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콘솔 전쟁’ (2부) 소니의 차세대 게임기 PS3이 온다

소니 제국의 역습이 시작된다! Xbox360을 보유한 MS가 그토록 염원했던 아시아 시장 공략이 장기전으로 돌입하자 소니의 차세대 게임기 PS3가 일본 시장과 북미 시장을 필두로 본격적인 역습을 단행했다. 매번 새로운 게임기를 선보이며 게임계 선두주자의 위치를 놓치지 않던 소니가 야심차게 준비한 PS3는 강력한 하드웨어의 성능과 미려한 디자인, 무선 기능을 이용한 다양한 조작법, 온라인 서비스, 든든한 서드파티를 무기로 발매 이후 빠른 시간안에 일본 및 북미에 120만대를 판매했다.

하지만 이런 야심찬 행보에 비해 일본과 북미 시장에서의 PS3는 경쟁제품인 Xbox360이나 Wii에 비해서는 생각보다 성공적이지는 못했다. 선행 발매된 Xbox360과의 판매량(1000만대 이상 판매된 것으로 집계)차이는 그렇다고 넘어갈 수 있지만 닌텐도의 Wii(600만대 이상 판매 된 것으로 집계)는 독특한 조작법과 게임성, 저렴한 가격으로 2006년 12월2일 출시되면서 가뜩이나 갈길 급한 PS3의 발목을 잡아 소니를 괴롭히고 있다. 외부적인 문제 뿐만 아니라 내부적으로는 PS3물량 보급 부족과 일본 시장에서 중고 판매가 급증하는 등의 문제들이 발생하면서 PS3의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그래도 한 가지 잊지 말아야 할 점은, PS3는 이제 막 시작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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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럽 시장 보급 시작으로 판매 대수 높인다

PS3은 유럽 시장 보급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차세대 게임기 전쟁에 뛰어든 거나 마찬가지다. 북미와 일본에 판매된 PS3는 현재까지 총 120만대로 북미 시장과 일본 시장의 비율은 1/3 정도 수준이다. 이는 Xbox360의 총 판매량 천만대의 1/9 정도이며, 비슷한 시기에 판매를 시작한 Wii의 6백만 대의 1/5정도다. 단순하게 수치 싸움을 한다면 PS3이 밀리는 것이 당연할지 모르지만 PS3의 높은 가격대와 성능이라면 상당한 수준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100만대 보급을 목표로 들어간 유럽 시장의 현 판매량은 60만대. 소니가 예측한 수준에는 조금 부족하지만 판매를 시작한지 많은 시간이 흐르지 않은 상태라서 신작들의 러시가 추가적으로 예상되고 있는 4~5월쯤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다. 유럽의 판매량이 더해지면서 현 판매량은 180만대 수준까지 상승했다. 유럽시장은 콘솔기기의 보급을 절실하게 느끼던 소니에게는 구세주와 같다. 그리고 이 상황은 추가적인 시장의 활로를 통해 나아질 것으로 예상하는데 중요한 이유를 제시했다고 볼 수 있다.

