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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box360, ‘전 FPS 전용 게임기가 아니에요’

김동현

국내에 정식 발매된 Xbox360이 때 아닌 오해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국내 게이머들 사이에서 'Xbox360은 FPS 전용 게임기'라는 말이 돌면서 롤플레잉, 스포츠, 액션 등 다양한 게임을 출시하고 있는 MS를 곤란하게 하고 있는 것. Xbox360 전 콘솔기기였던 Xbox가 다양한 FPS 게임을 선보인 건 사실이지만 정말 Xbox360이 FPS 게임에 의존된 라인업을 게이머들에게 보여주고 있을까. 하지만 'FPS 전용 게임기'라는 오명은 단순하게 라인업 하나 때문에 생긴 별명은 아니다. 작게는 억울한 오명(?)이라고 볼 수 있지만 크게는 Xbox360의 아시아 시장 공략 가능 여부의 척도를 판단할 수 있는 중요한 판단 수준이기 때문이다.

* 정말 FPS 게임이 많이 출시돼 이런 별칭이 생긴걸까?

일단은 이 같은 오명이 생긴 원인부터 찾아보자. 현재까지 국내에 정식 발매된 Xbox360용 게임 타이틀은 총 102개로 액션, 스포츠, 롤플레잉 등 다양한 장르로 구성돼 있다. 이중 FPS 장르의 게임은 18개로 53개인 액션 게임과 32개인 스포츠 게임의 뒤를 이어 3위를 고수하고 있다. 그렇다면 북미와 일본 시장은 어떨까. 현재 북미에서 출시된 Xbox360용 게임타이틀은 은 약 130여개, 이중에서 FPS 게임은 16개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액션(50여개)과 스포츠(30여개)에 비해 매우 낮은 수치를 보여주고 있다. 국내와 비슷한 타이틀 라인업을 가지고 있는 일본 시장의 경우 FPS 게임은 11개로 이는 롤플레잉 게임과 레이싱 게임과 동일한 발매 수다. 단순하게 수치만 비교해 본다면 Xbox360이 FPS 전용 게임기라는 건 이치에 맞지 않다. 그렇다면 왜 이런 오해가 생기게 된 걸까?

* 게임의 성공이 만들어낸 게임기의 성향

이런 오해가 생기게 된 가장 큰 이유는 Xbox360의 전 기종 Xbox에서 출시돼 큰 성공을 거둔 '헤일로' 시리즈 때문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전 세계 누적 판매량 1,400만장을 돌파한 '헤일로' 시리즈는 콘솔에서는 FPS 게임을 즐길 수 없다는 편견을 깬 사례로 기록돼 있다. 특히 Xbox 컨트롤러는 FPS 게임을 즐기기 좋은 형태로 등장해 처음부터 '헤일로'를 의식해서 개발하게 아니냐는 의견도 나왔다. 이런 '헤일로' 시리즈의 성공은 PC로 FPS 게임을 개발하던 많은 개발사들을 콘솔 게임 개발로 옮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게 됐고, 간접적으로 나마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 등의 타 장르의 콘솔 진출을 돕기 역할을 했다.

물론 '헤일로' 시리즈의 성공 때문에 Xbox가 FPS 게임기라는 오명을 받은 건 아니지만 분명한건 서양 서드 파티들의 라인업 중 FPS가 비약적으로 증가한 점이다. 또한 '헤일로'의 성공은 'Xbox = 헤일로'라는 공식을 만들어내게 돼 버렸다. '헤일로'가 재미있다는 소문은 항상 "이 게임은 Xbox로만 발매된다"라는 점과 같이 나오게 됐고, 결론적으로는 Xbox 판매량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게 됐다. 예전에 '파이널판타지7'이 PS 판매량에 큰 영향을 끼쳤던 사례나 '파이널판타지' 시리즈나 '드래곤퀘스트' 시리즈 때문에 수퍼패미콤 보급률이 눈에 띄게 높아진 점 등의 사례를 생각하면 이 같은 성향은 자연스러운 현상일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성향의 문제는 Xbox에서 끝난 것이 아니라 Xbox360으로 연결되면서 'Xbox = 헤일로'라는 공식 대신 'Xbox360 = FPS 게임기'라는 성향이 더 강해져버린 결과를 가지고 왔다. 고화질의 그래픽과 뛰어난 하드웨어 성능을 가진 Xbox360은 PC 게임 개발자들에게 또 다른 개발환경을 제공했고 이는 멀티플랫폼 게임의 확대로 번졌다. 물론 PS3도 이러한 역할을 할 수 있는 하드웨어임은 틀림없지만 Xbox360 게임 개발이 PC와 거의 비슷한 개발환경을 가지고 있는 점이나 좀 더 FPS 게임을 즐기기 좋은 형태의 컨트롤러 등 여러 가지 이점 때문에 Xbox360을 선택하게 된 것 같다.

최근 발매된 Xbox360용 '콜오브듀티3'는 PC용과 PS3 버전보다 약 6달 먼저 선행 발매됐으며, '로스트 플래닛'이나 '고스트리콘 : 어드밴스드 워파이터 2'도 Xbox360용이 먼저 발매됐다. '기어즈 오브 워'는 발매 6주만에 전 세계 200만장 판매량을 올리는 기염을 토했으며, Xbox360으로 출시된 많은 게임들이 중박 이상의 성적을 내며 판매량 차트나 게이머들 입에 오르내리게 되자 'Xbox360 = FPS 게임기'라는 확대된 것이 아닌가 조심스럽게 생각해본다.

