닌자소녀 히까루의 대활약!

엔소니에서 개발한 게임, 닌자소녀 히까루
엔소니라는 개발사는 조금은 특색있는 개발사이다. 이 회사의 포트폴리오를 보면 RPG게임에 치우쳐 있다. 좋게 말하면 RPG 개발 전문 업체이고 나쁘게 말하면 엔진 하나 만들어 놓고 게임을 우려 먹는 업체이다. 그래서,

엔소니의 게임을 즐기기 위해서는 엔소니의 게임을 너무 많이 하지 않는 것이 좋다. 게임마다 다 비슷비슷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 두개 정도 할려면, 그다지 나쁘지 않다. 경험이 있어서인지 몰라도, 퀄리티가 높은 편이기 때문이다.
닌자소녀 히까루는 그동안 엔소니가 했던 여러 작품 중에서 조금은 특이한 방식의 게임이다. RPG 게임은 맞지만 탑뷰 방식이 아니라 사이드 뷰 방식의 횡스크롤 형 진행을 택했고, 소재도 중세 판타지가 아닌, 일본의 전국시대를 배경으로 했다. 그리고, 레벨업이나 스토리를 중시하지 않고, 게임의 액션성을 강조한 게임을 만들었다.
그동안 KTF에서는 닌자를 소재로 한 게임이 몇 가지 서비스되었는데, '레전드 오브 닌자', 라든지 '닌자활극' 같은 게임들이 그것이다. 그러나 레전드 오브 닌자는 너무 짧은 플레이타임때문에, 그리고 닌자활극은 신을 넘길 때 생기는 로딩 타임 때문에 게이머들의 원성을 많이 들었던 작품이다. 물론, 두 작품 모두 일정 수준의 퀄리티는 있었고, 덕분에 흥행에서는 성공도 실패도 아닌 어중간한 성적을 올렸었다. 그렇다면, 이번에 새로 나온 닌자소녀 히까루는 어떤 게임일까?

닌자소녀 히까루는 어떤 게임인가?
멀티팩에서 이 게임은 RPG/타이쿤/연애시뮬 카테고리에 있지 않고 슈팅/액션 카테고리에 있다. 이와 유사한 방식의 게임으로 '마크나카르타 M'을 들 수 있는데, '마그나카르타 M'과 비교할 때, 스토리 요소나 퍼즐요소는 많이 떨어지고 대신에 부족한 부분을 액션으로 채웠다. 레벨업, 간단한 스토리, 아이템 등등 RPG적인 요소를 모두 가지고 있으면서도 슈팅/액션 카테고리에 들어간 것은 나름대로 이유가 있는 것 같다. 유사한 방식의 게임이면서도 마그나카르타 M 은 RPG/타이쿤/연애시뮬 카테고리에, 닌자소녀 히까루는 슈팅/액션 카테고리에 있다는 점이 이 게임의 위치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 같다.


횡스크롤 액션에 가까운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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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팅/액션 카테고리에 있을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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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을 시작하면 히까루가 적들을 물리치며, 최종적으로 토요토미 히데요시를 암살하려고 한다. 일본 역사를 비추어 보건대 조금은 이상한 설정이다. 야규 쥬베이나 핫도리 한조 같은 캐릭터들도 나오는데, 이 캐릭터들이 토요토미의 편을 들고 있다. 역사를 조금 공부한 사람들은 위화감을 느낄 것이다. 하지만, 상관은 없다. 어차피 게임은 게임이니까. 귀무자를 하면서 아케치 미쓰히데가 멋있고 정의감 넘치는 인간으로 나온다 한들, 누가 태클을 걸 것인가?

히까루는 근접공격(칼공격)과 원거리 공격, 그리고 필살기를 사용할 수 있다. 원거리 공격은 닌자들이 잘 쓰는 쿠나이(게임에서는 "표창"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라는 표창을 던지는 것인데, 던질 수 있는 회수가 제한되어 있어 아이템을 자주 습득해야 한다. 필살기는 쿠나이 8개를 소비해서 좌우 방향에 있는 모든 적에게 일정량의 대미지를 입히게 된다. 원거리 공격의 대미지가 작기 때문에 주로 근접공격과 필살기를 사용하게 되는데, 적들의 공격범위가 넓은 편이라 점프를 적절히 사용해가면서 거리 조절을 해야 한다.

아이템은 회복계 아이템과 쿠나이 획득이 대부분이고 중간에 있는 중간 보스들을 물리치면 좀 더 괜찮은 공격계 아이템을 얻을 수 있다. 레벨업을 하면서 체력이 찬다든가 하는 것들은 다른 게임과 비슷하고, 마나 게이지가 없다는 점이 특이한 편이다.

전반적으로 RPG의 탈을 쓴 액션게임이라고 보면 된다. 전략적인 선택이나 스토리가 중요하다기 보다는 점프와 공격으로 적을 제압하는 것이 더 중요한 게임이다.

