 진행은 챔피언십 모드이다. 대회에 참가해서 포인트를 획득하고 그 포인트를 활용해 새로운 차량과 맵을 풀어 상위리그로 진출해 나가는 진행방식으로서 대회는 크게 프리미어 리그, 모디파이드 리그, 마스터 리그 3개로 구성이 되어 있다. 또한 각각의 리그는 아마추어 리그, 프로페셔널 리그, 익스퍼트 리그의 하위 리그로 구성이 되어 있으며, 각 하위 리그는 총 10개의 대회를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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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을 진행하면 상위 리그가 열린다


대회의 숫자는 언뜻 많이 보이지만 사실상 플레이를 하게 될 게임의 배경은 사파리, 알파인, 캐년, 북극, 트로피컬을 모두 합쳐 총 5개이다. 프리미어리그, 모디파이드리그, 마스터리그의 1위를 달성할 경우 추가되는 레이크 사이드를 합치면 그 수는 6개로 늘어난다. 각각의 맵은 자신만의 독특한 배경으로 개성있는 분위기를 자아내지만 사실 상 맵의 특징으로 인한 게임성에는 큰 변화는 없다. 세가랠리 레보는 어느 맵이든 쭉쭉 미끄러 지면서 드리프트를 해대는 그런 게임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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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원이 주 배경인 알파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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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포장도로 위주의 계곡지대 캐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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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덮인 설원지대 북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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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림을 시원하게 질주하는 트로피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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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동물 사이를 달리는 사파리

세가랠리 레보는 기본적으로 네 개의 시점을 제공한다. 1인칭 시점과 본넷트 시점, 그리고 차량의 모습을 볼 수 있는 두 개의 시점을 제공한다. 등장하는 차종이 그다지 다양하지는 않지만 차량의 모습을 볼 수 있는 3인칭 시점모드에서는 차량의 조작이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특히 운전석 콕핏시점을 제공하지 않는 점은 개인적으로 상당히 아쉬운 점이었다. 하지만 단순한 게임모드와 다소 적은듯한 맵구성 등 대폭 간소화된 게임볼륨으로 인해 세가랠리 레보를 그냥 지나쳐서는 안된다. 세가랠리 레보는 애초에 아케이드로의 회귀를 작정하고 다가온 그런 게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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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넷트시점이 운전하기 가장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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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의 모습을 볼 수 있지만 조작이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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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감이 가장 뛰어난 1인칭 시점

오락실 그 느낌 그대로
그란투리스모, 프로젝트 고담레이싱, 릿지레이서, 테스트드라이브 등 최근 우리는 다양한 종류의 많은 레이싱게임을 즐겨 왔다. 필자 역시 포르자모터스 2를 42인치 LCD TV에 돌리며 무선휠까지 구비해서 집에서 즐겨온 사람이다. 세가랠리 레보는 장르의 선상에 있어 위에 열거한 다른 레이싱게임들과 같은 위치에 있지만 플레이어에게 제공하는 재미에 있어 전혀 성격이 다른 재미를 주고 있다. 게임이라는 것 자체가 그렇겠지만 모름지기 현실세계에서 경험해보지 못하는 대리경험을 게임 속에서 경험해 볼 수 있다는 측면이 레이싱 게임이 주는 큰 재미 중 하나일 것이다. 거금을 들여 슈퍼카를 구매할 수 있는 사람은 현실에서도 극소수, 더군다나 그런 슈퍼카를 미친 듯이 질주하며 사고를 낼 수 있는 사람은 이 세상에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리얼리티를 추구하는 드라이빙 시뮬레이터 게임들이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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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칠 듯한 질주를 마음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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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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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런 게임들은 제대로 재미를 느끼기 위해 너무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한다. 또한 주행 중 한 번 무너진 밸런스를 다시 다잡기 위해서는 한참을 달려야 한다. 그런 과정 자체가 재미라면 재미겠지만 적어도 다이나믹하고 역동적인 초스피드 레이싱 게임에 그런 부분은 사치스러운 사족이라면 사족이다. 세가랠리 레보의 룰은 굉장히 간단하다. 달린다! 그리고 드리프트 한다! 중간에 사고가 나도 다시 최고속도로 복귀하는 데는 오른쪽 트리거를 누르고서 그다지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그 뒤에 다시 코너가 나타나면 미끄러지면 되는 것이다. 자욱한 흑먼지를 뒤로 날리며 헤드핀을 공략하면서 상대방 차량을 추월하는 재미는 오직 세가랠리 레보만이 줄 수 있는 재미이다. 세가랠리 레보는 차량의 세팅과 업그레드 역시 과감하게 간소화 시켰다. 세가랠리도 과거의 작품 중에는 다양한 커스터마이징을 제공했던 타이틀도 분명 있기는 했다. 하지만 왠지 세가랠리라 하면 게임센터에서 즐기는 즉흥적이고 직관적인 시스템이 더 어울려 보인다. 애초 정교하고 섬세한 차량의 차이 따위는 이 게임에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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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포장 도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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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껏 달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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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가랠리 레보의 차량은 일단 오토매틱과 수동 두 가지 중 한가지를 선택해야 한다. 물론 둘 중 어느 것을 선택하던 게임 진행에는 크게 차이가 없다. 일반적으로 수동모드로 플레이를 하는 것이 레이싱게임에서 더 유리한 경우가 많지만 세가랠리 레보의 경우는 오토매틱을 하더라도 게임을 진행하는데 전혀 무리가 없다. 실제로 라이브에 접속해서 타임어택 기록을 보더라도 상위 랭커 중 상당 수가 오토매틱으로 기록을 수립한 것을 확인할 수가 있다.(물론 1위 ~ 3위 정도의 초특급 기록들은 모두 수동이 차지하고 있다)오토매틱과 수동 중 한 가지를 선택한 뒤 게이머는 매 경기마다 오프로드용 세팅을 할 지 온로드용 세팅을 할 지를 선택해야 한다. 하지만 그 선택 역시 게임 진행에는 크게 영향을 주지 않는다. 설정 자체가 크게 다르지 않거니와 대부분의 맵은 포장도로와 비포장 도로를 동시에 지니고 있기 때문에 어떤 세팅을 하던지 맵의 절반 정도는 세팅에 위배되는 도로를 달려야 하기 때문이다. 서두에 밝혔다시피 포장도로라고 해서 참기름 드리프트가 되지 않는 경우는 없다. 세가랠리 레보는 포장도로든 물에 젖은 진흙밭이든 빙판길이든 간에 정도의 차이가 약간은 존재하겠지만 무조건 참기름 드리프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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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의 종류가 다양해도 별 차이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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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달리고 보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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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기름 드리프트 준비완료

