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가 부러워 할만한 게임. 매스 이펙트 2

selseta kyky@korea.com

매스이펙트2(Mass Effect2)를 한마디로 평가하자면 가장 영화 같은 게임이다. 적절한 게임성을 유지하면서 한편의 영화 같은 느낌을 잘 살려냈기 때문이다. 물론 매스 이팩트2에서 말하는 영화 같은 모습은 "이게 영화야 게임이야"라는 초창기 3DO의 광고 문구와는 다르다. 잘 만든 화면이나 동영상 같은 볼거리만을 이야기 하는 것은 아니라 게임을 풀어내고 진행하는 것이 한편의 영화를 음미하듯 감동과 재미를 자아내는 것을 뜻한다. 이렇게 "영화 같은"이라는 표현의 의미가 바뀐 것은 욕심꾸러기(?) 게이머들 덕분이라 할 수 있겠다. 게임을 보는 시각이 단순히 게임성과 플레이타임을 넘어 볼거리로 진화했고, 이제는 기쁨이나 분노 같은 감정을 실을 수 있는 게임 내용을 원하기 때문일 것이다. 덕분에 게임이 플레이어의 감정을 얼마나 끌어내는지가 최근의 게임을 평가하는 중요한 잣대 중 하나가 되었다. 예나 지금이나 영화라는 같은 표현을 사용하지만 그 의미가 벌어진 만큼이 그 시절 그 게임과 현재의 차이가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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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성 만으로 게임을 평가하던 시대는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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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요기는 기본에 플레이어의 감정까지 담아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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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스이펙트2는 단순히 희로애락을 담을 수 있는 영화 같은 전개를 게임성과 더불어 풀어낸 것에 그치지 않았다. 마치 플레이어가 영화감독이나 시나리오 작가가 된 것처럼 진행에 살을 붙일 수도 맛깔스러운 양념을 더할 수 있게 했다. 이른바 자유도를 게임에 풀어 넣은 것인데 그 사용방법이 기존의 쓰임새와는 많이 다른 것이 특징이다. 게임의 진행에서 플레이어의 의사를 묻고 반영하는 자유도는 진행의 줄기를 바꾼다는 의미도 있지만 할 거리를 만든다는 개념이 컸다. 그러나 매스이펙트2에서는 등장인물의 행동이나 태도 심지어 등장이나 퇴장까지 시나리오 편집자의 팬 끝처럼 자유도를 사용했다. 어떠한 명작 영화라 해도 아쉬움은 남는 법이다. 정해진 줄기를 따라 가니 각자의 취향을 전부 만족 시키는 것은 불가능해서다. 차라리 그가 죽었으면, 또는 나라면 그녀를 선택할 텐데 하는 것처럼 말이다. 매스이펙트2의 자유도는 이런 게이머의 아쉬움을 게임 내에 반영시키는 역할을 한다. 덕분에 플레이어는 주어진 설정 안에서 취향대로 상황극을 이끌어 낼 수 있게 되었다. 게임을 하다 보면 내 맘대로 드라마를 찍고 있다는 착각이 들기도 한다.
