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크래프트2’만 기다리지 말고 우리도 봐주세요

'국내 영화 시장 거미인간이 장악했다!'

'스파이더맨 3 역대 흥행 기록 싹쓸이'

'헐리우드 대작 영화 줄줄이 등장.. 국산 영화 대책 마련 시급'

지난 5월초 국내 극장에 상륙한 블록버스터 영화 '스파이더맨 3'의 폭발적인 흥행이 국내 영화 제작사들을 울상 짖게 하고 있다. 지난 해 영화 '괴물'이 세운 첫날 관중 동원 기록도 쉽게 깨버렸고, 이번 주말 사이에는 외화 사상 최단 기간 300만 관객 돌파라는 엄청난 기록까지 세워버렸다. 한마디로 무서울 정도의 기세다. 국내 많은 영화 프로그램에서 경쟁적으로 나온 한국 영화들에 대한 홍보를 강화하고, 'CG로 무장한 영화' '단순한 스토리 라인 형편없다' 등 '스파이더맨 3'에 악평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관객들은 여전히 '거미인간'만 찾고 있다.

이런 상황과 비슷하다고 해야할까. 국내 게임 시장도 때 아닌 '거미인간' 같은 블록버스터 게임 때문에 울상이다. 바로 블리자드의 게임 '스타크래프트 2'가 오는 5월19일 자사의 대규모 게임 행사 '월드 와이드 인비테이셔널'에서 공개될지도 모르기 때문. '스타크래프트'는 국내에서만 400만장이 넘게 팔린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으로, 프로게이머, e스포츠 등 다양한 방면에서 게임 업계를 발전시킨 효자 게임이기도 하다. 하지만 온라인 게임 업체들에게는 '스타크래프트 2'가 그리 반갑지는 않다.


* 정말 등장하는 건가요? '스타크래프트 2'

전 세계적으로 900만장이 넘게 팔린 '스타크래프트'의 정통 후속작 '스타크래프트 2'가 공개될 것이라는 소문이 돌기 시작한 건 블리자드 측이 자사의 행사 '월드 와이드 인비테이셔널'에서 국내 게이머들을 위해 신작 게임을 처음 공개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부터다. 이 게임에 대한 정확한 건 19일 발표가 나와 봐야 정확하게 알 수 있겠지만 소문이 돌고 있는 '스타크래프트 온라인'과 '스타크래프트 2' 중 현재까지는 '스타크래프트 2'에 좀 더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가 확장팩 출시 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데 굳이 '스타크래프트 온라인'을 꺼낼 필요가 있을까?"라는게 누리꾼과 매체의 반응이다. 국내에서 하는 행사에서 신작을 공개한다면 '스타크래프트2'만큼 어울리는 게임이 없기에 '스타크래프트2'가 공개될 것이라고 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스타크래프트 2'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않다. 특히 해외 게임 시장의 경우 '스타크래프트 2'에 대한 기대는 그리 높지 않은 상황이다. 오히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로 큰 재미를 보고 있는 블리자드가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 패키지 게임보다는 안전하게 MMORPG를 선택하지 않을까라는 의견을 두고 있다. '스타크래프트 2'가 패키지로 나온다고 해도 밸런스를 잡기가 쉽지 않을 것이고, 게이머들의 높은 기대감 때문에 웬만큼 뛰어난 게임성을 보여도 실망하거나 전작보다 못하다는 평가를 내리는 사람이 많을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특히 충분한 시기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후속작 준비가 너무 늦은 점도 개발사가 느끼고 있는 부담이 상당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 국내 온라인 게임 개발사, '스타2' 때문에 근심 늘어

이런 평가에 비해 국내 온라인 게임 업체들은 블리자드의 신작 공개 여부에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만약 '스타크래프트 2'가 공개된다면 한동안은 국내 게임 시장은 '스타크래프트2'의 열기로 가득 해지고 이는 자연스럽게 국내 온라인 게임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스타크래프트 2'가 전작을 뛰어넘을 정도로 완성도 있게 출시 될 지에는 반신반의 하는 상태이지만 등장했을 때의 후폭풍은 작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에는 입을 모으고 있다. 그러다보니 '스타크래프트 2'가 공개될지 모르는 시점을 피해서 게임 공개 일정을 변경하거나 대규모 업데이트 등을 준비하면서 숨고르기를 하는 업체들이 늘고 있다. 특히 대표적인 사례로 2007년 상반기에 공개되기로 했던 많은 게임들이 후다닥 클로즈 베타 테스트만 하고 조용해진 점이나 신작 공개들이 눈에 띄게 줄어든 점들을 들 수 있다.