쉽고 간단해졌지만 눈은 즐거워 졌다!
세가랠리 레보의 그래픽은 보는 관점에 따라 호불호가 명확히 갈리는 듯 하다. 객관적으로 평가하자면 최근 출시된 XBOX360 플랫폼의 게임들과 비교했을 때 폴리곤의 수도 다소 적은 듯 보이고 텍스쳐 질감도 다소 거친 듯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스크린샷으로 보는 것과는 달리 실제 게임을 플레이 하면서 경험하는 비주얼은 상당히 뛰어나다. 세가랠리 레보의 가장 뛰어난 부분은 바로 게임의 주무대가 되는 도로의 노면의 질감표현이다. 사파리에서부터 북극에 이르기까지 각 배경의 컨셉에 어울리는 노면은 차량이 이동하는 대로 물리적으로 실시간 반응을 한다. 쉽게 말해 상대방 차량이 지나간 자리에는 타이어 자국이 남고 그 위에 다른 차가 또 지나가면 그 자국은 더욱 깊게 파인다. 놀라운 사실은 그러한 노면의 자국들이 레이싱에 영향을 주는 하나의 게임구성요소가 된다는 사실이다. 처음에는 깔끔한 노면이지만 차량이 지나다니고 랩이 흐를수록 땅은 파이고 거칠어진다. 깊게 파인 곳을 지나갈 때는 당연히 패드로 짜릿한 진동이 전해오며 파인 자국대로 타이어 그립도 작용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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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깨끗하던 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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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어자국으로 만신창이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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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저히 공략이 불가능해 보이는 180도가 넘는 헤드핀을 드리프트로 깔끔하게 통과하면서 손으로 전해지는 거친 노면의 진동을 느끼고 있노라면 이것이 바로 진정한 레이싱게임의 재미가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세가랠리 레보는 그런 게임인 것이다. 자욱한 흙먼지를 날리면서 어마어마한 속도로 코너웍을 구사하는 그런 게임... TV에서나 보아왔던 랠리 경기의 실제 주인공이 되어 코스를 공략하고 기록을 세우는 원초적인 느낌의 레이싱 게임이 바로 세가랠리 레보다. 차량 충돌로 인한 피해가 표현되지 않는 점이 단점으로 지적될 수 있겠지만 세가랠리 레보의 백미인 리플레이 감상 중에 너덜너덜한 차체를 보고 싶지 않은 것이 비단 필자만의 바람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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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중계하란 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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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력있게 들이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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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가랠리 레보는 최근 출시된 레이싱게임들과 견주어 보면 지나치게 간소화된 게임시스템과 획일화된 룰로 인해 자칫 지나쳐 버릴 수 있는 게임이다. 하지만 세가랠리 레보만의 참기름 드리프트의 마력에 빠지게 되면 다른 레이싱 게임은 손에 잡기 힘들 것이다. 난코스를 드리프트로 공략해 1위를 차지한 뒤 리플레이를 보는 기분은 다른 게임에서는 쉽게 느끼기 힘든 기분이다. 포르자모터스나 그린투리스모를 가지고 세가랠리 레보의 드리프트와 같은 기술을 구사하려면 상당한 수준의 실력이 필요하다. 세가랠리 레보에서는 그런 어려움을 게이머에게 요구하지 않는다. 아케이드 게임도 가정용 콘솔에서 먹힐 수 있다는 이정표를 세웠던 세가랠리, 그리고 차세대기의 능력을 빌어 화려한 그래픽으로 돌아온 세가랠리 레보... 리뷰를 위해 플레이한 수 많은 랩들, 최근 플레이한 게임 중 가장 즐거운 시간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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