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가 아쉬운 액션 게임

< 게임 리뷰에 들어가기 전에>
제천대성은 삼장법사가 손오공에게 내린 이름이랍니다. 벼슬이름인지 아니면 그냥 별칭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제천대성이 손오공이라는 것을 이 게임을 하면서 처음 알았습니다. 게임을 하면서 유식해 지고 있습니다. 제천대성2마방진, 이름 멋지지 않습니까? 이름도 멋있는데다가 2라는 숫자가 들어 있으니, 전작이 있다는 뜻이고, 결국에는 상당히 괜찮은 작품이니까 후속편까지 나왔다고 생각을 하니, 이 작품을 꼭 해보고 싶어졌습니다.(게임을 끝내고 나니까, 이름이 왜 마방진인지는 좀 의문이 갑니다.)그렇다고 해서, 제가 1편을 플레이해 본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매직엔 사이트에서 찾아 보니 1편은 슈팅게임으로 2편과 줄거리가 전혀 상관이 없기 때문에 1편을 플레이하지 않아도 2편을 즐기는 데는 문제가 없을 듯싶군요.

< 로딩부터 메뉴까지>
게임을 다운 받은 후에, 로딩하면서 첫 느낌은 '뭔가 이상하다'였습니다. 약간은 그래픽이 엉성하다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그래도, 중장기병의 예가 있기에 일단 넘어가기로 했습니다. 중장기병의 메뉴 화면 기억하시나요? 배경그림에 박스처리하고 텍스트로 메뉴선택하게 되어 있죠. 배경그림은 멋있었지만, 메뉴 텍스트는 별로였습니다. 게임이 워낙 훌륭하기 때문에 인터페이스 신경 안 쓰고 본 게임에 집중했구나 하고 이해하고 넘어갔지요. 제천대성2마방진의 시작도 그다지 마음에 들지는 않았습니다. 그래도 인터페이스 가지고 왈가왈부할 것은 없기 때문에 넘어 갔지요. 인터페이스만 훌륭하고 게임은 재미없는 그런 게임도 많거든요.

< 인트로>
인트로는 별 것이 없습니다. 검은 바탕화면에 천력 XXXX 년이라고 시작하는 텍스트가 흐르는데 개인적으로 제가 가장 싫어하는 인트로입니다. '옛날 옛적에 있었던 봉인이 풀려서 어쩌구 저쩌구' 혹은 '환경오염으로 멸망한 지구의 몇 안남은 생존자가 사는 미래' 이런 설정은 너무나 흔하기 때문에 차라리 없는 게 낫다는 생각인데요. 아직도 이런 인트로가 많다는 것은 우리 나라 모바일 게임 기획자들의 안이한 태도에 문제가 많다는 것입니다. 각설하고, 인트로 부분은 텍스트에서 상황설정이 나오는데, 별로 재미 없습니다. 그리고, 게임 화면이 뿌려지고 손오공과 몬스터와의 대화가 조금 나옵니다. 기획자의 정신연령이 어린 것인지, 아니면 나이 어린 게이머들을 위해 약간은 지능이 떨어진 티를 내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대화는 무척 유치합니다. 중학생 이상이라면 대략 KIN 일텐데…

< 게임 시나리오>
게임은 처음에는 RPG인 것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하다 보면 RPG라기보다는 액션게임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RPG에서 필수적인 요소인 시나리오가 거의 없기 때문이지요. 가끔씩 몬스터들과의 대화가 진행되지만, 그 대화가 내용이 전혀 없습니다. "넌 내 상대가 안돼" "크흑, 내가 당하다니." "앗, 이런 곳에 몬스터가." 등등… 이런 종류의 대화가 진행됩니다. 게임 시나리오는 크게 신경쓸 것이 없습니다. 그냥 손오공이 요괴들과 싸운다.. 정도로 정리하면 됩니다. 멋진 줄거리를 기대하셨던 분이라면 실망이 크겠네요. 시나리오는 10점 만점에 2점 정도 주어도 잘 준 것 같습니다.

< 본게임>
자, 드디어 본 게임에 들어 갑니다. 본 게임에 대한 이야기가 가장 중요한 거죠. 인터페이스가 아무리 형편없고, 시나리오가 빈약하다 해도 게임만 재미있으면 그만이죠? 제가 어릴 때 수없이 많은 돈을 집어 넣었던 갤러그 같은 게임은 시나리오 자체가 없답니다.


시나리오는 필요없다

게임을 시작하면, 3~4층 정도에 좌우 약간 스크롤 되는 화면이 있습니다. 제 폰은 중간 사이즈 폰인데요, 한 화면에 2.5층 정도가 보입니다. 점프를 하면 윗 층으로 올라갈 수 있구요. 좌우로 스크롤 할 수 있는 쪽은 그다지 넓지는 않습니다. 아마도, 큰사이즈 폰이라면 스크롤 하지 않고 한 화면에 좌우 양쪽이 다 보일지도 모릅니다.
적들이 나오면 때려 잡으면 됩니다. 그다지 실력이나 전략이 필요한 것 같진 않군요. 가끔씩 주인공이 죽으면 컨티뉴 화면이 나옵니다. Coin 이 몇 개 남았다, 계속할래? 라고 물어 보는 것을 보면 오락실 게임 같은 느낌도 납니다. 대충 적들을 때려 잡다 보면 유치한 대화와 함께 조금 큰 녀석이 나옵니다. 보스급 몬스터죠. 이 녀석을 때려 잡으면 조그면 타운 포탈 같은 것이 생기고, 그 곳을 터치하면 저장 및 아이템 구매가 가능한 창이 뜹니다. 이것으로 스테이지 클리어!! 타운 포탈은 디아블로2에 나오는 타운포탈처럼 생겼구요. 타운포탈이 2개 생기는 수도 있습니다.