물론 이렇게 할 것 보다는 게임 스토리를 주무르는 매스이펙트(정확이 말하면 BioWare식의 선형적인 자유도)식의 자유도는 게이머의 선택 하나하나에 민감하게 대응하고 변화 하는 것이 특징이기는 하다. 그러나 게임의 큰 줄기에는 영향을 줄 수 없는데다 변화가 많은 만큼 할 것이 적다는 것이 약점일 것이다. 덕분인지 DVD2장에 12기가에 육박하는 게임치고는 플레이 타임에 짧고 진행이 답답한 면이 있다. 갈수 있는 곳이 별로 없고, 그나마 필드도 넓지 않다. DLC(다운로드 콘텐츠)를 포함한다고 해도 못내 아쉬운데 스토커나 오블리비언같은 게임과는 볼륨과는 비교자체가 힘들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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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스이팩트2는 자유도를 좀 다른 방향으로 사용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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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성단과 별들이 있지만 실제로 갈 수 있는 곳이 드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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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도를 통해 게이머의 선택을 게임 진행에 반영 할 수 있다는 것이 전부라면 매스이펙트2는 널리고 널린 그저 그런 게임과 크게 다를 바가 없을 것이다. 명성 좀 날린다는 제작사가 붙은 작품이라면 거의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설정이라서다. 매스이펙트2의 대단한 점은 이런 자유도를 게임성으로 승화시켰다는 것이다. 게이머가 원하는 대로 바뀌어 가는 게임 내용도 흐뭇하지만 바꾸는 과정 자체에서도 재미를 찾을 수 있다. 동료들의 충성도(호감도)를 올리기 위한 퀘스트를 수행하는 것이나, NPC의 기분을 맞춰주기 위해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 그 좋은 예. 동료들의 신임(사랑)을 얻고 싶어 시작했지만 미니게임 같은 적절한 게임성이 녹아 있어 퀘스트 자체를 즐기게 된다. 수치(?)만 입력하면 결과가 보이는 시뮬레이션 게임과 달리 시작과 결과를 미리 예측하기 힘든 것도 매력적인 부분이다. 과연 어떤 선택을 해야 플레이어가 원하는 방향대로 게임이 움직여 줄지 예상하기 어렵다. 처음 시작하면 무엇을 해야 숨겨진 동료를 찾고 죽어야 하는 동료를 살릴 수 있는지 짐작하기도 힘들다. 때문에 플레이어는 NPC가 하는 대사 한마디에도 주의를 기울이게 된다. 혹시 흘려버린 대화에 힌트가 있으면 큰일이라는 심정으로 말이다. 또한 게임의 스토리를 보다 자연스럽게 꿰어 찰 수 있다. 그래서 동료들(NPC)에게 충분히 감정을 이입할 계기가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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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디를 닥터에게 전해주는 퀘스트. 잔재미가 제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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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즐과 길 찾기가 절묘하게 조합되어 있는 퀘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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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매스이펙트2도 게임인 만큼 한계를 벗어나지는 못했다. 게이머의 입맛대로 바꿀 수 있는 내용이 한정되어 있다는 얘기다. 어떻게 보면 생각보다 많지 않다고 보는 것이 정답일 것이다. 그러나 수많은 대화 속에서 게임을 바꿀 힌트를 찾는다는 자칫 짜증스러운 작업을 미지의 섬에서 보물을 찾는 듯한 재미로 탈바꿈 시켰다는 것은 매스이펙트2만의 재미라 아니 할 수 없을 것이다. 혹시 이런 것도 가능하지 않을까? 하며 지금까지의 플레이를 몇 번이고 되뇌는 것이 즐거울 정도다. 사족이지만 최소한 처음 게임을 플레이 할 때는 최대한 공략집을 피하는 것이 좋다. 플레이어가 게임을 바꿀 수 있는 한계를 미리 알아 버린다면 보물이 지닌 매력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물론 영어라는 장애물을 넘어야 한다는 기본이 깔려야 있어야 하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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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머의 선택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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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인 만큼 쉽다고 하기 힘든 영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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갖은 미사여구로 칭찬을 했지만 매스이펙트2의 자유도 시스템은 현재 게임의 한계를 넘지는 못했다. 