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형 호러 어드벤처 게임의 첫 서막..

게임을 시작하며...
단독형 게임으로는 가장 서비스하기 어려운 장르가 어드벤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어드벤처를 재밌게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분기와 이벤트, 엔딩 등등이 방대해야 하며, 스토리도 탄탄해야 되기 때문에 다운받을 수 있는 일반적인 용량을 넘어서는 것이 부지기수기 때문이죠. 그래서, 개발사들은 다운받으면 영원히 다운받는 단독형보다는 어드벤처의 방대함을 표현하기 위해서 온라인 서버에 접속되는 접속형 게임을 만드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그러다가 보니 게이머들은 게임을 하기 위해서 정보이용료인 2000원을 주고 다운받아야 할 뿐만 아니라, 게임 실행시 네트워크 비용도 감당해야 합니다. 하지만, 엔딩 하나 보는데, 15000원 정도를 접속료로 지불해야 한다면 더 이상 어드벤처 게임은 즐거움이 아닌 요금으로 인하여 두려움을 주는 존재겠죠. 그렇기 때문에 어드벤처 게임은 모바일 게임으로는 어디서나 환영을 받지 못하였습니다. 대부분의 어드벤처 게임은 네트워크 게임이 아니면 살아남기 어렵다는 공식이 팽배해 있는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다운 받으면 그 이후에는 돈이 나가지 않는 단독형 호러 어드벤처 게임이 출시된다고 했을 때 도대체 어떤 게임인데 단독형으로 서비스할 수 있었는지 궁금했고, 혹시 소문난 잔치에 먹을 건 없는 케이스인지 궁금해서 다운을 받게 되었습니다.

스토리에 대해서..
주인공인 칼 F. 홉킨스가 옛 은사인 제임스 박사를 찾으러 힐 타운이라는 음산한 병원에 찾아오는데, 제임스 박사는 계시지 않고, 환자와 의사들은 무언가를 숨기고 있는 듯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를 수상히 여긴 주인공이 병원에 있는 단서들을 하나씩 찾아가며 병원의 비밀과 옛 은사를 찾아가는 스토리가 어둠 속으로의 핵심입니다. 전반적인 스토리를 보자면, 소설을 읽는 듯한 탄탄하고도 긴박감을 주는 스토리라 할 수 있을 듯 하군요.


신경을 쓴 듯한 그래픽과 음산한 사운드
어둠 속으로는 제목 그대로 음산하고 어두컴컴한 그래픽이 인상적이며, 등장인물 등과 같은 그래픽도 매우 핏기가 없으면서도 무언가 숨기는 알 수 없는 듯한 표정들이 앞으로의 게임진행을 전혀 예측하지 못하도록 해 흥미를 끌게 합니다. 거기다 건물은 아주 잘 그려져 있으며, 거미줄이나 상자, 캐비넷, 촛농, 책장 하나하나까지 신경을 써서 그린 듯한 흔적들이 아주 잘 나타나더군요.
이 게임에서는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사운드는 처음 타이틀이 나올 때는 어두운 배경음이 나오고, 게임 플레이할 때는 문이 끼익~ 하거나 번개가 치거나 주인공이 저벅저벅 걸어갈 때의 효과음이 차분하고도 음산하게 다가오더군요. 제가 생각할 때는 너무나도 완벽하고 멋진 그래픽과 사운드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둠 속으로의 재미
피를 튀기거나 잔인하게 사람들을 죽이는 살인마가 뒤쫓아 오는 공포와는 다르게 어둠 속으로는 존, 홉킨스 등과 같이 사람들의 이름이나 게임 분위기에서도 미국적인 정취가 남에도 불구하고, 게임의 진행 구성은 피를 튀기는 장면 같은 이국적인 공포는 전혀 없습니다. 오히려, 영화 링과 같이 조이는 듯한 심리적인 압박이 다가오는 동양적인 공포를 주는 게임이라고 할 수 있겠군요. 피를 튀기는 듯한 시각적인 공포는 모바일 게임의 그래픽의 한계 때문에 더 이상 게이머들에게 별다른 느낌을 주지 못하는데, 이런 심리를 압박하는 공포는 게이머들에게 신선한 느낌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어드벤처 게임의 특성 상 병원 안에 떨어뜨린 단서를 조합해서 풀어 나가는 재미와 어려운 퍼즐들을 푸는 재미도 쏠쏠하더군요. 필자는 영화 쏘우를 본 적이 있는데, 쏘우는 잔혹한 장면이 다소 있었지만, 주 내용이 그를 죽이지 않으면 나와 내 가족이 죽는다는 심리적인 압박이 주된 키워드였죠. 탄탄한 스토리와 방 안에 떨어뜨린 단서를 찾아 가면서, 범인이 내는 퍼즐과 문제들을 풀어야 한다는 점에서는 어둠 속으로와 상당히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바로 이런 점들 때문에 영화 쏘우도, 게임 어둠 속으로도 영화팬들과 게이머들이 한 번 해보게 되면 흥미를 갖고, 빠져들게 되는 것 같습니다.


