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기병의 꿈..

중장기병 프롤로그
드라군(dragoon)은 말을 타고 다니던 기병이라고 한다. 드라군이 보통 기병과 다른 점은 총을 들고 다닌다는 점. 다른 기병들은 창을 들고, 말 위에서 싸우는 데 반해, 드라군은 총을 들고 있기 때문에 정작 싸울 때는 말에서 내린다. 말이라는 빠른 기동력과 총이라는 화력이 결합된 최상의 군대였던 것이다. 드라군 부대는 점차 발달해서, 현대의 기갑사단으로까지 발전하게 되었다. 역사에 그다지 해박한 지식이 없기 때문에 드라군이 어떤 모습이었는지는 잘 모르지만, 왠지 좀 멋있었을 것 같다는 상상을 해 본다.
기계로서 인간의 나약한 육체를 보완한다는 드라군의 개념은 게임과 애니메이션에서도 유행을 하게 되는데, 스타크래프트의 프로토스 유닛 드라군(드라군이 바이오닉이 아니라 메카닉 유닛임을 기억해 주시라.)등 이름을 직접 차용한 것부터 시작해서 모빌 슈트 건담에서 로보캅까지… 많은 게임과 애니메이션에서 수많은 현대판 드라군들이 활약하고 있다. 중장기병도 이러한 드라군의 모티브를 상속받은 작품 중의 하나이다. 영어로 된 Sub Tiles이 "Assult Suit Dragoon" 인 것이다. 따라서 위의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인간과 유사한 기계로 된 모빌 슈트를 타고 적들을 무찌른다. 강한 육체를 갈망하는 인간의 본능이 투사된 것인가?

중장기병 기본설정
게임의 기본 설정은 과학기술이 발달한 미래. 주인공에게 중기갑이 주어지고 주인공은 그러한 기계의 힘을 빌어 파워업해서 악의 무리를 처부순다는 것이다. 기동전사 건담을 아시는 분이라면 친숙한 개념이리라. 악의 무리라는 것이 뭐, 그리 대단한 것은 아니다. 다만, 우리 편이 아니기 때문에 악이라는, 단순한 게임의 논리가 적용될 뿐이니 왜 적을 죽여야 하지 이런 심각한 질문은 제발 그만 삼가해 주기 바란다.
게임은 RPG를 표방하고 있다. 우리 나라에서 RPG라는 것은 주인공이 수많은 적을 죽이고, 그것에 따라 경험치를 얻어 레벨업을 하고, 때때로 아이템을 획득하거나 사고 팔면서 아이템으로 능력치를 보조하는 아주 기본적인 패턴을 가진 게임을 지칭한다. 중장기병도 이러한 소위 "RPG"의 문법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않는, 전형적인 시스템을 구가하고 있다. 아이템구비, 레벨업, 돈 모으기, 경험치 모으기, 스테이지마다 있는 보스급 캐릭터, 가끔씩 진행하는 스토리 등등… 게임 시스템으로 보면 다를 게 하나도 없는 게임이다. 그렇다고 해서 중장기병이 그저 그런 평범한 게임인 것은 아니다. 모바일 RPG의 문법을 충분히 따라가고 있으면서도 장점이 충분히 있는 게임이다.