냉정하게 생각해 보면 상기 했듯이 게이머의 선택으로 바꿀 수 있는 것이 생각보다 적고, 깊지가 않아 바닥이 쉽게 보이기 때문이다. 물론 매스이펙트2 역시 게임의 범주에 있으니 벗어나기 어려운 주박이겠지만 플레이어의 입장에서는 아쉬운 것도 사실. 그러나 플레이어가 게임을 하면서 가려워했던 곳을 정확이 긁어 주는 탓이 이런 태생의 단점들이 그다지 부각되지 않는다. 플레이어가 흥미를 유발한 만한 곳을 정확히 찾아 게이머의 선택을 물어볼 분기점을 만들어 두었다는 얘기다. 덕분에 실제 답답하고 옹색하게 보여야할 게임 내용들이 오히려 깊고 여유롭게 보이기도 한다. 이렇게 플레이어가 원하는 곳을 정확하게 긁어 줄 수 있었던 것은 플레이어의 의사를 묻는 선택 시스템이 게임성 보다는 소설적인 흥미위주의 관점으로 사용했다는 것이 그 이유다. 퀘스트 위주의 할 것을 늘린다기 보다는 플레이어가 원하는 스타일로 게임을 치장할 수 있도록 하는데 중점을 두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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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에 용량에 비해서 생각보다 분기점이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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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게이머가 흥미를 느낄 만한 곳은 놓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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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어에 선택에 대해 게임은 그때그때 격렬한 반응을 보일 때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때가 더 많다. 그렇다고 실망한 필요는 없는데 이런 플레이어의 의사 표현은 파라곤과 레니게이드라는 수치로 환산되어 확실하게 게임이 기억해 두기 때문이다. 그리고 어느 정도 쌓이며 일정 조건을 만나면 게임은 화끈하게 플레이어의 선택에 대답을 해주곤 한다. 파라곤(Paragon)은 사전적인 의미대로 모범적이며 착한(?)선택을 하면 얻을 수 있는 포인트다. 레니게이드(renegade)는 거칠고 냉혹한 행동을 하면 얻게 된다. 복잡해 보이는 영어 시스템이지만 생각보다 간단한 룰을 가지고 있다. 전투 중에 부상자를 만났다. 여기서 약품을 전해주며 따듯한 말을 전하면 파라곤 수치를, 쌩~! 하거나 오히려 비꼬는 듯 질척한 말을 건네면 레니게이드 포인트를 얻게 되는 방식이다.
이런 파라곤이나 레니게이드의 수치는 일종의 능력치 같은 역할을 한다. 각 이벤트 마다 원하는 수치를 만족 시키면 기존에는 없었던 새로운 대화 항목이 생긴다. 물론 선택하면 숨겨진(?) 이벤트가 발생하며 그때마다 게임의 줄기를 살짝 살짝 바꿔 놓을 수 있다. 이렇게 파라곤이나 레니게이드 포인트를 얻기 위해 게임 속을 헤매는 것은 매스이팩트2가 표방하는 핵심적인 게임성이다. 단순한 대화와 선택에서 머무는 것이 아니라 주인공의 성향을 플레이어의 생각대로 육성해서 그것을 기반으로 게임을 풀어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전투를 통한 레벨업 보다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데 게임 디자인 역시 전투를 통한 레벨업 보다는 플레이어가 만든 주인공의 성향에 충실하게 반응하도록 디자인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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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곤이나 레니게이드 수치를 얻는 것이 게임의 핵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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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지를 꽉 채우려면 고생 좀(?)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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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니게이드와 파라곤. 쉽게 이야기해 선과 악의 도덕 시스템은 이름은 다르지만 BioWare 뿐만 아니라 여러 게임에서 꾸준하게 사용한 시스템이다. 때문에 신선하거나 파격적인 재미를 주지는 않는다. 그러나 파라곤이나 레니이드의 수치를 특수능력이나 무기(?)처럼 사용해서 이벤트를 클리어하고 게임을 진행 하는 맛은 각별하기 그지없다. 게다가 게임 또한 각 수치에 비례해 적절하게 반응해 주는지라 착 달라붙는 맛이 더할 나위 없다고 하겠다. 물론 재미에 중심에 있는 만큼 조금이라도 더 모으려 이래저래 게임을 둘러보고 퀘스트를 되뇌어야 하는 것이 달지만은 않다. 가끔 짜증이 샘솟기도 한다. 그러나 이 앞에 뭐가 기다리고 있을까 궁금하기도, 혹시 이런 것도 가능하지 않을 까하는 기대감도 생기는 탓에 쉽게 노가다를 그만 둘 수 없는 것이 매스이펙트2 도덕 시스템의 매력일 것이다.