* 이 상황 MS에겐 좋은 것일까 나쁜 것일까?

Xbox360이 FPS 전용 게임기라는 우스운 누명을 쓰고 있지만 타 플랫폼에 비해 양질의 FPS 게임이 많이 등장하면서 판매량을 올려주고 있기에 전 세계적인 측면에서 봤을 때는 그리 나쁘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문제는 이 점이 MS의 숙원이라고 할 수 있는 아시아 시장 공략에 치명적인 단점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 실제로 MS가 아시아 시장, 특히 일본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타이틀을 다수 출시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도 아시아 시장에서는 XBOX360용 게임은 아시아 시장에 잘 맞지 않는다는 인식이 강한 편이다.

먼저 FPS 게임은 게임 중에서도 초보자들이 접근하기 상당히 어려운 게임 측에 속한다. 특히 콘솔 컨트롤러로 즐기는 FPS 게임은 더욱 그렇다. 빠르게 반응해야하고 다양한 키를 동시에 사용하며, 엄지손가락으로 적을 조준해 사격한다는 건 게임을 많이 즐긴 게이머들에게도 그리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이렇게 초보자의 접근을 막는 게임이 마니아보다 라이트 층이 많은 국내 시장에서 성공하긴 힘들다.

또한 FPS 온라인 게임과 조작 체계가 다르기 때문에 국내 FPS 온라인 게임이 뜬다고 해서 콘솔 FPS 게임도 손쉽게 접할 수 있는 건 절대 아니다. 이 외에도 거부감이 많이 드는 북미 캐릭터의 모습은 귀엽고 미형의 모습을 좋아하는 국내 게이머들에게 더욱 부담감을 안겨주게 된다. 이는 간단한 조작과 귀여운 캐릭터, 이해하기 쉬운 게임성을 가진 PS 진영 게임들과는 상당히 대조적인 느낌이다. 그러다보니 게이머들은 Xbox360에 나오는 게임들이 '어렵고, FPS 장르 형태의 게임이며, 적응 안되는 모습을 가진 캐릭터'로 가득한 게임기라는 인식이 강해진 것이다.

* FPS 전용 게임기 이미지를 벗기 위한 MS의 노력은 계속된다

이와 같은 이미지를 벗기 위해 MS는 Xbox360 초기 발매 때부터 아시아 시장을 노린 다양한 타이틀을 퍼스트 라인업으로 공개했다. 이미 Xbox용으로 발매돼 큰 인기를 끈 '데드 오어 얼라이브 3'의 후속작 '데드 오어 얼라이브 4'의 동시 발매를 비롯해 국내 개발사 판타그램의 액션 게임 '나인티 나인 나이츠', 친구들과 모여 즐길 수 있는 파티형 게임 '모두의 파티' 등 다양한 동양식 게임을 출시했다. 그리고 아시아 시장에는 FPS 게임보다 액션이나 캐주얼 형태의 게임들을 많이 선보였으며, 일본 게이머들을 사로잡기 위해 '파이널판타지'의 아버지 사카구치 히로노부와 손잡고 '블루드래곤'을 출시하기도 했다.

특히 Xbox에서 부족했던 일본 쪽 게임 개발사 라인업을 대폭 강화해 다양한 동양적인 게임을 서드 파티에 투입시켰다. 이로 인해 PS3로 독점 발매가 확정됐던 세가의 '버추어파이터5'와 캡콤의 '데빌 메이 크라이 4', 코에이의 '건담무쌍' 등의 라인업을 확보할 수 있었다. 이 외에도 다양한 일본의 유수 타이틀이 Xbox360 출시를 앞두고 있어 올해 하반기까지 20여종의 동양 게임을 만날 수 있게 됐다.

* FPS 전용 게임기가 아닌 차세대 게임기로..

그러나 이 이야기는 가깝고도 먼나라 일본에 대한 이야기다. 일본 쪽 진출에 대한 노력은 일찍이 Xbox360 일본 내 정식 발매 때부터 가격 인하를 시작으로 다양하게 표출 됐다. 하지만 국내 시장은 일본 시장에 비해 크게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가격이나 타이틀의 출시를 떠나 한글화 작업이나 국내 게이머들에게 어울리는 타이틀의 출시는 보기 어렵다. 물론 Xbox 시절에 비하면 '블루드래곤' 같은 완전 한글화 타이틀도 많이 늘어났고 정식 발매되는 게임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지만 여전히 게이머들의 입맛에 어울리는 게임은 조금 적은 편이다.

일본에서 정식 발매를 앞두고 있는 '트러스티 벨 쇼팽의 꿈'이나 일본에서 이미 발매돼 마니아들까지 양성하고 있는 육성 시뮬레이션 게임 '아이돌마스터' 등은 정식 발매 예정이 없는 상태. 또한 '메스 이펙트'나 '에이스 컴뱃 6' 등은 발매되는 되지만 한글화가 예정돼 있지 않은 상황이다. 물론 로컬라이징 비용이 많이 드는 건 사실이지만 게임기의 인식을 바꿀 수 있는 다양한 장르의 한글 타이틀이 없는 상황이라면 'Xbox360 = FPS 전용 게임기'라는 오명을 벗을 수 없을 것이다. 하루 빨리 국내 게이머들을 만족 시킬만한 다양한 라인업과 한글화로 FPS 전용 게임기라는 오명을 벗을 수 있길 희망한다.

: 한국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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