게임시작메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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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스크롤 액션 R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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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에서 아이템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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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장기병의 장점
일단 중장기병의 장점을 조금만 열거해 보기로 한다.
가장 먼저 언급하고 싶은 것이 이동방식. 중장기병은 횡스크롤 식 이동방식을 택하고 있다. 마스터 오브 소드나 다크 슬레이어부터 마그나카르타 M 같이 모바일 RPG 에서는 많이 이용했던 방식이다. 그런데, 중장기병에서는 부스터 라는 개념을 도입해서 2차원 개념을 조금 도입한다.(완전한 2차원 이동은 아니라는 의미). 통상의 횡스크롤 이동방식에서는 좌우이동과 점프라는 개념으로 이동해서, 상하이동이 상당히 제약되어 있었다. 중장기병에서는 부스터를 쓰기 때문에 점프 보다는 훨씬 더 상하 이동이 자유롭고, 공중에서 잠시 머물러 있을 수도 있다. 이런 이동방식은 자유로운 2차원 이동방식은 아니지만, 그래도 게임에 상당한 재미를 더해준다. 기존의 게임이 점프 포함 1.2 차원 정도라면 중장기병은 1.5 차원 정도라고 보면 될까?
중장기병의 소재 또한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우리 나라 게임의 대부분, 특히 모바일 RPG의 대부분은 시간과 장소가 명확치 않은 서양의 과거를 소재로 삼고 있다. 이름도 옛 독일식 이름과 영국식 이름을 마구 섞어 쓰면서, 옛날 옛적에… 봉인이 어쩌구 저쩌구… 하면서 게임을 풀어 나가는 것이 일반적이었던 것이다. 중장기병은 드물게 미래의 한국을 소재로 삼고 있다. 특히 주인공들의 이름을 모두 한국 사람의 이름으로 한 것은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은 부분. 우리 나라 그래픽 디자이너들의 대부분이 판타지풍의 세계관을 표현하는 데 익숙해서 그런지 메카닉을 잘 표현한 작품이 드문데, 중장기병에서는 메카닉이 그런대로 잘 표현되어 있다.
공격 방식도 좋은 편이다. 다른 유사한 방식의 게임과 같이 중장기병도 밀리 어택을 중심으로 하고 있다(발달된 과학기술을 감안하면 어색한 설정이긴 하다). 그리고, 강력한 레인지 어택을 보조로 하고 있다. 레인지 어택이 강력하기는 하지만, 총포탄이라는 개념을 두어서 무한정 사용하는 것은 막고 있다. 스테이지 중간에는 총포탄이 떨어지면 더 이상 레인지 어택을 이용할 수 없고, 총포탄은 돈을 주고 사야 하기 때문에 레인지 어택을 무한정 쓰기는 부담스럽다. 그래서, 유효적절하게 레인지 어택을 써야 하는데, 그 밸런싱이 상당히 잘 되어 있어서 밀리어택과 레인지 어택의 비율이 쾌적한 게임진행에 도움이 될 정도로 잘 맞추어져 있다.


화려한 공격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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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스크롤 액션 R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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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이도는 약간 쉬운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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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이도는 약간 쉬운 편. 3스테이지 넘어서 부터는 조금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는데 숨겨진 아이템들을 잘 챙겼다면 그다지 어렵지는 않다.

게임진행
게임을 시작하면 약간의 스토리가 나오는 데, 스토리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그냥, 게임을 시작하기 위해 상황설정을 하는 것일 뿐, 스토리의 반전이나 주인공 캐릭터의 묘사 같은 것은 기대하지 말자. 워낙 진부한 스토리에 치인 필자로서는, 훌륭한 스토리가 아니면, 그냥 가급적 짧게 하고 넘어가기를 바랄 뿐인데, 다행히 스토리 가지고 사람 짜증나게 하지는 않으니까 크게 염려될 바는 없다.


타이틀화면 너무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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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비소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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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는 이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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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을 시작하게 되면 출격하기 전에 정비소에 들릴 기회가 있다. 하지만, 어차피 돈도 얼마 없으므로 그냥 게임에 출격하는 것이 낫다. 스테이지 1 정도는 웬만하면 무난하게 클리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도, 뭐 꼭 정비소에 들러야 한다면 이것 저것 둘러볼 수는 있다. 장비 중에서 공격구는 레인지와 밀리 계열이 있는데 레인지는 총과 총탄을 구비할 수 있다. 밀리 계열은 검을 살 수 있는데, 다시 말하지만 시작하자마자 살 수 있는 검 따위는 없다. 방어구와 회복계 포션, 그리고 부스터도 정비소에서 구입할 수 있다. 정비소라고 해서 망가진 모빌 슈트 수리 같은 것을 하는 곳은 아니다. 아이템 샵의 다른 이름이라고 생각하면 더 정확할 듯.
대충 둘러 보고 출격하면, 그 다음 진행은 거의 다른 액션 RPG 와 다를 게 없다. 적을 죽이고, 레벨업을 하고, 아이템을 획득하고, 적당한 시기에 물약을 먹고, 스테이지 마지막에 보스가 있고, 보스를 처리하면 약간의 돈과 함께 다음 스테이지로 넘어갈 기회가 생긴다.


