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국내 게이머들을 흥분시킨 최고의 게임은?

게임 역사에 길이 남을 뜨거운 대결이 펼쳐진 2006년이 그 화려한 막을 내리고 있다. 해외를 살펴보면 작년에 출시된 XBOX360에 이어 PS3와 Wii까지 발매되면서 불꽃 튀는 차세대 게임기 전쟁이 개막했고,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성공으로 인해 '워해머 온라인' '던전 앤 드래곤 온라인' 등 온라인 게임의 개발도 활발하게 진행됐다.

이런 뜨거운 열기는 국내도 마찬가지였다. 한빛소프트, 넥슨, 웹젠이 100억 이상의 개발비를 들인 대작 롤플레잉 온라인을 발표해 올해 초부터 자사의 명예를 건 대결을 펼쳤으며, 영원한 1위로 군림할 것 같았던 '스페셜포스'가 '서든어택'의 강력한 도전을 받으면서 국내 온라인 게임 시장에 FPS 게임 열풍이 부는 등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대결의 연속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그럼 이런 뜨거운 2006년에 국내 게이머들에게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게임은 무엇일까. 게임동아에서 각 플랫폼별로 최고의 작품들을 선정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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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부문

올해의 게임 : 서든어택

2006년은 엄청나게 많은 대작들이 쏟아져나온 한해였다. 올해 초부터 '그라나도 에스파다' '제라' '썬'이라는 이른바 100억 게임들이 파워 싸움을 했으며, 던전 앤 파이터, 오디션 등 캐주얼 게임의 강세도 돋보였다. 하지만 역시 2006년을 최고로 빛낸 게임은 FPS 게임, 그중에서 '서든 어택'이 아닐 수 없다.

'서든 어택'은 '스페셜포스' 이후 처음으로 동시접속자 10만명을 돌파하면서 국내 온라인 게임 시장에 FPS 게임 열풍을 몰고 왔으며, 결국 동시접속자 18만명을 돌파하면서 '스페셜포스'를 1위 자리에서 끌어내렸다. 특히, '서든어택'이 기록한 동시접속자 18만명은 '스페셜포스'의 게이머들을 뺏어온 것이 아니라 새롭게 시장을 확대한 것이어서 그 의미가 더욱 크다.

최고의 흥행상 : R2

지난 18일 성대하게 개최된 2006 대한민국게임대상에서 무관의 설움을 당하기는 했지만 NHN의 'R2'는 올해 최고 흥행상을 탈만한 자격을 갖춘 게임이다.

'R2'는 올해 주목받았던 대작 롤플레잉 온라인 게임 중에서 유일하게 정액 요금제를 성공시킨 게임이며, 예약 매출만으로 19억원이라는 높은 수익을 올려 작년말 게임업계를 발칵 뒤엎은 YNK코리아 '로한'의 뒤를 이었다.

이 같은 성적도 공성전을 제외한 나머지 시스템들이 전반적으로 완성되지 못한 상태에서 기록한 것이라 게임성이 보완될 내년에는 더욱 좋은 모습을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최고의 작품성 : 그라나도 에스파다

초반의 뜨거운 열기와는 다르게 정액 요금제를 성공시키지 못하고 부분 유료화 전환로 전환됐지만 '그라나도 에스파다'의 작품성은 올해 등장한 롤플레잉 온라인 게임 중에서 단연 돋보였다.

비록 콘텐츠 부족 문제로 인해 게이머들의 질타를 받기는 했지만 3명을 한명의 게이머가 조작하는 독특한 전투 시스템과 중세 유럽을 연상케 하는 미려한 그래픽, 그리고 완성도 높은 음악은 콘솔 게임과 비교해도 절대 뒤지지 않은 수준. 올해 대한민국게임대상에서도 이런 게임성과 해외 수출 성적을 인정받아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아쉽게도 부분유료화로 전환되기는 했지만 정치, 경제 시스템이 본격적으로 도입될 내년에는 좋은 성적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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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 패키지 부문

올해의 게임 : 콜 오브 듀티2

현재 국내 PC패키지 게임 시장은 판매량 부진으로 인해 거의 초토화된 상태나 마찬가지다. 때문에 유통사들도 PC 패키지 게임 출시를 꺼려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덕분에 출시된 타이틀을 보면 어느 정도 판매량이 보장된 대작들이 대부분이었다.

그중에서도 특히 돋보인 게임은 바로 '콜 오브 듀티2'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한 이 게임은 참혹한 전장에 내던져진 한 병사의 얘기를 다룬 영화 같은 시나리오로 FPS 마니아들에게 극찬을 받았다.