재미 면에서 충분하다고는 하지만 매스이펙트2의 도덕 시스템에서 단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일정 수치가 쌓여야 재미를 얻을 수 있는 시스템이라 초반 진행이 밋밋한 것이 그것이다. 장르 특성상 처음 시작하면 게임을 파악하는데 시간이 걸린다는 것과 맞물리면 생각보다 게이머를 많이 방황케 한다. 선과 악으로 선택이 극단적인 양자택일로 되어있기 때문에 대화나 게임진행이 흑백 화면처럼 단조롭게 진행 되는 것도 단점이다. 게다가 파라곤은 파란색 레니게이드는 빨간색으로 미리 결과를 알려 주는 선택문이라 고민과 생각과는 거리가 멀어 획일적인 단순함을 더해준다. 영어와 그다지 친하지 않은 국내 게이머들에게는 어느 면에서 축복이지만 말이다. 물론 고를 수 있는 것이 많아지면 게임은 그만큼의 베리에이션을 보여줘야 하기 때문에 게임이란 것이 갖는 한계상 상당히 어려운 주문이기는 하다. 그러나 적어도 드래곤에이지에서 보여준 대화 정도는 보여줄 수 있지 않았나! 아쉬움이 남는 것도 사실이다. 물론 쓸 때 없이 대화만 길고 선택문만 많은 여타 게임들과 다른 BioWare의 게임이니 하는 주문이기는 하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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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포인트는 거의 대화를 통해 얻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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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가다의 극치 자원 캐기. 업글을 위해서는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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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 연출력이 뛰어나고 멋진 영상들이 게임이 받쳐주는 탓에 전체적으로는 나무랄 때 없는 스토리 전개를 보여준다. 게임을 로딩 할 때 보여주는 게임설정집이나 분위기를 북돋아주는 영상들은 뛰어나다는 말이 모자랄 정도다. 성우들의 연기도 마음에 든다. 각기 개인의 연기 실력도 좋았지만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척(Chuck 첩보가 주제이지만 액션보다는 코믹이 돋보이는 미드. 시즌3이 방영중이다)의 등장인물들이 열연 했던 탓에 더 끌렸는지도 모르겠다. 척의 히로인 격인 이본느는 아예 게임의 여주인공(미란다)으로 둔갑 했다. 폴리곤으로 만든 얼굴이 어색하기는 했지만 특징이 살아 있어 금방 알아 볼 수 있을 정도. 금발에서 칠흑 같은 검은색으로 바뀌어 버렸지만 미란다의 이지적인 성격과 어울리는 탓에 색다른 매력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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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모델은 물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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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우까지 담당한 이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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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로딩시간을 생각해서 인지 로딩 시 설정화면을 보여준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모난데 없는 게임 스토리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아쉬운 부분이 보이기 시작한다. 스토리의 구성력 자체가 구태의연한 것이 그 이유. 한마디로 생면부지의 동료들을 만나 우여곡절 끝에 그들의 믿음을 얻고 함께 세상을 위협하는 악(?)을 처분순다는 고전적이다 못해 화석이 되어 버린 설정을 여과 없이 차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매스이펙트2는 주인공(쉐퍼드)를 영웅으로 만들어 놓고 그가 헤쳐나가는 난관이 게임의 주된 스토리가 되는 시스템이다. 미지의 적을 파헤칠 때면 추리나 스릴러가 될 수도 있고 철저하게 타락하고 더러운 놈을 상대할 때면 응징이나 복수가 그 내용이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스이팩트2는 적을 쳐부수고 세상을 구한다는 것 보다 동료들을 맞이한다는 것에 거의 대부분의 스토리를 소모해 버렸다. 덕분에 콜로니(우주 식민지)를 습격하는 콜렉터와 좀비 같은 리퍼의 관계나 주인공의 고용주이자 수수께끼 같은 인물 일루시브맨의 존재감이 엷어져 소설을 음미하듯 게임 줄거리를 풀어나가는 재미가 사라져 버렸다. 게다가 이렇게 동료 수집, 즉 파티를 꾸리자는 전개는 판타지라는 설정만 틀릴 뿐 드래곤에이지에서 써먹은 설정과 판박이라 더하다. 물론 동료들을 위주로 스토리를 풀어나가게 되면 등장인물들에게 감정이입이 쉬워지고 애착이 진해진다. 그들의 보이지 않은 그늘을 느끼고 숨겨진 사연을 풀어내면서 말이다. 