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몽, CSI 등.. 드라마 열풍이 게임계를 점령하다

영화가 게임으로 제작되는 경우는 게임이 엔터테인먼트 사업으로 각광 받기 시작하면서 등장한 신흥 마케팅 같은 존재였다. 영화에 나오지 않는 외전 이야기나 영화의 주인공 되어 유명 장면을 따라하고 영화와 다른 결말을 만들어내는 등 영화를 소재로 한 게임들은 영화에 대한 기대와 다른 재미를 동시에 느낄 수 있게 해줬다. 간단하게 이야기하면 영화와 게임은 궁합이 잘 맞는, 자연스럽게 같이 가야하는 동료 같은 관계였다.

최근에는 드라마도 이 전선에 끼어들면서 새로운 게임 소재로 각광 받고 있다. 최근 드라마의 스케일이 영화를 웃도는 모습과 영화에서 잘 사용되지 않는 색다른 스토리들로 무장하고 나오자 많은 개발사들이 새로운 게임 콘텐츠로 선택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국내에서도 '프리즌 브레이크'나 'CSI' 시리즈, '로스트' '위기의 주부들' 등이 큰 인기를 끌면서 이 소재를 한 게임들도 덩달아 게이머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또한 국산 드라마인 '주몽'이나 '야인시대' '내 이름은 김삼순' 등도 모바일 인기 콘텐츠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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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라마를 넘어 게임으로..

드라마를 소재로 한 게임들은 많지는 않았지만 꾸준히 출시됐다. 특히 콘솔이나 PC 사양이 높아지면서 드라마의 캐릭터를 게임 내에서 거의 비슷하게 표현할 수 있게 되자, 드라마의 게임 진출은 영화 못지않게 각광 받는 게임 콘텐츠가 됐다.

미스테리한 사건을 과학적인 접근으로 풀어내는 'CSI'의 활약을 그린 드라마 'CSI'는 어드벤처 게임인 'CSI' 시리즈로 등장해 큰 인기를 끌었다. 'CSI' 게임은 기존 드라마나 극장판에 등장하는 외전격의 스토리를 즐길 수 있는 점에서 개발 전부터 마니아들의 관심을 받아왔으며, 특히 지문을 찾거나, 숨겨진 핏자국을 아이템을 통해 찾아내 범인이나 피해자의 살인 장면 등을 유추하는 장면은 드라마와 동일해 드라마에서 느낀 재미를 그대로 얻을 수 있다. 또한 드라마에 존재하는 인물들이 아닌 새로운 인물로 게임을 할 수 있어 게이머가 드라마 속 인물이 된 것 같은 기분도 느낄 수 있는 점 역시 이 게임의 매력이다. 이 게임은 국내 정식 발매되지는 않았지만 북미에서는 드라마 못지않게 큰 인기를 끌었으며, 많은 시리즈로 출시됐다. 이 외에도 흡혈귀들의 싸움을 그린 '버피와 뱀파이어'도 Xbox용으로 출시됐으며, 미국 주부의 삶(?)을 그린 '위기의 주부들'도 PC게임으로 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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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솔기기나 PC로 주로 발매된 해외 드라마 게임에 비해 국내에는 온라인이나 PC게임보단 모바일 게임의 소재로 드라마가 인기를 끌었다. 물론 PC게임으로 드라마를 소재로 한 '야인시대'나 '태조 왕건' 등이 출시됐지만 최근에는 타 플랫폼보다 빠르게 개발할 수 있는 모바일 게임이 드라마를 소재로 한 게임을 출시하면서 드라마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시청률 50%를 넘은 역사 드라마 '주몽'은 간단한 버튼으로 즐길 수 있는 액션 모바일 게임으로 재탄생됐으며, 송혜교와 가수 비(본명 정지훈)가 출현한 '풀 하우스'나 배우 김선아의 몸을 사라지 않는 연기로 인기를 끈 '내 이름은 김삼순'도 육성 게임으로 등장해 색다른 재미를 선사했다.

* 게이머와 개발자가 드라마를 선택하는 이유

드라마를 소재로 한 게임들이 각광 받는 건 게임 속에 있는 외전 격의 스토리나 드라마에서 만나볼 수 없는 색다른 이야기를 접할 수 있는 점 때문이다. 드라마가 영화와 다르게 단발성 스토리가 아닌 장기적인 스토리로 진행되다보니 드라마의 다양한 부분이 게임 내 에피소드로 탄생되거나 드라마의 결말과 다른 엔딩을 만들어내는 등 그 속의 인물이 돼 드라마를 즐기고 싶어 하는 사람과 드라마와 다른 결말을 원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만족감을 안겨준다.

또한 개발사에서도 드라마라는 콘텐츠는 영화보다 좀 더 편하게 개발할 수 있는 콘텐츠다. 2시간 정도의 런닝 타임을 가진 영화는 게임 내 배경이나 소재로 활용한 공간이 조금 부족하지만 드라마는 장시간 연재되기 때문에 게임에 사용할 에피소드나 캐릭터들이 다양하고 극중 캐릭터들의 성격이나 복장 등이 다양하게 나오다보니 아이템이나 소재를 구상하기 쉬운 점도 있다. 또한 영화가 단시간에 승부를 봐야하는 단기성 콘텐츠에 비해 드라마는 드라마가 방영되는 동안 꾸준한 인기를 얻을 수 있으며, 드라마에 맞춰 여러 개의 시리즈를 출시하는 것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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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기에 만족해 게임성을 떨어뜨리는 경우 많아

하지만 이렇게 나온 게임들은 많은 기대와 관심을 받기 마련이지만 게임성으로는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앞에서 언급한 'CSI' 시리즈 경우 6개 정도의 시리즈가 발매됐지만 이들의 평가는 10점 만점에 6점 정도 수준으로 나왔다. 드라마의 다양한 요소를 게임에 도입한 시도는 좋았지만 그만큼 게임은 난해하고 어려웠으며, 드라마에 등장하는 캐릭터 못지않게 뛰어난 사전 지식을 가지고 있어야해 많은 게이머들이 게임성에 난색을 표하기도 했다. 또한 '위기의 주부들' '프렌즈' 등도 인기에 편중한 간단한 게임성('프렌즈'의 경우 드라마 에피소드의 일부를 보여주고 그 뒤를 맞추는 퀴즈 형태의 게임이었다) 때문에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기도 했으며, 일부 게임은 영상 위주의 단순한 진행 때문에 게임이 아니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물론 게임성을 인정받고 있는 드라마 게임도 분명 존재한다. 그렇지만 이런 이야기는 국내 시장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해외 시장 쪽 이야기라고 하는 것이 더 어울린다고 표현할 수 있다. 국내에 PC게임 시장이 무너진 이후 PC게임에 대한 개발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라 드라마를 소재로 한 콘솔이나 PC 패키지 게임은 현재 기대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드라마를 소재한 게임들은 드라마가 뜨는 만큼 게임도 인기를 얻고 있다. 하지만 국내 게임 시장이 온라인에 편중돼 있다 보니 드라마를 활용한 다른 게임을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하지만 드라마를 소재로 한 게임은 여전히 매력적인 콘텐츠"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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