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타곤 안의 전사들이 온다, UFC 2009 : 언디스퓨티드

다양한 무술을 수련한 격투가들이 정해진 체급과 규칙 안에서 서로의 강인함을 겨루는 이종격투기는 상당히 원초적인 스포츠라 할 수 있다. 서로에게 주먹을 날리고 관절을 꺾는 것은 기본이며, 그로 인한 실신과 출혈 또한 심심치 않게 볼 수 있기에 혹자는 너무 잔인한 것이 아니냐고 말할 정도로 격렬한 스포츠인 이종 격투기. 하지만 그 원초적인 모습에 매료된 팬들이 있어서 현재 종합 격투기 시장은 해마다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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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 다양한 이종격투기 단체가 존재하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이종 격투기 단체는 단연 미국의 종합 격투기 단체인 UFC(Ultimate Fighting Championship)라고 할 수 있다. 최근 한국의 김동현 선수 및 추성훈, 데니스 강 선수가 잇달아 진출해 국내 팬들에게도 상당히 인지도가 높다. 이런 UFC를 소재로 한 격투기 게임이 등장해 화제가 되고 있다. 스맥다운 시리즈로 유명한 유크스가 제작하고 THQ 코리아에서 플레이스테이션 3와 엑스박스 360으로 출시한 UFC 2009 : 언디스퓨티드가 그 주인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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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의 종합 격투기 게임은 잊어라
입식 타격기. 즉, 복싱이나 K-1을 소재로 한 게임은 지금까지 적지 않은 작품들이 등장했다. 이 중에는 EA의 파이트나이트 시리즈나 코나미의 K-1 월드 그랑프리 시리즈처럼 좋은 평가를 받은 작품들도 다수 존재한다. 하지만 그라운드 공방이 추가되는 종합 격투기를 소재로 한 게임으로 시선을 돌리면 얘기는 달라진다. 과거 드림캐스트로 출시됐던 UFC : Ultimate Fighting Championship이나 플레이스테이션 2로 출시됐던 프라이드 FC같은 게임들이 비교적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이들 작품도 종합 격투기에서 볼 수 있는 특징인 서로 뒤엉켜 넘어진 상태에서 펼쳐지는 공방전을 제대로 표현하지는 못했다. 그저 입식 타격에 쓰러진 상태에서의 관절기가 추가된 정도로는 종합 격투기를 제대로 표현하기엔 무리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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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점을 인식해서인지 UFC 2009 : 언디스퓨티드는 상대를 쓰러트리는 과정과 그 이후의 그라운드 공방을 묘사하는 것에 게임의 많은 비중을 두고 있다. 우측 아날로그 스틱을 이용해서 그라운드에 펼쳐지는 다양한 자세를 펼치면서 공격하고 이를 방어하거나 반격할 수 있다. 또한 주짓수, 유도, 레슬링 등 기술에 따라 각기 다른 동작을 상대를 쓰러트리고 압박할 수 있는 것도 이 게임의 장점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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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적으로 그라운드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자세는 가장 기본이 되는 오픈가드를 거쳐서 하프 가드, 사이드 마운트, 노스 사우스, 백마운트 그리고 공격자가 일방적으로 수비자를 공격할 수 있는 마운트 업 상황까지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다. 실제 UFC 경기를 보면 수비자와 공격자가 서로의 틈을 노려 자세를 뒤집으려고 시도하고, 공격자가 너무 공격에만 몰두하다가 순식간에 관절기에 걸려 경기가 끝나는 상황이 연출되고는 한다. 이런 장면은 게임에서도 묘사되고 있다. 유리한 자세를 차지하려고 시도하거나 공격 자세에서 계속해서 가드 위로 공격을 시도하다가 체력이 떨어져서 순식간에 관절기에 얽혀 항복하게 되는 식이다. 또한 상대가 위치를 바꾸려는 틈에 재빠르게 자세를 역전시키는 광경도 게임으로 재현할 수 있다.
관절기 역시 아무 때나 걸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상대가 지친 틈을 노리거나 반격하는 틈을 노려서 사용해야만 하며 기술이 반쯤 걸린 상황에서도 조작에 따라 재반격을 할 수 있는 등, 그라운드 상황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경우의 수를 구현하고 있다. 관절기가 반쯤 들어간 상태에서 빠져나오려고 발버둥치는 장면과 역으로 관절기를 시도하는 것도 구현되어 있어서 과거의 종합 격투기 게임들에서 관절기에 걸리면 저항 한 번 못해보고 시합이 끝나는 아쉬움을 이제 털어버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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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처럼 다양한 그라운드 공방전에 비해 서 있는 상황에서 펼쳐지는 주먹과 발차기 공격의 종류는 생각보다 다양하지 않다는 점이 조금은 아쉽다. 그라운드의 종류를 3종류로 구분할 수 있었듯 입식 타격의 종류도 복싱, 킥복싱, 무에타이의 종류로 구분할 수 있다. 복싱은 주먹 공격이 강하고, 킥복싱은 킥 공격에 능하며, 무에타이는 클린치 상황에서 강력한 니킥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하지만 각 타격 기술의 종류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과 공격이 명중했을 때의 동작이 조금은 뻣뻣한 점, 그리고 입식 타격에서 가장 중요하다 할 수 있는 위빙과 스텝의 중요성이 크지 않다는 점은 아쉬움을 남기는 부분이다.

