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놀이를 모바일 게임에서 만나게 될 줄이야...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어린 시절에 이 놀이를 해보신 분이 있을런지 모르겠습니다. 가위, 바위, 보를 해 술래를 정하면 술래가 나무나 벽쪽에 붙어서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라고 말하는 동안 정해진 거리에 있는 아이들이 움직여서 술래를 탁~ 하고 치는 게임이죠. 처음에는 쉽지만, 난이도가 올라가면서 한쪽 발을 든 상태에서 움직이다가 쓰러지면 들킨다거나 하는 옵션(?)을 통해 다양한 재미를 주는 대표적 놀이었습니다. 제가 오늘 소개할 게임은 바로 어린 시절 추억의 놀이인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모바일로 만든 게임이 무궁화 포에버입니다.

스토리에 대해서..
'악의 상징인 사꾸라의 기운을 받아 불건전 퇴폐놀이로 놀이세계를 정복하고자 하는 닥터블랙K는 순수놀이의 정점, 무궁화놀이의 지존 양군을 부하로 만들려고 한다. 말 안들을게 뻔한 양군을 부하로 만들기 위해, 닥터블랙K는 양군의 약점인 영희를 납치한다. 그런데 영희납치의 유일한 목격자는 남몰래 영희에게 엉큼한 생각을 품고 있던 닌자였으니... 닌자는 자기에게 졌을 때에 게임오버가 되는 것을 조건으로 양군과 함께 영희를 찾으러 여행을 떠난다.' 이게 이 게임의 스토리입니다. 뭐 유치하긴 하지만 모바일 게임이니 이해하는 수밖에 없겠죠.( 이 정도로 엉뚱한 발상을 해낸 것에 대해 칭찬해야 할지도... )
버블보블의 가족 대량 구출 스토리 이후에 비디오 게임이나 모바일, PC게임의 누굴 구출하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플레이를 해야 한다는 단편적인 설정은 계속 쏟아지는 추세입니다. 문제는 누굴 구출하기 위해서 플레이를 해야 한다는 억지 설정이 참신한 게임성까지도 죽여 버린다는 것에 있지요. 차후에 만들어지는 게임은 스토리를 보강해서 스토리로 인해 플레이에 빠져들 수 있게 되길 기대해 봅니다.

효과음에 치중한 사운드
사운드는 배경음이 나오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무궁화 꽃놀이를 역동적으로 표현하기 위해서 효과음에 치중이 되어 있습니다. 술래나 플레이어를 가격할 때 때리는 소리가 시원하게 들리며, 슈퍼액션의 성공시 들리는 사람들의 함성과 박수소리는 시원시원합니다. 전반적으로 효과음에 치중한 사운드가 게임을 맛깔나게 잘 살려주는군요.


전반적으로 살펴보자면...
무궁화 포에버의 재미는 추억의 게임인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가 모바일 게임에 맞게 잘 구현이 되었다는 점이지만, 지하철이나 공공장소 등 모바일 게임을 많이 즐기는 장소에서는 게임하기가 쉽지 않은 게임이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한 번에 버튼을 아주 많이 써야 하기 때문이죠... 양군이 술래를 치기 위해서는 죽자사자 뛰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5번 버튼을 6~7번 눌러 속도 게이지를 채워 준 후, 슈퍼 액션이라는 필살 게이지를 가득 채우기 위해서 또 4번과 6번 버튼을 번갈아 눌러주어야 합니다. 그 상태에서 술래가 뒤를 돌아보면 0번을 눌러 감속시키거나 자신의 필살기를 사용해야 합니다. 술래가 다 말을 했는지는 맨 위에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라는 글 위에 무궁화 꽃이 뜨는데, 그 무궁화가 글 위에 모두 뜨면 술래가 한 번 돌아보게 되는 방식이죠. 시간이 다 되어 술래가 뒤돌아 볼 때 멈추면 자신의 파워가 깎이는 핸디캡이 주어지고, 자신의 파워가 다 되면 게임오버가 됩니다. 술래가 뒤돌아 볼 때 슈퍼액션 게이지가 다 차지 않은 상태에서 움직이면, 적이 쏘는 무기에 맞아 아주 많이 파워가 깎이게 되죠. 때문에 얼마만큼 술래가 뒤돌아 보고 있는 시간에 5번 버튼으로 빨리 가면서 4, 6버튼을 골고루 번갈아 가며 빨리 연타하여 슈퍼 액션 게이지를 채우느냐가 이 게임의 플레이 포인트입니다. 아, 슈퍼액션이나 아이템을 획득해서 쓰게 되면 적에게도 각각의 핸디캡을 부여할 수 있으니, 이 부분들을 잘 활용한다면 어려운 게임을 조금은 손 쉽게 전략적으로 풀어갈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되는군요. 물론, 나에게도 핸디캡으로 적용이 되는 아이템이 있기 때문에 이것도 감안하셔야 합니다.


난이도는 버튼을 많이 사용해서 그런지 결코 쉽지가 않습니다.. 덕분에 도전과 패배의 경계선에 선 자신을 발견할 수가 있죠. 또한, 한 번 플레이 시 버튼을 많이 눌러야 하기 때문에 이 게임을 즐겁게 플레이를 여러 번 하다가 보면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는 사람들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차라리 복수의 버튼을 사용하는 위피 단말기가 많이 보급이 되었을 때 이 게임이 출시되었으면 많은 호응이 있었을 거라고 생각되는군요. 단말기의 보급은 아직 준비가 덜 된 상태인데, 게임은 시대를 너무 앞질렀다는 생각이 자꾸 드네요.

마치며...
전통게임을 모바일 게임으로 만든 무궁화 포에버라는 게임을 살펴보았는데요. 앞서 말했듯 아쉬운 점이 보여서 안타까웠습니다만, 전통놀이를 이렇게 시원하면서 박진감 있게 표현했다는 점에는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아기자기 하면서 플레이가 시원한 게임을 원하신다면 무궁화 포에버를 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대신에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고 게임을 하실 일이 많으시거나 손놀림을 빨리 움직여야 하는 게임, 스토리가 진부한 게임을 싫어 하신다면 비추천이라고 감히 말씀드리고 싶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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