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보드형 롤플레잉 게임이 휴대폰 속으로

본격적인 리뷰에 들어가기 전에
쨍쨍 찌는 여름, 그러한 여름에 더위를 풀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많은 사람들이 더위를 잊기 위해 선택

하는 것은 바다에 가서 해수욕을 하거나 선풍기나 부채, 에어콘에 몸을 맡기는 것일 거다. 하지만,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역시 게임을 통해 더위를 잊는 법, 오락실에 가서 화끈한 액션으로 무장한 대전게임을 한 판 하거나 집에서 무서운 호러게임을 하거나 전략적인 사고를 요하는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을 하면서 더위를 잊을 것이다. 하지만, 오락실도 집에도 PC방에 있지 않고 오로지 핸드폰 밖에 가지고 있지 않거나 그럴 수밖에 없는 환경에 처해 있다면 어쩔 수 없이 핸드폰으로 할 수 있는 게임을 찾아야 한다. 이번에 소개할 '다이스 퀘스트'는 핸드폰에서 할 수 있는 보드게임으로써 이미 많은 마니아들이 추천한 게임이다. 거기에, 이 게임을 제작한 헥스플렉스는 이미 '보스'라는 PC게임으로 최우수상을 받은 경력(?)이 있는 믿을 만한 제작사다.

그래픽과 음악에 대해서...
모바일이라는 한계로 인해 여러 콘솔 게임이나 PC게임 그래픽하고는 비교를 할 수 없겠지만, 이 게임을 접해보게 된다면 이 때까지 즐겼던 기존 모바일 RPG 게임들과는 달리 매우 뛰어난 그래픽을 보여준다는 걸 알 수 있다. 특히 몬스터나 플레이어가 보여주는 마법의 광원효과라든지 보드판의 배경이나 캐릭터들의 그래픽은 기존의 모바일 게임과는 차별화된 깔끔한 모습으로 다가온다. 숲, 사막, 얼음골, 지하세계로 구성된 4개 월드의 배경과 그래픽, 괴물들의 모습들은 지금까지 필자가 해본 휴대폰 게임에서는 볼 수 없는 깨끗하고 깔끔한 그래픽이었다.


깔끔한 그래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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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운드는 그럭저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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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음악적인 면에서는 상당히 아쉬운 부분이 있었는데, 인트로 부분에서는 웅장하면서도 화려한 음이 나오지만, 플레이를 하면서 다른 게임에서 들을 수 있는 배경음악은 나오지 않는다는 점이다. 오로지 효과음만 썰~~~ 렁~~~ 하게 나오는 건 상당히 아쉽다. 물론, 마지막 보스와의 전투에서는 이와는 반대로 박진감이 넘치는 배경음은 나오지만, 효과음이 없었다. 아마도 배경음과 효과음이 동시에 나오는 것은 필자가 모르는 기술적인 문제가 있거나 용량 문제 때문에 그런 것으로 추측한다.(실제로 배경음과 효과음이현재의 핸드폰에서는 동시에 나올 수 없다는 얘길 들었었다)

다이스 퀘스트의 재미를 찾아보자.
다이스 퀘스트는 이름 그대로 주사위를 던져 칸을 이동해서 보스를 죽이고 임무를 완수하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먼저 보드 게임의 재미를 살펴보자면 주사위를 던져서 칸을 이동해 목적지까지 다양한 길을 선택할 수가 있다는 점이 돋보인다. 적을 만났을 때 머리를 굴려서 길을 잘 선택하거나 자신에게 유리하게 앞으로 가거나 뒤로 가는 등의 이동도 가능하다. 이러한 방식을 응용해, 먼저 적에게 싸움을 걸어 턴을 잡아 공격할 수도 있다.


다양한 응용이 가능하다

물론, 칸에 대한 전략을 잘못 세워 적들에게 턴을 뺏겨버린 경우도 있고, 움직이지 않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될 때에는 멀티팩 버튼으로 일부러 턴을 넘길 수도 있다. 특히 숨겨진 보물상자나 거의 도박에 가까운 이상한 상자들을 열어보는 것은 재미가 꽤 있다. 쾅~ 소리가 휴대폰 스피커에서 나면서 상자 속에서 몬스터가 나오거나 퍽~ 소리가 나면서 함정에 빠질 때, 꽈당~ 소리를 내면서 몬스터가 싸움을 걸어올 때는 지금도 가슴이 철렁 내려앉기는 하지만, 나름대로 땀을 쥐게 하는 긴장감을 조성시켜 준다.

