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대전 온라인게임, 대전게임의 계보 잇는다

다수의 인공지능 적을 격파해나가는 횡스크롤 액션 게임이 아케이드 시장에 주류로 잡고 있을 90년대 초 캡콤에서 개발한 대전 게임 '스트리트 파이터 2'의 등장은 아케이드 시장의 지각 변동을 예고했다. 자신만의 고유 기술로 상대방을 격파해 승부를 내는 방식을 가진 이 장르의 게임들은 인공지능의 적이 아닌 실제 사람과 사람이 대결한다는 점에서 큰 인기를 끌기 시작했으며, 2D, 3D 대전 게임으로 발전을 거듭해 아케이드 시장의 최대 머니메이커로 각광 받았다. 이후 대전 게임들은 다양한 시리즈를 출시하면서 발전하기 시작했으며, PC, 콘솔기기 등 다양한 플랫폼으로 진출을 시도하면서 다양한 장르가 결합된 새로운 대전 게임도 등장하게 됐다.

국내 시장에서는 온라인 게임 시장이 발전하기 시작하면서 이런 대전 게임 장르를 온라인으로 즐기고 싶어 하는 게이머들이 늘기 시작했고, 이에 발맞춰 많은 개발사들이 대전 온라인 게임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특히 최근에는 개발사의 개발 능력이 향상되면서 아케이드 게임 못지않은 그래픽 퀼리티와 재미, 액션성을 보여줄 수 있게 됐으며, 이에 온라인만의 특화된 특징들이 더해지면서 새로운 형태로 발전되고 있다. 대전 게임이 온라인이라는 새로운 플랫폼을 만나면서 대전 그 이상의 게임으로 거듭나고 있다는 것이다.


* 온라인 게임 시장을 흔든 1세대 대전 온라인 게임의 등장

온라인 게임 시장에 등장한 초기 대전 온라인 게임들은 아케이드의 게임성을 그대로 이용한 순수 대전 형태의 게임들이 대부분이었다. 이때 당시의 게임들은 4명 이상의 다인이 참여해 대전을 즐길 수 있다는 점정도만 부각 됐을 뿐 아케이드 게임처럼 빠른 조작이나 액션을 기대할 수 없었다. 당시의 게임을 즐기는 환경이나 개발사의 개발 능력 등 여러 가지 난황이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런 환경에서도 대전 특유의 재미를 잘 살린 게임들이 시장에 등장해 많은 인기를 얻었다. 특히 아케이드 게임을 고스란히 온라인으로 이식한 게임도 있었으며, 정교한 대전 형태의 게임보다는 많은 사람들이 동시에 공격을 주고받는 난투 형태 위주의 게임 등이 개발돼 온라인만의 특징을 잘 보여줬다. 이 1세대 대전 온라인 게임들은 그때 당시 MMORPG 위주로 흘러가던 온라인 게임 시장에 획기적인 도전 사례로 인식됐으며, 다양한 장르의 캐주얼 게임이 등장하게 된 계기를 마련했다. 대표적으로 '겟엠프드'와 '스트리트파이터 온라인' '그랜드 체이스' 등이 있다.


* 복잡해진 게임 플레이가 특징인 2세대 대전 온라인 게임

대전 방식에는 충실했지만 다인 플레이 방식에 맞춘 난투식의 게임성이 강조된 대전 온라인 게임이 1세대 대전 온라인 게임이라면 이후 등장한 2세대 대전 온라인 게임들은 대전 게임 자체의 형태보다는 온라인 기능을 더욱 강화한 점이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시기에 등장한 대부분의 대전 온라인 게임들은 친구들이나 타 게이머들과 함께 협동 플레이로 적들을 격파하는 횡스크롤 아케이드 형태의 게임 모드를 전반에 내세웠으며, 대전 모드보다는 롤플레잉 게임에 등장하는 퀘스트, 미션 등의 신규 플레이 방식을 강조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게임 플레이 방식은 복잡해졌으며, 아이템을 조합해 새로운 아이템을 만들거나, 자신의 캐릭터의 능력치를 어떻게 선택하는가에 따라 남들과 전혀 다른 자신만의 캐릭터를 창조하는 등의 온라인 특징이 눈에 띄게 강화됐다. 그 덕에 2세대 대전 온라인 게임들은 콘솔이나 아케이드에 등장한 대전 게임과는 사뭇 다른 게임성과 재미를 가지게 됐으며, 차별화된 게임을 선보이기 위한 개발사들의 경쟁이 본격적으로 심화되기 시작한 시기이기도 하다. 이 시기의 대표적인 게임으로 '던전앤파이터' '건즈온라인' '젬파이터' '인피니티' 등이 있다.


