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외국 게임들의 대공습이 시작된다

국내 게임업체들이 주도해왔던 온라인 게임 시장에 외국 게임들의 공습이 몰아칠 예정이다. '리니지' '바람의나라' '뮤' '미르의전설2' 등이 국내 MMORPG 시장을 이끌어왔지만 2007년에는 오랜 노하우와 탄탄한 기획력을 바탕으로 제작된 외국 게임들이 국내 온라인 게임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그동안 국내 온라인 게임 시장에서는 외국 게임들이 성공하기 어렵다는 것이 일반적인 의견이었지만,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성공과 잇따른 외국 게임업체의 국내 진출이 이어지면서 2007년은 그 어느 때보다 외국 게임들의 거센 바람이 몰아칠 것으로 예상된다. 과연 어떤 외국 게임들이 국내 시장에 군침을 흘리고 있는 것일까?

* 'WOW', 한국은 '불타는 성전'의 최대 격전지

2006년에 '빅3'로 불리웠던 게임들이 이렇다할 결과를 거두지 못하는 동안 국내 MMORPG 시장을 휩쓴 것은 바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이하 'WOW')였다. '블리자드 스케일'이라는 찬사가 아깝지 않을 정도로 탄탄한 세계관과 드넓은 모험 지역, 그리고 얼라이언스와 호드의 처절한 전쟁으로 국내의 수많은 게이머들을 매료시켰다. 유료화 과정에서 많은 논란이 있었지만 높은 가격 측정에도 불구하고 게임을 즐기는 사람이 줄어들지 않아 가격에 상관없이 가장 매력적인 게임임을 증명했다.

그리고 올해에는 확장팩 '불타는 성전'으로 다시 한 번 국내 MMORPG 시장을 휩쓸 기세다. 이번 확장팩에서는 레벨 제한 상한이 상승하고 신규 종족 블러드 엘프와 드레나이가 추가되며, 새로운 모험 지역이 대폭 증가해 다시 한 번 전세계 게이머들을 'WOW'의 세계로 끌어들일 예정이다. 이미 국내 게임계에서는 'WOW' 확장팩의 파괴력을 우려해 몸을 사리는 엄살(?)이 나올 정도로 올 겨울 가장 주목 받는 외국 게임이 될 전망이다.

* 차근차근 국내 인지도를 높히고 있는 '헬게이트: 런던'

'WOW' 확장팩과 함께 국내에서 가장 많은 기대를 얻고 있는 게임이 바로 '헬게이트: 런던'이다. 지난 지스타 2006에서 80% 이상의 높은 완성도와 철저한 한글화를 선보이면서 화려하게 데뷔했으며, 한빛소프트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부스 전체를 '헬게이트: 런던'으로 꾸미기도 했다. FPS 게임과 MMORPG의 장점을 섞어 독특한 스타일을 지니고 있으며, 국내에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는 인기 개발자 빌로퍼의 영향력도 '헬게이트: 런던'의 인기 요소다. 특히 빌로퍼는 직접 지스타 2006 행사장을 방문해 게이머들과 직접 대화를 나누는 등 적극적인 게임 알리기에 나서 한국 시장 공략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최근에는 헐리우드 영화를 보는 듯한 실감 넘치는 게임 오프닝 동영상을 공개, 2007년에 휘몰아칠 '헬게이트: 런던'의 공습을 예고했다.

* 정통 롤플레잉의 향수가 느껴지는 '던전앤드래곤 온라인'

미국의 터바인엔터테인먼트사가 제작하고 렛츠게임에서 서비스하는 '던전앤드래곤 온라인'은 TRPG로 잘 알려진 '던전앤드래곤'을 바탕으로 제작됐다. 롤플레잉 게임과 판타지 세계관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TRPG 게임을 바탕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정통 롤플레잉 온라인 게임의 계보를 잇는다는 각오다. 특히 원작을 바탕으로한 탄탄한 세계관이 매력적이며, 국내에 정식 서비스가 되기도 전에 북미 서버에서 게임을 즐기는 국내 게이머들이 있을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 여기에 렛츠 게임의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도 돋보인다. 자사의 PC방 프랜차이즈 사이버파크를 통해 PC방 고객들을 게임으로 불러들이고 있고, 랜파티를 통해 국내 게이머들에게 게임 정보를 사전에 공개함은 물론 다양한 의견을 접수해 최적의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 유럽에서 건너온 대작 온라인 게임 '스펠본 연대기'

네덜란드의 스펠본 인터네셔널이 개발하고 한국의 프록스터 스튜디오즈에서 서비스하는 MMORPG '스펠본 연대기' 역시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는 작품. 북미 지역이 아닌 유럽에서 건너온 게임으로 언리얼 엔진을 이용해 3년 간 100억 원을 투자한 대작 온라인 게임이다. 특유의 거칠면서도 어두운 세계관이 특징으로 게이머는 '데드스펠 스톰'으로 폐허가 된 게임 속에서 새로운 개척지를 찾아 모험을 떠나게 된다. 세세한 부분까지 게이머가 자유롭게 꾸밀 수 있는 커스터마이징 시스템과 다양한 캐릭터, 그리고 천 개가 넘는 다양한 퀘스트들로 국내 게이머들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지난 '지스타 2006'에서 시연되어 게이머들에게 독특하다는 호평을 받은 바 있으며, 한글화 작업이 완료되는대로 2007년 상반기에 첫 클로즈 베타 테스트를 통해 국내 게이머들에게 공개될 예정이다.

* 인기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 '워해머'도 온라인으로

PC용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으로 발매되어 많은 사랑을 받았던 '워해머'가 온라인으로 등장한다. '워해머' 시리즈는 WCG(월드 사이버 게임즈)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 되었을 정도로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누리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WOW'에 버금 가는 게임으로 만든다는 것이 일렉트로닉 아츠(이하 EA)의 목표다. 지난 6월 '워해머 온라인'을 개발한 미씩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한 EA는 1월에 클로즈 베타 테스트를 실시, 한국 내 '워해머 온라인'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실시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EA는 자사가 판권을 확보하고 있는 명작 게임 '울티마 온라인'의 후속작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져 '피파 온라인'을 통해 '온라인의 맛'을 본 EA가 어떤 행보를 보여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러한 외국 게임들의 국내 진출에 대해 업계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한국이 온라인 게임 종주국으로서 자존심을 지켜왔지만, 북미 및 유럽 지역의 개발사들이 철저한 기획력과 자금력을 바탕으로 개발해온 외국 게임들의 완성도가 만만치 않기 때문에 2007년에는 국산 게임들의 고전이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또한 이 관계자는 "특히 해외 개발사들은 PC게임부터 다년간의 개발 경력을 통해 얻은 노하우를 확보하고 있고 그동안 한국 시장을 철저하게 벤치마킹 해왔기 때문에 국내 개발사들이 바짝 긴장하지 않으면 순식간에 시장을 빼앗길지도 모른다"라고 조심스러운 예측을 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