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의 부활! 바이오하자드

'바이오하자드'는 호러게임의 대명사 격인 작품으로, 1996년 처음 세상에 나타나자마자 일대 파란을 일으킨 게임이다. 당시에 이렇다 할 호러 게임이 없었던 탓도 있지만, 한정된 게임 화면에서 정적 속에 자신의 발소리만 뚜벅뚜벅 들리는 소리라든지, '끼이익' 문을 열 때 느낄 수 있는 긴장감(물론 이것은 로딩과정을 비주얼로 이렇게 표현한 것뿐이다. 하지만 당시엔 호러게임답게 이 장면이 주는 긴장감은 정말 대단했다.), 좀비와 괴물 크리처들의 리얼한 모습 등은 세상을 경악시키기에 충분했다. 또한 단순히 공포심만을 일으키는 것이 아니고 그 배경에 탄탄한 스토리와 추리 식의 게임진행은 상당한 완성도를 보여주어 지금까지도 호러 게임의 귀감이 되고 있다.


바이오하자드가 지팡으로 등장!


이번에 지팡으로 선보인 '바이오 하자드'는 방향키와 게임버튼 3개, 그리고 L/R 키 중의 하나를 사용한다.(방향키 사이에 있는 멀티팩 버튼은 쓰이지 않는다). 방향키는 일반적인 게임과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되어 있는데, 방향키의 상은 플레이어가 어느 방향으로 있던지 상관없이 무조건 앞으로만 간다. 그리고 좌/우 방향키는 플레이어의 몸이 제자리에서 회전하는 것이고, 방향키 하 버튼은 플레이어가 뒷걸음질 치며 걷는 것이다. 전면부의 게임키 세 개의 버튼은 위에서부터 메뉴, 액션, 뛰어가기 버튼으로 되어 있으며 R키는 공격태세를 나타내는 버

튼이다. 디폴트 키로 지정이 되어있기는 하지만 3가지의 버튼배열이 따로 마련되어 있고 또 사용자가 편하게 맞추는 옵션도 포함되어 있어서 게이머의 편리에 맞추어 배려했음을 알 수 있다. 뛰어가기는 뛰어가기 버튼을 누른 채로 상방향키를 누르면 달려가며, 공격은 R버튼을 누르면 플레이어의 행동이 공격태세로 조금 변한다. 그 상태로 액션 버튼을 누르면 소지하고 있는 무기를 사용할 수 있게 된다.
게이머는 크리스 레드필드와 질 발렌타인, 2명 중에 한 명을 선택하여 게임을 진행하게 된다. 각각의 플레이어는 다른 길로 진행을 하며 엔딩이 다르다. 남자 캐릭터인 크리스는 초반에 무기로서 나이프만을 휴대하며 권총은 없다. 그러나 체력이 좋고 힘도 세서 나이프만으로도 좀비들을 처치하는데는 조금만 연습하면 무리가 없다(물론 이동속도가 빠른 괴물 크리쳐를 처리하는데는 좀 힘들 것이다).하지만 아이템 소지 숫자가 6칸 뿐이어서 평소에 가지고 다닐 아이템에는 신경을 많이 써야 한다(크리스가 6칸인 반면에 질이 8칸이다. 체력도 약한 질이 어떻게 더 많이 가지고 다니는거야?). 아이템은 개인이 소지 가능한 공간이 다 차게 되면 게임 중간중간에 세이브 포인트가 있는 곳에 있는 상자에 넣어두면 된다.


아이템은 상자를 이용해서...


반면에 필요한 아이템이 상자에 있다면 이 상자에서 다시 꺼내갈 수도 있다. 후반부에 가면 아이템이 상당히 다양하게 필요하게 될 것이므로 크리스 같은 경우에는 특히나 상자의 위치를 잘 기억해 두었다가 부지런히 왕복하지 않으면 안된다. 반면에 여성 캐릭터인 질은 초반부터 권총을 가지고 시작한다. 거기에 만능열쇠도 가지고 있어서 언뜻 보기에는 질로 플레이하는 것이 쉬울 수도 있지만 체력이 약한 것이 결점이다. 또 초반에 총알을 얻는 것이 쉽지 않으므로 적이 나오는 족족 총알을 낭비하다 보면 나중에 낭패를 당하기 쉬우므로 총알을 되도록 아껴써야 한다(그러나 전체적으로 총알은 다양하게 그리고 넉넉하게 나오므로 걱정할 필요는 없다). 좀비에게 총알을 4방정도 쏘면 한 번 쓰러지는데 이때 나이프로 바꿔서 다시 일어나는 좀비를 완전히 처리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개는 원거리에서 권총으로 3방으로 안전하게 끝낼 수 있다. 이런 패턴이 아니면 샷건으로 좀비가 가까이 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상방향 키를 눌러서 샷건을 위로 향하게 하고 총을 쏘면 좀비의 머리가 한방에 날아가게 된다(이 쾌감 또한…캬~).