* 독점 라인업이 부족해진 건 사실이지만 타이틀이 줄어든 건 아니다

최근 캡콤의 액션 게임인 '데빌 메이 크라이4'가 PS3 독점 대신 PC, Xbox360 등의 멀티 플랫폼으로 노선을 변경했으며, 세가의 '버추어 파이터 5'도 Xbox360 출시를 발표하며 PS3 진영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특히 이 두 타이틀은 PS3의 판매량에 큰 영향을 줄 일당백 타이틀로 생각하고 있던 게임이라 더욱 충격이 컸다. 하지만 '버추어 파이터 5'의 경우는 처음부터 Xbox360 이식에 대한 질문이 상당히 많은 편이었고, '버추어 파이터 5' 기판이 Xbox360과 호환이 좋아 이식이 쉽지 않을까라는 예상도 많이 나온 상태라 크게 어느 정도는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된 상황이었지만 '데빌 메이 크라이 4'의 이탈은 소니 측에게 당혹감을 안겨준 사례다. 캡콤은 자사의 홈페이지를 통해 "우리는 '데드라이징'과 '로스트 플래닛'의 성공적인 판매에 만족한다. 어느 한 개의 독점적인 플랫폼보다는 다수의 플랫폼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접하게 하는 것이 우리에게도, 고객들에게도 좋다고 생각한다"라는 입장을 밝히고 '데빌 메이 크라이 4'의 노선을 멀티 플랫폼으로 변경했다('버추어 파이터 5'의 판매량이 영향을 끼친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는 상황). 이 외에도 반다이남코의 '에이스컴뱃' 최신작이 Xbox360으로 나오는 등 다수의 게임 시리즈가 멀티 플랫폼으로 돌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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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상황 자체가 비관적이기만 한 것은 아니다. SCE의 막강한 퍼스트 파티로부터 나오는 게임들, '모두의 골프' '그란투리스모' 등의 게임들과 '이코'와 '완다와거상'을 만든 팀이코의 게임들, '갓오브워2'를 만든 SCEA에서 나오는 신작 액션 등 PS3의 '항공모함' 급 독점 게임들이 포진된다면 시장 상황이 역전될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다. 또한 PS3 독점 타이틀 노선을 버리지 않고 있는 '파이널 판타지13'나 '메탈기어 솔리드4' '헤븐리 소드' 등의 독점타이틀이 받쳐준다면 이는 긍정적인 상황으로 갈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할 것이다.

실제로 미국 DFC인텔리전스의 데이비드 콜 대표는 올해초 열린 세계게임시장 세미나에서 '향후 북미에서 PS3가 Xbox360보다 게임시장의 점유율이 더 높을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 온라인 다운로드 서비스가 PS3 보급 높인다

세계에서도 가장 큰 온라인 인프라를 가진 국내 시장에 PS3이 한국에 최적화된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건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볼 수 있다. 현재 일본 시장에서 11월11일 시작된 플레이스테이션 네트워크 서비스는 '철권 2' '코나미 클래식' 등의 게임들의 발매와 다수의 게임 온라인 플레이 지원, 추가 콘텐츠 다운로드 등으로 Xbox Live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특히 캐주얼 형태의 게임이 대부분인 Xbox Live와 다르게 PS3은 60GB라는 고용량 하드를 바탕으로 차세대 게임 다운로드 서비스도 지원하도 있다. 이중 '철권 5 다크리저렉션' 다운로드는 저렴한 가격에 풀 HD 그래픽 지원 등으로 해외 게이머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렇게 등장한 게임들은 대부분 15달러 이하로 책정이 돼 있으며, 용량 역시 작아 손쉽게 다운받을 수 있는 특징이 있다.

또한 Xbox Live의 대부분 기능을 지원하고 있는 점도 PS3 온라인에 대한 기대치를 높여주고 있다. 이런 온라인 서비스가 국내 시장에 안착한다면 패키지 구매 못지않게 온라인 다운로드도 좋은 반응을 얻을 것으로 생각되며, 이런 국내 온라인 인프라에 맞춘 최적화된 서비스나 강화된 한국형 추가 서비스만 존재한다면 PS3이 국내 차세대 게임기 전쟁에서 Xbox360과 동일한 입장까지 가는 건 시간문제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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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S3의 성공 여부를 비관적으로 보게 되는 이유 - 긍정적으로 보게 되는 이유

PS3이 실패할 이유나 정상의 자리를 내줄 확률은 우선 비싼 가격에서 기인한다(블루레이 플레이어 중에서는 저렴한 편이지만). PS3의 기본 매체인 블루레이는 최대 50기가의 높은 저장용량을 가지고 있지만 그만큼 가격 자체도 비싸며, 현재의 게임 수준에는 이 정도의 큰 용량이 필요가 없을 뿐만 아니라 고화질을 지원하는 42인치 이상의 HDTV의 보급률이 그리 높지 않은 점도 블루레이에 대한 평가를 낮추고 있다. 또한 블루레이가 고용량을 지원하다보니 타 매체에 비해 긴 로딩을 보여주고 있다. '토니호크 프로젝트 8'이나 '데프잼 아이콘' 등의 게임의 경우 PS3 버전이 Xbox360 버전에 비해 긴 로딩을 보여줘 평가가 하락되기도 했다. 약 15개 정도의 밀리언셀러를 달성한 게임이 존재하는 Xbox360 진영에 비해 아직까지 PS3에는 킬러타이틀이라고 할 수 있는 건 최근 밀리언셀러를 달성한 '레지스탕스' 정도 밖에 없는 것도 문제다.