숨겨진 아이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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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부스터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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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템 효과도 다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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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 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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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할 점은 몇몇 스테이지에는 숨겨진 아이템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특히 두 번째 스테이지에서 얻을 수 있는 검은 상당히 유용하므로 꼭 얻도록 하자. 이런 숨겨진 아이템을 얻기 위해서는 좋은 부스터의 착용이 필수적이다. 왜냐하면, 질 나쁜 부스터로는 갈 수 없는 높은 곳에 좋은 아이템이 위치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스테이지 2편이라도 골드 부스터급 이상의 부스터를 착용하자. 대부분 공격구와 방어구 먼저 챙기는데, 그렇게 되면 레어 아이템 획득의 기회를 놓치게 되므로 주의!

그래픽
게임의 그래픽은 전반적으로 좋은 편이다. 건담 같은 정도를 기대했다면 조금 모자랄 수도 있겠지만, 이 정도라면 만족스럽다. 메카닉도 그럭저럭 볼 만 하다. 물론 우리 나라의 메카닉 그래픽은 앞으로 갈 길이 멀긴 하다(중장기병은 상대적으로 좋은 메카닉 그래픽을 보여 주고 있지만... 일본 그래픽과 비교할 수준은 아니다). 하지만 배경 그래픽도 신경을 썼고, 각 스테이지마다 다른 분위기를 내도록 노력한 점이 돋보인다. 효과 부분도 상당히 신경을 쓴 듯 하다. 아쉬운 점은 타격을 받았을 때의 그래픽이 적이나 아군이나 모두 같아서 조금 헷갈린다는 정도. 이 정도는 그림의 숫자를 가급적 줄이려는 제작자의 노력으로 보고 웃고 넘어갈 수 있다.

사운드
모바일에서 사운드가 괜찮은 게임이 별로 없다는 것은 참으로 아쉬운 일이다. 모바일 게임에서는 두 개의 사운드가 동시에 날 수가 없기 때문에 통상 배경음을 깔거나, 효과음을 쓰거나 하는데, 중장기병에서는 효과음을 쓰고 있다. 역시 배경음이 좀 깔려야 게임할 맛이 나는데, 이 부분은 확실히 아쉬운 점. 그렇다고 해서 제작사가 잘못한 것은 아니니까 제작사를 탓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하루 빨리 모바일에서도 5.1 채널 디지털 사운드가 빵빵하게 구현될 날을 기다릴 수밖에… 어쨌거나, 효과음 약간을 가지고 사운드를 논할 것은 없지만, 그래도 사운드는 좀 아쉽다. 다시 이야기 하지만, 이 점은 제작사의 잘못이 절대 아니다.


효과음으로 처리된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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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음은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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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작품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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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적으로
상당히 재미있는 게임이다. 이와 비슷한 게임 – 옆으로 스크롤하는 모바일 RPG – 중에서는 가장 재미있게 플레이한 것 같다(물론 최신작이기 때문에 1년 전에 나온 작품들과 비교할 수는 없지만 말이다). 마지막까지 질리지 않고 갈 수 있도록, 레벨이나 아이템 체계도 밸런싱이 무너지지 않게 잘 잡은 것 같고, 액션도 나쁘진 않다. 무엇 하나 좋은 점을 꼭 꼬집어 이야기하라 하면 그렇게 떠오르는 것은 없지만, 게임 전체적인 플레이 상황을 봤을 때 무척이나 재미있게 플레이했다는 기억이 남는다. 참고로 필자의 폰 사양 때문에 게임이 5개 이상 저장되지 않는데, 중장기병은 아직도 지우지 않고 남겨둔 작품 중의 하나다.

추천?
대략, RPG 쪽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즐겨볼 만 하다.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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