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모바일 게임으로 등장한 이스 6

화염 같은 붉은 머리의 아돌 크리스틴이여 영원하라! 일본은 물론이거니와 국내에서도 롤플레잉을 좋아하는 게이머치고 이스를 모르는 게이머가 과연 몇 명이나 될까.


'이스'는 영원한 롤플레잉의 고전이라 불리우는 명작 중의 명작으로, 1987년 팔콤에서 처음 등장했다. '몸통 박치기'라는 독특한 방식의 매우 단순하면서도 쉽지 만은 않았던 전투 시스템과 탄탄한 스토리, 완성도 높은 게임성으로 게이머들의 폭발적인 인기를 끌어냈던 작품. 더불어 팔콤의 위치를 '롤프레잉의 명가'라는 반석 위에 올려놓았던 작품이기도 하다.

슈퍼패미콤으로 발매된 '이스 5' 이후로 잠잠하다가 8년만에 돌아온 '이스 6'는 아돌의 액션을 강조한 검의 레벨업, 필살기 등을 도입하였고, 팔콤게임 최초로 Full 3D 그래픽을 사용한 바 있다. 그래픽의 수준은 매우 깔끔하고 화려해 '과연 팔콤!' 이라는 찬사가 절로 나오게 만들었다. 물론 최근에 출시된 시각적으로 어마어마한 게임들과 비교해보면 별 것 아니라고 느낄지도 모르지만, '이스 6' 고유의 세계관에서만 느낄 수 있는 서정적인 분위기는 타 게임이 흉내내지 못하는 부분이다. 그만큼 '이스 6'는 섬세하고 아름답게 묘사되어 있다.

이러한 '이스 6'를 CJ인터넷㈜에서 모바일로 구현, 게임폰에서 이 작품을 즐길 수 있게 되었다. 물론 PC용의 작품을 그대로 이식한 것이므로 비교대상은 어디까지나 PC용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물론 어떻게 보면 PC와 비교한다는 것 자체가 다소 무리가 따른다. 이 점을 고려해주시길…).


게임조작은 방향키버튼과 전면부의 게임전용버튼 3개, L/R키이다. 방향키는 아돌의 이동방향을 진행하는 키이고 전면부 3개의 버튼은 위의 것이 검이 가진 필살기, 가운데는 공격 및 확인 버튼, 밑의 버튼은 점프 버튼이다. L키는 메뉴 버튼이며 R키는 아이템 사용 버튼이다.

이 게임의 스토리는 미지의 해역으로 여행을 떠나는 아돌이 카난의 대소용돌이에 휘말려 소용돌이 안에 있는 섬에 도착하여 모험을 시작한다는 설정이다. 대부분의 시리즈와 같이 역시 이번에도 아돌은 소용돌이에 휘말려 의식을 잃고 매 시리즈 최고의 미인인 히로인(6에서는 오르하와 이샤)의 손에 구원을 받게 된다(어딜 가나 여복이 터진 아돌… 그러나 언제나 그렇듯이 아돌은 이 히로인들과 마지막에 이어지지 않고 냉정하게 떠나버린다).

'이스 6'에서는 전부 3종류의 칼이 나오게 되는데 가장 먼저 얻게 되는 바람의 속성을 지닌 리발트, 그리고 불꽃의 속성을 지닌 브리란테, 마지막으로 전격의 속성을 지닌 에릭실이다.


각각의 칼에는 속성에 따른 검기와 필살기가 있다. 그리고 이 섬에서 얻게 되는 에멜이라는 돌이 있는데 이것을 항구도시 리모쥬에 있는 리브에게 가져다 주면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검을 더욱 강력하게 가공해준다. 검은 각각 레벨이 있으며 레벨에는 상한선이 있어서 그 이상은 가공이 불가능하다. 처음에는 그냥 아무런 능력도 없는 검이지만 이를 가공할수록 공격력이 올라가게 되며 일정 레벨이 되면 검기와 필살기를 사용할 수 있게 된다. 필살기는 게임화면 왼쪽 하단에 보면 동그란 원 가운데에 자신이 착용하고 있는 칼이 보이는데 이 원안에 게이지가 다 차게 되면 필살기를 쓸 수 있게 된다. 필살기를 다 쓴 후라고 해도 몬스터를 처치하면 조금씩 게이지가 차며, 칼이 일정 레벨 이상이 되면 저절로 차게 된다.

이스 6를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단순히 칼질만 하는 것이 아니고 점프해서 찍기라든지, 대쉬 공격이나 대쉬 점프 등 여러가지 기술을 익히는 것이 좋다. 특히 대시 점프는 PC판에서는 반드시 익혀야만 하는 기술로 조작법이나 타이밍이 까다로운 기술이다. 모바일 용에서도 대시 점프가 있기는 하지만 PC판보다 타이밍이 더 어려운데다가 육안으로 그렇게 차이점을 느낄 수가 없다는 것이 문제다. 대쉬 점프는 방향키 + 공격 + 점프 의 버튼을 순차적으로 눌러주면 된다. 하지만 너무 빨리 눌러도 안되고 너무 늦게 눌러도 안된다. 역시 타이밍은 스스로 연습해서 익히는 수밖에 없다.

플레이 소감으로는 유감스럽게도 전체적으로 그리 만족스럽지 못하다. 그래픽적인 면에서는 상당히 놀라운 퀄러티를 재현했으며 오프닝 동영상 부분은 PC판과 동일하다고 봐도 무방하다. 특히 아돌의 머리카락이 흩날리는 효과라든지, 눈을 깜박이는 부분은 정말 그냥 지나치기 쉬울 부분인 것 같은데 세심한 배려를 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거기까지이다. PC판을 먼저 한 게이머라면 다소 실망할 수도 있다.

