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는 게임 이유 있다 5부 액션 지존, ‘던전앤파이터’

국내 온라인 게임 시장이 본격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한 시기를 꼽자면 많은 사람들이 2004년을 주로 이야기한다. 2004년에는 캐주얼, 액션, 슈팅 등 다양한 장르가 온라인 게임으로 등장하면서 기존에 MMORPG로 대변되던 국내 온라인 게임 시장에 진화를 추구한 시기이기도 하면서 현재까지 롱런하는 대작 게임들이 모습을 드러낸 시기이기도 하다.

2004년 첫 선을 보인 네오플의 '던전앤파이터'도 이에 속한다. 횡스크롤 액션 게임과 롤플레잉 게임을 혼합한 듯 한 게임성을 가진 '던전앤파이터'는 그때 당시 유행처럼 번지던 3D 방식을 버리고 2D 방식을 선택해 화제가 됐다. 시대를 역행하는 게임이라는 평가까지 받았던 이 게임이 동시접속자 15만 명을 올리며 승승장구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은 과연 얼마나 될까.

* 2D는 차별화 외에 다양한 강점을 만들어냈다

'던전앤파이터'가 성공하는데 가장 큰 일조를 한 것은 바로 2D라는 그래픽 형태였다. 아바타와 빠른 업데이트가 생명이던 온라인 게임에서 2D를 선택하는 건 그때 당시에 상당히 모험적인 일이었다. 동작 하나하나를 일일이 그려서 넣어야 하는 2D에 온라인 게임의 특징인 아바타 시스템을 도입하게 될 경우 한 가지 동작을 수백 장 이상 그려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던전앤파이터'의 개발을 담당한 박주형 팀장은 '던전앤파이터'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고 한다.


"액션성을 표현하기에는 3D보다 2D가 좋다는 생각은 예전부터 가지고 있었습니다. 저희는 아케이드 센터에서 느끼는 재미를 온라인으로 표현하고 싶었고 그렇기 위해서는 당연히 2D를 선택해 개발을 해야 했습니다. 그리고 그때 당시 3D가 범람하던 시기라 2D는 일종의 차별화 전략에도 도움이 됐었죠"

박팀장의 말처럼 '던전앤파이터'의 게임 개발은 쉽지 않았다. 3D와 2D를 같이 사용했을 때 생길 수 있는 이질감을 없애기 위해 게임 내 배경, 효과, 캐릭터 등 모든 부분을 2D로 제작했으며, 부드러운 동작을 위해 초당 30프레임이라는 초단수를 선택했다. 그리고 이 같은 선택은 2004년 12월17일 시작된 1차 클로즈 베타 테스트에서 대박은 아니지만 만족스러운 결과로 돌아왔다.

박팀장은 그때 당시 게이머들의 반응이 폭발적이지는 않았지만 충분히 만족스러운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우선 3D가 아니라는 점 때문에 게이머들이 예전 아케이드 센터에서 즐기던 게임같은 친숙한 느낌을 받았으며, 들어갈 때마다 변하는 던전의 구조, 대전 액션 게임처럼 커맨드를 입력해 적을 격파할 수 있는 스킬 시스템 등에 큰 매력을 느꼈다.

* 차별화된 게임성이 '던전앤파이터' 롱런의 비결

이런 2D의 사용은 개발에 어려움을 주기도 했지만 완성도 높은 액션을 만드는 데 큰 도움을 줬다. 프레임 단위의 정교한 액션과 2D 특유의 타격감을 잘 살릴 수 있었기 때문. 그때 당시에 나온 3D 액션 게임들은 떨어지는 타격감과 정교하지 못한 프레임으로 액션 마니아들의 원성을 사기도 했다. 하지만 '던전앤파이터'는 이 부분의 문제를 최소화 시켰으며, 시원한 타격감으로 마니아들의 지지를 얻었다.

'던전앤파이터'가 게이머들에게 각광을 받은 이유는 또 있다. 바로 게이머들이 협력하는 모드가 게임의 핵심 모드로 설정돼 있기 때문이다. 총 4명의 게이머가 동시에 참여할 수 있는 이 협력 모드는 액션 게임의 고전적인 재미를 살려주면서도 남들과 싸워서 이겨야 한다는 액션 게임이 주는 부담감을 최소화 시켜주는 결과를 가지고 왔다. 그러다보니 상대적으로 남자에 비해 액션 게임에 부담을 많이 느끼던 여성 게이머들도 '던전앤파이터'를 찾게 됐으며, 대전 게임 자체에 큰 부담을 느끼던 많은 사람들도 편하게 이 게임을 찾게 됐다.


"저희는 이걸 액션 MMORPG 형태의 게임이라고 합니다. 일반적인 롤플레잉 게임들이 초반에 전투를 경험하기까지 어느 정도의 준비 시간이 필요했지만 저희 게임은 시작하자마자 바로 전투를 경험해볼 수 있었습니다. 그러다보니 빠른 진행 속도에 매료돼 게임을 즐기게 되고 이후에는 롤플레잉 콘텐츠 때문에 게임을 계속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에 맞춰 더딜 것으로 예상됐던 업데이트도 빠르게 진행돼 게이머들에게 만족감을 안겨줬다. 현재 '던전앤파이터'에는 총 5명의 선택 가능 직업과 'ACT9 마법에 관한 모든 것' 등 대규모 스토라인이 업데이트 된 상태이며,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다양한 아이템이 게임 속에서 등장하고 있다. 이런 업데이트는 짧게는 한 달, 길게는 석 달 이내에 이루어졌으며, 아이템 역시 꾸준히 추가돼 자기만의 캐릭터를 가지고 싶어 하던 온라인 게이머들을 만족 시켜줬다.

이 외에도 폭넓은 타켓층을 대상으로 진행된 다양한 프로모션도 '던전앤파이터'를 알리는데 한몫했다. 오리온 고래밥을 시작으로 ATI, 코카콜라 등 '던전앤파이터'와 협력 및 제휴를 한 업체만 4~5군데. 이 같은 프로모션은 게임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던전앤파이터'를 알릴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그리고 이 결과 최근 동시접속자 15만명을 돌파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박팀장은 "'던전앤파이터'가 사람들에게 만족감과 즐거움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며 "꾸준한 업데이트로 오래 시간 게이머들과 이 같은 즐거움을 나눌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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