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작 실시간 전략 게임, '스타크' 넘어 부흥 꿈꾼다

블리자드에서 제작한 '스타크래프트'와 '워크래프트 3' 이후 국내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이하 RTS) 게임 시장은 하락세를 걷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스타크래프트'가 좋은 반응을 얻기 시작했던 90년대 후반에는 국내 개발사들도 너나할 것 없이 RTS 게임 제작에 앞장섰지만 정작 출시 이후에는 게이머들의 미지근한 반응에 흥행에 실패했으며, 해외 시장에서 나온 대작 RTS 게임 역시 약간의 선전 이후에는 국내 PC방 여건에 맞지 않는 높은 사양과 한 개의 ID만 생성 할 수 있는 제약이 많은 CD키, 밸런스 붕괴, 어려운 조작으로 생기는 대중화 실패 등의 문제로 인해 게임 시장과 e스포츠 시장에서 사라져버렸다. 국내 게임 시장의 특수함 등의 여러 조건이 겹쳐 생긴 문제이기도 하지만 정작 사양만 높고 기대 이하의 게임성을 보여준 점과 너무 어려운 형태로 개발되어 게이머들의 관심을 끌지 못한 문제도 있다.

하지만 최근 이런 악재 속에서도 RTS 게임들이 계속적으로 등장해 부활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스타크래프트'의 유일한 라이벌이라는 별명을 얻고 있는 '커맨드앤컨커' 시리즈의 최신작인 '커맨드앤컨커 3'이 2007년 출시를 기다리고 있으며, 7개의 종족이 등장해 전투를 벌이는 '워해머 40000' 시리즈도 최근 확장팩 '다크 크루세이더'를 출시하며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스타크래프트' 못지않은 인기를 끌고 있다. 또한 PC가 아닌 콘솔로 등장하는 RTS 게임들도 다수 존재해 시장의 확대도 기대되고 있다. 과연 내년에 다시 한 번 RTS 게임 붐이 일어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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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TS 게임이 살아남기 힘든 국내 게임 시장

RTS 게임들이 한동안 거칠 것 없이 출시되었지만 현재는 '스타크래프트'와 '워크래프트' 말고는 전부 무너진 상태. 왜 이런 상황이 발생했을까? 먼저 국내 PC여건을 고려하지 않은 높은 사양의 게임들의 출시다. 최근 등장한 '컴퍼니 오브 히어로즈'나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즈 3' 같은 게임들은 뛰어난 게임성으로 큰 인기를 끌었으나 너무 높은 사양 때문에 고급 사양을 가진 게이머가 아니면 쉽게 즐길 수가 없었다. 이런 고급 사양이 생긴 원인은 RTS 게임들이 사실적인 측면을 추구하기 위해 '하복'이나 '언리얼'등 유명 물리엔진과 다양한 그래픽 효과를 사용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게이머들이라면 그래픽 카드나 램을 업그레이드해 플레이를 해볼 수 있겠지만 한번 사양을 업그레이드하려면 큰 비용을 소비해야하는 PC방 업주들에게는 그림의 떡이나 마찬가지 특히 '스타크래프트 2'처럼 흥행이 보장된 게임이 아니라면 무리한 모험을 시도할 PC방 업주는 없을 것이다.

또 다른 문제로는 대중화를 이끌어내지 못한 게임성을 꼽을 수 있다. '스타크래프트'가 전 국민이 즐기는 국민 게임이 된 결정적인 이유는 이해가 쉬운 게임성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포스트 '스타크래프트'로 불린 '워크래프트'나 '워해머 40000' 같은 게임들은 레벨업 시스템이나 영웅 시스템 등 RPG에서 볼 수 있는 요소들과 진지 점령, 복잡한 빌드 오더 등을 게임 내에 도입해 게임성으로는 한 단계 상승할 수 있었지만 그만큼 배우기 어렵다는 숙제를 남겼다. 그리고 이렇게 대중화에 실패한 게임들은 e스포츠나 오프라인 리그 등에서도 각광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 2006년과 2007년을 이어주는 대작 RTS