모바일 게임으로서 상당히 완성도 높은 이식을 했지만 역시 미흡한 부분이 적지 않다. 가장 먼저 꼽을 부분은 프레임이 상당히 저조하다는 것이다. 아돌이 평소에 돌아다니는 액션은 상당히 속도감 있게 잘 구현했지만 게임 자체가 그리 원활하게 돌아가지 않는다. 특히 보스전에 돌입하면 프레임이 심하게 끊기며, 때문에 조작의 감각도 무뎌져서 원활한 플레이를 하기가 힘들 정도이다.

다음에는 사운드 부분인데 원작의 음을 그대로 넣었지만 일단 음원이 미디음악이다. 그리고 배경음과 효과음을 동시에 처리했지만 역시 뭔가 부족하다는 느낌이 든다.(그리고 부분적으로 효과음이 너무 작아서 잘 들리지 않는 경우도 있다.)사운드 부분에서는 적은 용량으로 원판의 분위기를 살리려고 애쓴 듯한 흔적이 보이지만 전체적으로 사운드는 떨어진다.

또 타격 판정이 상당히 불안하다. 일단 프레임이 조금씩 끊기면서 게임이 진행되어서 인지는 모르겠지만 적이 때리는 판정은 거의 다 맞지만 아돌이 때리는 판정은 상당히 불규칙적이다. 때려도 맞지 않은 것으로 표시될 때도 있고 이미 칼을 휘두른 다음에 적의 대미지가 감소하기도 한다. 또 PC판보다 칼의 범위도 좁아져서 적을 공격하는 것이 비교적 까다로워 졌다. 하지만 그렇다고 난이도가 어렵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조금만 플레이 해보면 누구나 쉽게 진행할 수 있을 듯.

그리고 마을에서도 이벤트가 없는 한 다른 집에는 들어갈 수가 없다. 그리고 항구 마을 리모쥬에서도 북동쪽에 위치한 탑으로 올라가서 볼 수 있는 멋진 전경도 볼 수가 없다.

그리고 게임 처음 실행시에 로딩부분에서 화면이 꺼진 상태로 로딩이 비교적 길게 진행이 되는데 처음 접하는 게이머라면 당황할 듯싶다. 간단한 이미지샷(역시 오르하가 좋죠?)이라도 넣었으면 어떨까 싶었다. 그러나 그 밖에 플레이하는 동안에 맵 이동시의 화면 전환 등의 로딩은 괜찮았다.


다음에는 대부분의 게이머가 공감하는 바로 에피소드이다. 모바일용 '이스 6'는 다운로드를 받는데 완전판을 받아서 처음부터 끝까지 플레이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부분적으로 끊어서 받아야 한다. 그래서 어느 정도 스토리를 진행하다보면 더 이상 게임을 진행할 수가 없는데 이것이 상당한 불만을 사고 있다. 부분적으로 끊어서 나온다고는 하지만 에피소드 별로 스토리가 길게 나온 것도 아니다. 상당히 짧은 스토리만을 담고 있어서 하루만에 클리어 해버리고 다음 에피소드가 나오길 기다리거나 그냥 하릴없이 몬스터만 잡으면서 레벨업을 왕창 시켜놓는 경우가 매우 허다하다.

지금까지는 보스를 기준으로 에피소드가 나누어졌고 현재는 에피소드2까지 나왔는데 이 에피소드2까지의 스토리가 매우 짧은 편(불의 속성을 지닌 검 브릴란테를 얻는 시점에서 에피소드2 종료. 앞으로도 갈 길이 멀다) 이어서 이런 식으로 진행이 된다면 아마 에피소드가 최소한 10은 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업데이트도 빠르지 않아서 이스 6 에피소드가 전부 올라오려면 대충 1년 정도는 잡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아마 대부분의 게이머는 그 이전에 흥미를 잃어버릴 것이다. 하루나 이틀의 플레이를 위해서 몇 달을 기다린다는 것은 계산이 안 맞기 때문이다.)


또한 현재 나와있는 에피소드 1, 2 합본이 용량이 52MB에 달한다. 이것만으로도 게임폰(SPH-G1000)구입당시 기본적으로 주어지는 64MB의 외장메모리를 거의 다 쓰는 판인데 추가적으로 계속 업데이트가 될 때 전체 용량이 얼마나 될지도 상상이 안간다. 처음에 돈을 지불하면 추가적인 에피소드는 돈을 지불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은 좋지만, 에피소드별로 따로 받아서 기존의 것을 지우고 다시 받고 하는 방식도 불편이 따르거니와 기존의 세이브 파일도 백업했다가 다시 옮겨서 플레이를 해야 하는 번거로움도 따른다.

팔콤의 명작 이스시리즈 중의 최신판인 6를 모바일로 구현한 '이스 6'. 이식 자체만으로 보면 상당히 완성도가 높으며 PC판의 '이스 6'를 그대로 구현하려고 노력한 흔적이 보이는 작품이다. 하지만 원작을 그대로 이식하려고 너무 지나치게 치중한 결과 오히려 더 안 좋은 부분이 눈에 많이 띄어 아쉬움이 남는 작품이다. 이를 계기로 다음 시리즈는 더욱 좋은 작품으로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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