그러나 만들기 쉬운 스토리라는 것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물론 게임을 진행하다 보면 등장인물들의 매력에 푹 빠져 이런 불만은 하늘 멀리 저 멀리로 사라지기는 하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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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들의 얘기로 거의 모든 스토리 자원을 소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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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 스토리를 풀어가는 맛이 부족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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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스이펙트2의 전투와 그에 관한 육성은 전작보다 단순 간편해진 것이 특징이다. 사실상의 인벤토리의 삭제를 비롯해 아이템 종류의 감소, 그리고 능력치 설정까지 한눈에 보기 쉽게 확 바꿔 버렸다. 물론 그렇다고 전투나 캐릭터 육성의 재미가 떨어 진 것은 아니다. 오히려 전투에서 쉽고 빠르게 재미를 얻게 되었다. 때문에 삭제라기보다는 전작에서 가짓수만 많았던 시스템에서 불필요한 기름기를 싹 빼버렸다는 느낌이다. 전투 자체는 전작과 동일하게 FPS의 게임성을 그대로 따왔다. 캐릭터의 뒤통수만 보일 뿐이지 1인칭 액션의 쏘고 피하는 게임성을 그대로 재현했다는 얘기다. 물론 약간의 변화가 보이기도 한다. 전투에서 은폐와 엄폐, 즉 숨어서 쏜다는 것을 전작 보다 더욱 비중을 두어 스테이지를 꾸며 놓았다. 적의 체력을 실드와 아머(Armor), 그리고 체력 세 가지로 분리해놓은 것도 특징. 각 체력(방어구)의 종류에 따라 잘 먹히는 특수기술이나 탄환의 종류를 정해 놓았는데 적절하게 여러 가지 기술이나 총기를 다루어 전투를 치르라는 설정이다. 그래서 매스이펙트2의 전반 적인 전투는 기어스 오브 워 스타일의 3인칭 액션을 떠올리면 딱이다. 게임성 역시 거의 틀리지 않다. 총기가 뜨거워지면 쏠 수 없다는 전작과는 다르게 탄환만 있으면 난사할 수 있다는 설정이라 더하다. 다만 오브젝트에 숨어 있거나 옹기종기 모여 있는 적들을 염동력 등의 특수 기술로 쓸어버리는 쏠쏠한 맛이 좀 다를 뿐이다. 그래서 매스이펙트2의 전투를 보고 있자면 잘 만들었다는 생각도 들지만 얌체처럼 보이기도 한다. 훌륭하다는 말이 아깝지 않을 정도 멋인 전투를 조합해 내었지만 말 그대로 조합에 끝날 뿐 맥스이펙트 하면 떠오를 만한 스타일은 만들어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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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 육성 역시 간단해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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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는 기어스 오브 워 스타일의 삼인칭 액션을
떠올리면 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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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oWare 특유의 인공지능과 함께 전투를 치른다는 것도 여전하다. 플레이어는 총 두 명의 인공지능과 함께 게임을 풀어나가게 되는데 파티원의 능력을 주인공의 능력처럼 쉽게 꺼내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BioWare 게임과는 다르게 다른 파티원들을 컨트롤 할 수는 없다. 분대 명령으로 AI움직임을 조절 할 수 는 있지만 팀원들의 세세한 움직임은 인공지능에 맡겨야 한다는 얘기다. 매스이팩트2의 인공지능은 정말 재미있는 녀석들이다. 평소에는 진짜 사람이라도 되는 마냥 적절하게 숨고 기술도 날리는 든든한 아군 노릇을 한다. 그런데 가끔 어처구니없는 짓을 저질러 버린다. 아무 이유 없이 앞으로 뛰어나고 어이없이 눕기도 해서다. 그래서 인지 동료에게 엄호를 받는 든든함도 동료를 챙기는 재미도 동시에 챙길 수 있게 되었다. 뛰어나기만 하기 보다는 좀 더 사람 냄새가 난다고 할까? 덕분인지 동료들에게 더욱 정이가고 애착이 생기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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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 보다는 인간미가 보이는 인공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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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들의 특수 능력을 주인공의 능력처럼 사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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튼튼한 스토리와 멋진 연출을 바탕으로 게임에 흡입력을 더하는 것이 BioWare 스타일이다. 