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의 매력은 어디가고... 맨 VS 와일드

이번에 소개할 게임 Man vs Wild with BEAR GRYLLS(이하 MvW)의 원작인 Man vs Wild는 "The World is Just Awesome"(세상은 그저 아름답다)란 슬로건이 유명한 미국의 다큐멘터리 전문 채널 Discovery에서 높은 인기를 구사하는 탐험&생존 프로그램이다. 여기서 평생 한 번 겪을까 말까하는 극한 상황에 몸을 내던져 생존을 위해 갖은 고행을 다 겪는 진행자 베어 그릴스(에드워드 마이크 그릴스)의 모습이 전 세계에 퍼지며 수많은 팬들을 낳았다. MvW는 이런 인기에 힘입어 등장한 팬서비스 성격이 짙은 게임이다. 그래서 게임의 초점은 사실적인 생존 활동이나 극한 상황보단 플레이어가 베어 그릴스의 행적을 체험하는데 중점을 두었다. 다시 말해 이 게임은 원작처럼 애벌레를 철근 같이 씹어 먹으며 험난한 오지를 돌아다니다 잊을 만하면 뱀 껍질에 담은 자기 소변을 들이켜야 하는 게임이다. 만약 게임 개발을 여기에만 집중했어도 중간은 갔을 것이다.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먹이사슬의 정점이라 불리는 그 사람이 PS3에 등장!

|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베어 그릴스에겐 썩어도 단백질

---|---

Man vs Wild가 이랬나?
MvW는 연습 스테이지를 제외하고 총 5개의 지역을 스테이지 삼아 자연과 사투를 벌인다. 오타가 아니다. 베어 그릴스가 지금까지 돌아다닌 수십 곳 중 게임에 등장하는 건 고작 다섯 곳에 불과하다. 게임에서 다루는 원작의 1~3시즌 분량과 비교해도 절반도 못 채우는 빈약한 분량이다. 베어 그릴스의 각종 행각과 연출들은 방문한 지역에 따라 상당히 달라지는데 이 중요한 콘텐츠의 분량이 매우 적으니 게임 전체의 콘텐츠 부족으로 이어져버렸다(갈대수풀을 지날 땐 더위를 느끼는 등 나름 원작을 재현한 성의는 약간 보인다). 그 대신인지 게임에서 구현한 다섯 곳의 지역은 게임만의 각색이 많이 이루어져 이벤트 숫자는 많이 늘었다.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팬 서비스용 게임에서 팬 서비스를 잊은 듯한 방문지 종류

|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일종의 이정표 역할을 맡는 불빛. 소량의 SP도 같이 얻는다

---|---

게임에서 각색한 부분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게임이기에 나올 수 있는 위험한 전개. Man vs Wild 1화이자 MvW 1스테이지인 로키 산맥의 경우 원작에선 회색곰의 흔적만 나왔지만, 게임에선 직접 마주치는 바람에 몇 번이고 도망쳐야 한다. 에버글레이드 습지에선 악어가 뻔히 보이는 상황에서 수영을 하며 사바나 사막에선 모래 폭풍과 지뢰밭을 겪는다. 심지어 파타고니아에선 눈사태가 터지기까지 한다. 다른 하나는 하나의 지역에 원작의 여러 에피소드를 집어 넣은 것이다. 태평양 무인도 스테이지에선 하와이의 킬라우에아 화산이 나온 것도 모자라 탈출 막바지에 분화와 함께 용암이 흘러나오고, 파타고니아에선 알프스에서 보여준 윗몸 일으키기와 시에라네바다 산맥에서 나온 야생마 올라타기가 나오는 등 등장 지역별 모자란 콘텐츠를 다른 지역의 에피소드로 만회하려 했다.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베어' 그릴스라 곰과 자주 만나는 듯

|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원작의 안데스 편에서 언급한 퓨마가
로키 산맥과 파타고니아에서 나온다

---|---

한편 게임만의 특징도 여럿 보인다. 게임 진행 방식은 갑작스런 상황이 들이닥쳐도 긴장감이 유지되는 범위 안에서 간편하게 즐기도록 인터페이스에 따라 타이밍에 맞춰 버튼을 입력하거나 연타하는 미니 게임을 사용했다. 또 RPG 요소를 도입해 수분, 지구력, 체력 세 가지 수치를 적용하고, 함정을 만들거나 도구를 만드는 등 특정 행동을 성공할 때마다 SP를 받아 레벨 업으로 베어 그릴스의 능력치를 올리게 해 플레이어의 다양한 시도를 유도하는 장치로 활용했다(게임을 시작하기 전에 고를 수 있는 생존모드에선 수치 그래프가 사라져 난이도가 올라간다). 그러나 의도는 좋았던 이 시도들이 제 빛을 보지 못 했다. Man vs Wild이기 이전에 게임으로서 기본이 안 됐기 때문이다.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일반 모션과 이벤트가 겹쳐서 발생한 공중부양 버그.
여기서 게임 진행이 이뤄지긴 한다는 게 참 용했다

|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모닥불 피우다가 이 버그 걸리면 정말 환장한다.
마음의 눈아! 나에게 힘을 빌려줘!