하지만 이런 국내 시장과는 다르게 해외 시장은 다양한 게임성과 시대관을 가진 RTS 게임들이 다수 출시되고 있다. THQ의 '컴퍼니 오브 히어로즈'를 시작으로 '워해머' 시리즈의 확장팩 '다크 크루세이더' '반지의 제왕 : 중간계 전투 2 더 라이즈 오브 더 리치 킹' 대규모 전투가 인상적인 '미디벌 2 : 토탈 워' 등 많은 게임들이 해외 웹진과 게이머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다. 그렇다면 2007년에는 어떤 RTS 게임들이 등장할까. 먼저 국내에도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는 RTS 시리즈 '커맨드앤컨커 3'이 내년 상반기에 출시될 예정이다. 최적화 문제와 멀티플레이 랙, 형편없는 밸런스 등으로 마니아들의 미움을 받은 '커맨드앤컨커 제너럴' 시리즈 이후에 등장하는 정통 후속작이라 기대 반 우려 반이지만 마니아들에게 가장 좋은 평가를 받은 '레드얼렛 2'의 시스템을 계승해 개발한다는 점과 E3에서 공개된 플레이 동영상이 좋은 평가를 받고 있어 어느 정도 걱정은 줄어들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PC 뿐만 아니라 MS의 콘솔 Xbox360으로도 출시가 예정되어 있어 플랫폼에 구애 받지 않고 즐길 수 있는 장점도 있다. 또한 역사 RTS 게임 '배틀 스테이션 : 미드웨이'도 PC와 Xbox360으로 출시된다. 대규모 전함 부대를 컨트롤하는 이 게임은 사실적인 해전을 보여주는 것뿐만 아니라 초보자들도 손쉽게 게임에 접근할 수 있는 간단한 조작, 실제 해전을 방불케 하는 사실적인 전투 장면이 특징이다. 이 외에도 '토탈어니힐레이션'의 개발팀이 만든 '수프림 커맨더'와 현대 시대 전쟁을 다룬 RTS '워 프론트 : 터닝 포인트', '헤일로' 시리즈의 배경을 바탕으로 만든 RTS 게임 '헤일로 워즈' 등 많은 RTS 게임들이 PC와 콘솔로 출시를 준비하고 있어 RTS 마니아 게이머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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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모지 시장 개척, 우린 '콘솔'로 간다

최근 MS의 차세대 게임기 Xbox360으로 등장한 EA의 '반지의 제왕 : 중간계 전투 2'는 RTS의 불모지나 다름없던 콘솔 시장에 등장해 좋은 평가를 받은 대표적인 게임이라고 볼 수 있다. 이미 PC로도 출시되어 게이머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은 '중간계 전투 2'가 Xbox360으로 출시를 예고할 때 게이머들의 반응은 매우 회의적이었다. 시기적으로 라인업이 부족하던 Xbox360의 상황도 문제였지만 콘솔에서 사용되던 패드로 수많은 단축키를 사용하는 RTS를 즐긴다는 것 자체가 무리라고 판단된 것이다. 하지만 이런 회의적인 반응 속에서 등장한 '중간계 전투 2'는 마우스 못지않게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조작 체계를 도입해 콘솔 게이머들에게 큰 환영을 받았다. 처음에는 불편할 것 같아 구매를 미루던 게이머들도 의외로 편하다는 입소문에 타이틀을 구매하기 시작했고, Xbox360에서 지원되는 Xbox Live 기능을 통해 PC보다 랙이 적은 쾌적한 플레이를 경험하게 되자 이 게임에 대한 평가는 완전히 뒤집어지는 상황을 연출했다. 이런 상황은 콘솔 게임기의 성능 향상도 있지만 콘솔 인터페이스가 다양해지면서(조금은 불편하겠지만) 다양한 장르의 게임을 소화할 수 있게 된 점이 가장 크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이 콘솔 RTS 시장은 일본과 북미 시장에 등장한 닌텐도의 Wii처럼 변경된 콘트롤러를 가진 콘솔들의 등장이 시작되면서 더욱 가속화 될 것으로 기대된다.

* e스포츠를 등에 업고 다시 한 번 도약한다

이렇게 출시될 많은 기대작들은 최근 추세에 맞게 충실한 멀티플레이 모드를 특징으로 하고 있다. 기존에는 간단한 팀전이나 스키미시 같은 대전 플레이만 가능했지만 최근에 등장하는 게임들은 특정 병력을 가지고 전술적으로 싸우는 병력 소모전이나 자원을 모두 차지하면 승리하는 점령전 등의 다양한 모드를 지원하고 있어 더욱 많은 플레이가 가능하다. 특히 이런 기능들은 빠른 플레이 패턴을 좋아하는 국내 e스포츠팬들에게 어필하기 좋기 때문에 국내 e스포츠 시장에서도 충분히 적용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신형 RTS 게임들이 e스포츠 시장에서 활약하기엔 넘어야할 산이 너무 많다. 국내 중, 저 사양 PC방에서도 원활하게 돌아갈 수 있는 높지 않은 사양과 한 개의 CD키로 여러 개의 IP를 만들 수 있는 제한 적은 CD키, 대중화를 위한 쉬운 조작 방식과 게임성 등이 기본이 되어야 하며, 향후 방송과 연계한 다양한 리그, 스타성을 고려한 프로게이머 육성 등 많은 준비를 필요로 하고 있다. 많은 단체들의 협조와 준비가 제 2의 '스타크래프트'를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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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년이 더욱 기대되는 RTS 게임 시장

한 때 게이머들에게 큰 기대를 받은 RTS 게임. 많은 개발사들이 앞 다투어 개발하고 게이머들에게도 큰 인기를 누렸지만 지금은 다양성의 부족과 e스포츠와의 연계 실패 등으로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내년에 등장하게 될 많은 기대작들은 이런 시장에 충분한 등불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이미 해외에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는 기대작들이 유명 e스포츠 선수들의 군 입대와 스타성 부제, 포스트 '스타크래프트' 불발 등으로 힘든 e스포츠에 새로운 활력소가 되고 나아가 e스포츠의 대중화, 크게는 PC 시장을 부활을 꿈꿀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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