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 속의 그들, 이제는 게임에서 직접 만난다

인간은 옛부터 신화, 전설, 민담 등을 통해서 다양한 이야기들을 전해왔다. 지금처럼 과학과 문명이 발달한 시대에 보면 당연한 거짓말일 것 같지만, 이러한 얘기들은 언제 들어도 인간에게 무한한 상상력과 모험의 재미, 그리고 교훈적인 내용들을 전해주면서 꾸준한 사랑을 받아왔다. 분명 신화나 전설 같은 것들이 진짜인지 아닌지 확인할 방법은 없지만 각자 굉장히 영향력 있는 상징성을 갖고 있고, 또 어느 정도는 실제 사실을 바탕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인류의 역사와 함께 지금까지 전해져 내려오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인간의 이야기는 게임으로 옮겨져 지금도 게이머들에게 즐거운 소재로 사용되고 있다. 아무리 전지전능한 신이라 할지라도 인간과 같은 실수를 저지르기도 하며 초인적인 능력을 발휘해 인간과는 차원이 다른 영웅적 일대기를 보여주기도 하면서 게이머들에게 새로운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게임 속에는 이러한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이 어떻게 녹아들어 있는지 게임동아에서 살펴봤다.

* 다른 건 몰라도 이것만은 안다! 세계적으로 사랑 받는 그리스 신화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 신화는 역시 그리스 신화일 것이다. 그리스 신화는 유럽 문화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으며, 막강한 능력을 갖추고 있는 신들 역시 인간과 같은 갈등 관계를 겪는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싶다. 절대적인 능력을 갖추고 있는 신이라면 작은 실수 하나도 놓치지 않을 것 같지만 오히려 인간에게 속기도 하고 다른 신들의 꾀임에 빠져 곤란에 처하기도 해 많은 사람들에게 통쾌한(?) 재미를 주기도 했다. 이러한 그리스 신화를 바탕으로 한 게임으로 '에이지 오브 미솔로지'와 '타이탄 퀘스트' '갓오브워' '테오스 온라인' 등이 잘 알려져 있다.

'에이지 오브 미솔로지'는 그리스 신화를 바탕으로 한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으로 신화에 등장하는 다양한 신들을 활용해 대륙을 통일해야 한다. 신화에 등장하는 각 신들을 실제로 조작할 수 있다는 점과 이들의 특징을 잘 구현해 게이머들에게 호평을 받았다.

'타이탄퀘스트'는 그리스만이 아니라 이집트, 아시아 등의 여러 대륙에 걸쳐 신화의 세계로 게이머를 안내한다.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의 공동제작자 브라이언 설리반이 소속되어 있는 아이언 로어 엔터테인먼트에서 개발했으며 영화 '브레이브 하트'의 대본을 썼던 랜달 윌레스가 각본을 집필해 탄탄한 시나리오가 매력적이다.

'갓오브워'는 그리스 신화를 냉혹하게 재구성해 화제가 됐던 게임. 신의 사자로 활약하는 크레토스의 모험을 바탕으로 하고 있으며 신에 대한 인간의 도전,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괴물과의 싸움, 신들을 통해 부여 받는 새로운 마법 등으로 최고의 PS2 액션 게임으로 자리 잡았다.

앞의 게임들이 어느 정도 연령대가 있는 게이머들을 대상으로 했다면 '테오스 온라인'은 누구나 쉽게 그리스 신화를 게임으로 즐길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게이머는 신의 부름을 받은 SON이 되어 신들과 대립하는 타이탄과 싸우게 된다. 특히 성장을 통해 SON이 아이에서 청년으로 변해가는 과정을 즐길 수 있으며 그리스 신화에 녹아 있는 다양한 일화들을 퀘스트를 통해 직접 즐길 수 있다. 퀘스트를 해결하면서 자연스럽게 그리스 신화를 체험할 수 있으며 좀 더 관심이 있는 게이머라면 책이나 인터넷을 통해 그리스 신화에 대해서 알아보게 될 것이다. 이러한 효과 덕분에 저연령층 게이머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으며,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그리스 신화를 게임으로 즐겨 더욱 재미있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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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에게 조금은 낯선 중동 아시아, 인도 신화를 바탕으로 한 게임

중동 아시아와 인도의 신화는 아무래도 국내 게이머들에게 상당히 낯선 문화일 것이다. 세계사 시간에 잠깐이나마 수업을 통해 접해본 것이 아니라면 만나볼 기회가 그렇게 많지 않은 분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동 아시아와 인도는 수 천년 동안 자신들만의 문화 체계를 지켜왔으며 우리에게 낯선 만큼 새로운 세상으로 게이머들에게 다가오고 있다.

