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크2'의 등장, e스포츠는 여전히 '스타크'로 가는가

블리자드에서 자사의 게임 이벤트인 월드와이드 인비테이셔널(WWI)을 통해 '스타크2'를 발표한 후 국내 게임계가 요동치고 있다.

각 인터넷 포털에서는 '스타크2'가 검색어 상위권을 휩쓸고 있고 관련 뉴스도 쏟아져나오고 있으며, 지난 주말에는 엔씨소프트나 웹젠, CJ인터넷 등 국내 주요 게임주들이 대거 약세를 타는 일까지 벌어졌다.

하지만 총판이나 도매상, 그리고 다른 게임사 못지않게 '스타크래프트2'에 대해 민감한 시선을 보이고 있는 업계가 있다. e스포츠 업계가 바로 그곳. '스타크'를 통해 7~8년에 걸쳐 세계에 유래없이 탄생한 e스포츠이기에 국내의 e스포츠 업계가 '스타크2'에 보내는 눈빛은 날카롭기 그지없다. 특히 최근 블리자드에서 한국e스포츠협회에 e스포츠에 관련된 공문을 전달한 점은 '블리자드가 '스타크2'를 통해 본격적으로 e스포츠로부터의 이득을 취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불러일으키고 있어 '스타크2'에 대한 관심을 더욱 고조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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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스타크2'에 대한 관심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논점은 '스타크2'가 '스타크'를 대체할 수 있느냐 없느냐 하는 부분이다. 아직 발매되지 않은 상태에서 설레발을 칠 필요는 없지만 행사장에서 보여준 '스타크2'는 기존 '스타크'를 기본으로 하되 3D화 되어서 인지 다소 느린 움직임을 보여준 바 있다. '스타크'에서 보여줬던, 아드레날린을 가득 머금은 저글링이 폭주하는 것에 익숙했던 국내 게이머들이 보기엔 유닛들의 타격감이나 속도감이 예전만 못하다는 반응도 있다. 이에 대해 블리자드 측 개발자들은 시연용이었기 때문에 스피드를 대폭 낮춘 버전이었고, 원 버전은 훨씬 빠르고 박진감 넘칠 것이라 해명했다.

한국의 e스포츠는 과거에 한 번 위기를 맞았던 적이 있다. 바로 '스타크'에서 '워크래프트3(이하 워크3)'로의 전환기였던 시점. 당시에는 '스타크' 경기를 줄이고 '워크3' 경기를 늘여 게이머들의 관심을 '워크3'로 전환하려 했지만 '워크3'의 게임 플레이는 국내에서 '스타크' 만큼의 인기를 얻지 못했고, '스타크'도 '워크3'도 함께 침체되는 모습을 보였었다. 그런 이유로 '스타크2' 또한 국내의 취향에 맞지 않는다면 '워크3' 처럼 국내의 메인 e스포츠화 종목으로 발돋움하는데 실패할 가능성이 있다. 그렇게 된다면 국내는 계속적으로 '스타크'로 e스포츠 문화가 이어지고, '스타크2'는 '워크3' 처럼 주춤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에서 최신 게임을 도입해 리그를 활성화하는 것은 'e스포츠의 종주국'으로서의 한국의 위상을 더욱 드높이기 위한 지상과제다. 한국이 e스포츠를 이끌어나가는 나라인 만큼 국내의 e스포츠 메인 종목은 세계를 주도하는 최신 게임으로 대체되어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얘기다. 그래서 국내의 e스포츠 메인 종목이 '스타크'에서 '스타크2'로 전환되는 것이야 말로 '한국 e스포츠의 마지막 남은 기회'라고 말하는 e스포츠 관계자 마저 있을 정도이다. 그래서 더욱 '스타크2'는 e스포츠 업계에 뜨거운 관심을 독차지하는 것이다.

이 같은 '스타크2'에 대한 예측 외에도 게임업계가 또 하나 우려하는 점은 '스타크' 외에 다른 국산 종목의 e스포츠화가 주춤할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 국내에서는 '카트라이더' '스페셜포스' 등 기라성 같은 게임들이 '스타크' 같은 메인 e스포츠 종목이 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하지만 '스타크래프트 연맹'이라고 별명이 붙을 정도로 '스타크'에 집착하는 현 e스포츠협회 등 e스포츠 업계에서는 형식적으로 대할 뿐 이들에 대해 별다른 지원도, 도움도 주지 못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스타크2'가 발표되면서 e스포츠 종목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국산 게임들의 불만이 다시금 터져나오는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니다.

e스포츠협회는 과거에도 가능성 있는 작품들을 무관심으로 일관해 e스포츠화하지 못하고 사장시킨 도의적 책임이 있다. 전적으로 협회 때문이라고 할 순 없지만 협회가 도와줬으면 좀 더 '스타크' 외에 가능성을 가진 게임들이 e스포츠로 거듭날 수도 있었다는 얘기다. 그런 협회의 아쉬움들은 이번 '스타크2'의 등장으로 인해 또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의 e스포츠는 프로리그의 개막, 양대 스타크리그, 그리고 두터운 팬 층 등 세계에 유래없는 선도적인 문화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하지만 메인이 되고 있는 '스타크'가 세계적으로는 점점 인기가 시들어가고 있고, 그래서 한국의 e스포츠가 '그들만의 잔치'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스타크'가 아닌 세계적인 추세의 게임이 메인 e스포츠 종목이 되어야 할 필요성이 있다.

'스타크'의 대체 e스포츠 종목이 '스타크2'가 될지, 아니면 또 다른 한국 게임이 될지, 아니면 계속 '스타크'로 유지될지는 알 수 없지만 현재의 가능성은 '스타크2'로 집중되고 있는 추세다. '스타크2'가 나올 것이라 전망되는 내년 중반기, 격동의 순간을 이겨내고 한국의 e스포츠가 보다 발전되길 바라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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