롤플레잉 게임적인 재미를 살펴보자면, 적을 죽여서 경험치를 얻고 레벨을 올리는 요소도 있지만 캐릭터를 고르고, 그 캐릭터의 직업도 선택을 할 수 있다는 게 독특하게 다가온다. 먼저 전사 계열을 살펴보자면 방어형 직업인 팔라딘과 공격형 직업인 베르세르크가 있고, 마법사 계열을 보자면 공격형 마법을 구사하는 소서러와 상대방의 라이프를 채워주거나 전체 파티원들의 라이프를 채워주는 힐마법을 구사하는 힐러가 있으며, 화살로 원거리를 공격하는 트레져 헌터가 있다.


캐릭터 생성

물론, 자유롭게 직업은 선택이 되지 않고, 같은 계열 캐릭터 중에서 선택할 수 있지만, 이건 필자가 해 본 다른 모바일 게임에서는 전혀 없었기 때문에 직업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재미를 느낄 수 있다. 거기에 캐릭터들의 이름을 마음대로 바꾸거나 적을 수 있기 때문에 더더욱 자신만의 캐릭터에 흠뻑 빠져들 수 있다. 하지만, 뭐니뭐니 해도 롤플레잉 게임의 진정한 재미라고 한다면 다른 사람들이나 동료 캐릭터와 파티를 맺어 전투를 한다는 점을 들 수 있을 것이다. 다이스퀘스트에서는 결과적으로, 파티를 맺지 않고 한 캐릭터만으로 독불장군처럼 전투를 치루기엔 무리가 있는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혼자 싸워봤자 전투도 힘들고, 적들도 너무 많다. 따라서 혼자서는 경험치나 돈도 제대로 획득하기가 어렵다.


파티를 맺고, 전투를 벌인다

경험치나 돈을 획득하기가 어렵다는 것은 결국은 좋은 아이템이나 장비할 장신구를 구입하기가 힘들다는 이야기도 될 것이고, 그로 인해 전투는 더더욱 어려워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게임의 재미는 떨어지게 되고 그로 인해 게이머는 게임의 플레이를 포기하게 된다. 그러므로, 다이스 퀘스트를 제대로 즐기려면 파티를 맺어 전투를 치르는 협동 플레이를 반드시 해야 게임을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 그리고, 한 가지 놀라운 부분이 있다. 그건 바로 필자가 마을에 들어왔다 밖으로 나가보니 길이 싹 바뀌어 있던 것이 아닌가. 몇 번 플레이하면서야 비로소, 필자는 다이스 퀘스트가 랜덤맵 방식을 제공한다는 것을 알았다. 랜덤맵 방식이란 다시 게임을 로드할 때 임의로 보드판의 지나다니는 경로를 각각 다르게 해놓는 것을 말한다. 랜덤으로 맵이 임의로 변경되다 보니 마을에 들어갔다 나오거나 저장된 게임을 불러올 때 보드 경로가 어떻게 바뀌어 있을지 상당히 기대를 하면서 플레이를 하게 되었는데, 이러한 점도 다이스 퀘스트에 빠져들게 하는 중요한 요소 중에 하나라고 들 수 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이렇게 재미있는 다이스 퀘스트에서도 아쉬운 점이 많이 보이는데, 먼저 캐릭터에 이름을 적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게임 전체를 구석구석 살펴보아도 그 어디에서도 이름을 적을 수 있는 방법이나 소개, 심지어는 도움말에도 캐릭터 이름을 적는 방법이 적혀 있지 않다는 점이다.(처음에 필자도 캐릭터를 선택할 때 이름을 바꾸거나 적을 수 있다는 사실조차 몰랐다.)


아쉬운 세이브 기능

그리고, 또 한 가지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저장 기능으로, 저장 장소가 각 월드의 스타트 지점이 있는 한 개의 마을뿐이라는 점이 그것이다. 전투를 하기 위해서는 마을 밖으로 벗어나야 하고, 심지어는 마을과는 멀어져서 전투를 하게 되는데, 저장이 안된다는 건 상당히 아쉬운 설정이란 생각이 든다. 그래서,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 임시 중단이라는 기능이 있는데, 다이스 퀘스트를 처음 접해보는 게이머들은 이게 도대체 무슨 기능인지 알 수 없을 것이고 궁금할 것이다. 이 기능은 바로 갑자기 저장할 상황이 있을 때 임시로 저장을 해두는 기능이다. 임시로 저장한 다음 다시 로드하면 세이브 파일이 없어지기 때문에 다시 임시로 저장하거나 마을에 가서 저장을 해 두어야 게임을 다시 불러들일 수 있는데, 필자는 이 기능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다시 2 ~ 3일 전에 했던 시점으로 매번 돌아갔던 안 좋은 기억이 있다.(물론, 그 이후부터는 나갈 때마다 귀찮고 불편하지만, 메뉴 버튼을 눌러 임시저장을 반드시 한다.)아 이외에 더욱 아쉬웠던 부분은 캐릭터들이나 적들이 동시에 나와서 타격하는 모습을 볼 수 없다는 것이다.