뛰어난 인물 묘사, 하지만 부족한 혼자 즐길거리
게임의 그래픽은 매우 뛰어난 수준이다. 특히 선수들의 묘사는 UFC를 본 적이 있는 게이머라면 한 눈에 선수를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뛰어난 편이며 맞은 부위에서 출혈이 생기거나 부어 오르고 지치면 땀을 흘리는 등의 묘사도 섬세하게 이루어져 있다. 스튜디오에 실제 선수들을 데려와서 한 선수를 머리부터 발끝까지 통채로 3D 스캔한 후에 모델링 했다고 하니 선수들의 묘사가 뛰어난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여기에 UFC의 실제 심판들과 장내 아나운서, 옥타곤 걸들의 묘사 역시 수준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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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경기장의 종류가 부족하다는 점과 선수들의 입장 장면이 없다는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경기장 주변 묘사도 어둡고 휑하게 이루어져 있으며 관중들의 움직임도 단순한 편으로 뛰어난 인물 묘사에 비해 경기장 묘사는 상대적으로 빈약한 느낌을 준다.
게임의 모드가 다양하지 못한 것도 아쉬운 점이다. 게임 플레이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모드는 체급별로 자유로운 대전을 즐기는 연습 모드, 과거의 경기를 재현하는 클래식 파이트 모드, 선수를 육성하고 경기를 치루는 커리어 모드, 온라인으로 경기를 즐기는 온라인 모드의 4가지다. 이들 모드 중에서 가장 아쉬움을 남기는 모드는 커리어 모드다. 오로지 자신이 만든 선수로만 시즌을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류의 스포츠 게임은 스포츠 그 자체를 표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선수를 직접 사용할 수 있는 캐릭터성이 게임의 매력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이 작품은 그런 스포츠 게임의 매력 요소를 놓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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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커리어 모드의 구성 자체가 나쁘지는 않다. 하지만 게임의 제작사가 스맥다운 시리즈를 제작했던 유크스였기에, 게이머들은 스맥다운처럼 실제 선수들을 사용하는 커리어 모드를 바랐던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일까? 생성 선수로만 펼쳐지는 커리어 모드는 더더욱 공허하게 느껴진다.
클래식 파이트 모드는 과거 UFC의 실제 대립 장면을 영상으로 보여주고 그 경기와 똑같은 결과를 게임으로 재현하면 숨겨진 요소가 풀리는 방식이다. 사실 숨겨진 요소를 찾아내기 위한 모드라는 것 외에는 그다지 반복해서 플레이 할 이유가 없는 모드다. 기존에 발매된 유크스의 레전드 오브 레슬매니아처럼 경기의 결과가 바뀌거나 아예 새로운 조건을 만족시키면 또 다른 요소를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 아닌, 단편적인 구조를 띄고 있는 모드이기에 이런 아쉬움은 더욱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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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로운 대전을 즐기는 연습 모드도 조금은 아쉽다. 웰터급의 강자 조르쥬 생 피에르와 헤비급 챔피언 브록 레스너의 대결처럼 현실에서 실현할 수 없는 장면을 게임으로 실현하는 것을 원했던 게이머가 많았음에도 그런 바람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은 후속작을 위한 전략인지, 실제 UFC가 철저하게 체급에 맞춰 경기를 진행하는 현실을 반영하려 했음인지 고개를 갸웃하게 만든다.

잘 만들어진 작품, 하지만 아쉬움이 남는다
UFC 2009 : 언디스퓨티드는 지금까지의 종합 격투기 게임들이 해내지 못했던 것을 해낸 작품이다. 타격 공방에서 그라운드 공방으로 넘어가는 과정과 그라운드 상황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공격과 방어, 반격의 묘사는 격투기 게임 마니아들이 즐기고 싶었지만 즐길 수 없었던 상황을 실제로 구현했다. 더욱 다양한 모션의 추가와 밸런스 조정이라는 개선점은 안고 있지만 감히 종합 격투기 게임의 신세계라고 해도 무리 없을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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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게임의 종합적인 면에서는 게임 플레이 이외의 부분이 아쉬움을 남기는 작품이기도 하다. 잦은 로딩, 생성 선수로만 가능한 커리어 모드, 불편한 온라인 모드, 왼손잡이 선수의 스탠스가 없다는 점 등이 그런 부분이다. 게임의 로스터 확정 이후에 UFC에 진출한 데니스 강이나 추성훈 선수는 차치하더라도, 80명이나 등장하는 선수들 중에 한국의 김동현 선수가 없다는 점은 한국인이기 때문에 느껴지는 아쉬움이다.
몇몇 아쉬움을 남겼지만 그와 함께 더욱 커다란 가능성을 보인 UFC 2009 : 언디스퓨티드. 옥타곤을 지배하기 위해 하이킥을 날릴 것인지, 그라운드에서 파운딩을 꽂아 넣을 것인지는 게이머의 판단에 달렸다. 그렇기에 이 게임은 종합 격투기 마니아라면, 게임 마니아들이 충분히 게임에 몰입할 수 있는 작품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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