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큰 스케일로 돌아온 대부2

더 큰 스케일로 돌아왔다
GTA3의 성공을 통해 높아진 샌드박스 게임에 대한 관심은 이후 다양한 소재의 게임개발로 이어졌다. 그 중에서 눈에 띄는 유형 중의 하나는 익히 잘 알려진 작품을 게임의 소재로 사용하는 것이다. 이러한 방법은 원작의 명성을 통해 사람들이 직접 작품을 접하지 않았더라도 특정한 장면이나 음악 혹은 대강의 내용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게임의 스토리와 설정에 더욱 빨리 적응하는 데에 도움을 준다. 2006년 출시되었던 대부(The Godfather the game)는 이러한 유형의 대표적인 작품이었다. 콜레오네 패밀리의 일원이 되어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영화에 등장했던 인물들을 캐릭터로 만날 수 있었다. 이 작품에서 가장 돋보였던 것은 바로 '위협' 시스템이다. 게임의 배경인 뉴욕에서 패밀리의 세력을 확장하기 위해 다른 패밀리가 관리하고 있는 거점들을 차지해야 하는데, 거점의 책임자를 위협해서 게이머 패밀리의 일원으로 만드는 방식이다. 게이지로 표현된 수치에 도달하도록 상대방을 위협해서 항복하게 만드는, 간단한 조작의 시스템이지만, 그 수치에 도달하는 과정에서 느낄 수 있는 긴장감이 매우 좋은 평을 얻었다. 새롭게 출시된 대부2(The Godfather2)는 호응을 얻었던 전작의 시스템에서 더 많은 확장을 시도했다. 그래픽, 시스템, 규모 등 여러 측면에서 전작보다 더욱 많은 재미의 요소를 담고 있다.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그가 돌아왔다!


더욱 많아진 할 거리들
말단 조직원에서 시작하여 점차 조직의 높은 서열을 차지해가는 것이 전작의 주된 흐름이었다면, 이번에는 조직의 보스가 되어 조직을 관리하고, 다른 조직을 붕괴시키는 것이 주된 흐름이다. 이를 위해 전작에 없던 시스템들이 추가되었는데, 대표적인 것이 조직원(Crew)을 관리하는 것이다. 게이머는 총 6명의 조직원을 거느릴 수 있으며, 각 조직원들은 서로 다른 적성을 지니고 있다. 적성의 종류는 6가지로 건물을 부수거나, 금고를 열거나, 부상당한 다른 조직원을 치료한다. 상황에 따라 필요한 능력을 지닌 조직원의 도움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고르게 조직원을 기용해야 하며, 게이머는 자금을 사용해 자신의 캐릭터는 물론 조직원들의 능력치를 향상 시킬 수 있다. 최대 2명의 조직원들이 게이머의 캐릭터와 함께 이동할 수 있으며, 나머지 캐릭터들은 다른 패밀리의 건물을 폭파시키거나, 다른 패밀리가 침입해온 지역을 방어하는 등, 게이머가 직접 행동을 지시할 수 있다.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조직원들을 거느릴 수 있다


조직원 시스템은 게임을 더욱 탄력적으로 진행하게끔 한다. 각 조직원들이 지니고 있는 능력을 상황에 맞게 사용하는 것 외에도 다른 패밀리와의 전투를 뒷받침해주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전작에서는 모든 전투를 혼자 해야 했기 때문에 여러 명을 상대할 때 수세에 몰리게 되는 경우가 많았으며, 게임의 정점이라 할 수 있는 조직의 본거지에서 최종적으로 전투를 할 때가 바로 이러한 경우였기 때문에 흥이 깨지게 되는 경우도 많았다. 그러나 이번 작품에서는 함께 이동하는 조직원들이 전투에 대한 부담을 줄여준다.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조직원들을 게임 진행에 도움을 준다


