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PS 게임, PC에서 콘솔로 무대로 옮기다

최근 게임 분야에서 가장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는 장르는 바로 FPS다. 게임 내 캐릭터 시야를 이용해 총을 쏘거나 다양한 액션을 할 수 있는 이 게임은 사람들의 파괴본능과 동등한 조건에서 상대방과 실력 대결을 펼치고 싶은 욕구를 다른 어떤 장르보다도 확실하게 드러내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이런 FPS 게임이 가장 활성화된 플랫폼은 단연 PC다. 플레이어와 게임 내 캐릭터의 시점이 동일한 FPS 게임은 게임의 특성상 최대한 현실적인 그래픽을 추구하게 됐고, 그 결과 최신 그래픽 기술이 바로바로 적용되는 PC에서 만들어질 수 밖에 없었다. 또한 FPS 게임의 조작 체계도 할성화 된 원인이 됐는데 마우스만이 실제 사람의 시선과 거의 흡사한 움직임을 보여줄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즘에 와서는 이 말이 과거의 것으로 변하고 있다. 최근에 등장하는 FPS 게임들이 콘솔과 PC 양쪽을 모두 선택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 뿐만 아니라 PC로 먼저 나오고 나중에 콘솔로 이식되는 것이 아니라 콘솔 버전부터 먼저 등장하는 작품이 늘어나고 있으며, 아예 콘솔로만 제작된 오리지널 게임까지 등장하고 있다.

|

---|---

* '헤일로'의 시도는 변화의 시발점

디지털 컨트롤러가 주 인터페이스로 쓰이던 시절에 등장한 1인칭, 또는 3인칭 게임들은 조작 부분에서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었다. 여러 가지 방향을 선택할 수 없던 8개 방향의 조작 체계도 문제였지만 섬세한 조작 자체가 거의 불가능해 게이머들이 원하는 위치에 포인트(시야의 중심)을 옮기는 것도 상당히 어려웠다. 특히 대부분의 게임들이 십자키는 이동을 주로 하던 상황이라 일반적인 버튼으로 조준을 한다는 것 자체도 불가능했다. 그렇다보니 FPS 게임이 콘솔로 등장한다는 건 최악의 게임 리스트에 하나를 더 올리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이런 콘솔의 상황을 변하게 한 건 이동이나 특정 조작을 할 수 있는 새로운 조작 체계인 아날로그 스틱이 등장하면서부터다. 하지만 아날로그 스틱이 등장하고 나서 콘솔의 상황은 곧바로 변하지 않았다. 그동안 콘솔로 등장한 3인칭 게임이나 1인칭 형태의 게임들이 대부분 실패를 겪고 있는 상황이다 보니 두 개의 새로운 레버가 추가된 새로운 패드가 등장한다고 해서 시장 상황이 달라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한 아날로그 스틱을 사용한다고 해도 마우스처럼 직관적인 조작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FPS 게임들이 콘솔로 등장해도 성공을 할 수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2002년도에 등장한 Xbox용 FPS 게임 '헤일로'의 등장은 FPS 게임 플랫폼에 대한 색다른 생각을 가지게 했다. '헤일로'는 아날로그 스틱을 통한 조준에 자동 조준 시스템을 적용했고, 아날로그 스틱과 십자키 등 콘트롤러에 있는 거의 모든 키를 이용해 PC FPS 게임 못지않은 완벽한 움직임을 지원했다. 이 게임은 이런 편리한 조작성을 통해 전 세계 600만장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했으며, 콘솔에서도 FPS 손맛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

---|---

* 콘솔용 오리지널 FPS 게임의 등장

'헤일로'의 선전은 FPS 게임들의 콘솔화를 가속화 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이 결과 PC에서 콘솔로 이식되던 FPS 게임들의 증가도 주요 현상 중 한 개였지만 가장 중요한 사실은 콘솔 오리지널 FPS 게임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먼저 '헤일로 2'가 출시돼 다시 한 번 이슈를 일으켰으며, PS2에는 '킬존' '블랙' '소콤' 등이 등장해 '헤일로' 못지않은 편안한 조작감을 선보였다. 이 중 '블랙'의 경우는 Xbox와 PS2로 동시에 출시돼 게임성을 뽐냈으며, '컨커 라이브 & 리로리드' ' 쉐도우 옵스' '사이폰 필터' '타임 스플리터즈' 등이 발매돼 콘솔로도 FPS 재미를 충분히 느낄 수 있게 했다.

