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는 게임 이유있다 4부, 살아있는 신화 '리니지'

한국은 전 세계적으로 온라인 게임의 강국이다. 한 달에도 2-30여 개의 온라인 게임이 등장하고 또 사라지고 있으며 국내 게임회사들은 세계 최정상의 네트워크 기술력과 운영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한 한국 온라인 게임의 터줏대감, 아니 대표가 되는 게임은 무엇일까. 딱 부러지게 정할 수는 없지만 많은 사람들은 엔씨소프트에서 98년 초에 출시한 '리니지'를 꼽을 것이다. 수많은 게임들이 출시한지 1년도 안되어 사장되는 현실에 볼 때 10년이 다 되도록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는 '리니지', 이 게임이 가지고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 시기에 맞춰 모든 것이 갖추어져 있었던 '완성된' 게임

'리니지'가 성공할 수 있었던 주요 이유 중 하나는 출시 시기가 절묘했다는 점이다. '리니지'가 출시되었을 당시는 막 인터넷 정액제가 도입되었던 당시였고, PC방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기 시작한 때였다. 한 순간에 정보의 바다로 빠져든 사람들은 자신이 즐길만한 콘텐츠를 찾기 시작했고 그 핵심 콘텐츠 중에는 '리니지'가 있었다. 당시의 사람들에게 '스타크래프트'는 너무 많은 조작키를 사용해야 해서 어려웠고, '울티마 온라인'은 게임타임 쿠폰 방식 등 결제 방식에 어려움이 있었다.

실제로 엔씨소프트 리니지팀 황기연 팀장은 "당시에 '리니지' 처럼 완성된 형태의 MMORPG 이면서 접근하기 쉬운 콘텐츠는 없었다"라고 말하고 있다.

또한 '리니지'는 지금의 게임과 비교해보면 떨어질 수 밖에 없지만 당시 머드 게임 정도만 즐겨오던 사람들에게는 충격적이라 할 만큼 뛰어난 그래픽을 보여주었다. 당시의 게임들이 그래픽에 신경쓰지 않고 커뮤니티에 적극적이었던 반면 '리니지'는 타격감을 강조해 '치는 맛'을 느끼게 해주었으며 최초로 8방향을 지원해 역동적인 움직임을 자랑했다. 한글 지원이 되어 처음 게임을 접하는 사람들이라도 손쉽게 적응을 하는 게 가능했다는 것도 장점 중 하나다.

'리니지'가 출시될 당시의 사람들은 MMORPG가 무엇인지 제대로 모르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리니지'를 통해서 많은 것을 배우기 시작했다. '리니지'는 '게임을 모르는' 사람들을 끌어들이기에 최고의 조건을 갖추고 있었다. 마우스 버튼 하나로 클릭하면 이동하고, 클릭하면 때리고, 클릭하면 줍는 등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를 지녔으며 물약을 먹으면 대미지가 차는 식으로 한 눈에 알 수 있도록 아이템을 단순화 시켰다. 또한 '리니지'는 사람들에게 NPC가 아닌 '사람들과의 교류'를 느끼게 해주어 큰 인기를 얻었다. 기존의 게임들이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긍정적인 부분만을 표출시키려 노력했던 반면 '리니지'에서는 게임 내 캐릭터들이 서로 협력해서 싸우다 갑자기 배신을 한다거나, 아이템을 사기치고 간다던지 하는 실제 사회와 같은 경험을 하는 것이 가능했다. 게임에서 실제 사회에서나 느낄 수 있는 요소들을 경함할 수 있게 되면서 '리니지'는 황기연 팀장의 말대로 하나의 '다른 세상'이 되었고, 현재까지 MMORPG의 제왕으로 군림하게 되었던 것이다.


* 성공 이후의 '리니지', 롱런할 수 있는 비결은

출시 시기의 절묘함과 함께 신규 게이머들을 대거 유입할 수 있도록 개발되어 큰 인기를 끈 '리니지', 하지만 '리니지'의 진짜 무서움이란 타의 추종을 불허하도록 롱런하고 있다는 점이다.

황기연 팀장은 이러한 '리니지'의 롱런은 '기본에 충실하다'는 원칙을 지킨 데 있다고 강조한다. '리니지'를 서비스하는 엔씨소프트는 세계 최정상급의 네트워크 및 서버 안정화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황 팀장은 '리니지' 한 서버마다 8천명 까지도 커버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사람이 갑자기 몰려들어도 '웬만하면' 안정된 상태로 즐길 수 있다는 이야기. 여기에 문제가 있을 시 빠르게 문제를 해결하는 엔씨소프트 특유의 빠른 대처도 게이머들의 이탈을 방지하고 있다.

정기적으로 6개월 마다 업데이트를 진행하는 것도 '롱런의 비결' 중 하나가 되고 있다. 꾸준한 즐길 거리는 게임의 식상함을 막아주는 요소가 되고 있으며, '리니지' 자체가 '최고가 되기 위해' 개인이 목표로 할 수 있는 요소가 많아 게임에 집착하는 성향을 불러 일으키기도 한다. '전사 최고 레벨이 되겠어' '1천만 아데나를 모으고 말거야' '성주가 될 거야' 등 자신이 설정할 수 있는 목표가 많은데다 그것을 자랑하고 이야기하고 보여주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 그런 가운데에서 6개월마다 한번씩 새로운 업데이트가 진행되고, 게이머들에게 새로운 목표를 주어 끊임없이 게임을 즐기도록 유도하고 있는 것이다. 외부에서 바라볼 때에는 '노가다' 이지만, 실제로 목표를 가지고 즐기는 게이머 입장에서는 '놀이'일 수 있다는 게 황기연 팀장의 얘기다.

여기에 고객간담회를 연 4회 정도 꾸준히 열어 개발팀-사업팀-운영팀에 각각 의견을 전달해 반영하는 것도 롱런의 이유가 되고 있으며, 게임 쪽에선 국내 최초로 OTP(휴대전화 인증) 시스템을 상용화 하는 등 게임 계정 보안 관련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도 이탈을 막는 주요 이유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또 혈맹이라는 요소는 공성전과 함께 꾸준히 즐길 수 있는 '공동의 목적'을 제공해 주고 있으며, 치밀한 경제 시스템의 구성으로 '아데나'의 인플레이션을 막고 문제가 생길 때 즉시 조치하는 것도 게이머들을 '리니지'라는 하나의 세상에서 평화롭게 살도록 하는데 기여하고 있다.

황기연 팀장은 이렇게 '리니지'의 세상을 꾸려가면서 "'리니지'를 많은 사람들이 '즐거운 여가생활'의 하나로 여기게 되었으면 좋겠다"고 염원하면서 "계속 '리니지'를 발전시켜 앞으로 10년은 더 '리니지'라는 세계가 지속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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