뿐만 아니라 너무나도 완벽한 싱글 플레이에 가려지기는 했지만 멀티 플레이 또한 높은 완성도를 선보여 PC 패키지 게임 시장이 아무리 불황이라고 해도 명작은 팔린다는 것을 증명했다.

최고의 흥행 : 히어로즈 오브 마이트 앤 매직5

솔직히 국내 PC 패키지 게임 시장은 판매량이 다 거기서 거기이기 때문에 흥행작을 선출한다는 것이 상당히 힘든 일이지만 게임동아에서는 '히어로즈 오브 마이트 앤 매직5'를 최고의 흥행작으로 선정했다.

'히어로즈 마이트 앤 매직' 시리즈는 최고의 중독성을 자랑하는 게임답게 국내에도 많은 마니아층이 존재하는데 이번 작품 역시 이 마니아들의 지지를 받으며 기대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특히, 원작 라이센스를 보유한 3DO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면서 시리즈의 명맥이 끊길 뻔 했으나 UBI소프트가 라이센스를 획득하고, 경쟁작 '애써로드' 시리즈를 제작했던 나이발 인터렉티브에서 제작을 담당하는 우여곡절 끝에 출시된 게임이기 때문에 성공의 의미가 남다르다.

최고의 작품성 : 컴퍼니 오브 히어로즈

위에서 언급했다시피 2006년 국내에 출시된 패키지 게임들은 대부분 해외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은 대작들이기 때문에 작품성을 비교하기가 힘들다. 때문에 거의 모든 작품이 최고의 작품성상을 탈만한 자격을 갖추고 있지만 게임동아에서는 그중 '컴퍼니 오브 히어로즈'를 선택했다.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으로는 독특하게 2차 세계 대전을 소재로 한 이 게임은 마치 FPS 게임을 보는 듯 한 놀라운 그래픽과 하복 엔진을 통한 사실적인 파괴 효과로 게이머들의 눈을 휘둥그레지게 만들었다.

다만, 높은 그래픽 퀄리티로 인해 사양이 높은 컴퓨터가 필요하기 때문에 대중화되지 못했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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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디오

올해의 게임 : 기어스 오브 워

국내 비디오 게임 시장도 상당히 힘든 상황이지만 그래도 PC 패키지 게임 시장보다는 나은 모습을 보이기 때문에 많은 작품들이 출시되고 있다. 그중에서 올해 가장 돋보인 게임이 '기어스 오브 워'라는 것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일 것이다.

아직 국내 시장에 보편화되지 않은 XBOX360용 게임이기 때문에 PS2 타이틀에 비하면 판매량이 낮은 편이지만 차세대 게임기다운 높은 수준의 그래픽과 장애물을 이용한 회피기동 등 혁신적인 시스템으로 게이머들에게 극찬을 받았다.

특히, XBOX360의 성능을 100% 활용한 엄청난 그래픽은 성능만큼은 상대가 안된다고 주장해오던 PS3의 심장에 비수를 꽂았으며, 그동안 국내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던 XBOX360이 7만대를 넘어 10만대를 바라보는데 가장 큰 역할을 했다.

최고의 흥행작 : 위닝 일레븐 시리즈

시리즈가 처음 국내 정식 발매됐을 때보다는 많이 기세가 약해졌지만 아직까지도 국내 PS2 시장을 이끌어가는 것은 두말할 필요 없이 위닝 일레븐 시리즈다.

특히, 올해는 위닝일레븐9 라이브웨어 에볼루션을 통해 시리즈 최초로 온라인 서비스를 선보였으며, 월드컵 기간 동안 10편이 발매돼 월드컵의 열기를 게임 속으로 끌어들였다.

EA의 피파 온라인이 온라인 기능을 앞세워 무섭게 위닝 일레븐의 인기를 위협하고 있지만 시리즈 특유의 사실적인 게임플레이와 골수 마니아들이 있는 한 당분간 국내에서 축구 게임의 지존은 위닝 일레븐 시리즈가 차지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최고의 작품성 : 엘더 스크롤4 오블리비언

국내 패키지 게임 시장이 악화되자 유통사들이 판매량이 보장된 타이틀만을 출시했기 때문인지 올해 국내 비디오 게임 시장에 발매된 타이틀을 보면 수작이 아닌 타이틀이 드물다. 몇몇 작품을 예로 들어보면 '용과 같이' '발키리 프로파일2' '오오카미' '파이널 판타지12' '엘더 스크롤4' '비바 피냐타' '블루 드래곤' 등 해외에서 좋은 점수를 받은 타이틀이 대부분.