강력해진 액션, 화려한 연출
전작에 비해 대폭 향상된 그래픽과 강화된 연출은 총격전의 재미를 배가시킨다. 전작에서 총격전이 세력을 확장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해야 하는 절차적인 성격의 것이었다면, 이번 작품에서는 총격전을 플레이하는 것만으로도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성격의 것이 되었다. 우선 사용할 수 있는 무기의 종류가 더욱 다양해 졌으며, 이로 인해 어떤 무기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총격전의 양상도 달라졌다. 향상된 인공지능도 총격전의 재미를 뒷받침한다. 적들은 총격전이 시작되면 위치를 계속해서 바꾸며 주변의 사물을 이용해 몸을 숨기기도 한다. 또한 그러한 행동의 패턴이 일정하지 않기 때문에 게이머의 입장에서는 계속해서 새로운 상황에서 게임을 플레이하게 된다. 폭발 등 화려해진 연출효과도 볼거리이다. 이번 작품에서는 새롭게 다이너마이트를 사용해서 건물의 벽을 뚫거나 건물 자체를 폭파시킬 수 있게 되었는데, 이때 향상된 연출효과가 세밀하고 선명하게 묘사되는 인물과 배경과 더불어서 인상적인 장면들을 보여준다.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총격전의 재미가 대폭 상승했다

|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연출효과도 볼거리이다

---|---

확연하게 느껴지는 시스템의 묵직함
게임은 크게 두 가지 갈래로 전개된다. 하나는 전작과 마찬가지로 다른 패밀리의 사업장을 점령해나가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게이머가 속한 패밀리 내부의 스토리를 따라가는 것이다. 전작에서 사업장을 점령하는 것이 최대한 빨리 모든 사업장을 점령해서 해당 패밀리의 본거지를 파괴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니지 않았다면, 이번 작품에서는 점령하는 사업장의 속성에 따라 혜택을 얻을 수 있게 되었다. 사업장을 점령하게 되면 해당 사업장을 지킬 경호원을 고용해서 다른 패밀리의 공격을 방어할 수 있는데, 이들을 고용할 경우 매일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특정한 조건의 사업장을 점령하면 이들에게 지불해야 하는 비용이 대폭 낮아진다. 같은 방식으로 소지할 수 있는 폭탄의 수가 증가하거나 차량을 무장하거나, 방탄조끼를 착용할 수 있는 혜택을 얻을 수 있다.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혜택을 얻을수록 게임진행에 도움이 된다


그렇지만 사업장 점령의 가장 큰 메리트는 이 작품의 대표적인 특징이기도 한 협박 시스템이다. 이번 작품에서도 이 시스템은 여전히 건재하며, 협박을 가하는 대상의 속성에 따라 더 많은 보너스를 얻을 수 있는 조건이 추가되었다. 상대방을 협박하는 과정에서 상대방을 가격하거나 벽으로 몰아붙일 수도 있고, 주변의 물건들을 부수는 등의 행동을 할 수 있다. 이중에 상대방이 특히 무서워하는 행동이 있는데, 이 행동을 할 경우 상대방에게서 더 많은 돈을 얻어낼 수 있다. 그런데 협박 시스템은 협박에 굴복하는 단계와 더 이상 굴복하지 않게 되는 단계 사이에서 항복을 받아내야 하고, 상대방의 체력이 다 떨어지지 않게 해야 하기 때문에 이를 고려해야 해서, 적절한 긴장감을 느끼며 플레이할 수 있다.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협박 시스템의 재미는 여전하다


스토리는 뉴욕과 플로리다, 그리고 쿠바를 배경으로 하며, 원작인 영화에서 그랬듯 조직 내부와 외부를 넘나드는 협력과 배신이 교차한다. 스토리의 전개는 등장인물 누군가를 만나기로 약속하면 해당 장소로 이동해서 대화를 나누고 또 다시 주어지는 목적지로 이동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이 과정에서 곳곳에 놓여 있는 전화를 사용하고, 차량을 운전해서 목적지까지 이동하고, 어떤 대화를 할지 선택하는 등, 게임의 장르적인 장치들을 사용하게 된다. 중요한 인물을 만나거나 사건이 발생했을 때 나오는 컷 신(cut scene)도 인상적이며, 특히 쿠바에서 게이머가 겪게 되는 원작의 스토리와 다르게 전개되는 일련의 사건들 역시 매우 인상적이다.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어떠한 상황일까?

