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같은 게임의 전성시대, 카툰 렌더링

'카툰 렌더링', 3D 그래픽의 렌더링 기법중 하나이며 현실적이지만 딱딱하고 차가운 느낌의 3D 그래픽을 좀더 포근하면서도 만화 같은 느낌이 들 수 있게 2D 그래픽처럼 보이게 해 주는 기법이다.

이 기법은 3D의 정밀한 표현과 2D의 부드러운 느낌이 잘 조화되는 기법이기에 종종 온라인 게임은 물론 콘솔 게임에도 두루 사용되고 있다.

카툰 렌더링 기법을 처음 사용한 게임은 콘솔 게임인 젯셋 라디오다. 2002년 2월경에 발매된 이 게임은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고 길거리를 질주하며 그래피티(낙서)를 하는 게임으로 그래피티라는 독특한 소재와 '카툰 렌더링' 그래픽이 절묘한 조화를 이뤄 많은 게이머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다.

국내에서는 2003년 7월에 서비스된 '씰 온라인'을 시작으로 '마비노기'나 '프리스타일' 같은 게임들이 '카툰 렌더링' 기법을 사용해 게이머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으며, 현재 개발 중인 게임들도 귀여운 느낌을 강조할 때 '카툰 렌더링' 기법을 많이 사용하고 있어 '카툰 렌더링' 기법이 시장에 주류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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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툰 렌더링이란?>

카툰 렌더링이란 3D 그래픽의 렌더링기법 중 하나다. 현실적이지만 딱딱하고 차가운, 기계적인 느낌의 3D 그래픽을 포근한 이미지를 주는 2D 그래픽처럼 보이게 하는 기법이다.

카툰 렌더링 핵심은 모델링의 외곽선과, 2~3단계만으로 뚜렷이 대비되는 명암이다. 보통 3D는 그럴듯한 표현을 위해 밝은 색부터 어두운 색까지 자연스러운 그라데이션을 구현한다. 반면 카툰 렌더링은 가장 밝고 가장 어두운 부분의 색만을 축출하고 윤곽선을 진하게 표현해 2D 애니메이션과 같은 느낌을 제공한다.

'카툰 랜더링'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거부감 없는 3D 연출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3D 그래픽이지만 2D 그래픽 같은 느낌을 주며 동시에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느낌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게이머들의 그래픽에 대한 거부감을 없애준다. 활용도에 따라 3D만의 공간감, 자유로운 화면전환 등의 기능과 2D만의 따뜻함, 친숙함 등 양쪽의 장점들이 합쳐지게 된다.

또한 시각적인 차별화도 '카툰 랜더링'기법의 주요한 장점중 하나다. 비슷비슷한 그래픽이 판을 치는 요즘 카툰 렌더링은 훌륭한 대안요소로 각광 받고 있다. 개발비의 상승이 없으면서도 개성 있는 첫인상을 남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개발사들의 만년 고민거리인 차별화한 외관에 대한 일부를 제거해준다. 다음으로 손꼽히는 장점은 개발시간의 단축이다. 카툰 렌더링 방식은 기존 3D 그래픽 방식처럼 정교한 모델링이 요구되지 않는다. 덕분에 모델링 작업에 대한 노력과 시간을 절감하는 효과를 이뤄낸다. 또한 색의 표현 단계가 적으므로, 렌더링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콘솔 게임에서 시작된 카툰 렌더링>

카툰 렌더링은 원래 '비사실적인 그래픽'의 노선에서 개발되었다. 그래서 처음 등장한 게임이 앞에서 잠깐 언급했던 세가의 '젯 셋 라디오'다. 이 게임의 출시로 '3D 게임은 딱딱하다'라는 인식에 많은 변화를 주게 됐다. 이후 콘솔기기에서는 카툰 렌더링을 사용한 게임이 조금씩 등장했다.

애니메이션과 게임-두 사업을 적극적으로 전개하는 반다이는 카툰 렌더링을 자주 사용하는 대표적인 업체다. PS2용 '드래곤볼'이나 '나루토' 같은 게임들은, 애니메이션 팬을 타겟으로 원작의 모습을 최대한 부각시켰다.

클로버 스튜디오의 액션게임 '오오카미'의 경우 이게임이 지니고 있는 몽환적인 수묵화 같은 느낌은, 분위기면에서 따라올 게임이 없다. 카툰 렌더링을 사용한 게임이 어떤 식으로 변화할 수 있는지 잘 보여주는 좋은 예로 손꼽히고 있다.