시나리오
이 게임의 배경은 일본의 전국시대다. 전국시대 중에서 가장 재미있는 노부나가 시절은 아니고, 노부나가가 죽고 히데요시가 잠시 대권을 쥐고 있었던 시대다. 히데요시는 자신을 암살할만한 세력을 없애기 위해 닌자의 마을을 몰살시키고, 히까루는 그 마을의 생존자로서 히데요시에게 복수를 하기 위해서 히데요시의 성에 잠입한다.
실제로 일본 역사에서는 닌자들의 마을을 완전히 몰살시키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오다 노부나가 같은 인물이 대표적인데, 노부나가는 닌자 뿐 아니라, 자신의 통치의지와 어긋나는 불교신도들도 몰살시키는 등 잔인함과 카리스마를 가진 지도자였다. 닌자는 히데요시와 라이벌이라면 라이벌일 수도 있는 도쿠가와가 잘 사용했으므로 히데요시도 닌자들을 싫어 했을 수도 있다.(어떤 설에 의하면 히데요시 자신도 닌자 출신이라고 한다.)


노부나가.. 중얼중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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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의 원수를 갚고 말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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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 보면 닌자들의 인생은 참으로 기구하다. 태어나자마자, 혹독한 훈련을 받게 되며, 매일 매일 조금씩 독을 먹으면서 독에 대한 면역을 키웠고, 잠자지 않는 훈련과 먹지 않는 훈련을 혹독하게 받았다. 그리고는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작전에 투입되는데, 거의 대부분이 전사했다고 한다.(닌자도 사람인지라, 우리가 생각하는 것 처럼 신비한 능력을 사용하지는 않았다고 한다.)닌자가 투입되는 작전은 정보 수집과 암살인데, 암살의 경우에는 실패하면 적병에 죽고, 성공하면 주군에 의해서 죽임을 당했다고 한다. 암살에 대한 책임에서 벗어 나고, 적을 죽일 실력이라면 자신도 죽일 수 있다는 판단으로 많은 주군들이 자기의 부하인 닌자를 죽였던 것이다. 그래서, 닌자가 암살한 사람보다는 암살 당한 닌자의 수가 훨씬 많다는 게 실제의 역사인 모양이다.
어쨌거나, 우리의 주인공 히까루도 닌자의 피를 이어 받았다. 그리고, 상황설정상 복수를 하게 되었다. 닌자가 주로 훈련받는 내용은 몰래 잠입하는 것인데, 이 게임은 그렇지는 않다. 잠입이라기 보다는 모든 적을 '말살'하게 되어 있다. 실제상황이라면 이처럼 떠들썩한 닌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어쨌거나, 히까루는 토요토미를 암살하기 위해 토요토미 성에 침입을 하게 된다. 아마도, 토요토미 성이라는 것이 오사카 성일 것이다. 노부나가가 죽은 후에 토요토미는 주로 오사카 성에서 살았으니까.
히까루가 많은 적들과 가끔씩 나타나는 중간보스급 캐릭터와의 대결을 마치고 히데요시를 죽이면 임무는 끝이 난다. 중간보스급 캐릭터는 역사적 사실이라기 보다는 당시 유명했던 캐릭터들을 등장시키는 것으로 상황설정을 한 것 같다. 역사를 아예 모르거나, 역사적 사실을 잊어야만 헷갈리지 않고 게임을 할 수 있다. 핫도리 한조가 나온다고 해서 같은 편이라고 좋아하지 말라는 뜻이다.


시나리오는 이렇게 단선적으로 흘러 간다. 예측 가능한 시나리오고, 역사와도 그다지 부합되지 않는데, 역사를 뛰어넘는 상상력이 있는 것은 아니므로,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면 된다. 시나리오에는 크게 신경을 쓰지 말도록 하자. 어차피 시나리오가 중요한 게임은 아니니까.

닌자소녀 히까루의 액션
이 게임의 키할당은 다른 모바일 게임에서 할당하는 방법과 크게 다르지 않다. 2,4,6,8 키를 이용해서 상, 하 좌, 우로 이동하고 1번과 3번 키로 대각선 점프를 하며, 5번 키로 공격을 하게 되어 있다. 7번과 9번키로 레인지 어택과 필살기를 사용하고 * 버튼으로 정보를 확인한다. 일상적인 패턴이 되어 있는 키할당이니까, 모바일 게임을 즐기던 사람이라면 익숙할 것이다.


액션게임으로선 즐길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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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를 이용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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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도 잠시 언급했듯이, 이 게임은 액션이 중요한 게임이다. 적 캐릭터들의 인공지능은 그다지 좋은 편은 아닌데, 활을 사용하는 캐릭터도 있고 해서, 적들의 리치가 아군보다는 긴 편이다. 그래서, 공격할 수 있도록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시 공격 같은 것이 없기 때문에 접근에 주로 점프를 이용하게 되는데, 한 번 공격을 하면, 적들이 뒤로 밀리면서 거리가 벌어지기 때문에 다시 접근해야 한다. 이렇게 접근 – 공격 이라는 패턴이 중요한 액션의 테마가 되고 있고, 핵심은 대각선 점프가 되는 것 같다. 맵의 맨 마지막에 적들이 모이면 더 이상 뒤로 밀려 나지 않으므로 연속공격을 할 수 있으니까, 적들을 구석으로 몰아 넣는 것도 좋은 테크닉이 된다.
액션은 크게 욕먹을 정도는 아니지만, 박진감 넘친다고 말하기에는 조금 어려운 점이 있다. 타격감이 조금은 부족한 느낌이 드는 것이다. 그리고, 적 캐릭터의 인공지능이 단순한 편이라서 조금만 하다 보면 금방 패턴을 익혀 버리니까, 멋진 액션의 게임이라고는 할 수 없다. 뭐 하지만, 그런대로 모바일 게임의 수준에서는 평균 이상이라고 본다.