총으로 머리를 한방에 날리자


'바이오하자드'의 게임모드는 오리지널(Original), 비기너(Beginner), 어레인지(Arrange)의 세 가지가 있다. 오리지널 모드는 일반 게임에서의 노멀(normal) 난이도를 생각하면 될 것이다. 그리고 비기너 모드는 아이템이 오리지널보다 많이 나오고 적의 체력이 약하다. 어레인지 모드는 괴물 크리처 등이 있는 장소와 배경이 바뀌었다. 그리고 이 게임은 19세 이상의 게임으로 게임에는 일부 잔인하다는 평을 담은 잔혹한 장면이나 폭력장면이 있다(누워있는 좀비의 머리를 발로 차서 떼구르~ 굴러가게 하는 장면이나 총이나 샷건으로 머리를 터뜨리는 장면 등…).그러나 요즘 시대가 시대인 만큼이어서인지는 모르나 그리 잔인하다는 생각이 안든다(필자가 호러게임을 너무 많이 한 탓인지도 모릅니다. -_-;).필자의 생각으로는 고등학생 이상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요즘 영화들 잔인한게 얼마나 많은데…).


플스판을 그대로 재현했다니.. 놀랍다


플레이 소감으로는 한마디로 놀랍다. '플스1' 판의 '바이오하자드1 디렉터즈 컷'을 그대로 이식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래픽은 말할 것도 없고 사운드 역시 거의 그대로 재현했다.
지금까지의 모바일 게임과는 달리 배경음과 효과음도 동시 처리가 가능했으며, 그래픽에서 보여주는 퀄러티는 최상이다. 오프닝 동영상 역시 그대로 옮겼으며 더욱 놀라운 것은 한글자막이 첨부되었다는 것이다(게임을 처음 들어갈 때 갑자기 진동이 짧게 울려서 깜짝 놀라기도 했다).하지만, PC판이나 플스판처럼 게임 도중에 음성이 지원되지는 않는다. 자막만 나올 뿐이다. 아무래도 모든 대사에 음성을 집어 넣을려면 그 용량이 더욱 방대해 질 것이 뻔하기 때문에 음성이 없는 것은 용량을 감안해 봐줄만 하다(안그래도 64MB짜리 메모리카드 하나를 전부 잡아먹는데). 그리고 무엇보다 마음에 들었던 점은 로딩이 생각만큼 그리 길지 않다는 것이다. 지팡 버튼을 눌러서 '바이오하자드'를 실행할 때 로딩이 비교적 긴 편이지만(약 10초 내외) 게임에 들어가서 화면 전환시에 걸리는 로딩은 그리 길지 않다. 시스템적으로 상당히 최적화를 시켰다는 것이 느껴진다. 그리고 적을 공격할 때는 방향만 대충 맞춰놓으면 나머지는 캐릭터가 알아서 가까이에 있는 적을 향해 자동조준으로 공격을 한다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주인공 캐릭터의 우아한 모습


물론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다소 아쉬운 부분도 몇 가지가 있다. 첫째는 최강의 그래픽 퀄러티를 보여주지만 프레임이 약간씩 끊기는 것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혼자서 돌아다닐 때는 부드럽게 진행이 되는 편이지만 개처럼 속도가 빠른 적들이 2마리 이상 나오면 프레임이 심하게 끊긴다. 그러므로 좀 더 원활한 진행을 바라는 게이머는 적이 나오는 족족 모조리 해치워서 다음에 그 장소에 오더라도 적이 안 나오도록 하는 수밖에 없다(한번 적이 나왔던 장소는 적을 해치우면 다시 나오지 않는다).


