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헤일로 세계관의 시작, 헤일로 리치

SF물을 좋아하는 당신께 번지가 바치는 선물
대표작이라는 단어는 상당히 무게감이 있는 말이다. '개인, 집단 또는 일정한 시기의 여러 작품을 대표할 만한 전형적인 작품'이라는 사전적의 의미를 굳이 언급하지 않더라도 특정 장르를 언급할 때 게이머들의 머리 속에 "아! 그 작품!'하는 정도의 인지도를 지니고 있지 않으면 대표작이라는 말을 쓸 수 없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헤일로 시리즈는 Xbox360 진영 FPS 게임의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다. Xbox 시절부터 콘솔 FPS가 가야 할 길을 보여줬으며, 대표적인 킬러 소프트 부재로 골치 아파하던 Xbox 진영의 킬러 소프트가 되어 준 게임이기 때문이다. 외계인의 침공과 그에 맞서는 인류, 그리고 영웅 '마스터 치프'의 이야기는 헤일로 1편, 2편, 3편을 통해 게이머들에게 소개되며 이들을 열광하게 만들었다. 소설로도 등장했을 만큼 잘 짜여진 서사 구조와 치밀한 세계관은 특히나 설정에 민감한 북미 지역의 게이머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으며 '헤일로 신도'라 불리는 이들을 양성하기에 이를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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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헤일로 시리즈의 이전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헤일로:리치가 최근 출시됐다. 언제나 그랬듯이 완전 한글화를 거쳐서 말이다. 헤일로의 세계관의 근간이 되는 헤일로:리치는 출시 이전부터 게이머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은 작품. 특히 지난 해 출시된 외전격 작품인 헤일로: ODST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던 터라 게이머들이 헤일로:리치에 거는 기대는 그 어느 때 못지 않게 대단했다. 이런 와중에 등장한 헤일로:리치.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인지라, 대부분의 개발사들은 인기 시리즈의 후속작이 나오면 나올수록 부담감이 더욱 커져만 간다고 한다. 그렇다면 헤일로:리치는? 게임을 즐겨본 결과, 개발사인 번지 소프트는 그런 부담감을 완전히 떨쳐낸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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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일로의 세계를 잘 표현한 게임 디자인, 하지만 불안정한 프레임은 불만
헤일로:리치(이하 리치)의 그래픽은 상당히 뛰어난 편이다. 게임의 전반에 흐르는 암울한 세계관을 잘 표현하고 있는 것은 물론이며, 건물, 배경 디자인 역시 상당히 뛰어난 편이다. 실존하지 않는 세계를 표현해야 하는 SF물의 장르적 특성 상 이런 게임들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독특하고 개성있는 디자인으로 게이머들에게 자신들이 만들어 놓은 세계를 설명하려는 노력을 하기 마련이다. 문제는 이런 노력이 쉽지만은 않다는 것이다. 어딜 봐도 어디서 본 듯한 디자인을 지니고 있는 SF 게임들은 과거에도 흔했고, 그런 게임들은 대부분 좋지 않은 평가를 받기 마련이었다. 하지만 리치는 다르다. 상당히 개성 있으면서도 일관성 있는 디자인을 띄고 있어 게이머들에게 '공상과학이지만 그럴듯하게 보이는' 장면을 연출하고 있다. 즉, 실존하지 않는 장면을 연출하고 있으면서도 그럴싸한 리얼리티를 게이머들에게 제공하고 있다는 것이다.
레벨 디자인 역시 훌륭하다. 상당히 넓은 지형을 그려내고 있으며 맵이 넓은 만큼 다양한 길을 택해 움직일 수 있음에도 게이머가 길을 잃지 않고 목적지까지 찾아갈 수 있도록 맵을 제작했다는 것에 감탄할 수 밖에 없다. 헤일로 1부터 이어져 온 제작사의 내공이 돋보이는 부분이다. 디자인 측면을 떠나 순수하게 그래픽 요소에 집중한다면 조금은 아쉬움이 남는다. 전작에 비하면 많이 개선됐지만 종종 등장하는 프레임 저하 현상은 게임의 몰입을 저하한다. 물론 게임 플레이 중에는 그다지 많이 발생하지 않으며 이벤트 중에 주로 발생하는 편이지만 게임을 즐기며 수시로 이런 현상을 접해야 한다는 것은 게이머 입장에서 그다지 유쾌한 일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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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치의 사운드? 한 마디로 '대박'
'대박'. 리치의 오디오 콘텐츠를 한 마디로 규정할 수 있는 단어다. 근래에 등장한 게임 중 최고 수준이라 단언할 수 있을 정도이다. 특히 게임의 장면을 더욱 극적으로 만들어 주는 배경 음악은 블록버스터 영화 음악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게임을 즐기면서 음악의 멜로디가 기억나지 않는 다는 것은 그만큼 게임의 분위기에 음악이 적절하게 녹아들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청각이 시각을 압도하지 않도록 적절한 균형을 맞추며 게이머들이 게임에 녹아들 수 있는 구조를 띄고 있다는 점에서 리치의 오디오 콘텐츠는 분명히 일가를 이루었다고 할 수 있다.