보스 캐릭터

각각 다른 스테이지로 진행한다고 제작사는 말하고 있는데, 사실 보스급 몬스터의 생김새만 조금씩 바뀔 뿐 배경과 나오는 몬스터들이 다 비슷비슷하기 때문에 다른 스테이지로 간다는 느낌은 들지 않습니다. 타운포탈이 두 개 나오더라도, 어디로 가나 비슷한 게임을 하게 되니까 그다지 신경 쓸 필요는 없다는 말이죠.
그런데!!! 놀랄만큼 지적하고 싶은 점은, 이 게임이 매우 느리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웬만큼 좋은 폰을 가지지 못한 분은 시작하지 마세요. 거기에 그래픽이 매우 구립니다. 주인공과 적이 잘 구별이 안되고, 내가 때리고 있는지 맞고 있는지도 잘 모를 정도입니다. 주인공과 적과 배경이 모두 같은 톤의 색깔이라서 화면이 매우 헷갈리니까 조심하세요. 액션감은 형편이 없다는 이야기지요.


속도가 느려서 원..

게임의 액션감각이 꼭 속도에 좌우되는 것은 아닙니다. 속도가 나쁘더라도 액션감각이 좋은 게임들이 있거든요. 솔직히 말해 다크 슬레이어 같은 게임 속도는 형편 없잖아요? 물론, 속도가 빠르면 액션감이 좋아지는 것은 사실이지만요. 제천대성2마방진은 속도가 느리면서, 느린 속도를 커버할 수 있는 다른 요소가 없어서 액션감이 떨어집니다. 거기에 시나리오도 약하고 레벨업 개념이나 아이템 개념도 정교하지 못하기 때문에 액션의 즐거움도 키우는 즐거움도 없습니다. 더구나, 열심히 하면 30분도 안 되서 클리어 한다는 극악의 짧은 플레이타임으로 사람을 당혹하게 만들지요.

< 레벨업과 아이템 체계>
이 게임에도 레벨업과 아이템이 있습니다. RPG를 표방한 게임인가 봐요. 하지만, 레벨업이 된다 해서 그다지 렙업 되었다는 느낌은 없습니다. 레벨 밸런싱이 조금 문제가 있지요. 또한, 여러가지 아이템을 장착하고 사용할 수 있는데, 아이템이 공격구인지 방어구인지 특수기술을 쓸 수 있는 아이템인지 전혀 모르게 되어 있어요.


필살기를 쓰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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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템의 구분은 사실상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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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을 하면서 내내 아쉬웠던 부분입니다. 물론, 게임 설명을 꼼꼼히 읽어 보고 일일이 아이템을 사용해 보면서 그 사용법을 알아 낸다면 좋겠지만 게임 자체가 재미 없기 때문에 그런 수고를 한다는 것도 즐거운 것은 아니죠.

< 전체적으로>
여기까지 제 글을 읽어주신 분들은 제가 이 게임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다는 것을 알고 계실겁니다. 사실, 이 게임의 제목은 상당히 그럴 듯 하거든요. 그런데, 게임 자체는 형편 없습니다. 그래서, 더욱 실망스럽죠. 제가 요즘 플레이한 게임중에서 Zwei 와 함께 최대 졸작에 꼽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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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은 재미 있어야 합니다.
멀티팩 사이트에 가 보니, 이 게임 재미 없어서 환불해 달라는 리플이 가장 많더군요.
다음은 GVM 까페에 있는 의견들을 모두 긁어 온 것입니다.

- 젠장먹을! 또 KTF 네 ~ SKT는 언제 나오나여? (게임은 역시 KTF죠 !!)

- 오올~ 스샷 쥑이네..겜 화면두 저랬으면 ㅈ ㅓㅋ ㅔ ㄷㄷ ㅏ~ (겜화면이 그런 건 맞는데 완전 슬로우 비디오랍니다.)

- 친구폰 뺏어서 열심히 했던 겜이 나오네요..... 드디어 제 폰에서도 +_+ (도대체, 친구 폰에서는 어떻게 했지? 다른 이통사에도 서비스 되는건가?)

- 흠 속도만 나오면 괜찮겠는데? 이거 지금 나온건가? 받을수 있나? (속도 절대 안나오니 받지 마세요)

- 내 친구두 꽤나 쨈있게 하던 겜이라서 기대 하고 있었는데... 다행이당... ktf에도 나와서리... 추석에 집에서 이거나 하고 있어야겠다. ㅋㅋ (다른 통신사에도 나왔나봅니다. 앞에 SKT 에서 안 나왔다고 투덜대던 분이 있으니 LGT에 나온건가?)

- 전작은 참 어이 없었다고 생각됩니다 -_- 이번엔 많이 나아진듯..기대해보겠습니다 (기대하지 마세요. 전작은 안 해봤지만, 전작 못지 않은 졸작임이 확실합니다.)

- 전작을 해보진 못햇지만,,,-_ㅡ;; 마니 나아진게 이거라면,,, 재발 다신 만들지 말기를,, kV1300에서 끈기는 화면이 나온답니다,, (이게 많이 나아진 거면, 전작은 도대체 어떻다는거야 !!)

- 속도 극악입니다.. 너무 느려요 시작하고 너무 느려서 게임 진행이 안돼서 5분만에 삭제해버림 (후후후, 님, 제가 그 마음 이해합니다.)

그리고, 정말 제 마음을 그대로 표현한 리플도 있더군요.

- 왜만들었어요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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