이 게임의 미덕
이 게임이 크게 성공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면 짧은 로딩 타임이다. 이 게임은 주인공을 중심으로 스크롤 하는 게임이 아니라, 하나의 씬이 구성되고, 주인공이 씬의 경계선에 다가가면 다른 씬으로 바뀌는 방식의 게임이다. 이런 게임에서 장면이 전환될 때에 시간이 걸린다면, 게임을 하기가 무척이나 싫어진다. 닌자활극이 이 점에서 실패해서 게임이 상당히 재미없어 졌는데, 닌자소녀 히까루는 이러한 실수를 반복하지 않고 있다. 전반적으로 로딩타임이 대단히 짧고 특히 장면 전환될 때에 로딩타임이 거의 느낄 수 없을 만큼 짧기 때문에 쾌적한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또한, 게임의 속도도 그다지 느리지 않아,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

새로운 게임방식의 부재
매번 새로운 방식으로 게임을 제작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다. 베끼기 게임이 많은 이 시대에, 그럭저럭 참신한 소재의 게임을 냈다는 것으로도 좋은 점수를 주고 싶긴 하지만, 그래도 A이상의 점수를 받기 위해서는 뭔가 새로운 점이 있어야 하는데, 닌자소녀 히까루에는 뭔가 새로운 것은 없다. 그럭저럭, 그 동안 있었던 게임의 방식을 채용한 후에 닌자라는 소재를 입힌 게임인 것이다.


약간의 역사왜곡. 상관없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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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템도 있지만, 게임 자체에 특별한 것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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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플레이 타임
이 게임이 RPG/타이쿤/연애시뮬에 올라가지 못하고 액션/슈팅에 올라간 이유 중에는 짧은 플레이 타임도 한 몫 했을 거라고 추측해 본다. 이 게임을 마음 먹고 한다면 1시간이 안 되어 클리어가 가능할 것이다. 통상 2시간 이상은 할 수가 있어야 돈이 아깝지 않은데, 이 정도의 플레이 타임이라면 조금 모자라는 것 같다.(레전드 오브 닌자에 비하면 엄청 긴 플레이타임이지만…)게이머들에게 2000원 이라는 돈은 아쉬운 돈이다. 어느 정도의 플레이 타임을 보장해 주는 것이 개발사의 예의가 아닐까 싶다. – 그렇다고 해서 '에픽 크로니클'처럼 쓸 데 없이 게임 스케일만 키울 필요는 없다고 본다. – 요는 적당한 플레이 타임, 유저가 기대 이하라고 느끼지 않을 정도의 플레이 타임을 보장해 주는 것이 좋을 것이라는 말이다.

기타…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약간의 사소한 버그를 발견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런 버그는 심각한 버그는 아니다. 오히려 닌자소녀 히까루는 버그가 없는 편에 속하는 게임이다. 치명적인 버그가 있는 게임이 얼마나 많았는가!!! 게임 제작의 특성상 버그가 없는 게임이란 불가능하므로 사소한 버그는 웃으며 넘어갈 수 있는 것이다.
사운드나 기타 등등은 특별한 것이 없으므로 크게 언급할 것은 없는 것 같다.

닌자활극과 비교
게임의 소재가 닌자여서 닌자를 소재로 한 게임과 비교를 해 볼 때, 레전드 오브 닌자는 너무 옛날 게임이고, 가장 최근의 닌자활극과 비교를 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닌자활극과 비교해 봤을 때, 빠른 게임 진행 속도 등 쾌적한 게임환경을 제공해 준다는 점에서 개인적으로 닌자활극보다 더 재미있게 게임을 즐길 수 있었다. 하지만, 그래픽 적인 면에서는 너무 작은 캐릭터가 오밀조밀하게 움직여서, 닌자활극이 보기는 더 좋았던 것 같다. 둘 중에서 더 나은 게임을 꼽으라면 닌자소녀 히까루를 꼽겠다. 아마도, 닌자활극은 그래픽 때문에 속도를 희생시킨 것 같고, 닌자소녀 히까루는 속도 때문에 캐릭터를 극단적으로 작게 그려 그래픽을 희생시킨 것 같은데, 결론적으로 말하면 후자가 더 성공적이다.


그래도 이정도면...

전체적으로
무난한 게임이다.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하지 않고 즐긴다면, 나름대로 재미있게 플레이할 수 있을 것이다. 참고로, 플레이타임이 좀 짧지만 스토리가 중요한 게임이 아니기 때문에 여러 번 반복해서 플레이해도 그다지 지루하진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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