반면에 PS3를 긍정적으로 만드는 것은 1-2년 후의 전망이다. HD TV가 본격적으로 보급되고 블루레이나 HD-DVD가 본격적으로 보급되기 시작하게 되면 PS3는 점점 더 위력을 쏟아낼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보다 좀 더 그래픽으로 뛰어나지고 많은 것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대용량을 필요로 하게 되며, 블루레이는 Xbox360 보다 그런 면에서 압도적인 이점이 있다(Xbox360 진영에서도 HD-DVD킷으로 응수하고 있지만 실제로 HD-DVD 킷까지 구매하게 되면 PS3와 가격도 비슷해지며, 보급된 기기가 대부분 DVD이기 때문에 HD-DVD로 전환되기는 실질적으로 어렵다). 결국 용량을 많이 쓸 수 있는 PS3를 통해 더 고해상도로 뛰어난 그래픽을 가진 게임들이 등장할 것이며, PS3를 통해 제작하는 개발사들이 더 많은 것을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Xbox360와 차별점을 가진 게임들이 많이 등장할 수 있다는 전망도 가능하다.

* PS3 국내 시장에 무사히 안착할까?

이제 국내 시장에 대해 알아보자. PS2는 국내에서 100만대가 넘게 팔린 유일한 콘솔이며, PSP도 꽤 선전을 하고 있지만 소니 측은 아직 PS3의 국내 투입 여부를 결정하지 못했다. PS3이 출시된 많은 시장들에서 만족스러운 결과를 내고 있지 못하고 있는 점이나 국내 시장에 적합한 온라인 시스템을 도입 시기 문제, 국내 정서에 맞는 마땅한 킬러타이틀 부족, 서브파티 부족 등이 이런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그리고 가격 문제도 무시할 수 없다. 루리웹이나 겜씨 등의 비디오 게임 커뮤니티에서 마니아들의 예상한 PS3의 국내 가격은 약 60만 원대, 이중에서도 69만 원대를 예상하고 있는 게이머들도 전체 의견의 1/3이 넘는다. 특히 게이머들은 SCEK 측이 아직 가격을 발표하고 있지 않은 점이 자신들이 예상하고 있는 69만 원대의 가격대가 아니냐는 것을 반증하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 만약 가격 발표를 했을 때 북미나 일본 PS3의 가격보다 높으면 내수 PS3을 구매하는 사람이 늘 것이기 때문에 SCEK 측에서 가격을 발표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약 8만 원대의 타이틀 가격 역시 Xbox360이나 PS2에 비해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다.

국내 게임 전문가들은 PS3이 국내 시장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꼭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먼저 PS3의 가격. 해외 시장이야 블루레이 플레이어보다 저렴한 가격의 블루레이 플레이어라는 인식만 심어준다면 이런 문제는 어느 정도 해결되겠지만 이제 DVD 플레이어가 안착한 국내 시장에서는 PS3은 단순히 비싼 게임기로 밖에는 인식되지 않는다. 특히 이미 몇 차례의 가격 논쟁을 겪은 국내 게임 시장에서 타 시장보다 비싼 가격으로 출시를 한다는 건 PS3의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또한 비싼 타이틀, 게임의 한글화 여부가 가능한가도 해결해야 할 문제다. 가뜩이나 비싼 블루레이 타이틀이 한글화를 거치게 되면 더 비싸지기 때문에 Xbox360이나 PS2의 타이틀 가격에 비교해서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 이 외에도 다운로드 콘텐츠를 이용한 온라인 서비스가 과연 성공적인 사업 방안인가, '버추어파이터 5'나 '건담무쌍' 등 현재의 서드파티들의 게임의 빠른 출시가 가능한가 등 작은 문제들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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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S3의 2007년 상반기 국내 정식 출시를 기다려본다

그렇지만 그만큼 PS3에 대한 게이머들의 기대도 높다. 이미 성공적인 시장 안착을 보여준 소니의 저력과 인지도를 무시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PS3로 나오는 많은 타이틀이 국내 게이머들이 선호하는 스타일의 게임이기 때문이다. 과연 PS3이 이런 국내 시장 상황에서 성공적인 런칭을 보여줄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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