---|---

우선 버그가 쌓였다. 특히 눈에 밟혔던 것은 선택 버튼의 오류. X버튼이 선택이고 O버튼이 취소라고 나오지만, 실상은 때에 따라서 선택과 취소 버튼이 수시로 바뀐다. 그래서 특정 행동을 할 때마다 선택과 취소 미스가 빈번하게 일어난다. 설상가상 이 오류 때문에 버그가 생겨 모닥불을 피우려다가 선택과 취소 과정이 꼬이면 타이밍에 맞춰 버튼을 누르는 미니게임에서 불 피우는 방법 선택 창이 가려버리는 참사가 일어난다. 버튼 오류만이 아니라 이벤트가 겹치는 공중 부양 버그, 갑자기 게임이 멈추는 프리징 버그, 오브젝트에 끼는 버그 등등 분량도 많지 않은 게임에 이만큼 버그가 쌓였단 건 제대로 마무리를 안 했다고 밖엔 볼 수 없다.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영국 특수 부대 출신인 베어 그릴스의
움직임이 매우 어색하다

|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원작의 매력 중 하나인 영양 섭취는 무시당했다. 나오는
동작은 딱 세 가지. 물, 음식, 그리고 뱀 껍질에 담은 소변

---|---

버그를 제외하고 평가했을 때 괜찮은 게임이냐면 그것도 아니다. 그래픽? HD기기라고 보기 힘든 민망한 배경과 폴리곤은 블루레이 용량이 아깝게 느껴진다. 사운드? BGM은 열 종류를 넘지 않으며 그마저 특정 상황에만 들리지 대부분 바람, 물, 새 소리만 들린다. 조작성? 버튼 액션 타이밍은 빨리 입력하느냐 늦게 입력하느냐에 따라 판정이 불공평하고 일부 지점에선 버튼이 인식 안 되는 일이 간혹 일어나며 아날로그 스틱은 필요할 땐 너무 둔하게, 필요 없을 땐 너무 예민하게 반응한다.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지긋지긋한 조립 작업. 미니게임 방식
늘리는 게 그리 힘들었나?

|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지루한 게임 구조는 안 그래도 저렴한 게임을
더 싸구려로 바꿔버렸다

---|---

천편일률적인 게임 진행도 문제다. 정해진 공식은 다음과 같다. 출발-전진-모닥불-숙소-취침 이하 탈출할 때까지 반복. 큰 틀에서 요약한 정리가 아니라 정말 저 공식이 전부다. 전진은 버튼 액션 2~3 종류를 돌려쓰면서 반복 작업이 되기 일쑤에 모닥불과 숙소는 항상 주변의 재료를 모아서 아날로그 패드로 작업하는 원 패턴이며, Man vs Wild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영양소 수급조차 적은 종류가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이렇다 보니 게임 전체에 걸쳐 같은 연출, 같은 모션, 같은 구성일 수밖에. 원작 Man vs Wild에서 기본 원칙은 동일하지만, 지역에 맞춰 신선한 연출을 보여줘 지루할 틈이 없던 것과 매우 대조적이다. 새 지역을 방문해도 이전 지역에 겉모습만 바꾼 느낌이 지워지지 않으며 게임을 전부 클리어하면 달성감보다 대체 똑같은 작업을 몇 번이나 반복했을까 생각만 든다(모든 지역을 탈출해봤자 스텝롤 하나가 전부라 더 힘 빠진다). 결과적으로 한 지역 당 무의미하게 늘어난 진행 분량 때문에 게임이 지루해졌다. 이럴 바에 차라리 한 지역 당 진행 분량을 줄이고 방문 지역을 늘려서 차별화하는 편이 더 좋았을 것이다. 그러나 이 단점들도 MvW의 특징이자 가장 큰 문제점 앞에선 아무 것도 아니었다.