게임큐브로 발매된 닌텐도의 '젤다의 전설-바람의 택트'는 외곽선을 아예 없앴다. 여기에 귀여운 캐릭터 디자인이 잘 맞물려 개성 넘치는 분위기를 연출해낸다. 캡콤의 '뷰티플죠(Viewtiful joe)'도 빼놓을 수 없다. 캐릭터에 외곽선을 강하게 표현하고 바탕을 원색으로 뒤덮어, 서구식 느낌이 물씬 풍긴다. 'Viewtiful'이란 조합어처럼 '볼거리가 아주 많은' 만화 같은 액션게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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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박스 360용 게임인 '아이돌 마스터'는 현재까지의 카툰 렌더링을 사용한 게임 중 완성도가 가장 높다 할 만하다. 게임화면을 보면 PV(프로모션 비디오) 애니메이션이라 해도 믿을 정도다. 또한 최근 발매된 액션게임 '크랙다운'은 카툰 렌더링에 텍스쳐만을 실사화 하여 독특한 느낌을 자아내고 있다.

<카툰 렌더링만의 개성을 살리는 국산 온라인 게임들>

우리나라도 MMORPG '씰 온라인'을 시작으로 온라인 게임에서 카툰 렌더링 사용이 본격화하고 있다.

레이싱 게임 '카트라이더'는 작고 귀여운 캐릭터에 '끼이이익'처럼 의성어를 나타내는 등, 만화 컷 같은 연출을 재미있게 살리고 있다. 같은 레이싱 게임인 '스키드러쉬'는 실존 차량이 대거 등장하는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과감히 '카툰 렌더링'을 사용했다. 비록 실사 같은 모습은 아니지만, 드리프트 효과에서 구름먼지를 내거나, 집중선을 표현하는 등 애니메이션 효과를 구현했다.

캐주얼 농구 게임 '프리스타일'의 경우에는 마니아층이 두터운 농구에 카툰 렌더링을 접목해 게이머들의 접근성을 높였다. 마치 힙합 만화를 보는 듯한 느낌의 '프리스타일'은 농구 라는 특성과 카툰렌더링이라는 애니메이션 효과로 많은 젊은층에게 각광 받은 게임이다. 같은 독특한 분위기를 내고 있다.

곧 2차 클로즈 베타 테스트를 앞둔 무협 게임 "풍림화산"은 3D와 2D의 개성을 적절히 잘 버무린 듯한 차별화한 카툰 렌더링 모습을 보여준다.

자유도를 중시하는 MMORPG "풍류공작소"는 카툰 렌더링 게임에서 일반적이던 SD캐릭터를 탈피, 8등신의 늘씬한 캐릭터를 보여주고 있다. 외곽선도 제거하여 개성 있는 모습을 선사한다.

사실감과 무게감을 중시하는 특유의 분위기 때문인지 FPS 장르에서는 지금껏 카툰 렌더링을 보기 어려웠다. 헌데 6월14일 오픈 베타 테스트를 실시하는 '페이퍼맨'은 다르다. 카툰 렌더링은 물론이고 캐릭터 자체를 종이처럼 만들어 재미있고 신기한 연출을 구현하고 있다.

이처럼 카툰 렌더링을 사용한 게임은 점차 많아지고 있다. 이런 현상에 대해 한국게임개발자협회장인 김광삼 교수는, "TV 애니메이션 등을 보고 자란 요즘 게이머들에게는 손 냄새나는 그림체가 편안하고 익숙하다"며 "카툰 렌더링은 이런 느낌을 선사해줄 수 있는 수단으로써, 앞으로도 더 많은 게임에 사용될 것"이라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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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성과 접목되는 시각적 차별화를 기대하며>

이렇듯 게임에서 개성 있는 시각적 표현을 위해 도입된 카툰 렌더링 기법. 이 기법을 사용한 게임은 무척이나 많아졌고, 갈수록 더욱 늘어나는 추세다. 이에 대해 게임 업계 한편에선 "벌써부터 과열조짐인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보인다.

새로움을 위해 도입된 카툰 렌더링 기법이 더 이상 게이머들에게 새롭지 않다는 것도 이를 반증하는 예다. 한 게임 마케팅 전문가는 "너도 나도 카툰 렌더링을 사용하다보니, 단순 트렌드로 변질되는 면이 있다"고 꼬집으며, "시각적인 효과가 아닌 게임성으로 승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툰 렌더링은 재미를 보장해주는 수단이 아니기 때문이다.

갖가지 아이디어를 짜내며 게임에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는 제작사들. 그들의 이런 노력만큼이나 카툰 렌더링이 게임성과 한껏 어우러지기를 기대해본다.

게임동아 객원필자 블루파일 (mykyoko@gamedong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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