* 참신한 게임성과 대전 중심의 플레이로 회귀, 차세대 대전 온라인 게임

1세대와 2세대를 지난 이후 대전 온라인 게임들은 어떻게 발전 했을까. 2007년 등장할 차세대 대전 온라인 게임들은 색이 조금 흐렸던 2세대 게임 방식을 탈피하고 대전이 강조된 1세대 게임 방식으로 회귀할 예정이다. 대신 단순한 게임성보다는 좀 더 복잡한 게임 시스템을 도입했으며, 아케이드 대전 게임들에서 선보인 공중 콤보나 연속적으로 기술을 연결하는 체인 콤보 등의 색다른 스킬부터 필살기를 조합해 색다른 콤보를 만드는 시스템, 게임 플레이 방식에 따라 맵 전체가 바뀌거나 잡기, 가드 등의 시스템을 채용해 대전 게임 본연에 신경 쓴 느낌이 강한 게임들이 출시를 앞두고 있다.

엔씨소프트에서 야심차게 준비하고 있는 대전 게임 '에이트릭스'의 경우, 일반적인 공격부터 키를 조합해 사용할 수 있는 콤보 공격, 상대방을 공중에 띄워 무방비 상태로 만드는 띄우기 공격, 적을 공중에서 공격할 수 있는 공중 콤보 등 여타 아케이드 대전 게임들에서 볼 수 있던 다양한 게임 플레이를 그대로 느낄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스테이지 파괴, 함정을 이용한 전략적인 플레이, 맵의 가장 자리로 밀려나면 링아웃 돼 게임에서 패배하게 되는 시스템 등이 더해지면서 액션성과 전략성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다. 특히 이중에서 맵이 게임에 영향을 주는 시스템의 경우 어떻게 보면 정정당당한 승부에 방해 요소로 작용할 수 있지만 '에이트릭스'에는 모두가 장애물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맵 전체의 함정이 움직일 때는 몇 명에게만 해당되지 않고 모두에게 장애가 될 수 있도록 해 자칫 단순해질 수 있는 액션성에 전략성을 가미했다. (최근 3D 대전 게임들은 벽이나 다른 장애물을 이용해 액션성을 강화한 시도를 많이 찾아볼 수 있다. 세가의 '버추어파이터5'나 '데드 오어 얼라이브4' 등이 대표적 예다.) 이 외에도 상점에서 구매한 스킬을 어떻게 조합하는가에 따라 남들과 완전히 다른 자신만의 캐릭터로 만들 수 있는 커스텀 마이징 시스템이나 레벨업에 따라 자신의 능력 포인트를 마음껏 올릴 수 있는 능력치 배분 시스템 등도 존재해 자칫 단순해질 게임에 다양성을 부여했다.

넥슨의 '쿵파' 역시 예전의 2D 대전 게임의 형식을 그대로 이용하면서 온라인만의 특징인 다인플레이를 적절히 도입한 대전 온라인 게임으로 볼 수 있다. '쿵파'는 그동안 단순히 일반공격, 필살기 등으로 기술로 구분되던 공격방식을 버리고 일반공격은 상, 중, 하로 나누고 필살기는 일반필살기, 변신필살기, 초필살기 등으로 구분해 실제 아케이드 게임의 대전 플레이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적을 공중으로 띄운 후 연속 공격을 하거나 변신 한 후 적들을 한 번에 날리는 초필살기 등 시원한 타격감과 액션성을 경험할 수 있다.


* 대전 그 이상의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대전 온라인 게임

최근에는 온라인 게임 시장이 아닌 콘솔게임 시장에서도 대전 온라인 게임의 열풍이 불고 있다. 이 온라인 기능이 아케이드 시장의 몰락을 대처할 수 있는 길이기에 세계 많은 게임 업체들이 국내의 대전 온라인 게임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특히 최근 기대 속에 등장한 세가의 '버추어파이터5'가 대전 온라인 모드 없이 출시되자 게이머들과 게임 비평가들에게 아쉬운 평가를 받은 점 역시 시장의 기대 심리를 잘 표현한 사례라고 볼 수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오프라인 대전 게임과 온라인의 만남은 해외 시장에서도 상당히 관심을 보이는 시장"이라며 "단순히 온라인 기능을 추가한 형태보다는 국내 대전 온라인 게임만의 특징을 선보여 대전 온라인 게임 시장의 주도권을 놓지 말아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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