들어올 때는 마음대로지만, 나갈 땐 아니란다
MvW는 방문 지역 마다 보이지 않은 경계가 있어 구역 별로 나뉘어 있다. 보통 이벤트나 특정 목표를 갱신하면서 이 경계를 넘으며 해당 목표를 달성하지 않고 다음 지역으로 가려 하거나 이전 지역으로 돌아가려면 메시지와 함께 베어 그릴스가 가야 할 지역으로 삿대질을 한다. 그런데 이 경계를 매우 뜬금없이 넘어가는 경우가 많아 플레이어의 뒤통수를 친다. 그것도 특정 작업을 진행 중이거나 깜빡하고 진행 필수 아이템을 지나쳤을 때조차! 이것이 게임을 하면서 가장 많이 낭패를 겪는 일명 '낙장불입'이다. 동사 직전에 모닥불 재료 찾으러 돌아다니다가 갑자기 다른 지역으로 넘어가 돌아갈 수 없을 때도, 수통 확인 안 하는 바람에 5초전에 지나쳤던 호수로 돌아가려 할 때도 어김없이 베어 그릴스는 그릇됐다며 다른 방향으로 삿대질을 날린다. 이 삿대질의 저주에 걸리지 않고 이 게임을 클리어 한 사람이 몇 명이나 있을지 심히 궁금하다.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으악! 에어리어를 넘어가버렸어!

|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10초 거리에 있는 수집품을 놓쳐... 힘이 빠진다

---|---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MvW는 진행 정도나 시간에 따라 낮과 밤이 바뀌는데 밤에는 진행 제한이 걸려 모닥불과 숙소를 만드는 작업만 하도록 강요한다. 그런데 이 진행 제한이 제 때 걸리지 않는다. 그래서 밤에 자야 할 곳으로 되돌아 갈 수 없는 곳으로 진행하거나 미처 밤까지 가야 할 지역에 도착 못 했을 때 행동 제한에 걸리면 문자 그대로 답이 없다. 제한을 걸 거면 칼 같이 걸고, 아니라면 아예 플레이어가 직접 돌아갈 수 있도록 장치를 마련해야지 이렇게 어중간한 행동에 제약을 만들어서 게임에 하등 보탬이 안 되도록 제작한 이유를 모르겠다. 이 사례의 가장 대표적인 장소가 로키 산맥에서 처음으로 외나무다리를 건너는 부분. 실질적인 1 스테이지라 많은 초보들이 길을 찾다가 밤을 맞이하는데 이 때는 다리를 건너자마자 모닥불을 만들 나무를 찾으라며 삿대질과 함께 뒤로 돌아간다. 그러나 최초 야영지는 외나무다리를 건너고 더 진행해야 나온다. 이 때 방법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서 밤이 되기 전에 외나무다리를 건너고 야영지에 도착해야 한다. 초반 스테이지라 체감하는 짜증과 분노는 더욱 크다.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MvW에서 발목을 제대로 잡는 낮&밤의 변화

|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야영지의 유일한 낙인 바비큐 시간. 잘 구웠습니다~

---|---

험난한 야생에서 자유행동 따윈 없단 제작진의 뜻일까? MvW는 이 낙장불입 때문에 자유도가 한없이 0에 수렴한다. 나아가 이정표를 따라 가더라도 이 길이 정말 맞는지, 혹시 앞만 보다가 필수 코스를 놓치지 않았는지 불안감에 떨게 된다. 처음 방문한 장소에서 스테이지마다 준비된 수집&발견 요소에 도전하는 건 꿈도 꾸기 힘들다. 게임이 이 지경이라 기껏 게임을 오래 즐기도록 준비한 수집 요소(동식물 발견, 쓰레기 발견 등 등)는 안 그래도 지루한 스테이지 진행을 몇 번이고 계속 하게 만드는, 그것도 낙장불입으로 인해 찾기조차 힘든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이걸 찾으라고 만든 거야!?

|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게임 전체 볼륨이 적어 수집 작업
자체는 금방 끝난다. 그런데 게임이 재미없다

---|---

낙장불입은 게임을 진행하지 않을 때조차 이어진다. SP로 총 10번의 레벨 업을 하는데 등급에 따라 체력/지구력/수분 최대치를 올리거나 게임에서 직접 나오지 않는 물리 저항력/환경 저항력/영양분 최대치를 올릴 수 있다. 이 게임에서 중요한 건 지구력/수분과 환경 저항력/영양분인데 불필요한 체력과 물리 저항력을 올리면 수치를 재조정 하고 싶어도 방법이 없다. 게임 어디에도 능력치 초기화 장치는 보이지 않는다. 레벨업 기회가 많아 지속적인 레벨업으로 모자란 수치를 올릴 수 있으면 몰라도 레벨업 기회는 딱 10번에 레벨 구간마다 올릴 수 있는 능력치는 다르며, 이에 대한 안내가 하나도 없다. 레벨을 끝까지 올리면서 수분 최대치를 하나도 안 올린 플레이어는 사바나 사막 스테이지에서 지옥을 볼 것이다. 결국, 울며겨자먹기로 세이브 파일을 지워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비극이 어디에선가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다.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레벨 업 안내는 이게 전부다.
성의 없는 것도 정도가 있지!