그래서인지 그들이 만든 게임이라면 거의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 중에 하나가 연애시스템이다. 장르를 불문하고 남녀 간의 사랑이야 말로 읽는 이의 마음을 당겨 올 수 있는 최고의 소재이기 때문이다. 물론 매스이팩트2에도 전작과 동일하게 연애시스템이 존재 한다. 역시 스토리상 주인공의 그녀(그)가 정해진 것이 아니라 플레이어가 마음대로 선택 할 수 있다는 것이 골자다. 매스이팩트2는 게임진행의 대부분을 등장인물을 묘사하는데 사용했다. 덕분에 감정이입이 쉬워져서 더욱 캐릭터들이 매력적으로 비춰진다. 게다가 다른 작품들에 비해 등장인물을 유려하게 그려낸 탓에 훌륭하게 동기부여(?)를 유발한다. 그래서 단순히 여흥으로 치부하기에는 그 재미가 너무 쏠쏠 한데 애증과 질투라는 미연시의 그것마저 훌륭하게 표현해 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BioWare의 최근작이었던 드래곤에이지에 비해 연애시스템이 단순해 졌다는 것이다. 호감도를 올릴 수 있던 선물도 없어진 대다 호감도 자체가 표시되지 않는 탓에 진행이 답답해졌다. 게다가 연애진척에 따른 대상의 반응이나 대화표현 또한 그 종류가 감소하였기 때문이다. 매스이펙트2정도의 매력적인 캐릭터성에 드래곤에이지 식의 연애시스템이 더해졌다면 좀 더 게임의 윤택(?)해지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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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설프게 고백했지만 훌륭하게 차여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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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이자 상대역 들이다. 물론지뢰(공략 불능)도 섞여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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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신경 써서 대화를 하고 각 수치만 조절하면...

PS. 동료가 한명 빠진 것은 필자가 지급받은 게임에 세베루스 코드가 들어 있지 않아서 DLC를 사용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복돌이라는 오해는...

이번 매스이팩트2는 그래픽 적인 면에서도 흠잡을 때 없는 모습을 보여준다. Xbox360의 한계를 보여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필드의 인물이나 오브젝트를 그대로 이벤트 동영상으로 대체해도 흠잡을 곳이 없을 정도다. 배경을 중시하는 보통의 서양 게임과는 다르게 인물을 중점적으로 표현한 것도 마음에 드는 대목. 덕분에게 한층 등장인물들에게 마음을 줄 수 있게 되었다. 물론 될 수 있으면 필드를 좁게 표현하고 30이하로 프레임을 억제한 등의 대가로 얻은 화면이기는 하지만 말이다. PC버전과의 차이도 만족할 만한 수준이다. 광원이나 텍스처의 질감까지 거의 다른 점을 찾기 어려울 정도. 다만 60프레임 기반의 PC와 움직임의 차이는 보인다. BGM역시 훌륭한데 그때그때 게임의 분위기를 살리는 것은 물론 게임과 때어 놓고 들어도 귀를 즐겁게 할 만한 완성도를 지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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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서양게임과는 다르게 배경 보다는
인물에 중점을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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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직임을 제외하면 PC와 차이점을 찾기 힘들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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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스이펙트는 영화가 부러워 할 만 한 게임이다. 영화처럼 희로애락을 담을 수 있는 이야기를 만들어 낸 것에 그치지 않고 그 내용을 바꿀 힘마저 플레이어에게 주었기 때문이다. 또한 그것을 게임성으로 승화 시킨 것도 대단한 점이다. 짧다면 짧은 플레이 타임이지만 "이번에는 이러면 어떨까!" 라는 마음으로 두 번 세 번 플레이할 재미를 만들어냈다. 한 가지 아쉬운 대목은 캐릭터 성이나 스토리(대화 시스템)를 제외하면 매스이펙트하면 떠올릴 만한 그만의 재미가 없다는 것이다. 흠잡을 때 없는 게임성을 조합해 냈지만 조합은 조합일 뿐이니 말이다. 매스이펙트 하면 아!하고 생각나는 그 만의 재미가 시리즈 마지막인 3편에서 느껴진다면 좀 더 완벽에 가까운 게임이 탄생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물론 게임성 보다는 게이머들의 감정을 실어내는 것이 BioWare의 매력이기는 하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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