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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보드게임', 가족을 하나로 묶는 소박한 이벤트

김동현

최근 가족이라는 공동체의 끈이 약해지고 있다. 새벽에 일어나 잠깐 가족의 얼굴을 보고 회사로 나가는 아버지의 모습이나 집안일로 말수가 줄어든 어머니, 새벽부터 일어나 학교가기 바쁜 누나, 그리고 뒤 늦게 준비해 학교로 향하는 막내. 어느 집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아침 풍경이다. 하지만 최근에 개봉한 영화 '좋지 아니한가'를 봐도 알 수 있듯 정말 이들이 행복한지는 미지수이다.

그럼 한번 질문을 던져보자. 과연 자신은 가족과 얼마나 행복한가? 그리고 당신의 가족은 이런 생활에 행복함을 느끼는가? 하지만 대부분의 가정은 그렇지 못하거나 확실한 답변을 하기 어려울 것이다. 물론 현명한 부모의 경우 일찍부터 아이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고 여가 생활을 즐기기 마련이지만 맞벌이로 바쁜 요즘 부모들에게는 이는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꼭 포기하고 있으라는 법은 없다. 현명한 부모들은 자투리 시간을 활용한 보드게임을 통해 아이들과 대화를 이끌어내고 있다. 흔히 부모가 말하는 '공부는 했어?'나 '숙제는 다하고 놀고 있는 거냐?' '게임 좀 그만해'가 아닌 '저녁 먹고 가볍게 보드게임 한 판할까?' 라는 등의 색다른 대화로 말이다.

가족이 함께 가정에서 보드게임을 하나 두고 모여 앉았다면, 사람과 사람이 대면하고 있고, 승부를 위해 노력하는 자녀들의 근성을 보며 새로운 면모를 발견할 수 있다. 또한 그동안 위엄과 격식으로 둘러싸인 부모의 모습 대신 한명의 플레이어로 부모를 볼 수 있다는 것에서 자녀들에게는 신나고 반가운 경험이다.

이는 항상 어른의 입장에서 피보호자인 자녀들에게 으름장 놓는 부모와 자녀의 입장에서 나오는 대화와는 다른 새로운 대화의 장이 열리게 되는 것이다. 가족 문화로서 보드게임을 권장하는 전문가들의 공통된 이야기는 바로 이것이다. 마음을 열 수 있는 부담 없는 이야기로부터 대화를 시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보드게임은 새로운 가족 놀이 문화의 역할을 톡톡히 한다는 것이다.

이런 건전한 놀이 문화인 보드게임이 국내에서 자리 잡기 위해서는 부모들의 올바른 생각이 필수다. 3, 4년 전 대학가의 새로운 문화로 한국에 소개되기 시작한 보드게임이 이미 독일을 비롯한 유럽에서 가족 놀이 문화로, 자녀들의 인성교육을 위한 당연한 도구로 자리 잡았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국내에서는 보드게임도 일반적인 온라인이나 비디오게임과 비슷하게 인식되고 있는 점은 안타까운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건전한 놀이문화로서 보드게임의 장점을 경험했던 가족들이 아직도 자녀와 소통하고 싶고 바람직한 인성 교육의 효과를 가진 놀이 문화를 찾고 있는 부모님들에게 자신들의 살아있는 체험을 전해 준다면, 조기 교육과 입시 교육으로 아버지의 자리, 어머니의 위치를 고민하고 있는 한국의 가정교육 현실과 놀이 문화 결핍의 문제에 새로운 대안이 되리라 기대해본다.

코리아보드게임즈 조용성 부장(koreaboardgame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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