최근에 공개된 후 그나마 선전을 하고 있는 게임으로는 '홀릭' 정도를 꼽을 수 있다. '홀릭'의 경우 TV CF나 이벤트, 배너 광고 등 대대적인 마케팅을 펼쳐 동시접속 3만5천을 넘는 기염을 토했다. 물론 탄탄한 게임성과 재미가 동시에 수반돼 만들어낸 결과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외의 게임들은 '스타크래프트 2'에 가려 빛을 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 신작 게임, '스타크래프트 2'를 넘어라!

그럼 어떤 게임들이 '스타크래프트 2'에 가려 잘 보이지 않는 걸까. 먼저 효성CTX의 근 미래 FPS 게임 '랜드매스'가 있다. 이 게임은 그동안 밀리터리 방식에 치중했던 국내 FPS 게임 시장에 색다른 장르로 도전장을 내민 게임으로 4개의 병과 최대 64명이 동시에 싸울 수 있는 대규모 전장 등 다양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특히 언리얼 엔진을 통한 사실적인 움직임과 효과, 부스터 이동을 통한 빠른 전개 등 다양한 요소로 무장해 게이머들을 유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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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10일 오픈 베타에 돌입한 '배틀존 온라인'은 귀여운 캐릭터들의 엉망진창 대결을 다룬 게임으로 2D 모습은 띈 귀여운 캐릭터와 리얼함을 강조한 실제 병기들이 특징이다. 특히 사양이 낮아 어떤 컴퓨터에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는 점과 간단한 조작성 등으로 슈팅 게임에 부담을 느끼는 게이머들도 손쉽게 즐길 수 있으며, 짧은 플레이 타임이 장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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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 성적 요소, 잔인성 등 성인만을 위한 본격 MMORPG '판게아'도 오픈을 준비하고 있다. 18일 부터 이틀간 프리 테스트를 진행하는 '판게아'는 그동안 금기시 되던 성인 콘텐츠를 과감히 온라인에 도입한 게임으로 단순히 도박성을 강조하거나 성적인 콘텐츠를 강화한 다른 성인 게임들과 달리 에로티즘을 적절히 배합한 캐릭터들과 베는 맛이 있는 전투, 다양한 스킬트리 등 충분한 게임성을 가지고 있어 성인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는 게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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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크래프트'의 유일한 라이벌이지만 국내 인지도에서는 밀리고 있는 '커맨드&컨커 3'도 '스타크래프트'를 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최근 1만장 판매를 돌파한 '커맨드&컨커 3'는 WCG 2007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면서 안정권에 들어가고 있는 상황이며, e스포츠에 적합한 관전 모드 등 국내 게임 시장에 잘 어울리는 모습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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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년전과는 사정이 많이 다르다

이 외에도 많은 신작 게임들이 6월, 7월에 공개를 앞두고 있다. '스타크래프트 2'의 후폭풍이 걱정되는 건 사실이지만 당장은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고, 나왔을 때 어떤 게임성을 보이게 될지 반신반의하다. 오히려 이번 기회가 우리나라 온라인 게임들이 얼마나 발전했는지를 보여줄 수 있을 좋은 기회가 되지 않을까.

업계의 한 관계자는 "블리자드의 명성만 봐도 19일 등장할 게임이 국내 게임 시장에 영향을 끼치는 것은 당연하다"며 "19일이 지난 후 공개된 게임이 호재로 작용할지 악재로 작용할지는 두고봐야할 일"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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