여러 명이 등장하면 프레임이 끊긴다


두 번째는 조작 부분이다. 방향키를 손가락으로 잡고 캐릭터를 움직이는데 보통 어느 곳을 갈 때 상방향키를 눌러서 앞으로 가면서 좌/우 방향키를 같이 조종하여 방향을 돌리는데 이 조작이 힘든 편이다(익숙해지면 나름대로 괜찮지만).그리고 180° 턴이 없다는 것이 좀 아쉬웠다. 좀비나 괴물에게 습격을 당해서 도망가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을 때 재빨리 몸을 돌려서 도망을 가야하는데 좁은 통로의 경우에는 제자리에서 좌/우 방향키를 눌러서 몸을 돌린 다음에 도망가는 수밖에 없다. 몸을 돌리는 동안에 최소한 한 번은 공격을 당한다. 우물쭈물하면 두 번 공격을 당하는데 이것은 질 발렌타인의 경우 상당히 치명상이다. L/R 키 중에서 안 쓰는 키를 하나 지정해 180° 턴이 있었으면 싶었다.


180도 턴이 있었다면 좀 더 수월하게 도망칠 수 있을텐데..


세 번째는 플레이 도중에 스토리상 자동진행으로 되는 부분이 몇 부분 있다는 점이다. 물론 처음 플레이할 때는 스토리의 이해를 돕기 위해서라도 자막을 하나하나 읽으면서 즐겁게 플레이할지도 모르겠지만 2번, 3번 플레이 할 때에는 이런 자동 진행부분은 무시하고 다음으로 넘어가고 싶어할 것이다. 그러나 오프닝 등의 동영상 부분은 skip이 되지만 이 플레이 도중의 자동진행 부분은 skip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이들을 하나하나 계속 보고 있을 수밖에 없다. 이것도 skip이 있었으면 좋았을 거라 생각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가장 무시 못하는 점이 바로 가격이다. 무제한 사용 가격은 무려 12000원!! 상당히 완성도가 높은 잘 만든 게임이라고는 하지만 모바일 게임의 가격치고는 전례가 없는 만큼 부담이 안 갈 수가 없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이스6'와 같이 게임이 나누어져 있지 않다는 점과 12000원을 지불하면 완전판으로 엔딩까지 문제가 없다는 점 그리고 도중에 게임을 지웠다가 나중에 다시 하고 싶어 다운을 받더라도 추가요금이 없다는 점이다.


너무나도 높은 퀄리티. 하지만 너무나도 높은 가격은 갈등을 야기시킨다


그 밖에 플스나 PC판을 그대로 축소시켜서 옮겨놓은 것이기에 게임폰의 작은 화면으로는 캐릭터가 매우 작게 보이기도 한다. 게다가 화면 자체가 좀 어두운 편이라서 아이템 같은 것은 잘 눈에 띄지 않을 때도 있다(때문에 도중에 의심이 가는 곳이 있으면 주저없이 액션버튼을 누르면서 게임을 진행해야 할 것이다).물론 TV에 연결해 큰 화면으로 게임을 즐길 수도 있지만 게임폰의 가장 큰 장점인 휴대용이라는 특징을 살리기 위해서 굳이 TV에 연결하여 플레이하는 수고를 하고 싶지는 않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그리고 게임폰의 화면으로 게임을 하기에도 심하게 무리는 없다.


자, 이제 게임폰으로 진정한 공포를 느껴보자


모바일로 거의 완벽이식되어 출시된 '바이오하자드 디렉터즈 컷'. 전체적으로는 정말 나무랄데 없는 작품이다. 본래 게임 자체가 완성도가 매우 높아서 인기가 있는 작품이기도 했지만 이 게임을 그대로 재현해 낼 수 있도록 뒷받침 해준 매개체가 바로 게임폰이라는 사실이 놀라울 뿐이다.
파격적인 가격과 퀄리티 역시 놀라움을 안겨줄 뿐인데, 이것들이 과연 어떠한 방향으로 흘러갈지 알 수 없지만 모바일 게임 시장이, 그리고 게임폰 시장이 더 발전하기 위한 기폭제라는 점에서 의의를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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