하지만 그중에서 최고를 가린다면 역시 '엘더 스크롤4 : 오블리비언'을 빼놓을 수가 없다. 이 게임은 비디오 롤플레잉 게임 사상 가장 판타지를 잘 표현했다고 평가받고 있는 작품으로 해외에서는 기어스 오브 워와 함께 올해 등장한 게임 중 가장 완벽한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롤플레잉 게임이지만 1인칭 시점으로 게임이 진행되는 등 워낙 서양인 취향이기 때문에 국내에서는 그리 인기를 얻지 못하고 있지만, 한글화만 됐어도 이렇게 처참한 모습을 보여주지는 않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더욱 안타까움이 드는 게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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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용

올해의 게임 : 디제이맥스

2006년 대한민국게임대상에서는 아무런 상도 타지 못했지만 올해 가장 빛난 국산 게임은 누가 뭐라고 해도 디제이맥스일 것이다.

온라인으로 서비스되던 디제이맥스를 PSP로 그대로 옮긴 것에 불과하긴 하지만 PSP에 최적화시킨 조작체계는 저절로 감탄사가 나올 정도로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며, PSP의 와이드 화면에서 나오는 화려한 영상은 이 게임을 PSP 사상 최고의 리듬 게임으로 만들어주기 충분하다.

그 결과 국내에서만 5만장이라는 경악에 가까운 수치를 기록했으며, 발매되지도 않은 일본 경매 사이트에서 한정판이 4만엔 이상의 고가에 낙찰되는 등 해외에서 더 높은 평가를 받기도 했다.

최고의 흥행 : 철권5 다크 리저렉션

국내에서 가장 사랑받고 있는 3D 대전 액션 게임 '철권'의 명성은 PSP에서도 여전했다.

나오기 전에는 아무리 PSP라고 해도 PS2로도 표현하기 힘든 고퀄리티의 3D 대전 게임이 어떻게 PSP로 나올 수 있겠냐는 말이 많았지만 나온 결과물은 그야말로 초월이식. PSP의 한계를 이끌어낸 듯 한 그래픽으로 인해 발매되자마자 엄청난 인기를 끌었으며, 발매 초기에는 물건이 없어서 팔지 못할 정도였다.

최고의 작품성 : 뉴 수퍼마리오 브라더스

수퍼 마리오 시리즈의 최신작인 뉴 수퍼마리오 브라더스는 누구든지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울 정도로 높은 완성도를 보였다. 원조 수퍼 마리오의 세계관을 그대로 한 이 작품은 액션과 퍼즐 요소에서 한치도 빈틈없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다양한 액션 요소와 함께 화면 가득히 커지기도 하고 콩알만큼 작아지기도 하는 마리오의 모습은 20여년이나 계속된 액션 형태를 지녔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지루함이나 식상함을 느끼지 않게 만들었다.

모바일

올해의 게임 : 아이모

컴투스가 새로 개발한 세계 최초의 본격 MMORPG가 바로 '아이모'다. 현 휴대전화 환경 상에서는 '불가능'이라 예상되었던 대규모 게이머들의 실시간 접속이 그대로 재현되어 업계를 놀라게 했으며, '바람의 나라' 같은 웬만한 PC용 2D MMORPG와 비슷한 느낌으로 플레이가 가능했다. 특히 SK텔레콤과 KTF 양 사 모두 통합으로 즐길 수 있으며 깜찍한 그래픽, 타격감 등 모든 면에서 우수한 게임으로 극찬받고 있다. 향후 공성전 등 PC용 MMORPG의 콘텐츠가 그대로 구현될지에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최고의 흥행 : 미니게임천국2

6주 만에 100만 다운로드를 돌파함으로써 미니게임천국2의 흥행성에 이의를 제기하는 이는 없을 것이다. 언제 어느 때고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총 10개의 미니게임으로 구성된 이 게임은 따로 캐릭터나 미니게임을 살 수 있는 '별'을 판매해 2-3여억원의 매출을 추가로 올림으로써 모바일 게임 업계에 부분 유료화 모델을 새로 제시한 계기가 되는 작품이 되기도 했다. 지난해 발매된 전작 미니게임천국의 경우 2의 인기에 힘입어 200만 다운로드를 돌파했다.

최고의 작품성 : 스케쳐

만화와 같은 구성과 질리지 않는 게임성, 그리고 오랜 기간 모바일 게임 개발을 해왔던 지오인터렉티브의 기술력으로 만들어진 작품이 바로 스케쳐다. 단순하면서도 정감이 가는 캐릭터, 부드러운 움직임, 간편한 조작 등 이 게임은 국내 모바일 시장의 핵심 트렌드를 그대로 집대성한 느낌의 게임으로 작품성이 특히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 개최된 2006대한민국게임대상에서도 수상은 하지 못했지만 각 분야마다 후보로 오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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