|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순간의 선택이 게임 평생을 좌우한다.
이걸 안 가르쳐줘서 문제

---|---

그리고 대망의 특전 페이지. 메인 화면의 ADVENTURE LOG에서는 카테고리 별로 구분한 보너스 비디오, 제작 사진, 컨셉 아트를 볼 수 있는데(게임 진행에 따라 수가 늘어난다)제작 사진과 컨셉 아트는 한 번 들어가면 뒤로 가기 버튼이 통하지 않는 낙장불입의 정점이자 끝을 보여준다. 더 가관인 건 ADVENTURE LOG 안에서의 카테고리 이동조차 막힌다! 그래서 아무 것도 모르고 제작 사진이나 컨셉 아트를 보러 들어가면 게임을 종료했다가 다시 시작하는 수밖에 없다. 불행 중 다행으로 보너스 비디오는 비디오 선택 부분에서 뒤로 가기 버튼이 안 통하는 건 똑같지만, 영상이 끝나면 ADVENTURE LOG 선택부터 시작하기 때문에 메인 메뉴로 돌아갈 수 있다. 그러나 이 영상 또한 일시 정지/재생 같은 기본적인 영상 재생 기능을 지원하지 않아 불편하긴 마찬가지다. 아니, 스타트 버튼으로 영상을 바로 종료할 수 있는 것만으로 감사해야 할지도.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블랙홀에 어서 오세요

|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볼거리는 많은데 고작 뒤로 가기 버튼이
안 통해서 묻히는 꼴 하곤

---|---

이게 최선입니까? 확실해요?
Man vs Wild를 소재로 쓴 게임은 다른 게임보다 돋보일 여지가 충분했다. HD급 그래픽을 충분히 활용해서 대자연의 웅장함과 베어 그릴스가 방문한 지역의 미려하고 아름다운 풍경을 표현하거나, 실사보다 더 실사 같거나 픽션보다 더 픽션 같은 베어 그릴스의 생존 행보를 재현하기, 어른의 사정으로 원작에서 보여주지 못 한 방대한 활동 범위 및 이벤트를 게임에서 재창작하기 같은 거 말이다. 그러나 MvW는 게임이란 매체를 이용해 원작을 뛰어 넘을 수 있는 가능성 중 어느 하나 제대로 활용하지 못 했다. 게임을 발전시키려는 의지조차 안 보이는 이 게임에서 희망은 보이지 않는다.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팬들이 바란 MvW의 모습

|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게임 제작사가 팬들에게 준 MvW의 모습

---|---

이 지경에 이르니 게임 본편보다 부가 요소가 더 질이 높은 주객전도가 벌어진다. 원작에서 빵빵 터지던 베어 그릴스의 입담은 게임 내내 흘러나와 플레이어의 유일한 안식이 된다. 이 입담은 자연 안내서에서 각종 동물들의 해설로도 들을 수 있으니 관심이 생긴다면 꼭 들어보자. 스테이지 클리어 후 등장하는 퀴즈에서 해당 지역의 여러 정보를 배울 수 있기도 하다(답은 게임 안에서 베어 그릴스가 미리 말해주거나 원작에서 등장한다. 여차하면 웹상에서 검색해도 무방). 또 ADVENTURE LOG의 내용 자체는 꽤 흥미로운 부분이 많아 몰아서 본다는 마음가짐으로 둘러보면 Man vs Wild 팬들이 좋아할 사진들과 원작의 하이라이트를 즐길 수 있다(컨셉 아트는 게임이 이런 꼴이라 가치가 없다). 그리고 소수의 트로피 마니아들에게 이 게임은 지뢰가 아니라 보배. 날 잡아 사흘이면 골드 트로피 7개, 실버 트로피 8개를 포함해 플래티넘 트로피 딴다.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남들 다 있는 플래티넘 트로피 하나 없어서
고민이시라고요? MvW를 찾으세요!

|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팬과 제작사간의 거리감.
"그럼 오줌 마시고 따는 트로피가 없는 거야?"
"네. 없습니다."

---|---

원작 Man vs Wild는 현재 시즌6까지 방영했으며 인기가 식을 줄 모르는 디스커버리의 인기&대표 프로그램이다. 그만큼 Man vs Wild의 가치는 아직 무궁무진하며 다양한 미디어 믹스로 성장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러니 부디 이번 MvW에 굴하지 않고 시즌4 이후를 배경으로 한 후속작이 나왔으면 하는 개인적인 소망이 있다. 이 게임 하나 가지고 프로그램의 한계를 논하기엔 Man vs Wild가 너무 아깝다. 물론 게임 개발사는 바꿔야 하겠고.

게임동아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Creative commons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의견은 IT동아(게임동아) 페이스북에서 덧글 또는 메신저로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