동시다발적인 전투는 불가능

위에는 적을 진열해 놓고 밑에서 캐릭터들이 타격이나 마법을 서로 주고 받는 식으로 전투를 치르는데, 가급적이면 적과 캐릭터들이 동시에 나와서 전투를 했으면 더 생동감 있고 즐거운 게임이 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턴에 대해서도 불만인데 턴을 먼저 잡아 공격해서 끝내도 다이스 퀘스트 게임 특성 상 모든 턴은 적에게 먼저 주어지기 때문에 적들이 많을 경우 지속적으로 기습공격을 받게 되는게 다반사이다. 다음에 차기작을 만들게 된다면 이러한 점은 개선되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엔딩 부분에서도 허무한 스토리를 보여주는 건 게이머로서는 조금 아쉬운 부분이다. 마지막 보스인 리치를 이기면 보옥을 얻을 수 있고, 이에 주인공 캐릭터는 기뻐하게 된다. 하지만 리치는 마지막 유언(?)으로 그 보옥들이 전부 가짜라고 성토한다. 이런 스토리는, 엔딩을 내심 기대했던 필자에게 좋은 인상은 아니었다(이건 몬스터를 물리치고, 겨우 보스들을 없애 간신히 네개의 보옥을 가진 주인공을 두 번 죽이는 야만적인 행위라고...-_-)그리고 나서 리치는 계획이 틀어졌다며, 제 멋대로 사라져 버린 후 The End라는 초라한 글이 화면을 메우게 되는데, 이걸 보는 순간 말 그대로 결국에는 아무 것도 없는 공허한 스토리임을 느끼게 된다. 또, 아쉬운 점이 있다면 각 스킬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게임 설명을 보면 전체 계열에 관한 설명은 꽤나 자세하게 나오지만 막상 세부 내용은 부족한 것이다. 예를 들어 공격력 상승에 유효한 스킬인 '워 크라이' 같은 경우, 그 스킬을 사용했을 때 한턴만 공격력 상승이 유효한지, 아니면 그 배틀 전체 턴 공격력 상승에 유효한지가 도움말에 전혀 나와있지 않는다는 점이 맹점으로 작용한다. 게임을 처음 접해보는 게이머들에게는 크나 큰 결점으로 다가올 수 있을 것이다.


스킬에 대한 설명이 약하다

끝으로...
다이스 퀘스트는 이렇게 아쉬운 점도 눈에 띄지만, 이 때까지 게임을 하면서 다른 모바일 게임처럼 버그나 게임진행에 막히는 부분이 전혀 발견되지 않아 즐겁게 플레이 할 수 있었다. 다른 게임들은 명작이다 수작이다라는 대대적인 광고를 해서 다운을 받아보면 게임이 재미없고, 이식하면서 재미가 반감된 게임들이 대부분이었는데, 다이스 퀘스트는 그와는 다르게 보드게임의 짜릿함과 롤플레잉의 묘미를 살린 게임이라고 말할 수 있다. 물론, 다이스 퀘스트도 단점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단점보다는 장점이 더 큰 게임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흔히 쓰는 한자성어 중에는 이열치열이라는 말이 있는데, 열에는 열로 맞서라는 뜻으로, 그런 한자성어처럼 한 여름에 뜨거운 전투로 더위를 잊고자 하는 게이머가 있다면, 또는 보드게임의 추억 한 조각을 꺼내 보고 싶다면,이도 저도 아니고 무언가 색다른 롤플레잉을 해보고 싶다면 화끈한 보드형 롤플레잉 게임인 다이스 퀘스트가 올바른 선택이 될 것이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게임추천 : 진정한 보드형 롤플레잉 게임의 맛을 즐기고 싶은 게이머
게임비추 : 화려한 엔딩을 보고 싶거나 방대한 세계관, 역동적인 전투를 즐기고 싶은 게이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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