'실크로드 온라인'은 중국과 유럽을 잇는 '실크로드'에서 일어난 각 종 신화와 전설을 바탕으로 한 게임이다. 중국과 유럽을 바탕으로 게임이 진행되고 있지만 실크로드에 위치하고 있는 중동 아시아의 신화에 등장하는 무대가 고스란히 게임에 옮겨져 있다. 이를 위해 개발사 조이맥스의 방 한 칸이 중동 아시아에 관련된 각 종 자료들로 꽉 차 있을 정도. 그만큼 실제 신화와 전설을 바탕으로 철저하게 게임으로 구현했으며, 앞으로도 새로운 신화들이 계속해서 추가될 예정이다.

한빛소프트에서 서비스하는 '탄트라'는 특색 있는 인도 신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삼주신으로 불리우는 인브라흐마와 시바, 비슈누를 섬기는 인간과 어둠의 세력 미라의 대결을 그리고 있는 '탄트라'는 인도 신화를 바탕으로 삼주신의 갈등부터 시작된 전쟁과 어둠의 세력 미라의 침공, 그리고 신들이 혼란에 빠진 사이에 세계를 지배하기 위해 전쟁을 벌이는 인간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우리에게는 상당히 낯선 이야기지만 독특한 인도만의 문화를 잘 표현하고 있으며 게이머들에게는 새로운 소재로 소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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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롤플레잉 게임의 대명사로 자주 등장하는 북유럽 신화

'오딘'을 중심으로 한 신들의 다양한 무용담과 함께 신들의 비극적인 최후를 그린 '라그나로크'를 즐길 수 있는 북유럽 신화 역시 게임에서 빼놓을 수 없는 단골 소재다. 지혜로운 신 오딘과 그의 듬직한 아우 토르,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문제아 로키까지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로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온라인 게임에서는 인기 만화가 이명진씨가 북유럽 신화를 만화로 재구성한 '라그나로크'를 게임으로 옮겨 큰 인기를 얻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세계관과는 상당히 다른 형태로 구성이 되어 있지만 게임 곳곳에서 북유럽 신화의 흔적을 만나볼 수 있다. 게임 내에서 2차 전직을 위해서는 '오딘'의 심복으로 잘 알려진 발키리를 만나볼 수 있으며 최근에는 신들의 이름을 빌린 아이템 세트가 업데이트 되기도 했다. 또한 지금은 서버가 통합되었지만 이전에는 '발두르' '토르' '로키' 등 신들의 이름과 같은 서버명을 사용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콘솔 게임에서는 역시 '발키리 프로파일' 시리즈가 북유럽 신화를 바탕으로 한 최고의 게임으로 손꼽히지 않을까 싶다. 신들의 황혼 '라그나로크'가 이루어지는 장면을 생생하게 즐길 수 있는데다가 주인공 레나스를 둘러싼 신들의 음모와 각 캐릭터들의 슬픈 이야기 등이 PS1의 황혼을 장식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06년에는 속편이 발매되어 역시 큰 인기를 얻었으며 1편은 PSP로도 발매되어 지금도 수많은 게이머들이 새로운 북유럽 신화를 즐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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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의 민담, 전래 동화를 바탕으로한 게임도 등장

우리나라 역시 입에서 입으로 전해오는 재미난 이야기 거리가 풍부하다. 최근 드라마로 인기를 얻었던 '주몽' 역시 역사적인 사실과 함께 어느 정도 신화가 가미되어 있으며 곰이 쑥과 마늘을 먹고 사람이 되었다는 단군신화 역시 우리에게 친숙한 신화의 일부분이다. 이 외에도 우리나라에는 다양한 민담과 전래 동화를 통해서 재미난 이야기들이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그리고 노마크에서 제작 중인 '청인'은 이러한 민담과 전래 동화들을 바탕으로 펼쳐지는 도깨비와 요괴들의 신나는 모험 세계를 담고 있다. 특히 한국만이 아니라 중국, 일본 등 동양의 다양한 이야기들을 게임 소재로 채택하고 있어 새로운 동양 판타지 세계관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노마크의 박대명 PD는 한국, 일본, 중국의 이야기들이 조금씩 다른 형태를 갖고 있지만 핵심 주제나 이야기 전개가 비슷한 점이 많아 아시아가 함께 즐길 수 있는 게임이 목표라고 밝힌 바 있다.


이러한 게임들에 대해서 업계의 한 관계자는 "신화, 전설 등은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접근할 수 있는 친숙한 소재이기 때문에 이를 활용한 게임들도 잇따라 발매되고 있다"라며 "단순히 신화를 게임으로 구현하기 보다는,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세계를 구성하거나 게임에서만 가능한 상상력을 덧붙여 새로운 해석을 시도 하는 등 다양한 형태의 활용이 가능하다는 것이 게이머들에게 매력적인 소재가 아닐까 싶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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