완전 한글화된 캐릭터들의 음성 연기도 비교적 만족스럽다. 종종 캐릭터의 외형과 음색이 맞지 않아 이질적인 느낌을 주는 경우가 종종 있지만 리치의 음성은 비교적 캐릭터의 이미지에 맞게 배치된 느낌이다. 하지만 종종 맥 빠지는 연기는 칭찬할 수 없는 요소다. 급박한 상황에서도 또박또박 대사를 치는 모습은 전쟁터의 병사가 아닌 쇼파에 앉아 전쟁영화를 보며 '어어 저기서 뭐가 날아오자나 저기 좀 봐봐!' 라는 말을 외치는 소란스러운 관객이라는 느낌을 전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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꽉 짜여진 스토리와 풍성한 멀티플레이 콘텐츠
잘 짜여진 인과관계로 유명한 헤일로 시리즈의 원류를 다루고 있는 리치는 헤일로 시리즈답게 꽉 짜여진 서사구조를 갖고 있다. 어두운 분위기와 SF 소재 그 자체에 거부감이 드는 게이머라도 리치의 서사구조 그 자체에 대한 비판은 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대로 굉장히 어두운 시나리오의 배경은 게이머의 취향에 따라 단점이 될 수 있다. 가뜩이나 시나리오의 흐름을 중시하는 게임이다보니 이런 어두운 분위기가 게이머에게 묘한 압박감을 주기도 한다. 물론 이런 느낌을 좋아한다면 이만한 게임이 없는 것도 사실이겠지만. 챕터 하나하나를 클리어하며 진행하는 구조를 띄고 있지 않고 소설처럼 이야기를 처음부터 끝까지 늘어놓는 구조를 택했기 때문에 챕터 구조에 익숙한 게이머들이라면 이야기가 늘어지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다는 것은 게이머의 취향에 따라 단점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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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어난 멀티플레이 환경으로 각광을 받았던 헤일로답게 이번 작품도 멀티플레이를 충실히 즐길 수 있다. 네트워크 대전은 매치메이킹 시스템을 이용해 비교적 쾌적하게 즐길 수 있는 편이며, 다양한 모드를 기본적으로 제공한다. 또한 제공되는 게임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사용자 지정 게임을 통해 게임을 손봐서 지인들과 게임을 즐길 수도 있다. 언젠가부터 비디오 게임의 핵심 콘텐츠가 된 코옵 모드도 충실하다. 지난해에 발매된 헤일로: ODST에서 처음 등장한 코옵 전용 모드인 사생결단 모드는 기존에 비해 더욱 밀도 높은 재미를 제공하며, 기본적인 시나리오도 코옵을 통해 즐길 수 있다. 파티를 맺고 즐기는 것은 물론이며, 설정 여하에 따라 진행 중인 친구의 게임에 중간부터 끼어들어 함께 '노블 원'의 일원이 되어 게임을 진행할 수도 있어. 싱글 플레이를 즐긴 이후에 멀티 플레이를 통해서 다시 한 번 헤일로의 세계로 뛰어들 수도 있는 것이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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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점이라면 맵의 종류가 상당히 적다는 것이다. 모드마다 다양한 맵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보편적으로 많이 즐기는 슬레이어 모드(기존 FPS 게임들의 데스매치와 같은 형식으로 진행된다)는 유난히 맵의 수가 부족하다는 것은 아쉽다. 최근 성행하고 있는 DLC를 통해 맵팩을 출시하면 해결되는 문제이긴 하지만, 모든 게이머가 DLC를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생각하면 부족한 맵의 종류는 아쉽게만 느껴진다. 이러한 맵의 부족함을 매우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맵 에디터 기능이다. 주어지는 맵으로만 게임을 즐기는 것이 아닌, 게이머가 스스로 맵을 제작해서 게임의 콘텐츠를 확장할 수 있다는 것은 게임의 생명력을 늘려주는 역할을 한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기에 맵이 다양하지 않다는 단점을 어느 정도는 해소시켜 줄 수 있을 것을 보인다. 게이머들은 이를 통해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배경 안에서 다양하게 제공되는 사물을 자유롭게 배치해 전투가 펼쳐질 전장을 만들고 무기와 탈 것 등 PvP에 필요한 콘텐츠를 배치에 자유롭게 게임을 펼칠 수 있다. 구조물을 제작하도록 제공되는 사물의 종류가 꽤나 다양한 편이며, 이를 이리저리 돌려가며 배치할 수 있기 때문에 제작하는 게이머의 취향과 집중도에 따라 판이한 결과물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또한, 이렇게 만들어진 맵에서 친구들과 함께 네트워크 플레이를 즐길 수 있으며, 이렇게 모인 친구들끼리 자신들만의 룰로 게임을 즐길 수 있다. PC 게임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MOD(Modification, 게이머들이 게임의 틀 안에서 게임을 자유롭게 수정한 결과물)의 맛을 비디오게임에서 간략하게나마 맛볼 수 있다는 것이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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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어난 완성도, 하지만 시나리오에서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면...
게임을 한 마디로 설명하자면 '매우 뛰어난 완성도를 지난 북미 성향의 SF FPS' 정도로 할 수 있겠다. 말 그대로 게임의 구조, 그래픽, 사운드, 액션, 스토리 모두 평균 이상이지만 하지만 SF 장르 그 자체에서 재미를 느끼지 못하는 게이머라면 매력을 찾기 어려울 수도 있다. 또한 시나리오가 절반 이상 먹고 들어갈 정도로 시나리오의 유기적인 구조를 강조하고 있는 게임인데, 그 '시나리오' 자체에서 매력을 느끼지 못 하는 게이머에게는 의미가 퇴색될 수 있는 게임이라는 것도 단점이다. 냉정히 말하자면 리치의 문제라기보다는 이런 소재를 다루고 있는 헤일로 시리즈의 문제인 것이고 게이머의 취향 문제인 것이지만 말이다. 하지만 기존의 헤일로 팬, SF 팬들이라면 말 그대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것이 이번 작품인 헤일로:리치이다. 과연 리치 행성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 '노블 원' 팀의 행방은 어떻게 될 것인지 게임을 통해 즐기며, 헤일로의 세계 속으로 깊이 빠져들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게임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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