모바일 게임에서는 볼 수 없었던 4층 구조의 방대한 맵과 26개의 방들, 거기에 비록 휴대폰 번호 버튼으로 조절하여 조금 느리기는 하지만, 마우스 커서로 움직여서 클릭하는 듯한 그래픽 유저 인터페이스를 사용하여 게이머가 자유롭고도 편안하게 정보를 주고 받을 수 있다는 점도 이 게임만의 매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물건이나 문에 닿을 때는 커서가 주먹을 쥔 모습을 보여주거나 이동할 지점에서는 발자국 표시를 보여주죠. 그 뿐만 아니라 1번 번호키를 누르면 나오는 메뉴를 호출해서 나오는 인벤토리를 이용하여 물건 획득 시마다 장착시키거나 사용이 가능하며, 또는 조합을 시켜 전혀 새로운 물건을 만들어 내거나 기존의 물건에다 덧붙여 단서들을 풀어나갈 수도 있죠. 번호키 3번을 누르면, 퀵 인벤토리가 나와 아이템 변경을 쉽게 하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매력적인 부분은 13개로 이루어졌다는 퍼즐들을 푸는 부분인데, 처음에는 단순하게 생각해야 할 정도로 쉬운 퍼즐이지만, 게임을 진행해 갈수록 머리가 아프도록 퍼즐은 점점 복잡하게 다가옵니다. 퍼즐을 풀 때는 반드시 연습장이나 메모지를 놓아두어 문제를 적어가면서 하는게 좀 낫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보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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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딩도 기존 단독형 게임에서는 볼 수 없었던 10개나 되는 멀티엔딩들이 기다리고 있으며, 게임진행과 선택에 따라 배드엔딩과 해피엔딩으로 나눠지게 되므로, 대화나 장소 등의 선택을 하게 될 때는 신중하게 다시 생각해 보고 결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아, 엔딩을 모두 클리어하고, 다시 게임을 하면 특전으로 보너스 엔딩을 한 개 더 볼 수 있다는 것도 체크사항입니다.

단점
이 게임의 단점은 스토리나 퍼즐들을 순서대로 진행하지 않으면 부분적으로 다음으로 넘어갈 수 없는 일이 생기는 것과 진행방식을 잘 몰라서 건물 안을 일일이 구석구석 돌아다녀야 하는 점이 있을 듯 합니다.( 게이머들을 지치게 하는 요소죠 )또한, 퍼즐이 많은 것은 도전의식을 고취시키게 해서 좋으나 몇몇 퍼즐은 난이도가 높아 일부 라이트 게이머들에겐 게임을 포기하게 만드는 요인이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마지막으론, 저장할 때는 저장했다는 표시 정도는 해주었으면 합니다. 저장을 해도 안 해도 달랑~ 저장슬롯이라는 표시만 나오면 자신이 플레이한 지점이 올바르게 저장이 됐는지 알 수가 없으니까요. 차기작을 만들 때 이 점에 대해 신경을 써줬으면 좋겠군요.

마치며...
핸드폰에서도 늘 보는 것만 보다가 우연한 계기로 새로운 장르를 해보게 되었네요. 어드벤처를 네트웤이 아닌 단독형으로도 이렇게 재미있게 구현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이번에 알게 되었습니다. 어둠 속으로 공식 홈페이지에 가보게 되었는데, 게시판을 보니 어둠 속으로의 인기가 대단하더군요. KTF에서 단독형에서는 흔하지 않은 장르라 인기가 없을 것이라고 판단하여 런칭을 피했는데 가까스로 멀티팩에 런칭을 시킨 게임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어둠 속으로를 계기로 어드벤처라는 장르가 모바일 단독형 게임에서도 활성화되는 장르가 되기를 기대해봅니다. 마지막으로, 탁월한 선택을 하여 색다른 게임의 재미를 준 제작사 모바일로에 박수를 보내는 바입니다...

스크린샷은 모비안 (http://www.mobian.org) 마드로스님께서 협찬해 주셨습니다. 스크린 샷을 사용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신 마드로스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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