|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영화로도 친숙한 인물들이 등장한다

---|---

전작에서 배경에 불과했던 시민들도 이번 작품에서는 게임의 시스템적인 요소로 작동한다. 가장 특징적인 것은 계약 히트이다. 거리를 돌아다니다보면 열쇠 아이콘이 머리 위에 떠 있는 사람들을 볼 수 있는데 이들은 각자의 사정에 의해 누군가에게 원한을 지니고 있다. 이들의 부탁을 받아 원한을 가진 사람에게 린치를 가하면 그 대가로 자금을 얻거나 다른 패밀리의 심복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주어지는 정보는 심복의 위치와 제거할 수 있는 조건인데, 조건에 맞추어서 제거하는데 성공하면 해당 패밀리의 조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 또한 곳곳에 위치해 있는 부패한 경찰들을 매수해서 경찰의 출동을 따돌릴 수도 있다. 차량을 훔치는 등 길거리에서 범죄를 저지를 경우 목격자가 등장한다. 잠시 후 목격자가 있는 곳으로 경찰이 출동하기 때문에 재빨리 그곳에서 벗어나거나 목격자를 매수해야 한다.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게임에 부분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특성들을 바탕으로 대부2의 전체적인 특징을 '바빠졌다'고 표현할 수 있다. 전작에서 주어진 자유는 많았지만 결과적으로 단선적인 플레이를 하게 됐다면, 이번 작품에서는 스토리도 따라가야 하고, 사업장도 점령해야 하고, 계약 히트를 해서 다른 패밀리의 심복도 제거해야 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여러 가지 것들이 산만하게 흩어지지 않고 지속적으로 게임을 플레이하게 도와주는 것은 탄탄한 시스템의 중량감 덕분이다. 추가된 시스템들이 별개의 것들이 아니라 게임 플레이에 부분적으로 영향을 주는 서로 연결되어 있는 것들이기 때문에 적당한 긴장감을 유지하면서 게임을 진행하게 되는 것이다.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다른 패밀리의 심복들을 제거해야 한다

|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이런저런 할 일이 많다

---|---

보스라는 속성은 변할 수 없는 것일까?
그러나 그러한 시스템은 동시에 게이머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결과적으로 게이머가 게임의 모든 진행을 직접 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패밀리의 사업장을 뺏고 빼앗기는 과정은 끊이지 않고 계속 발생하는데, 게임의 배경이 3개 지역에 걸쳐 있다는 점, 등장하는 패밀리의 수가 많다는 점 때문에 때로 번거롭게 느껴지기도 한다. 한 번 빼앗긴 사업장은 다시 공격해서 되찾을 수 있지만, 어렵게 점령한 다음 최대치의 경호원을 배치해두고도 사업장을 빼앗긴 경우, 이미 진행한 부분인데 세이브 하지 못해서 다시 플레이를 하는 듯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물론 이러한 부분은 실제 패밀리들과 경쟁을 하고 있음을 느끼게 한다. 밀고 밀리는 일종의 '기세'를 느끼게 하는 것이다. 그러나 사업장도 점령해야 하고, 다른 패밀리의 심복도 찾아내서 처치해야 하고, 스토리도 따라가야 하는 바쁜 게이머의 입장에서 한 번 점령했던 사업장을 다시 찾아야 하는 것은 번거롭고도 불편한 일이다.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막상 게이머가 선택할 수 있는 분기점이 다양한 것은 아니다


그러한 점에서 더욱 커진 시스템을 보완하는 장치들이 아쉽다. 조직원들에게 단순히 보스인 게이머를 돕는 기능만을 부여하는 것이 아니라 조직원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게임에 개입하는 방법을 시도한다면 어땠을까? 게이머 패밀리 내부적으로 이런저런 일들이 발생하게 하고 최종적인 결정이나 개입은 게이머가 하게 한다면 게임의 목적이 다른 패밀리와의 전쟁으로만 머무르지 않았을 것이다. 또한 다른 패밀리의 심복을 처치하는 것만이 아니라 그들이 패밀리를 배신하게 하거나 게이머의 패밀리로 스카우트하는 요소가 있었더라면 다른 패밀리 끼리의 관계도 더욱 복잡해질 수 있지 않았을까? 또한 게이머의 패밀리와 다른 패밀리가 서로 연합 하거나, 다른 패밀리의 보스끼리 이간질을 하는 등, 보다 전략적인 요소를 가미했더라면 커다란 시스템 속에서 게이머의 플레이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었을 것이다. 혹시 제작진은 이를 염두에 두었으나 장르적인 속성이 흐트러지는 것을 염려해서 반영하지 않았을까, 혹은 차기작을 염두에 두었을까? 후속작을 제작하지 않겠다는 소식이 전해진 상황에서 아쉬움 섞인 궁금함이 더해진다.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이대로 끝인 걸까?


게임동아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Creative commons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의견은 IT동아(게임동아) 페이스북에서 덧글 또는 메신저로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