이런 오리지널 FPS 게임들의 등장은 콘솔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재미를 낼 수 있다는 점을 증명하게 된 사례이고, 이 결과는 PC용 FPS 게임들의 플랫폼 변경을 가속화시켰다.

* 차세대 게임기의 등장과 콘솔 FPS 게임

하지만 아무리 콘솔FPS 게임의 조작이 향상됐다고 하더라도 PC용을 따라잡을 수 없는 부분들이 존재했다. 그것은 바로 그래픽이다. 콘솔은 대량으로 양산되는 기기이기 때문에 최신 기술이 바로바로 적용될 수 있는 PC보다 그래픽의 발전이 더딜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PC용으로 등장한 '콜오브듀티'를 Xbox용으로 이식한 '콜오브듀티 영광의 시간' 같은 경우 군인들의 모습도 어색할 뿐만 아니라 맵 전체의 이미지가 섬세하지 못한 느낌이 강해 시각적으로 선명하지 못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한 PC용 '레인보우 식스' 시리즈를 이식한 Xbox용 '레인보우 식스 블랙애로우' 등도 뚜렷하지 않은 그래픽 때문에 불만을 토로하는 사람이 많았다.

그러나 차세대 게임기가 등장하면서 이 문제는 과거의 것으로 사라졌다. 차세대 게임기의 높은 성능으로 부족함을 전혀 느낄 수 없는 고화질의 그래픽을 경험할 수 있게 됐고, 이는 콘솔 FPS 게임이 PC보다 먼저 등장하는 상황과 콘솔에서 PC로 이식되는 경우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콜오브듀티2'는 PC용보다 약 6개월 정도 먼저 Xbox360으로 등장했으며, 그 후속작인 '콜오브듀티3'의 경우도 마찬가지. 또한 에픽의 '기어즈 오브 워'도 2008년 PC용으로 출시될 예정이며, '헤일로2'의 경우 비스타 전용으로 등장할 예정이다.

|

---|---

또한 멀티플레이 부분에서도 PC FPS 게임 못지않게 편리한 구조를 갖추게 됐다. PC 게임들은 사양별로 로딩이나 렉 등의 차이가 생겨 게임을 즐기는 동안 불리함을 느낄 수도 있지만 한 개의 플랫폼에 고정된 콘솔용 FPS 게임은 이런 문제를 최소화 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사양 차이에서 나오는 불리함을 없애 평등한 대결을 할 수 있게 했다.

* 새로운 인터페이스를 통한 또 다른 변화 추구

아날로그 스틱이 자리를 잡고 FPS 게임들이 콘솔로 출시를 하게 되자 많은 개발자들은 아날로그 스틱이 아닌 새로운 인터페이스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최근에는 차세대 게임기에 새로운 인터페이스를 도입해 더 나은 게임 환경을 만들었다. 최근 출시된 닌텐도의 차세대 게임기 Wii의 리모콘 컨트롤러나 PS3의 무선 컨트롤러, Xbox360의 웹켐을 통한 움직임감지 시스템 등이 바로 그것. 특히 Wii의 리모콘 컨트롤러의 경우 '콜오브듀티3'를 실제 총을 조준한 것 같은 느낌을 받게 해 게이머들에게 호평을 받았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FPS 게임들이 콘솔을 기반으로 등장하기 시작하면서 개발자들이 더 나은 게임 환경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향후 더 편리한 컨트롤러와 뛰어난 성능의 게임기의 등장으로 PC보다 뛰어난 게임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게임동아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Creative commons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의견은 IT동아(게임동아) 페이스북에서 덧글 또는 메신저로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